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에 둥지를…쓰레기에 뒤덮인 저어새 번식지

입력 2021.07.05 (22:04) 수정 2021.07.05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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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천 연평도 근처의 무인도인 '구지도'는 멸종 위기종인 저어새의 최대 번식지입니다.

보호가 필요한 '특정도서'로 지정됐지만, 정작 섬에는 새보다 쓰레기가 많다고 합니다.

허솔지 기자가 현장을 가봤습니다.

[리포트]

연평도에서 어선을 타고 10분 정도 들어가면 닿을 수 있는 섬, 구지도.

세계적 멸종위기종 저어새가 봄이면 번식을 위해 찾아오는 국내 최대 저어새 번식지입니다.

그런데 섬에 내려보니 바닷가는 쓰레기로 뒤덮여 있습니다.

스티로폼과 통발 부표 등 어구, 각종 생활 쓰레기가 널려있고 냉장고까지 떠내러 왔습니다.

쓰레기 더미 사이로 새들이 둥지를 튼 흔적도 발견됩니다.

[장정구/인천시 환경특별시추진단장 : "스티로폼 조각이고요. 이런 쓰레기를 가져다 둥지를 만들고 있는 상황인거요. 이게 노끈입니다. (이게 새들의 몸속으로 들어갈 수도 있겠네요?) 들어갈 수 있는 거죠. 물어다가 둥지를 만드는 과정에서요."]

매년 저어새 4백여 마리가 날아오고 괭이갈매기도 만 마리 정도 서식하는 조류 생태계의 보고지만, 밀려드는 해양 쓰레기가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겁니다.

[박석재/어민 : "쓰레기가 엄청 많아요, 바닷속에도. 많은데 배를 댈 수가 없으니까, (쓰레기) 운반이 힘들어요. 눈으로 봐도 어떻게 하질 못하잖아요."]

인천시가 매년 한 두 차례 수거하면서 5톤 정도를 치우지만 올해는 그나마도 하지 못했습니다.

접근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상시 정화 작업을 하려면 해양쓰레기 수거 전용 선박이 필요한데, 280억 원에 이르는 비용이 부담입니다.

[장정구/인천시 환경특별시추진단장 : "접근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전용 선박이 필요한 것이고요. 가라앉아 있는 쓰레기도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에 전문적인 선박이 필요한 상황이거든요."]

타이완 부근에서 20만 번의 날개짓 끝에 찾아오는 저어새의 여름 고향은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점점 쓰레기섬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허솔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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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쓰레기에 둥지를…쓰레기에 뒤덮인 저어새 번식지
    • 입력 2021-07-05 22:04:27
    • 수정2021-07-05 22: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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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천 연평도 근처의 무인도인 '구지도'는 멸종 위기종인 저어새의 최대 번식지입니다.

보호가 필요한 '특정도서'로 지정됐지만, 정작 섬에는 새보다 쓰레기가 많다고 합니다.

허솔지 기자가 현장을 가봤습니다.

[리포트]

연평도에서 어선을 타고 10분 정도 들어가면 닿을 수 있는 섬, 구지도.

세계적 멸종위기종 저어새가 봄이면 번식을 위해 찾아오는 국내 최대 저어새 번식지입니다.

그런데 섬에 내려보니 바닷가는 쓰레기로 뒤덮여 있습니다.

스티로폼과 통발 부표 등 어구, 각종 생활 쓰레기가 널려있고 냉장고까지 떠내러 왔습니다.

쓰레기 더미 사이로 새들이 둥지를 튼 흔적도 발견됩니다.

[장정구/인천시 환경특별시추진단장 : "스티로폼 조각이고요. 이런 쓰레기를 가져다 둥지를 만들고 있는 상황인거요. 이게 노끈입니다. (이게 새들의 몸속으로 들어갈 수도 있겠네요?) 들어갈 수 있는 거죠. 물어다가 둥지를 만드는 과정에서요."]

매년 저어새 4백여 마리가 날아오고 괭이갈매기도 만 마리 정도 서식하는 조류 생태계의 보고지만, 밀려드는 해양 쓰레기가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겁니다.

[박석재/어민 : "쓰레기가 엄청 많아요, 바닷속에도. 많은데 배를 댈 수가 없으니까, (쓰레기) 운반이 힘들어요. 눈으로 봐도 어떻게 하질 못하잖아요."]

인천시가 매년 한 두 차례 수거하면서 5톤 정도를 치우지만 올해는 그나마도 하지 못했습니다.

접근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상시 정화 작업을 하려면 해양쓰레기 수거 전용 선박이 필요한데, 280억 원에 이르는 비용이 부담입니다.

[장정구/인천시 환경특별시추진단장 : "접근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전용 선박이 필요한 것이고요. 가라앉아 있는 쓰레기도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에 전문적인 선박이 필요한 상황이거든요."]

타이완 부근에서 20만 번의 날개짓 끝에 찾아오는 저어새의 여름 고향은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점점 쓰레기섬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허솔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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