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윤태호 반장 “연말 일상회복 기대…코로나 극복 일등공신은 국민”

입력 2021.07.03 (08:00) 수정 2021.07.03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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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이 6월 30일 마지막 브리핑을 하고 있다.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이 6월 30일 마지막 브리핑을 하고 있다.

어디서 많이 본 익숙한 얼굴이죠? 바로 지난 1년 반동안 코로나19 일선에서 방역을 담당했던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입니다.

이제는 전 방역총괄반장이라고 부르는 게 맞겠네요. 윤태호 전 반장은 지난달 30일을 끝으로 방역총괄반장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 대학교수에서 방역 담당자로 변신

윤태호 전 반장은 원래 부산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입니다. 그러다 2018년 보건복지부 3월 공개 채용을 통해 외부 의사 출신 최초로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에 임명됐는데요.

공공보건정책관은 감염질환·심혈관질환 종합계획 수립과 공공 보건의료정책 수립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자리입니다.

윤 전 반장은 공공보건정책관으로 임명되면서 "공공공의료의 기반을 탄탄히 다지고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1월 20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감염질환을 담당하는 공공보건정책관이었던 윤 전 반장은 코로나19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을 겸임하게 됐습니다.


■ 후회 없이 일했지만 아쉬움도 남아..."코로나 극복 일등공신은 국민"

지난달 29일, 퇴임을 하루 앞둔 윤태호 반장을 보건복지부에서 만나 그동안의 소회와 앞으로의 코로나 전망에 대해 얘기를 나눴습니다.

Q. 방역총괄반장으로 지낸 1년 반 동안의 소감을 말씀 부탁드립니다.
- 소감이라고 하면 아쉬움은 좀 있지만 후회 없이 일을 했던 것 같습니다.

Q. 처음 코로나19 발생했을 때 지금과 같은 상황을 예상하셨나요?
- 처음에는 그렇게 예상을 하지 못했죠. 2015년 메르스 때도 그게 몇 달 정도밖에 되지는 않았는데 제일 처음에는 이게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고, 그 다음에 한 몇 달 정도, 아무리 길어도 몇 달 정도면 되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Q. 코로나19가 메르스와 달리 장기화한 이유가 있을까요?
- 메르스 때는 환자 수가 많이 발생했지만 감염병 위기 대응에서는 '주의' 수준으로 그쳤거든요. 왜냐하면 지역 사회에서 감염이 일어나는 것이 상당히 드물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근데 코로나19 바이러스 특징은 지역사회에서 광범위한 감염이 이루어지게 하는 무증상 감염, 그리고 아주 초기 증상 때 가장 활발하게 바이러스 배출이 이루어지는 특성들이 있기 때문에 그게 메르스와 가장 큰 차이라고 볼 수 있겠죠. 방역 대응 자체가 (코로나19가) 훨씬 더 어렵습니다.

Q. 코로나19 유행 기간 동안 가장 위기라고 느낀 시점은 언제일까요?
- 정말 위기감을 느끼고 어떻게 해야 될지 안절부절 못했던 시기가 두 번 정도 있었는데 첫 번째가 대구에서 대규모 발생이 나타났을 때, 두 번째는 지난해 12월에 수도권에서 가장 큰 규모의 환자가 발생했을 때입니다. 기본적으로 병상에 대한 준비 부분이 상당히 힘들었던 시기들입니다.

Q. 국내 상황은 해외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데요. 어떤 대책들이 주효 했다고 보시나요?
- 방역에서 3T라고 하는데요. 추적(trace), 쉽게 말해 역학조사인 것이죠. 검사(test), 치료(treatment) 이 세 가지 요소가 우리나라에서는 상당히 적절하게 이루어졌다고 봅니다.

Q. 돌이켜 보면 아쉬웠던 점도 있을 것 같은데요.
- 저희가 초기부터 상당히 적극적으로 대응했습니다. 다만 백신 도입이 외국에 비해서 늦었다라는 부분이 있는데요. 백신을 (일찍) 도입했던 국가들과 우리의 상황을 똑같은 기준으로 보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신 도입을 조금 더 서둘렀으면 좋았을 것이다라는 생각은 있죠.


Q. 그동안 거리두기 등을 조율해 오셨는데, 가장 힘들었던 점은 뭔가요?
- 방역하고 경제는 잘 조화되기가 힘든 두 요소입니다. 아마 작년 4월부터 거리두기 적용을 했던 것 같은데 그 이후로 거의 1년 이상 긴장 관계, 갈등 관계를 어떻게 조화롭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의 연속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초기에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들도 기꺼이 동참을 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까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니까 더 이상 버틸 수가 없는 상황이어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가 소상공인, 자영업자 분들께는 항상 죄송스러운 마음입니다.

