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대로에 생길 대형 ‘지퍼’…출근길 정체 해소할 수 있을까?

입력 2021.07.07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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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입니다. 대형 특수 차량이 2차선 분리대를 수거하고, 동시에 3차선에 중앙분리대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이 모습이 마치 지퍼를 잠그는 모습과 비슷해서 '로드 지퍼'(Road Zipper) 혹은 '지퍼 레인'(Zipper lane)이라고 부릅니다.

교통이 꽉 막히는 출근 시간대에 이동식 중앙분리대의 위치를 옮겨서 차량이 몰리는 방향에 차선을 하나 더 만들어 주는 건데요, 이 '지퍼'가 이르면 내년, 강변북로를 시작으로 올림픽대로에도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국토교통부출처: 국토교통부

■강변북로 출근길 62분→32분…올림픽대로는 93분→60분

강변북로 BTX(Bus Transit eXpress·고속 간선급행버스)는 서울 강변역에서 경기 남양주 수석 나들목(IC)까지 도입될 예정입니다.

강변북로의 경우 지난 2019년 9월 기준으로 출근시간대(오전 7시~8시)에는 만 6천여 대가 이용하고, 서울 방면으로는 9천여 대, 경기 방면으로 7천여 대가 이동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방향별로 교통량 비율을 따져보면 서울이 6, 경기가 4 정도를 차지하는데요.

이에 따라 정부는 출근 시간대에 한시적으로 이동식 중앙분리대를 이용해 경기 방향 한 개 차선을 서울 방향으로 바꾸고 버스 전용차선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렇게 되면 광역버스를 이용한 출근 시간을 약 1/2 수준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겁니다. 현재는 아침 7시 30분에 남양주 다산지구에서 강변역으로 이동할 때 한 시간이 넘게 걸리는데요. 사전용역연구 결과 BTX를 도입하게 되면 약 32분으로 단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림픽대로 BTX는 행주대교에서 서울 당산역까지 도입될 예정입니다. 도입되면 버스 통행 시간이 평균 93분에서 60분으로 줄어들고, 연간 약 104만 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BTX 실효성 의문"·"병목현상 해소 대책 필요"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BTX가 '도로 위의 지하철'이라고 불리는 BRT(간선급행버스)의 상급 시스템 격으로 제시됐지만, 종합적은 대책으로는 아쉽다"고 평가했습니다. 유 교수는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의 경우 통행량이 많아 도로 확장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서울-경기 양방향 간 통행량이 비슷해서 이동식 중앙분리대의 효과가 클 지도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실제 용역 연구를 통해 강변북로 도로 확장 방안도 검토했지만, 재원의 한계와 공사 중 교통 대책 마련이 어렵다는 점 등을 이유로 확장을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김태완 중앙대 도시시스템공학전공 교수는 "이동식 중앙분리대 설치 구간이 끝나는 부분에서는 병목현상이 발생하게 돼 있는데 이 구간에 지·정체가 가중될 수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책과 가변차로에서 발생하는 교통 사고 등을 막기 위한 교통 안전성 문제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가는 고속화도로 차선에 반대로 가는 버스 전용차선을 끼워 넣는 건데, 버스가 거기까지 진입하고, 또 거기서 빠져나오는데 복잡한 신호체계와 정밀한 노선계획이 필수적입니다.

정부는 우선 강변북로 노선을 대상으로 '지퍼 레인' 시범 사업을 벌일 예정입니다.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하는데 특히 안전성 확보 방안에 주력해 사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시범 사업을 진행한 뒤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파악해 오는 2023년부터 올림픽대로 사업을 시행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에 생길 커다란 '지퍼'가 출근길 정체를 얼마나 해소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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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림픽대로에 생길 대형 ‘지퍼’…출근길 정체 해소할 수 있을까?
    • 입력 2021-07-07 12:38:05
    취재K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입니다. 대형 특수 차량이 2차선 분리대를 수거하고, 동시에 3차선에 중앙분리대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이 모습이 마치 지퍼를 잠그는 모습과 비슷해서 '로드 지퍼'(Road Zipper) 혹은 '지퍼 레인'(Zipper lane)이라고 부릅니다.

교통이 꽉 막히는 출근 시간대에 이동식 중앙분리대의 위치를 옮겨서 차량이 몰리는 방향에 차선을 하나 더 만들어 주는 건데요, 이 '지퍼'가 이르면 내년, 강변북로를 시작으로 올림픽대로에도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국토교통부
■강변북로 출근길 62분→32분…올림픽대로는 93분→60분

강변북로 BTX(Bus Transit eXpress·고속 간선급행버스)는 서울 강변역에서 경기 남양주 수석 나들목(IC)까지 도입될 예정입니다.

강변북로의 경우 지난 2019년 9월 기준으로 출근시간대(오전 7시~8시)에는 만 6천여 대가 이용하고, 서울 방면으로는 9천여 대, 경기 방면으로 7천여 대가 이동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방향별로 교통량 비율을 따져보면 서울이 6, 경기가 4 정도를 차지하는데요.

이에 따라 정부는 출근 시간대에 한시적으로 이동식 중앙분리대를 이용해 경기 방향 한 개 차선을 서울 방향으로 바꾸고 버스 전용차선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렇게 되면 광역버스를 이용한 출근 시간을 약 1/2 수준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겁니다. 현재는 아침 7시 30분에 남양주 다산지구에서 강변역으로 이동할 때 한 시간이 넘게 걸리는데요. 사전용역연구 결과 BTX를 도입하게 되면 약 32분으로 단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림픽대로 BTX는 행주대교에서 서울 당산역까지 도입될 예정입니다. 도입되면 버스 통행 시간이 평균 93분에서 60분으로 줄어들고, 연간 약 104만 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BTX 실효성 의문"·"병목현상 해소 대책 필요"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BTX가 '도로 위의 지하철'이라고 불리는 BRT(간선급행버스)의 상급 시스템 격으로 제시됐지만, 종합적은 대책으로는 아쉽다"고 평가했습니다. 유 교수는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의 경우 통행량이 많아 도로 확장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서울-경기 양방향 간 통행량이 비슷해서 이동식 중앙분리대의 효과가 클 지도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실제 용역 연구를 통해 강변북로 도로 확장 방안도 검토했지만, 재원의 한계와 공사 중 교통 대책 마련이 어렵다는 점 등을 이유로 확장을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김태완 중앙대 도시시스템공학전공 교수는 "이동식 중앙분리대 설치 구간이 끝나는 부분에서는 병목현상이 발생하게 돼 있는데 이 구간에 지·정체가 가중될 수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책과 가변차로에서 발생하는 교통 사고 등을 막기 위한 교통 안전성 문제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가는 고속화도로 차선에 반대로 가는 버스 전용차선을 끼워 넣는 건데, 버스가 거기까지 진입하고, 또 거기서 빠져나오는데 복잡한 신호체계와 정밀한 노선계획이 필수적입니다.

정부는 우선 강변북로 노선을 대상으로 '지퍼 레인' 시범 사업을 벌일 예정입니다.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하는데 특히 안전성 확보 방안에 주력해 사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시범 사업을 진행한 뒤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파악해 오는 2023년부터 올림픽대로 사업을 시행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에 생길 커다란 '지퍼'가 출근길 정체를 얼마나 해소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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