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서 우주비행사 탈락”…82살에 이룬 우주여행의 꿈

입력 2021.07.0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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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비행사 시험을 1등으로 통과했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탈락했던 80대 여성이 억만장자 제프 베이조스와 함께 우주여행에 나섭니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베이조스가 소유한 우주탐사 기업 블루오리진이 여성이라서 우주비행사가 되지 못한 월리 펑크(82)가 우주여행에 '명예 승객'으로 동행하게 됐다고 밝혔다고 지난 1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펑크는 오는 20일 서부 텍사스에서 발사될 블루오리진의 우주 관광 로켓 '뉴 셰퍼드'를 타고 11분간 지구 대기권과 우주의 경계로 여겨지는 고도 100㎞ 상공의 '카르만 라인'까지 갔다 오는 우주여행을 하게 됩니다.

펑크는 베이조스와 그의 남동생 마크 베이조스, 경매에서 2천800만 달러(약 312억 6천만 원)를 내고 이번 우주여행 티켓을 낙찰받은 익명의 낙찰자 등 다른 3명과 동행합니다.

펑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우주에 갈 기회를 얻게 돼 "환상적"이라며 "여행의 모든 순간을 사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들은 '너는 여자잖아. 넌 그거 못해'라고 말했다. 나는 '그거 알아. 네가 뭐든 상관없어. 네가 그걸 하고 싶다면 여전히 할 수 있어. 나는 아무도 해보지 못한 일을 하는 게 좋아'라고 말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머큐리 여성’ 중 한 명이었던 월리 펑크 [화면 출처 : blue origin]‘머큐리 여성’ 중 한 명이었던 월리 펑크 [화면 출처 : blue origin]

1960년대 초 NASA의 우주비행사 시험을 통과한 13명의 '머큐리 여성' 중 한 명이었던 펑크는 여성이란 이유로 NASA 우주비행단에 들지 못했고 우주에도 가지 못했습니다. 당시 NASA에는 '우주비행단은 전투기 조종 경력이 있어야 들어갈 수 있다'는 규정이 있었는데, 공군 전투기 조종사는 남성에게만 허락된 직업이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시험을 통과한 여성 13명은 모두 제외됐고 남성 7명이 최종 합격했습니다.

펑크는 자신이 시험에 참여한 남녀를 통틀어 1등을 차지했지만 아무도 자신을 우주비행사로 뽑지 않았고 "내가 (우주로) 올라갈 수 있으리라곤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펑크는 우주에 가기 위해 수년 전 20만 달러(약 2억 2천700만 원)를 내고 우주탐사 회사 버진갤럭틱의 좌석을 예약했고 여전히 승객 명단에 올라있기도 합니다.

베이조스도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펑크보다) 더 오래 기다린 사람은 없다"며 "승무원이 된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 여행으로 펑크는 우주여행에 나선 최고령자로 기록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최고령 우주 여행자는 2016년 고인이 된 우주비행사 존 글렌이었습니다. 글렌은 1998년 77세의 나이에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에 탑승해 최고령자 기록을 세웠습니다.

글렌은 1962년 2월 첫 유인 인공위성 '프렌드십 7호'를 타고 지구 궤도를 3바퀴 돌아 최초로 우주 비행을 한 미국인이기도 합니다. 글렌은 이 비행 뒤 여자가 우주 비행을 한다는 것에 대해 코웃음을 쳤는데 여성인 펑크가 그의 최고령 우주 여행자 타이틀을 가져가게 된 겁니다.

AP통신은 이를 "우주적 반전"이라고 표현했습니다.

[화면 출처 : ‘jeffbezos’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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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자라서 우주비행사 탈락”…82살에 이룬 우주여행의 꿈
    • 입력 2021-07-03 07:01:36
    취재K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비행사 시험을 1등으로 통과했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탈락했던 80대 여성이 억만장자 제프 베이조스와 함께 우주여행에 나섭니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베이조스가 소유한 우주탐사 기업 블루오리진이 여성이라서 우주비행사가 되지 못한 월리 펑크(82)가 우주여행에 '명예 승객'으로 동행하게 됐다고 밝혔다고 지난 1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펑크는 오는 20일 서부 텍사스에서 발사될 블루오리진의 우주 관광 로켓 '뉴 셰퍼드'를 타고 11분간 지구 대기권과 우주의 경계로 여겨지는 고도 100㎞ 상공의 '카르만 라인'까지 갔다 오는 우주여행을 하게 됩니다.

펑크는 베이조스와 그의 남동생 마크 베이조스, 경매에서 2천800만 달러(약 312억 6천만 원)를 내고 이번 우주여행 티켓을 낙찰받은 익명의 낙찰자 등 다른 3명과 동행합니다.

펑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우주에 갈 기회를 얻게 돼 "환상적"이라며 "여행의 모든 순간을 사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들은 '너는 여자잖아. 넌 그거 못해'라고 말했다. 나는 '그거 알아. 네가 뭐든 상관없어. 네가 그걸 하고 싶다면 여전히 할 수 있어. 나는 아무도 해보지 못한 일을 하는 게 좋아'라고 말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머큐리 여성’ 중 한 명이었던 월리 펑크 [화면 출처 : blue origin]
1960년대 초 NASA의 우주비행사 시험을 통과한 13명의 '머큐리 여성' 중 한 명이었던 펑크는 여성이란 이유로 NASA 우주비행단에 들지 못했고 우주에도 가지 못했습니다. 당시 NASA에는 '우주비행단은 전투기 조종 경력이 있어야 들어갈 수 있다'는 규정이 있었는데, 공군 전투기 조종사는 남성에게만 허락된 직업이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시험을 통과한 여성 13명은 모두 제외됐고 남성 7명이 최종 합격했습니다.

펑크는 자신이 시험에 참여한 남녀를 통틀어 1등을 차지했지만 아무도 자신을 우주비행사로 뽑지 않았고 "내가 (우주로) 올라갈 수 있으리라곤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펑크는 우주에 가기 위해 수년 전 20만 달러(약 2억 2천700만 원)를 내고 우주탐사 회사 버진갤럭틱의 좌석을 예약했고 여전히 승객 명단에 올라있기도 합니다.

베이조스도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펑크보다) 더 오래 기다린 사람은 없다"며 "승무원이 된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 여행으로 펑크는 우주여행에 나선 최고령자로 기록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최고령 우주 여행자는 2016년 고인이 된 우주비행사 존 글렌이었습니다. 글렌은 1998년 77세의 나이에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에 탑승해 최고령자 기록을 세웠습니다.

글렌은 1962년 2월 첫 유인 인공위성 '프렌드십 7호'를 타고 지구 궤도를 3바퀴 돌아 최초로 우주 비행을 한 미국인이기도 합니다. 글렌은 이 비행 뒤 여자가 우주 비행을 한다는 것에 대해 코웃음을 쳤는데 여성인 펑크가 그의 최고령 우주 여행자 타이틀을 가져가게 된 겁니다.

AP통신은 이를 "우주적 반전"이라고 표현했습니다.

[화면 출처 : ‘jeffbezos’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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