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히잡 쓴 여성들 ‘김치’ 외쳤다…아랍 인플루언서들 한류 중심으로

입력 2021.07.0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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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지역을 대표하는 인플루언서들이 지난 5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모였습니다. 두바이와 아부다비 등 아랍에미리트(UAE)는 물론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 아랍 문화권에서 활동하고 있는 현지 뷰티 인플루언서들입니다. 일명 '라방'(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면서 입장하는 모습들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 50명의 'K-뷰티' 홍보대사'…K 스튜디오도

이번 행사는 코트라(KOTRA) 중동지역본부가 중동 온라인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 기획한 마케팅의 일환으로 열렸습니다. 코트라는 영향력이 있는 중동 현지 인플루언서들 50명을 '중동 K-뷰티 홍보대사'로 임명했습니다. 앞으로 코트라는 인플루언서들에게 한국 제품 홍보를 위한 각종 편의를 제공하고 이들은 각자의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에 나섭니다.

한국의 62개 중소기업 제품들이 참여할 예정인 가운데 인플루언서들이 라이브 방송과 각종 콘텐츠 촬영 등을 편하게 할 수 있는 스튜디오도 제공합니다. 이를 위해 코트라는 중동지부 내에 촬영 장비와 조명장치, 다양한 소품들이 갖춰진 'K-스튜디오' 도 문을 열었습니다.


■ 무한한 가능성을 담고 있는 중동 시장

중동 지역은 많은 가능성을 담고 있는 시장입니다. 특히 우리 화장품과 기호식품의 대(對) 중동 수출액은 지난해 기준으로 전년 대비 각각 13%, 62% 넘게 증가했습니다. 화장품의 대(對) 중동 수출액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25.4%씩 늘었고 올해는 더 성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무엇보다 한류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입니다. 실제로 UAE의 최대의 온라인 플랫폼인 아마존에는 천여 종에 가까운 한국 상품이 판매되고 있는데요, 아마존 측에서는 한국 상품만을 따로 모아 메인 화면에 배치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의 영향으로 온라인 시장의 증가세도 가파릅니다.

하지만 중동 지역은 한국 중소기업들의 입장에서는 선뜻 진출하기 쉽지 않은 곳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미국, 유럽, 아시아 지역보다 정보가 많이 부족하고 낯선 언어와 문화 등은 장벽으로 존재합니다. 코트라 중동지부에서는 이 부분에 주목하고 인플루언서들을 활용한 온라인 마케팅 지원에 본격적으로 나선 겁니다.


■ 12살 어린아이부터 '의족' 인플루언서까지

'K-뷰티 홍보대사'는 시리아와 레바논, 이라크 등 다양한 국적의 다양한 연령대의 인플루언서들로 이뤄졌습니다. 이들의 팔로워는 합쳐서 500만 명 이상입니다.

이들 가운데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존재는 이라크 출신의 자이나브 (Zainab)입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만 154만 명인데, 이곳에서 연예인급의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각종 광고도 섭렵하고 있습니다.

자이나브는 의족을 착용하는 인플루언서로 유명합니다. 이라크에서 동생과 지뢰를 가지고 놀다가 폭발사고로 왼쪽 다리를 잃은 자이나브는 성장 과정에서 왼쪽 다리를 전통복장으로 가리고 다니라는 이야기를 듣고 자라왔습니다. 중동 지역의 문화에서는 장애를 불편하게 여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는 더 많은 사람이 자신의 모습을 보고 희망을 갖는 등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싶다며 활발하게 활동 중입니다. 전통 복장이 아닌 원피스 또는 일반 바지 의상을 입고 의족을 드러낸 그녀의 사진은 중동 지역 사람들에게 많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한국 화장품 홍보에는 실제로 어린이 인플루언서가 나설 계획입니다. 12살의 하야(Haya)가 홍보대사로 포함된 이유입니다. 또 시리아 출신의 두 아이 엄마인 사라무슬리(SaramouslI)도 한국산 임산부와 유아용 뷰티제품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 "한류는 내가 최고" 한류 팬클럽 '최고 커뮤니티(choego_club)