Q. 이번 코로나 사태를 통해 공공의료 강화의 필요성이 더 커진 것 같은데요.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의 입장에서 어떤 보완점이 필요할까요?
-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보면 공공병원이 거의 대다수의 환자들을 치료하고 담당해 주셨던 부분들이 있고 그래서 공공병원의 공이 저는 코로나19에서 컸다고 생각을 합니다. 공공병원이 그 지역에서 정말 신뢰할 수 있는 병원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공공병원에 대한 투자 자체가 좀 더 획기적으로 이루어져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Q. 앞으로 유행을 억제하기 위해선 어떤 대책이 중요할까요?
- 백신이 효과적이라고 일단 판단이 된 만큼 접종 속도를 빨리 해서 인구 집단의 70% 이상이 접종을 받도록 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중요한 수단인 것 같고요. 두 번째는 여전히 저는 마스크 착용이 중요하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Q. 코로나19 상황이 언제쯤 끝나리라 예상하시나요?
- 예방접종이 잘 이루어지고 더 큰 중요한 변이 바이러스가 일어나지 않는 한, 올해 연말에는 일상생활에서의 회복이라는 부분들이 어느 정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라는 생각인데요. 문제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변수가 존재를 한다는 것이 시점을 특정하기 상당히 어려운 것 같습니다.

Q. 이제 학교로 다시 돌아가시는데 기분이 어떠신가요?
- 저는 상반기에 예방접종도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환자 수도 거기에 따라 안정화되는 걸 예상을 했는데, 지금 현재 환자는 별로 줄어들지 않아서 아쉽고 남아있는 분들한테 죄송스러운 그런 부분들도 있죠.

Q. 마지막 브리핑이라고 생각하고 국민들께 전하고 싶으신 말이 있나요?
- 사실 코로나19와 관련돼서 저는 가장 일등공신이 국민들이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지금까지 위기를 극복하는 데 국민들이 큰 힘이 되셨고 앞으로 우리가 일상생활을 회복하는 데에도 국민들의 참여가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다. 그것이 가장 강력한 우리나라의 코로나19와 싸우는 무기다라고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국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 학교로 돌아가면 2주 정도는 쉬고 싶고요. 약 1년 반 정도 코로나19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으로서 제가 지내왔던 부분들을 한번 정리를 해볼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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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떠나는 윤태호 반장 “연말 일상회복 기대…코로나 극복 일등공신은 국민”
    • 입력 2021-07-03 08:00:42
    • 수정2021-07-03 08:03:37
    취재K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이 6월 30일 마지막 브리핑을 하고 있다.
어디서 많이 본 익숙한 얼굴이죠? 바로 지난 1년 반동안 코로나19 일선에서 방역을 담당했던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입니다.

이제는 전 방역총괄반장이라고 부르는 게 맞겠네요. 윤태호 전 반장은 지난달 30일을 끝으로 방역총괄반장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 대학교수에서 방역 담당자로 변신

윤태호 전 반장은 원래 부산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입니다. 그러다 2018년 보건복지부 3월 공개 채용을 통해 외부 의사 출신 최초로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에 임명됐는데요.

공공보건정책관은 감염질환·심혈관질환 종합계획 수립과 공공 보건의료정책 수립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자리입니다.

윤 전 반장은 공공보건정책관으로 임명되면서 "공공공의료의 기반을 탄탄히 다지고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1월 20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감염질환을 담당하는 공공보건정책관이었던 윤 전 반장은 코로나19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을 겸임하게 됐습니다.


■ 후회 없이 일했지만 아쉬움도 남아..."코로나 극복 일등공신은 국민"

지난달 29일, 퇴임을 하루 앞둔 윤태호 반장을 보건복지부에서 만나 그동안의 소회와 앞으로의 코로나 전망에 대해 얘기를 나눴습니다.

Q. 방역총괄반장으로 지낸 1년 반 동안의 소감을 말씀 부탁드립니다.
- 소감이라고 하면 아쉬움은 좀 있지만 후회 없이 일을 했던 것 같습니다.

Q. 처음 코로나19 발생했을 때 지금과 같은 상황을 예상하셨나요?
- 처음에는 그렇게 예상을 하지 못했죠. 2015년 메르스 때도 그게 몇 달 정도밖에 되지는 않았는데 제일 처음에는 이게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고, 그 다음에 한 몇 달 정도, 아무리 길어도 몇 달 정도면 되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Q. 코로나19가 메르스와 달리 장기화한 이유가 있을까요?
- 메르스 때는 환자 수가 많이 발생했지만 감염병 위기 대응에서는 '주의' 수준으로 그쳤거든요. 왜냐하면 지역 사회에서 감염이 일어나는 것이 상당히 드물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근데 코로나19 바이러스 특징은 지역사회에서 광범위한 감염이 이루어지게 하는 무증상 감염, 그리고 아주 초기 증상 때 가장 활발하게 바이러스 배출이 이루어지는 특성들이 있기 때문에 그게 메르스와 가장 큰 차이라고 볼 수 있겠죠. 방역 대응 자체가 (코로나19가) 훨씬 더 어렵습니다.

