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문화K] 천년의 바람, 대를 이어 분다…부채 장인
입력 2021.07.01 (21:49) 수정 2021.07.01 (21:54) 뉴스9(전주)
자동재생
동영상영역 시작
동영상영역 끝
[앵커]

〈문화 K〉 시간입니다.

옛 선조들이 더위를 슬기롭게 이겨내라고 단옷날 주고 받았던 선물, 뭔지 아시나요?

부채입니다.

요즘은 선풍기, 에어컨에 밀려 부채 사용이 많이 줄었는데요,

대를 이어 백40여 년째 전주 부채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아버지와 아들이 있습니다.

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이화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손때 묻은 기구들이 가득한 방.

아버지와 아들이 마주 앉았습니다.

국가무형문화재 부채 장인 김동식, 아들 김대성 씨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그리고 유일하게 전통 부채 만드는 기술을 인정받은 김동식 선자장.

외할아버지에게 14살 때부터 부채 만드는 법을 배우기 시작해 65년 부채 인생을 살았습니다.

이제 그 고집스러웠던 시간을 아들에게 물려주고 있습니다.

[김동식/선자장/국가무형문화재 128호 : "자기 자식들 안 가르치려고 해요. 가르쳐 놓으면 힘들고 어려운데 가르치려고 하겠어요. 그래서 지금은 가르치는 사람이 없고 저만 유일하게 아들 하나 가르치고 있는데 굉장히 어렵죠."]

대나무를 깎고 길들이고 전통방식 그대로 손으로만 만드는 고된 일이지만 전통을 지켜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김동식/선자장/국가무형문화재 128호 : "이게(부채 만드는 기술이) 없어지면 안 되겠다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 대를 이어서는 꼭 해야 되겠다. 그래서 아들을 가르치고 있는데요."]

아버지 걱정과 달리 아들은 부채 만드는 게 즐겁습니다.

[김대성/선자장 이수자 : "억지로 하는 일이 아니고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잖아요. 내 손으로 거쳐서 나오는 거니까. 그런 것들이 점점 재미있어지는 것 같아요."]

아버지 뒤를 따라 걸은 지 10여 년.

이젠 아버지와 나란히 이름을 건 전시회도 열게 됐습니다.

하지만 부채를 찾는 사람도, 만드는 사람도 줄어들다 보니 힘에 부칠 때가 많습니다.

옛날에는 여러 사람이 공정별로 나눠서 부채를 만들었는데 이제는 혼자서 다 해야 합니다.

[김대성/선자장/국가무형문화재 128호 : "여섯 공방이 모여서 부채 하나를 만들었을 때는 부드러웠지만, 집에서 하다 보니까 너무 힘들잖아요. 어느 시점에는 물건을 달라고 해도 못 줄 때도 있어요. 못 만들어내니까."]

무엇보다 부채가 잊혀지고, 부채 역사가 끊길까 걱정입니다.

김동식, 김대성 부자가 아이들에게 부채 역사와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이서림/초등학생 : "부채가 보기에는 예쁜데 만드는 건 어려워요."]

후손들에게 우리 고유 전통을 알리고 물려주는 일.

대를 이어 부채를 만드는 것만큼 중요합니다.

[이향미/전주 부채문화관 관장 : "부채를 만드는 기술이나 판소리 같은 보이지 않은 무형의 자산들은 자칫 잘못하면 우리 후손들이 잊고 지나가거든요. 그래서 이 선자장의 역할이 정말 중요한 거예요."]

힘들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

부채를 향한 열정과 애정이 서로 닮은 것처럼. 굳은살이 박힌 손도 아버지와 아들이 똑 닮았습니다.

KBS 뉴스 이화연입니다.

촬영:VJ 이현권/편집:공재성/그래픽:최희태
  • [문화K] 천년의 바람, 대를 이어 분다…부채 장인
    • 입력 2021-07-01 21:49:35
    • 수정2021-07-01 21:54:13
    뉴스9(전주)
[앵커]

〈문화 K〉 시간입니다.

옛 선조들이 더위를 슬기롭게 이겨내라고 단옷날 주고 받았던 선물, 뭔지 아시나요?

부채입니다.

요즘은 선풍기, 에어컨에 밀려 부채 사용이 많이 줄었는데요,

대를 이어 백40여 년째 전주 부채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아버지와 아들이 있습니다.

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이화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손때 묻은 기구들이 가득한 방.

아버지와 아들이 마주 앉았습니다.

국가무형문화재 부채 장인 김동식, 아들 김대성 씨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그리고 유일하게 전통 부채 만드는 기술을 인정받은 김동식 선자장.

외할아버지에게 14살 때부터 부채 만드는 법을 배우기 시작해 65년 부채 인생을 살았습니다.

이제 그 고집스러웠던 시간을 아들에게 물려주고 있습니다.

[김동식/선자장/국가무형문화재 128호 : "자기 자식들 안 가르치려고 해요. 가르쳐 놓으면 힘들고 어려운데 가르치려고 하겠어요. 그래서 지금은 가르치는 사람이 없고 저만 유일하게 아들 하나 가르치고 있는데 굉장히 어렵죠."]

대나무를 깎고 길들이고 전통방식 그대로 손으로만 만드는 고된 일이지만 전통을 지켜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김동식/선자장/국가무형문화재 128호 : "이게(부채 만드는 기술이) 없어지면 안 되겠다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 대를 이어서는 꼭 해야 되겠다. 그래서 아들을 가르치고 있는데요."]

아버지 걱정과 달리 아들은 부채 만드는 게 즐겁습니다.

[김대성/선자장 이수자 : "억지로 하는 일이 아니고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잖아요. 내 손으로 거쳐서 나오는 거니까. 그런 것들이 점점 재미있어지는 것 같아요."]

아버지 뒤를 따라 걸은 지 10여 년.

이젠 아버지와 나란히 이름을 건 전시회도 열게 됐습니다.

하지만 부채를 찾는 사람도, 만드는 사람도 줄어들다 보니 힘에 부칠 때가 많습니다.

옛날에는 여러 사람이 공정별로 나눠서 부채를 만들었는데 이제는 혼자서 다 해야 합니다.

[김대성/선자장/국가무형문화재 128호 : "여섯 공방이 모여서 부채 하나를 만들었을 때는 부드러웠지만, 집에서 하다 보니까 너무 힘들잖아요. 어느 시점에는 물건을 달라고 해도 못 줄 때도 있어요. 못 만들어내니까."]

무엇보다 부채가 잊혀지고, 부채 역사가 끊길까 걱정입니다.

김동식, 김대성 부자가 아이들에게 부채 역사와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이서림/초등학생 : "부채가 보기에는 예쁜데 만드는 건 어려워요."]

후손들에게 우리 고유 전통을 알리고 물려주는 일.

대를 이어 부채를 만드는 것만큼 중요합니다.

[이향미/전주 부채문화관 관장 : "부채를 만드는 기술이나 판소리 같은 보이지 않은 무형의 자산들은 자칫 잘못하면 우리 후손들이 잊고 지나가거든요. 그래서 이 선자장의 역할이 정말 중요한 거예요."]

힘들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

부채를 향한 열정과 애정이 서로 닮은 것처럼. 굳은살이 박힌 손도 아버지와 아들이 똑 닮았습니다.

KBS 뉴스 이화연입니다.

촬영:VJ 이현권/편집:공재성/그래픽:최희태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뉴스9(전주) 전체보기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