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연속 떨어진 서울아파트 ‘매수심리’…고점은 언제?

입력 2021.07.0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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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매수심리'가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가격 급등 피로감에 정부와 한국은행의 '고점' 발언까지 나온 상황이라 이 수치가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매매수급지수 107.3 → 106.9 → 105.9

이번 주(지난달 28일 기준) 매매수급지수는 105.9로, 3주 연속 하락세입니다. 통상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넘어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은 상황, 즉 '매수심리'가 강하다는 걸 보여줍니다.

■매수심리 3주 연속 하락인데…"집값은 3주 연속 0.12%↑"

한국부동산원도 서울 집값에 대해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고, 대내외 충격 발생 시 주택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매수세가 축소됐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실제 집값입니다. 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4주(28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2% 올랐습니다. 6월 둘째 주부터 3주 연속 이 상승폭인데, 1년 6개월 만의 가장 큰 수치입니다.

이 같은 가격 상승폭과 매수 심리 간 차이를 어떻게 봐야 할까.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매수심리가 떨어진 건 '살 수 없음'에 대한 표시이지 '사고 싶지 않다'는게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도 "포기 수요가 많은 것"이라고 봤습니다. 너무나도 오른 집값에 피로감을 느끼고 여기에 더해 매수 자체를 포기한다는 겁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출처: 연합뉴스)홍남기 경제부총리 (출처: 연합뉴스)

■정부는 계속 '집값 하락' 경고하는데…

정부는 연일 주택 매수의 신중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집값 하락 가능성'까지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달 30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한국은행의 보고서를 인용하며 "과도한 레버리지가 주택 가격의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주택시장 참여자들은 과도한 기대심리와 막연한 불안감,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의 추격 매수보다는, 정확한 정보와 합리적인 판단하에 시장 참여와 의사결정을 해주실 것을 요청 드린다"고 했습니다.

이 같은 발언은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달 3일에도 "서울 아파트 가격이 물가 상승률을 배제한 실질 가격 기준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조정을 받기 이전 수준의 과거 고점에 근접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같은 발언에 대해 "개인 부채에 금리 인상 요인이 부각되고 있고, 정비 사업 이슈로 빌라 가격까지 오르는 상황에서 정부로서 '워닝'을 주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매물은 별로 없는데...거래되면 '신고가'

최근 서울 지역은 매물은 별로 없지만 거래되면 '신고가'를 경신하는 현상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중가 이하 아파트들의 거래가 서울 아파트값 평균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실제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서 제외된 서울 노원구는 이번 주 집값 상승률이 0.26%로 12주 연속 서울에서 가장 높습니다. '재건축 단지' 위주로 집값이 상승 중입니다.

서울의 다른 지역 상황도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최근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아크로리버파크'는 84㎡, 34평형짜리 아파트가 39억 8천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습니다.

김 소장은 "큰 단지인데도 1~2건 거래가 되는 것으로 전체 시세 평균이 나오고 있다"며 "1명 정도는 비싼 가격이라도 거래할 사람이 있는 거고, 그렇게 시세가 유지된다"고 분석했습니다.

결국 거래가 감소한 상황에서 한 두 건의 거래가 시세로 굳어지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 겁니다.

한국부동산원이 "규제완화 기대지역 등의 호가가 높게 유지되며 지난주 상승폭이 유지됐다"고 분석한 이유입니다.

반대로 매수 심리가 꺾인 상태에서 한 두건이라도 떨어진 가격에 거래가 되면 또 이것이 시세가 됩니다. 매도자와 매수자 사이에 치열한 기싸움이 벌어지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이 고점이라고? 시각 엇갈려…결국은 '공급'

지금 서울 주택 가격이 '너무' 높다는 데에는 상당수 전문가가 동의합니다. 그러나 지금이 '고점'을 찍었느냐로 들어가면 또 다른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함 빅데이터랩장은 "지금이 역사상 최고점이긴 하지 않느냐. 5년 이상 이렇게 꾸준히 올랐던 적이 없고 굉장히 부담스러운 상황까지 올라간 것은 맞다"면서도 "이 가격이 꺾일 것이냐는 또 다른 문제"라고 진단했습니다.

이 책임연구원도 "가격이 높은 것은 맞지만, 고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결국 집값 안정을 위한 관건으로 '공급'을 꼽습니다.

김 소장은 "이 패턴을 깨려면 공급이 확 늘어야 하고, 그렇게 되면 숨 고르기를 하며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역사적으로도 공급을 통해 문제를 풀어왔고 가격이 오르든 내리든 공급은 계속 되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정부도 공급의 중요성은 인식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와 브리핑을 통해 "공급 확대를 통한 서민 주거안정이라는 공동 목표를 재확인했다"고 밝혔고, 매주 주택공급 브리핑을 통해 진행 상황도 설명하고 있습니다.

