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재활용으로 장기 체류”…첨단기술 ‘각축’ 우주 정거장

입력 2021.07.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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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제작: 김현수 디자이너][그래픽 제작: 김현수 디자이너]
“소변을 재활용하는 기술이 우주 공간 장기 체류의 기본입니다”
(유만선 국립과천과학관 팀장 인터뷰 중에서)


중국이 건설 중인 우주정거장에 체류하고 있는 승무원 3명이 첨단 기술로 소변을 재활용해 장기간 식수로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우주 비행사들이 장기 체류시에 소변을 식수로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중국은 기존과 다른 첨단 기술을 사용한 것이라며 ‘우주공간 장기 체류 가능성을 시험했다’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中 우주정거장, 3주간 승무원 소변 66리터 재(?)활용

중국의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선저우(神舟) 12호를 이용해 톈궁(天宮) 우주정거장 핵심모듈인 톈허(天和)에 도착한 녜하이성(聶海勝) 등 승무원 3명 (아래 사진)이 소변 재활용을 통해 생활에 필요한 물을 공급받고 있습니다.

출처=연합뉴스출처=연합뉴스

톈허 모듈 내 생명 유지 시스템의 일부인 소변 처리 시스템을 이용해 소변을 증류수로 바꾸고, 이를 식수나 청소, 산소 발생 등에 이용하는 것.

이 시스템은 한 번에 소변 6리터에서 증류수 5리터를 얻을 수 있으며, 시간당 최대 2.5리터의 증류수를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렇게 처리된 증류수의 수질은 중국의 식용수 기준 및 우주비행사 관련 기준을 통과했으며, 지상에서도 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습니다.

[모션 그래픽 제작: 강한결 디자이너][모션 그래픽 제작: 강한결 디자이너]

우주공간에서 장기 체류하려면 생명유지 시스템이 필수적이며, 그 가운데서도 하수 재활용과 산소 발생이 핵심적인 기술인 셈.

이번에 적용된 이른바 ‘소변 처리시스템’은 중국우주과학공업집단공사(CASIC) 제2연구원 내 연구소가 고안한 것입니다.

중국의 개발사 측은 물 재활용은 우주정거장 체류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수적이며, 이 시스템을 공학적으로 적용한 것은 이번이 중국 최초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왜 소변까지 마시나?…17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

전문가들은 ‘소변 처리시스템’ 같은 기술 개발은 식수 등 운송비용 절약을 위한 피나는 노력의 결과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개발사 측은 “우주선을 이용한 화물 운송 비용은 1kg당 14만~35만 위안(약 2455만~6138만원)”이라면서 “재활용 시스템을 이용하면 승무원 3명이 6개월 체류시 1억 위안(약 175억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이 같은 기술은 미국과 러시아에도 도입된 적이 있는데, 정화된 소변을 마실지 말지를 둘러싸고 약간의 신경전이 벌어진 경우까지 있습니다.

출처=가디언지 홈페이지출처=가디언지 홈페이지

영국 가디언의 2015년 보도 (위 사진)에 따르면 국제우주정거장(ISS)에는 미국 측 우주인들과 러시아 측 우주인들이 같이 지내고 있지만, 양측의 식수 처리 시스템은 서로 달랐습니다.

당시 큰 차이점 중 하나는 미국 우주인들이 소변을 정수해서 식수로 활용하지만 러시아 우주인들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

장기간 우주공간에 머무르는 ISS 우주인들은 이미 당시부터 사용하는 물의 90% 정도를 정수한 뒤 재활용해왔는데, 지구에서 물을 조달하는 비용이 너무 비싸기 때문입니다.

미국 우주인들은 이미 당시부터 호흡이나 땀으로 배출된 수분뿐만 아니라 인간의 소변과 실험용 동물의 소변까지 몽땅 끌어다 정수해 재활용했는데, 러시아 승조원들의 경우 소변은 재활용하지 않았던 것.

이와 관련해 유만선 국립과천과학관 전시지원팀장은 “국가별로 차이가 있는 것은 단순하게 취향의 문제로 볼수 없는, 비용 문제와 장기적으로는 생존의 문제”라며 “우주선 화물의 무게가 커질수록 로켓 발사에 들어가는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에 미국 NASA에서는 ISS에 체류하는 우주인들의 소변을 재처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비상시에 대비해 2000리터의 물을 보관하는 걸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유 팀장은 또 “이번에 중국이 사용한 ‘소변처리기술’도 최초 기술이라고 밝힐 정도로 큰 의미는 없을 수도 있지만 소변 여과시스템 하나에도 각국의 최신 기술이 적용될 정도로 우주 기술에 과학자들의 자존심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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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변 재활용으로 장기 체류”…첨단기술 ‘각축’ 우주 정거장
    • 입력 2021-07-08 07:00:45
    취재K
[그래픽 제작: 김현수 디자이너]
“소변을 재활용하는 기술이 우주 공간 장기 체류의 기본입니다”
(유만선 국립과천과학관 팀장 인터뷰 중에서)