이번 행사는 코트라가 주관했지만, 실질적인 진행은 한류 팬클럽 '최고 커뮤니티(choego_club)'가 맡았습니다. 이날 행사에서는 참가한 62개 한국 중소기업의 제품들을 피부 유형별로 분류해서 설명하는 자리도 마련됐는데, 이 제품의 설명을 한류 팬클럽 '최고 커뮤니티'가 담당했습니다. 쏟아지는 인플루언서들의 질문에 능숙하게 답변하고 한국제품들을 사용한 경험들도 공유해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이곳의 한류 팬클럽은 상당히 적극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두바이에서는 현지 아랍인인 일명 '에미라티(아랍에미리트 시민)' 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데, 한류 팬클럽에는 '에미라티' 여성들이 많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들은 K-pop, 드라마는 물론 한국 아이스크림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개하는가 하면, 자체적으로 한류 홍보를 위한 이벤트를 열기도 합니다.

■ '여성 활동 제약' 중동의 '트렌드 리더'…사진 찍을 땐 '김치'

중동 지역이 많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여성들의 활동에는 제약이 많습니다. 특히 '에미라티' 여성들은 사진을 찍기도 쉽지 않습니다. 아람 문화에서 가족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에게 본인들을 온전히 드러내는 것은 금기시되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이 이들의 사진을 찍는 것 또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최근 이 같은 문화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때문에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본인을 알리고 자유롭게 의견을 내는 인플루언서들은 많은 중동 여성이 따라 하고 싶은 '트렌드 리더'일 수밖에 없습니다.

한류와 한국제품에 푹 빠진 'K-홍보대사'들은 이날 행사에서 사진을 찍을 때도 '치즈' 대신 '김치'를 외쳤습니다. 이들은 K-스튜디오에서 '라이브 방송'을 시작하고 10월부터는 두바이 엑스포 한국관에서 한류 홍보에 본격적으로 함께 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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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리포트] 히잡 쓴 여성들 ‘김치’ 외쳤다…아랍 인플루언서들 한류 중심으로
    • 입력 2021-07-07 11:25:43
    특파원 리포트


중동 지역을 대표하는 인플루언서들이 지난 5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모였습니다. 두바이와 아부다비 등 아랍에미리트(UAE)는 물론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 아랍 문화권에서 활동하고 있는 현지 뷰티 인플루언서들입니다. 일명 '라방'(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면서 입장하는 모습들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 50명의 'K-뷰티' 홍보대사'…K 스튜디오도

이번 행사는 코트라(KOTRA) 중동지역본부가 중동 온라인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 기획한 마케팅의 일환으로 열렸습니다. 코트라는 영향력이 있는 중동 현지 인플루언서들 50명을 '중동 K-뷰티 홍보대사'로 임명했습니다. 앞으로 코트라는 인플루언서들에게 한국 제품 홍보를 위한 각종 편의를 제공하고 이들은 각자의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에 나섭니다.

한국의 62개 중소기업 제품들이 참여할 예정인 가운데 인플루언서들이 라이브 방송과 각종 콘텐츠 촬영 등을 편하게 할 수 있는 스튜디오도 제공합니다. 이를 위해 코트라는 중동지부 내에 촬영 장비와 조명장치, 다양한 소품들이 갖춰진 'K-스튜디오' 도 문을 열었습니다.


■ 무한한 가능성을 담고 있는 중동 시장

중동 지역은 많은 가능성을 담고 있는 시장입니다. 특히 우리 화장품과 기호식품의 대(對) 중동 수출액은 지난해 기준으로 전년 대비 각각 13%, 62% 넘게 증가했습니다. 화장품의 대(對) 중동 수출액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25.4%씩 늘었고 올해는 더 성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무엇보다 한류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입니다. 실제로 UAE의 최대의 온라인 플랫폼인 아마존에는 천여 종에 가까운 한국 상품이 판매되고 있는데요, 아마존 측에서는 한국 상품만을 따로 모아 메인 화면에 배치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의 영향으로 온라인 시장의 증가세도 가파릅니다.

