랍스터 산 채로 삶으면 벌금형?…죽은 랍스터 삶은 맛은?

입력 2021.07.09 (07: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요약

英, 랍스터 산 채로 삶는 것 금지하는 내용 상원 통과 앞둬
이미 스위스에서는 랍스터 '기절'시킨 뒤 삶아야

"랍스터 죽은 채로 삶으면 맛은 덜할 수도"


랍스터(바닷가재)를 산 채로 삶는 자, 벌금형을 받을지어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7일(현지시간) 랍스터를 살아 있는 상태로 뜨거운 물에 넣어 삶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 등을 포함한 동물복지법 개정안이 상원 통과를 앞두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갑각류와 연체동물의 생명권을 고려하는 동물복지의 일환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는데요.

동물에도 감각이 있다는 개념은 2009년 EU법에 포함됐습니다. 하지만 EU를 탈퇴한 영국은 여러 동물보호 단체로부터 "EU법과 비슷한 수준의 법을 마련하라"는 압박을 받아왔습니다.

영국 정부는 지난 5월 동물복지법 개정안을 의회에 보냈습니다. 조개류, 게, 문어, 오징어 등 기타 연체동물들이 고통을 느낄 수 있음을 인정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정말 랍스터나 오징어도 고통을 느낄까요?

영국의 이 같은 법 추진은 동물권에 대한 묵직한 물음을 던집니다. 랍스터(바닷가재)가 고통을 느낀다면 그 고통은 어느 정도일까요? 인간의 먹거리를 위해 살아있는 동물에게 고통을 가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비난받아야 하는 걸까요?

현재 스위스, 뉴질랜드, 오스트리아에서는 랍스터(바닷가재)를 산 채로 삶는 행위가 이미 불법입니다.

대신 요리하기 전에 랍스터를 반드시 기절시키도록 하고 있습니다. 전기 충격을 주거나 망치로 머리를 때려 기절시켜야 합니다.

랍스터가 통증을 느낄 수 있는가의 여부가 불분명할지라도 괴롭힘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랍스터는 가장 인기 있는 갑각류 식재료 중 하나이지만, 생명을 가진 존재인 만큼 좀 더 동물 친화적인 방식으로 조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사이언스지에서 한 연구원은 바닷가재를 산 채로 삶는 행위는 “불필요한 고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제 영국을 포함한 몇몇 국가에서는 랍스터를 산 채로 끓는 물에 넣을 수 없습니다. 기절시켜 죽은 채로 삶아 먹어야 하는데, 과연 이 경우 맛의 차이가 있을까요?

서울에서 오랫동안 바닷가재집을 운영해 온 식당 관계자에게 살아있는 랍스터와 죽어있는 랍스터를 각각 삶을 경우 실제로 맛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물어봤습니다.

-죽어있는 랍스터로 찜을 하는 것과 살아있는 랍스터로 찜을 하는 것의 맛 차이가 있을까요?

=(맛의 차이가) 엄청 나죠. 죽은 랍스터를 삶게 될 경우 대부분 짭니다. 달지도 않고 퍼석퍼석해요. 회도 그렇고 뭐든지 산 채로 (갓 잡아서) 요리해 먹는 게 맛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손님들이 살아있는 킹크랩, 랍스터로 찜한 요리가 훨씬 맛있다고 말합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앞으로 영국 랍스터(바닷가재) 가게의 주방 풍경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생(生) 랍스터를 요리했을때 맛이 죽어 있는 랍스터를 요리했을 경우와는 비교할수 없을 만큼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면 인간은 과연 이 맛을 포기할 수 있을까요? 동물권 보호와 맛의 풍미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은 최종적으로 어떤 선택을 할까요?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랍스터 산 채로 삶으면 벌금형?…죽은 랍스터 삶은 맛은?
    • 입력 2021-07-09 07:00:34
    취재K
<strong>英, 랍스터 산 채로 삶는 것 금지하는 내용 상원 통과 앞둬<br />이미 스위스에서는 랍스터 '기절'시킨 뒤 삶아야</strong><br /><strong>"랍스터 죽은 채로 삶으면 맛은 덜할 수도"</strong><br />

랍스터(바닷가재)를 산 채로 삶는 자, 벌금형을 받을지어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7일(현지시간) 랍스터를 살아 있는 상태로 뜨거운 물에 넣어 삶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 등을 포함한 동물복지법 개정안이 상원 통과를 앞두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갑각류와 연체동물의 생명권을 고려하는 동물복지의 일환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는데요.

동물에도 감각이 있다는 개념은 2009년 EU법에 포함됐습니다. 하지만 EU를 탈퇴한 영국은 여러 동물보호 단체로부터 "EU법과 비슷한 수준의 법을 마련하라"는 압박을 받아왔습니다.

영국 정부는 지난 5월 동물복지법 개정안을 의회에 보냈습니다. 조개류, 게, 문어, 오징어 등 기타 연체동물들이 고통을 느낄 수 있음을 인정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정말 랍스터나 오징어도 고통을 느낄까요?

영국의 이 같은 법 추진은 동물권에 대한 묵직한 물음을 던집니다. 랍스터(바닷가재)가 고통을 느낀다면 그 고통은 어느 정도일까요? 인간의 먹거리를 위해 살아있는 동물에게 고통을 가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비난받아야 하는 걸까요?

현재 스위스, 뉴질랜드, 오스트리아에서는 랍스터(바닷가재)를 산 채로 삶는 행위가 이미 불법입니다.

대신 요리하기 전에 랍스터를 반드시 기절시키도록 하고 있습니다. 전기 충격을 주거나 망치로 머리를 때려 기절시켜야 합니다.

랍스터가 통증을 느낄 수 있는가의 여부가 불분명할지라도 괴롭힘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랍스터는 가장 인기 있는 갑각류 식재료 중 하나이지만, 생명을 가진 존재인 만큼 좀 더 동물 친화적인 방식으로 조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사이언스지에서 한 연구원은 바닷가재를 산 채로 삶는 행위는 “불필요한 고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제 영국을 포함한 몇몇 국가에서는 랍스터를 산 채로 끓는 물에 넣을 수 없습니다. 기절시켜 죽은 채로 삶아 먹어야 하는데, 과연 이 경우 맛의 차이가 있을까요?

서울에서 오랫동안 바닷가재집을 운영해 온 식당 관계자에게 살아있는 랍스터와 죽어있는 랍스터를 각각 삶을 경우 실제로 맛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물어봤습니다.

-죽어있는 랍스터로 찜을 하는 것과 살아있는 랍스터로 찜을 하는 것의 맛 차이가 있을까요?

=(맛의 차이가) 엄청 나죠. 죽은 랍스터를 삶게 될 경우 대부분 짭니다. 달지도 않고 퍼석퍼석해요. 회도 그렇고 뭐든지 산 채로 (갓 잡아서) 요리해 먹는 게 맛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손님들이 살아있는 킹크랩, 랍스터로 찜한 요리가 훨씬 맛있다고 말합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앞으로 영국 랍스터(바닷가재) 가게의 주방 풍경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생(生) 랍스터를 요리했을때 맛이 죽어 있는 랍스터를 요리했을 경우와는 비교할수 없을 만큼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면 인간은 과연 이 맛을 포기할 수 있을까요? 동물권 보호와 맛의 풍미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은 최종적으로 어떤 선택을 할까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