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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신고했는데 “너무 급해서”…여성 화장실에서 무슨 일이?
입력 2021.07.01 (07:00) 취재K

급한 용변을 해결하려다 여성 화장실에 '잘못' 들어갔다고 주장한 한 남자가 있습니다. 그는 의심스러운 행동으로 경찰에 신고까지 돼 결국 법정에 서게 됐는데요.

법원의 판단은 어떻게 나왔을까요?


■ "너무 급해서..." 여성 화장실 들어갔다는 남성... "나갈 틈 보다가" 발각

사건이 벌어진 건 지난해 8월이었습니다. 저녁에 일을 마치고 집으로 걸어가던 44살 김 모 씨, 갑자기 배가 아프기 시작하자 주변에 화장실이 있을 만한 건물을 찾다가 대전 서구의 한 건물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화장실이 보이자 곧장 용변 칸으로 갔다고 합니다.

다행히 한숨을 돌렸는데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습니다. 밖으로 나가려던 찰나 한 여성이 화장실로 들어오는 소리를 듣게 된 겁니다. 그제서야 뭔가 잘못됐다는 걸 깨달은 김 씨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합니다.

그곳이 여성 화장실이었던 것인데요. 김 씨의 다음 행동은 결과적으로 더 큰 의심을 불러일으킵니다.

김 씨는 언제 바깥으로 나가야 할지 판단하기 위해 용변 칸 아래 틈으로 밖을 살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모습을 세면대에서 손을 씻고 있던 여성에게 들키고 말았습니다.

김 씨는 이 여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고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성적 목적 다중이용장소 침입죄로 기소됐습니다.



■ "너무 놀라 소리치며 뛰쳐 나와"... "성적 목적 아니야"

법정에 선 김 씨는 용변이 급한 나머지 화장실을 잘못 들어간 것일 뿐, 결코 성적인 목적으로 침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화장실에 있던 여성은 안쪽에 있던 장애인 용변 칸에 들어가려고 문을 흔들었는데 잠겨 있었고 안쪽에서 똑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옆 칸에서 용변을 보고 세면대에서 손을 씻고 있었는데 거울에서 뭔가 왔다 갔다 하는 게 보여 고개를 돌려봤더니 김 씨가 자신을 용변 칸 아래에서 쳐다보고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또 당시 상황에 너무 놀라 소리를 지르며 뛰쳐나왔고 성범죄라는 생각이 들어 신고했다고 말했습니다. 1심 법원은 이런 양쪽 주장과 건물 CCTV 영상 등을 살폈는데, 김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 "진술과 CCTV 영상만으로는 범죄 입증 안 돼"... 무죄 선고

재판부는 김 씨에게 유죄를 인정하려면 '피고인이 자신의 성적인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으로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화장실에 침입하였음'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돼야 한다고 봤습니다.

그러나 피해자 진술과 CCTV 영상만으로는 이런 점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고 이것 말고는 달리 증거가 없다는 점을 고려했습니다.

또 CCTV 영상을 보면 김 씨가 여성 화장실에 6분가량 머문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지만, 김 씨가 옆 칸을 엿보고 있던 게 아니라 세면대 쪽을 보고 있다가 발각된 점도 김 씨가 성적 욕망을 만족시키려던 게 아니라 밖으로 나갈 기회를 엿본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김 씨는 지난 2011년에도 한 건물 여성 화장실에 침입한 혐의로 주거침입죄가 인정돼 벌금형을 받은 사실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전과만으로 이번 사건에도 범행 의도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김 씨의 경우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기는 했지만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을 고쳐 쓰지 말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아무리 급해도 의심받을 행동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겁니다.
  • 성범죄 신고했는데 “너무 급해서”…여성 화장실에서 무슨 일이?
    • 입력 2021-07-01 07:00:39
    취재K

급한 용변을 해결하려다 여성 화장실에 '잘못' 들어갔다고 주장한 한 남자가 있습니다. 그는 의심스러운 행동으로 경찰에 신고까지 돼 결국 법정에 서게 됐는데요.

법원의 판단은 어떻게 나왔을까요?


■ "너무 급해서..." 여성 화장실 들어갔다는 남성... "나갈 틈 보다가" 발각

사건이 벌어진 건 지난해 8월이었습니다. 저녁에 일을 마치고 집으로 걸어가던 44살 김 모 씨, 갑자기 배가 아프기 시작하자 주변에 화장실이 있을 만한 건물을 찾다가 대전 서구의 한 건물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화장실이 보이자 곧장 용변 칸으로 갔다고 합니다.

다행히 한숨을 돌렸는데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습니다. 밖으로 나가려던 찰나 한 여성이 화장실로 들어오는 소리를 듣게 된 겁니다. 그제서야 뭔가 잘못됐다는 걸 깨달은 김 씨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합니다.

그곳이 여성 화장실이었던 것인데요. 김 씨의 다음 행동은 결과적으로 더 큰 의심을 불러일으킵니다.

김 씨는 언제 바깥으로 나가야 할지 판단하기 위해 용변 칸 아래 틈으로 밖을 살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모습을 세면대에서 손을 씻고 있던 여성에게 들키고 말았습니다.

김 씨는 이 여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고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성적 목적 다중이용장소 침입죄로 기소됐습니다.



■ "너무 놀라 소리치며 뛰쳐 나와"... "성적 목적 아니야"

법정에 선 김 씨는 용변이 급한 나머지 화장실을 잘못 들어간 것일 뿐, 결코 성적인 목적으로 침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화장실에 있던 여성은 안쪽에 있던 장애인 용변 칸에 들어가려고 문을 흔들었는데 잠겨 있었고 안쪽에서 똑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옆 칸에서 용변을 보고 세면대에서 손을 씻고 있었는데 거울에서 뭔가 왔다 갔다 하는 게 보여 고개를 돌려봤더니 김 씨가 자신을 용변 칸 아래에서 쳐다보고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또 당시 상황에 너무 놀라 소리를 지르며 뛰쳐나왔고 성범죄라는 생각이 들어 신고했다고 말했습니다. 1심 법원은 이런 양쪽 주장과 건물 CCTV 영상 등을 살폈는데, 김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 "진술과 CCTV 영상만으로는 범죄 입증 안 돼"... 무죄 선고

재판부는 김 씨에게 유죄를 인정하려면 '피고인이 자신의 성적인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으로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화장실에 침입하였음'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돼야 한다고 봤습니다.

그러나 피해자 진술과 CCTV 영상만으로는 이런 점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고 이것 말고는 달리 증거가 없다는 점을 고려했습니다.

또 CCTV 영상을 보면 김 씨가 여성 화장실에 6분가량 머문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지만, 김 씨가 옆 칸을 엿보고 있던 게 아니라 세면대 쪽을 보고 있다가 발각된 점도 김 씨가 성적 욕망을 만족시키려던 게 아니라 밖으로 나갈 기회를 엿본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김 씨는 지난 2011년에도 한 건물 여성 화장실에 침입한 혐의로 주거침입죄가 인정돼 벌금형을 받은 사실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전과만으로 이번 사건에도 범행 의도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김 씨의 경우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기는 했지만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을 고쳐 쓰지 말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아무리 급해도 의심받을 행동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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