중국이 건설 중인 우주정거장에 체류하고 있는 승무원 3명이 첨단 기술로 소변을 재활용해 장기간 식수로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우주 비행사들이 장기 체류시에 소변을 식수로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중국은 기존과 다른 첨단 기술을 사용한 것이라며 ‘우주공간 장기 체류 가능성을 시험했다’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中 우주정거장, 3주간 승무원 소변 66리터 재(?)활용

중국의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선저우(神舟) 12호를 이용해 톈궁(天宮) 우주정거장 핵심모듈인 톈허(天和)에 도착한 녜하이성(聶海勝) 등 승무원 3명 (아래 사진)이 소변 재활용을 통해 생활에 필요한 물을 공급받고 있습니다.

출처=연합뉴스
톈허 모듈 내 생명 유지 시스템의 일부인 소변 처리 시스템을 이용해 소변을 증류수로 바꾸고, 이를 식수나 청소, 산소 발생 등에 이용하는 것.

이 시스템은 한 번에 소변 6리터에서 증류수 5리터를 얻을 수 있으며, 시간당 최대 2.5리터의 증류수를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렇게 처리된 증류수의 수질은 중국의 식용수 기준 및 우주비행사 관련 기준을 통과했으며, 지상에서도 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습니다.

[모션 그래픽 제작: 강한결 디자이너]
우주공간에서 장기 체류하려면 생명유지 시스템이 필수적이며, 그 가운데서도 하수 재활용과 산소 발생이 핵심적인 기술인 셈.

이번에 적용된 이른바 ‘소변 처리시스템’은 중국우주과학공업집단공사(CASIC) 제2연구원 내 연구소가 고안한 것입니다.

중국의 개발사 측은 물 재활용은 우주정거장 체류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수적이며, 이 시스템을 공학적으로 적용한 것은 이번이 중국 최초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왜 소변까지 마시나?…17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

전문가들은 ‘소변 처리시스템’ 같은 기술 개발은 식수 등 운송비용 절약을 위한 피나는 노력의 결과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개발사 측은 “우주선을 이용한 화물 운송 비용은 1kg당 14만~35만 위안(약 2455만~6138만원)”이라면서 “재활용 시스템을 이용하면 승무원 3명이 6개월 체류시 1억 위안(약 175억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이 같은 기술은 미국과 러시아에도 도입된 적이 있는데, 정화된 소변을 마실지 말지를 둘러싸고 약간의 신경전이 벌어진 경우까지 있습니다.

출처=가디언지 홈페이지
영국 가디언의 2015년 보도 (위 사진)에 따르면 국제우주정거장(ISS)에는 미국 측 우주인들과 러시아 측 우주인들이 같이 지내고 있지만, 양측의 식수 처리 시스템은 서로 달랐습니다.

당시 큰 차이점 중 하나는 미국 우주인들이 소변을 정수해서 식수로 활용하지만 러시아 우주인들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

장기간 우주공간에 머무르는 ISS 우주인들은 이미 당시부터 사용하는 물의 90% 정도를 정수한 뒤 재활용해왔는데, 지구에서 물을 조달하는 비용이 너무 비싸기 때문입니다.

미국 우주인들은 이미 당시부터 호흡이나 땀으로 배출된 수분뿐만 아니라 인간의 소변과 실험용 동물의 소변까지 몽땅 끌어다 정수해 재활용했는데, 러시아 승조원들의 경우 소변은 재활용하지 않았던 것.

이와 관련해 유만선 국립과천과학관 전시지원팀장은 “국가별로 차이가 있는 것은 단순하게 취향의 문제로 볼수 없는, 비용 문제와 장기적으로는 생존의 문제”라며 “우주선 화물의 무게가 커질수록 로켓 발사에 들어가는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에 미국 NASA에서는 ISS에 체류하는 우주인들의 소변을 재처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비상시에 대비해 2000리터의 물을 보관하는 걸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유 팀장은 또 “이번에 중국이 사용한 ‘소변처리기술’도 최초 기술이라고 밝힐 정도로 큰 의미는 없을 수도 있지만 소변 여과시스템 하나에도 각국의 최신 기술이 적용될 정도로 우주 기술에 과학자들의 자존심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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