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시간, 여학생도 공 차는 시대가 온다

입력 2021.07.05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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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와 서울시교육청이 여학생 체육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대한축구협회와 서울시교육청이 여학생 체육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초중고 체육 시간, 남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자유시간이나 다름없다. 체육 선생님이 공을 하나 던져주고 "오늘은 자유시간이다"고 말하면 남학생들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공을 차곤 했다.

반면, 여학생들에겐 학창 시절 축구는 아마도 좋지 않은 기억이 대부분일 것이다. 체육 시간이 끝나고 교실에 퍼진 남학생들의 땀 냄새로 여학생들은 코를 질끈 막곤 했다.

좀처럼 축구와 친해질 기회가 없었던 상황에서 여학생들에겐 동그란 축구공은 '무거운 돌덩어리'였다. 축구공이 여학생들에게 멀어진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여학생과 좀처럼 친해지지 못하며 점점 축구라는 스포츠도 남자만의 전유물이 되어갔다.

2021년 4월 기준 대한축구협회에 등록된 12세 이하 여자 축구 선수의 숫자는 353명. 12세 이하 남자 선수의 수 6,734명의 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위로 올라갈수록 현실은 더 열악하다. 중등부 여자 선수는 325명, 고등부는 305명, 대학의 경우엔 여자 축구 선수가 205명에 불과하다.

해를 거듭할수록 축구를 전문으로 하는 여학생 수는 줄어들고 있는 상황, 그야말로 한국 여자 축구의 대위기다.

사실상 고사 상태에 접어들기 시작한 한국 여자 축구. 대한축구협회와 서울특별시 교육청이 한국 여자 축구의 풀뿌리를 살리기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대한축구협회와 서울특별시 교육청은 오늘(5일) 초등학교 여학생들의 축구 참여 기회를 높이기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서울시교육청과 함께 초-중학교 80개교를 선정, 정규수업 및 학교스포츠클럽에 지도자를 파견해 학생들에게 축구의 재미를 알릴 예정이다.

초등학교 1~2 학년 축구 수업 지도를 위해 30개교에 강사를 파견하고, 수업을 통해 향후 학교스포츠클럽을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초등학교 3~6학년과 중학교 여학생 대상 학교스포츠클럽 지도를 위해 50개교에 강사를 파견한다. 강사는 여자 축구 선수 출신 지도자를 우선 배정할 예정이다.

오늘 업무 협약에 참석한 '지메시' 지소연은 "저도 초등학교 2학년 때 남학생들과 공을 차며 축구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하며 "여학생들도 축구를 통해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생각하고, 축구를 남자만이 하는 스포츠라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지금 이 자리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업무 협약을 통해 여학생이 축구를 즐기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도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학교체육 활성화 및 여학생들의 체육활동 참여가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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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육시간, 여학생도 공 차는 시대가 온다
    • 입력 2021-07-05 20:04:02
    스포츠K
대한축구협회와 서울시교육청이 여학생 체육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초중고 체육 시간, 남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자유시간이나 다름없다. 체육 선생님이 공을 하나 던져주고 "오늘은 자유시간이다"고 말하면 남학생들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공을 차곤 했다.

반면, 여학생들에겐 학창 시절 축구는 아마도 좋지 않은 기억이 대부분일 것이다. 체육 시간이 끝나고 교실에 퍼진 남학생들의 땀 냄새로 여학생들은 코를 질끈 막곤 했다.

좀처럼 축구와 친해질 기회가 없었던 상황에서 여학생들에겐 동그란 축구공은 '무거운 돌덩어리'였다. 축구공이 여학생들에게 멀어진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여학생과 좀처럼 친해지지 못하며 점점 축구라는 스포츠도 남자만의 전유물이 되어갔다.

2021년 4월 기준 대한축구협회에 등록된 12세 이하 여자 축구 선수의 숫자는 353명. 12세 이하 남자 선수의 수 6,734명의 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위로 올라갈수록 현실은 더 열악하다. 중등부 여자 선수는 325명, 고등부는 305명, 대학의 경우엔 여자 축구 선수가 205명에 불과하다.

해를 거듭할수록 축구를 전문으로 하는 여학생 수는 줄어들고 있는 상황, 그야말로 한국 여자 축구의 대위기다.

사실상 고사 상태에 접어들기 시작한 한국 여자 축구. 대한축구협회와 서울특별시 교육청이 한국 여자 축구의 풀뿌리를 살리기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대한축구협회와 서울특별시 교육청은 오늘(5일) 초등학교 여학생들의 축구 참여 기회를 높이기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서울시교육청과 함께 초-중학교 80개교를 선정, 정규수업 및 학교스포츠클럽에 지도자를 파견해 학생들에게 축구의 재미를 알릴 예정이다.

초등학교 1~2 학년 축구 수업 지도를 위해 30개교에 강사를 파견하고, 수업을 통해 향후 학교스포츠클럽을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초등학교 3~6학년과 중학교 여학생 대상 학교스포츠클럽 지도를 위해 50개교에 강사를 파견한다. 강사는 여자 축구 선수 출신 지도자를 우선 배정할 예정이다.

오늘 업무 협약에 참석한 '지메시' 지소연은 "저도 초등학교 2학년 때 남학생들과 공을 차며 축구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하며 "여학생들도 축구를 통해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생각하고, 축구를 남자만이 하는 스포츠라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지금 이 자리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업무 협약을 통해 여학생이 축구를 즐기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도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학교체육 활성화 및 여학생들의 체육활동 참여가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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