하지만 중동 지역은 한국 중소기업들의 입장에서는 선뜻 진출하기 쉽지 않은 곳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미국, 유럽, 아시아 지역보다 정보가 많이 부족하고 낯선 언어와 문화 등은 장벽으로 존재합니다. 코트라 중동지부에서는 이 부분에 주목하고 인플루언서들을 활용한 온라인 마케팅 지원에 본격적으로 나선 겁니다.


■ 12살 어린아이부터 '의족' 인플루언서까지

'K-뷰티 홍보대사'는 시리아와 레바논, 이라크 등 다양한 국적의 다양한 연령대의 인플루언서들로 이뤄졌습니다. 이들의 팔로워는 합쳐서 500만 명 이상입니다.

이들 가운데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존재는 이라크 출신의 자이나브 (Zainab)입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만 154만 명인데, 이곳에서 연예인급의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각종 광고도 섭렵하고 있습니다.

자이나브는 의족을 착용하는 인플루언서로 유명합니다. 이라크에서 동생과 지뢰를 가지고 놀다가 폭발사고로 왼쪽 다리를 잃은 자이나브는 성장 과정에서 왼쪽 다리를 전통복장으로 가리고 다니라는 이야기를 듣고 자라왔습니다. 중동 지역의 문화에서는 장애를 불편하게 여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는 더 많은 사람이 자신의 모습을 보고 희망을 갖는 등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싶다며 활발하게 활동 중입니다. 전통 복장이 아닌 원피스 또는 일반 바지 의상을 입고 의족을 드러낸 그녀의 사진은 중동 지역 사람들에게 많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한국 화장품 홍보에는 실제로 어린이 인플루언서가 나설 계획입니다. 12살의 하야(Haya)가 홍보대사로 포함된 이유입니다. 또 시리아 출신의 두 아이 엄마인 사라무슬리(SaramouslI)도 한국산 임산부와 유아용 뷰티제품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 "한류는 내가 최고" 한류 팬클럽 '최고 커뮤니티(choego_club)

이번 행사는 코트라가 주관했지만, 실질적인 진행은 한류 팬클럽 '최고 커뮤니티(choego_club)'가 맡았습니다. 이날 행사에서는 참가한 62개 한국 중소기업의 제품들을 피부 유형별로 분류해서 설명하는 자리도 마련됐는데, 이 제품의 설명을 한류 팬클럽 '최고 커뮤니티'가 담당했습니다. 쏟아지는 인플루언서들의 질문에 능숙하게 답변하고 한국제품들을 사용한 경험들도 공유해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이곳의 한류 팬클럽은 상당히 적극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두바이에서는 현지 아랍인인 일명 '에미라티(아랍에미리트 시민)' 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데, 한류 팬클럽에는 '에미라티' 여성들이 많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들은 K-pop, 드라마는 물론 한국 아이스크림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개하는가 하면, 자체적으로 한류 홍보를 위한 이벤트를 열기도 합니다.

■ '여성 활동 제약' 중동의 '트렌드 리더'…사진 찍을 땐 '김치'

중동 지역이 많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여성들의 활동에는 제약이 많습니다. 특히 '에미라티' 여성들은 사진을 찍기도 쉽지 않습니다. 아람 문화에서 가족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에게 본인들을 온전히 드러내는 것은 금기시되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이 이들의 사진을 찍는 것 또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최근 이 같은 문화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때문에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본인을 알리고 자유롭게 의견을 내는 인플루언서들은 많은 중동 여성이 따라 하고 싶은 '트렌드 리더'일 수밖에 없습니다.

한류와 한국제품에 푹 빠진 'K-홍보대사'들은 이날 행사에서 사진을 찍을 때도 '치즈' 대신 '김치'를 외쳤습니다. 이들은 K-스튜디오에서 '라이브 방송'을 시작하고 10월부터는 두바이 엑스포 한국관에서 한류 홍보에 본격적으로 함께 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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