Q. 코로나19 유행 기간 동안 가장 위기라고 느낀 시점은 언제일까요?
- 정말 위기감을 느끼고 어떻게 해야 될지 안절부절 못했던 시기가 두 번 정도 있었는데 첫 번째가 대구에서 대규모 발생이 나타났을 때, 두 번째는 지난해 12월에 수도권에서 가장 큰 규모의 환자가 발생했을 때입니다. 기본적으로 병상에 대한 준비 부분이 상당히 힘들었던 시기들입니다.

Q. 국내 상황은 해외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데요. 어떤 대책들이 주효 했다고 보시나요?
- 방역에서 3T라고 하는데요. 추적(trace), 쉽게 말해 역학조사인 것이죠. 검사(test), 치료(treatment) 이 세 가지 요소가 우리나라에서는 상당히 적절하게 이루어졌다고 봅니다.

Q. 돌이켜 보면 아쉬웠던 점도 있을 것 같은데요.
- 저희가 초기부터 상당히 적극적으로 대응했습니다. 다만 백신 도입이 외국에 비해서 늦었다라는 부분이 있는데요. 백신을 (일찍) 도입했던 국가들과 우리의 상황을 똑같은 기준으로 보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신 도입을 조금 더 서둘렀으면 좋았을 것이다라는 생각은 있죠.


Q. 그동안 거리두기 등을 조율해 오셨는데, 가장 힘들었던 점은 뭔가요?
- 방역하고 경제는 잘 조화되기가 힘든 두 요소입니다. 아마 작년 4월부터 거리두기 적용을 했던 것 같은데 그 이후로 거의 1년 이상 긴장 관계, 갈등 관계를 어떻게 조화롭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의 연속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초기에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들도 기꺼이 동참을 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까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니까 더 이상 버틸 수가 없는 상황이어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가 소상공인, 자영업자 분들께는 항상 죄송스러운 마음입니다.

Q. 이번 코로나 사태를 통해 공공의료 강화의 필요성이 더 커진 것 같은데요.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의 입장에서 어떤 보완점이 필요할까요?
-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보면 공공병원이 거의 대다수의 환자들을 치료하고 담당해 주셨던 부분들이 있고 그래서 공공병원의 공이 저는 코로나19에서 컸다고 생각을 합니다. 공공병원이 그 지역에서 정말 신뢰할 수 있는 병원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공공병원에 대한 투자 자체가 좀 더 획기적으로 이루어져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Q. 앞으로 유행을 억제하기 위해선 어떤 대책이 중요할까요?
- 백신이 효과적이라고 일단 판단이 된 만큼 접종 속도를 빨리 해서 인구 집단의 70% 이상이 접종을 받도록 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중요한 수단인 것 같고요. 두 번째는 여전히 저는 마스크 착용이 중요하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Q. 코로나19 상황이 언제쯤 끝나리라 예상하시나요?
- 예방접종이 잘 이루어지고 더 큰 중요한 변이 바이러스가 일어나지 않는 한, 올해 연말에는 일상생활에서의 회복이라는 부분들이 어느 정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라는 생각인데요. 문제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변수가 존재를 한다는 것이 시점을 특정하기 상당히 어려운 것 같습니다.

Q. 이제 학교로 다시 돌아가시는데 기분이 어떠신가요?
- 저는 상반기에 예방접종도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환자 수도 거기에 따라 안정화되는 걸 예상을 했는데, 지금 현재 환자는 별로 줄어들지 않아서 아쉽고 남아있는 분들한테 죄송스러운 그런 부분들도 있죠.

Q. 마지막 브리핑이라고 생각하고 국민들께 전하고 싶으신 말이 있나요?
- 사실 코로나19와 관련돼서 저는 가장 일등공신이 국민들이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지금까지 위기를 극복하는 데 국민들이 큰 힘이 되셨고 앞으로 우리가 일상생활을 회복하는 데에도 국민들의 참여가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다. 그것이 가장 강력한 우리나라의 코로나19와 싸우는 무기다라고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국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 학교로 돌아가면 2주 정도는 쉬고 싶고요. 약 1년 반 정도 코로나19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으로서 제가 지내왔던 부분들을 한번 정리를 해볼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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