당장 아파트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하기에는 섣부른게 중론입니다. 다만, 서울 아파트 매수 심리가 3주 연속 하락한 가운데, 하반기 첫 주인 7월 1주 발표에서도 그 흐름이 이어질지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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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주 연속 떨어진 서울아파트 ‘매수심리’…고점은 언제?
    • 입력 2021-07-03 07:01:35
    취재K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가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가격 급등 피로감에 정부와 한국은행의 '고점' 발언까지 나온 상황이라 이 수치가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매매수급지수 107.3 → 106.9 → 105.9

이번 주(지난달 28일 기준) 매매수급지수는 105.9로, 3주 연속 하락세입니다. 통상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넘어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은 상황, 즉 '매수심리'가 강하다는 걸 보여줍니다.

■매수심리 3주 연속 하락인데…"집값은 3주 연속 0.12%↑"

한국부동산원도 서울 집값에 대해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고, 대내외 충격 발생 시 주택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매수세가 축소됐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실제 집값입니다. 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4주(28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2% 올랐습니다. 6월 둘째 주부터 3주 연속 이 상승폭인데, 1년 6개월 만의 가장 큰 수치입니다.

이 같은 가격 상승폭과 매수 심리 간 차이를 어떻게 봐야 할까.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매수심리가 떨어진 건 '살 수 없음'에 대한 표시이지 '사고 싶지 않다'는게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도 "포기 수요가 많은 것"이라고 봤습니다. 너무나도 오른 집값에 피로감을 느끼고 여기에 더해 매수 자체를 포기한다는 겁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출처: 연합뉴스)
■정부는 계속 '집값 하락' 경고하는데…

정부는 연일 주택 매수의 신중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집값 하락 가능성'까지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달 30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한국은행의 보고서를 인용하며 "과도한 레버리지가 주택 가격의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주택시장 참여자들은 과도한 기대심리와 막연한 불안감,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의 추격 매수보다는, 정확한 정보와 합리적인 판단하에 시장 참여와 의사결정을 해주실 것을 요청 드린다"고 했습니다.

이 같은 발언은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달 3일에도 "서울 아파트 가격이 물가 상승률을 배제한 실질 가격 기준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조정을 받기 이전 수준의 과거 고점에 근접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같은 발언에 대해 "개인 부채에 금리 인상 요인이 부각되고 있고, 정비 사업 이슈로 빌라 가격까지 오르는 상황에서 정부로서 '워닝'을 주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매물은 별로 없는데...거래되면 '신고가'

최근 서울 지역은 매물은 별로 없지만 거래되면 '신고가'를 경신하는 현상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중가 이하 아파트들의 거래가 서울 아파트값 평균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실제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서 제외된 서울 노원구는 이번 주 집값 상승률이 0.26%로 12주 연속 서울에서 가장 높습니다. '재건축 단지' 위주로 집값이 상승 중입니다.

서울의 다른 지역 상황도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최근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아크로리버파크'는 84㎡, 34평형짜리 아파트가 39억 8천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습니다.

김 소장은 "큰 단지인데도 1~2건 거래가 되는 것으로 전체 시세 평균이 나오고 있다"며 "1명 정도는 비싼 가격이라도 거래할 사람이 있는 거고, 그렇게 시세가 유지된다"고 분석했습니다.

결국 거래가 감소한 상황에서 한 두 건의 거래가 시세로 굳어지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 겁니다.

한국부동산원이 "규제완화 기대지역 등의 호가가 높게 유지되며 지난주 상승폭이 유지됐다"고 분석한 이유입니다.

반대로 매수 심리가 꺾인 상태에서 한 두건이라도 떨어진 가격에 거래가 되면 또 이것이 시세가 됩니다. 매도자와 매수자 사이에 치열한 기싸움이 벌어지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이 고점이라고? 시각 엇갈려…결국은 '공급'

지금 서울 주택 가격이 '너무' 높다는 데에는 상당수 전문가가 동의합니다. 그러나 지금이 '고점'을 찍었느냐로 들어가면 또 다른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함 빅데이터랩장은 "지금이 역사상 최고점이긴 하지 않느냐. 5년 이상 이렇게 꾸준히 올랐던 적이 없고 굉장히 부담스러운 상황까지 올라간 것은 맞다"면서도 "이 가격이 꺾일 것이냐는 또 다른 문제"라고 진단했습니다.

이 책임연구원도 "가격이 높은 것은 맞지만, 고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결국 집값 안정을 위한 관건으로 '공급'을 꼽습니다.

김 소장은 "이 패턴을 깨려면 공급이 확 늘어야 하고, 그렇게 되면 숨 고르기를 하며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역사적으로도 공급을 통해 문제를 풀어왔고 가격이 오르든 내리든 공급은 계속 되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정부도 공급의 중요성은 인식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와 브리핑을 통해 "공급 확대를 통한 서민 주거안정이라는 공동 목표를 재확인했다"고 밝혔고, 매주 주택공급 브리핑을 통해 진행 상황도 설명하고 있습니다.

당장 아파트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하기에는 섣부른게 중론입니다. 다만, 서울 아파트 매수 심리가 3주 연속 하락한 가운데, 하반기 첫 주인 7월 1주 발표에서도 그 흐름이 이어질지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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