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유전 변이에 따라 코로나19 감염과 중증도 달라진다”

입력 2021.07.09 (00:06) 수정 2021.07.09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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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가진 유전 변이에 따라 코로나19에 쉽게 감염되거나 중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다국적 연구팀에 의해 발표됐습니다.

지난해 3월, 전 세계 과학자들이 모여 자발적 국제협력연구프로젝트인 ‘코로나19 인간 유전체 이니셔티브’(COVID-19 Human Genome Initative)를 결성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는 25개국 61개 연구팀이 참여했습니다.

한국에서는 강북삼성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 이화여자대학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공동으로 팀을 구성해 2020년 5월부터 첫 아시안 팀으로 참여했습니다.

연구팀은 질환과 연관 있는 유전 변이를 찾아내기 위해 약 5만 명의 코로나19 환자와 약 200만 명의 대조군에 대해 대규모의 전체 유전자 분석을 시행했습니다.

연구팀은 먼저 코로나19 환자를 호흡보조기가 필요한 중증 입원환자, 호흡보조는 필요 없으나 다른 감염 증상으로 입원한 환자, 무증상부터 경증환자까지 모두 포함한 환자로 분류한 후, 이어 인종별로 연구 결과를 비교해 분석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코로나19 감염과 코로나19 중증도에 연관된 변이가 13개 발견됐습니다. 이 유전 변이들은 기존 폐 질환이나 자가 면역 질환, 그리고 염증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것이 대부분이었으며, 폐에서 많이 발현되는 유전자들이 연관된 것으로 관찰됐습니다.

그중 ABO와 PPP1R15A 유전자에서의 변이는 코로나19 감염에 대해서만 연관을 보였고, 코로나19 중증도와는 연관이 없었습니다.

반면, 코로나19 중증도와 연관을 보인 유전변이는 폐암 및 폐 섬유증에 관여하는 DDP9 유전자, 자가 면역 질환에 관련된 TYK2 유전자, 폐암과 관련된 FOXP4 유전자에서 발견됐습니다.

특히 FOXP4 유전 변이는 유럽인종에서는 2~3% 정도의 낮은 빈도를 보이는 반면, 동아시아인 또는 남아시아인에서는 40% 정도의 상대적으로 높은 빈도를 보였습니다.

더불어 코로나19의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던 요인들 중 어떤 것이 코로나19의 중증 위험을 높이는지 분석한 결과, 흡연과 체질량지수가 코로나19의 중증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입증해냈습니다.

한국팀의 분석 리더이자, 이번 논문 작성에 직접 참여한 강북삼성병원 연구지원실 김한나 교수는 "이번 연구는 유럽 인종 데이터 중심인 대규모 유전학 연구에서 동아시아인 데이터로 참여해 유전적 다양성을 보여주는 결과를 도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밝혔습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감염병에 있어 유전학 연구의 중요성을 시사했다"며 "향후 코로나19 치료법을 제시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인 네이처 'Nature'에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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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1-07-09 01:02:12
    경제
사람이 가진 유전 변이에 따라 코로나19에 쉽게 감염되거나 중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다국적 연구팀에 의해 발표됐습니다.

지난해 3월, 전 세계 과학자들이 모여 자발적 국제협력연구프로젝트인 ‘코로나19 인간 유전체 이니셔티브’(COVID-19 Human Genome Initative)를 결성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는 25개국 61개 연구팀이 참여했습니다.

한국에서는 강북삼성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 이화여자대학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공동으로 팀을 구성해 2020년 5월부터 첫 아시안 팀으로 참여했습니다.

연구팀은 질환과 연관 있는 유전 변이를 찾아내기 위해 약 5만 명의 코로나19 환자와 약 200만 명의 대조군에 대해 대규모의 전체 유전자 분석을 시행했습니다.

연구팀은 먼저 코로나19 환자를 호흡보조기가 필요한 중증 입원환자, 호흡보조는 필요 없으나 다른 감염 증상으로 입원한 환자, 무증상부터 경증환자까지 모두 포함한 환자로 분류한 후, 이어 인종별로 연구 결과를 비교해 분석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코로나19 감염과 코로나19 중증도에 연관된 변이가 13개 발견됐습니다. 이 유전 변이들은 기존 폐 질환이나 자가 면역 질환, 그리고 염증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것이 대부분이었으며, 폐에서 많이 발현되는 유전자들이 연관된 것으로 관찰됐습니다.

그중 ABO와 PPP1R15A 유전자에서의 변이는 코로나19 감염에 대해서만 연관을 보였고, 코로나19 중증도와는 연관이 없었습니다.

반면, 코로나19 중증도와 연관을 보인 유전변이는 폐암 및 폐 섬유증에 관여하는 DDP9 유전자, 자가 면역 질환에 관련된 TYK2 유전자, 폐암과 관련된 FOXP4 유전자에서 발견됐습니다.

특히 FOXP4 유전 변이는 유럽인종에서는 2~3% 정도의 낮은 빈도를 보이는 반면, 동아시아인 또는 남아시아인에서는 40% 정도의 상대적으로 높은 빈도를 보였습니다.

더불어 코로나19의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던 요인들 중 어떤 것이 코로나19의 중증 위험을 높이는지 분석한 결과, 흡연과 체질량지수가 코로나19의 중증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입증해냈습니다.

한국팀의 분석 리더이자, 이번 논문 작성에 직접 참여한 강북삼성병원 연구지원실 김한나 교수는 "이번 연구는 유럽 인종 데이터 중심인 대규모 유전학 연구에서 동아시아인 데이터로 참여해 유전적 다양성을 보여주는 결과를 도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밝혔습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감염병에 있어 유전학 연구의 중요성을 시사했다"며 "향후 코로나19 치료법을 제시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인 네이처 'Nature'에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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