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는 휴식기…주말 최고 120mm 강한 소나기

입력 2021.07.10 (06:00) 수정 2021.07.10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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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요란했던 올 장마가 당분간 쉬어갑니다. 장마전선이 남해상으로 내려가면서 이번 주말 제주에만 장맛비가 예보됐는데요. 앞으로의 장마 전망과 이번 주말 날씨를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 요란했던 엿새 '장맛비' 얼마나 왔나?

먼저 장맛비 상황을 점검해보겠습니다. 올 장마는 지난 3일 전국이 같은 날 시작했는데요. 그동안 내린 장맛비의 양을 살펴볼까요.

장맛비가 내린 지난 3일부터 8일까지의 누적 강수량(mm)장맛비가 내린 지난 3일부터 8일까지의 누적 강수량(mm)
위 그림에서 보라색이 100mm 이상, 붉은색이 200mm 이상 내린 지역을 의미합니다. 보시면 남부지방, 그 중에서도 남해안 지역에 가장 많은 비가 집중된 걸 알 수 있습니다.

지난 8일까지 엿새 동안 가장 많은 비가 내린 지역은 전남 장흥입니다. 그동안 598.5mm의 비가 내렸습니다. 이 지역의 연평균 강수량이 약 1,500mm니까 1년 내릴 비의 약 40%가 단 엿새 만에 쏟아진 겁니다.

남부지방 평균으로 봐도 253.5mm의 비가 내려서 예년의 장마철 전체 강수량(341.1mm)의 70%가 넘습니다. 반면 중부지방은 114.5mm, 제주는 109mm에 그쳤습니다. 그동안 좁은 띠 형태의 장마전선 구름대가 남부지방에 집중적으로 폭우를 쏟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이번 주말, 장맛비 대신 '소낙성 폭우'

그런데 그동안 남부지방에 많은 비를 뿌렸던 장마전선이 그제(8일)부터는 남해로 내려갔습니다. 한반도 상공으로 찬 공기가 남하했기 때문입니다.

어제(9일) 오후 천리안 2A호 위성 영상. 장마전선 구름대(붉은색 원)가 제주 남쪽 해상으로 위치한 가운데 찬 공기(파란색 원)가 남하한 지역을 중심으로 소나기 구름이 형성돼 있다.어제(9일) 오후 천리안 2A호 위성 영상. 장마전선 구름대(붉은색 원)가 제주 남쪽 해상으로 위치한 가운데 찬 공기(파란색 원)가 남하한 지역을 중심으로 소나기 구름이 형성돼 있다.

상층의 찬 공기는 이번 주말 동안 한반도 상공을 통과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장마전선은 계속해서 남해상에 머물 것으로 예측됐는데요. 주말 동안 제주도에만 장맛비가 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상층의 찬 공기는 대기 불안정을 유발합니다. 낮 동안 지면이 데워지면 상하층 간의 온도 차이가 벌어지며 공기가 위아래로 뒤섞이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때 곳곳에 높다란 소나기 구름이 만들어지는데요. 이 때문에 주말 동안 내륙 지역에는 강한 소나기가 예보됐습니다. 일부 지역에는 시간당 70mm가 넘는 국지성 폭우가 쏟아지면서 하루 강수량이 120mm가 넘는 곳도 있겠다고 기상청은 내다봤습니다.

장맛비가 아닌 소나기라고 방심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대처할 시간 없이 갑자기 쏟아지는 강한 소나기가 피해를 유발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특히 그동안 장맛비로 지반이 약해진 곳에서는 적은 양의 소나기로도 산사태나 붕괴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만큼 주변 상황을 수시로 점검하는 게 좋습니다.

열흘 이상 '장맛비' 없다!…올해 '최단 장마' 기록?

그런데 기상청 중기예보(10일 예보)를 보면 다음 주 월요일(12일)까지 곳곳에 소나기가 이어진 뒤 이후 예보 마지막 날까지 전국에 비 예보가 전혀 없습니다. 그러니까 대부분 지역에서 열흘 넘게 장맛비 예보가 없는 상황입니다.

기상청이 9일 발표한 서울 지역의 중기예보기상청이 9일 발표한 서울 지역의 중기예보

그렇다면 올 장마가 이대로 끝난 걸까요? 만약 지난 8일 내린 비가 올해 마지막 장맛비라면 중부와 남부지방의 경우 올해 장마는 지속 기간이 6일에 불과해 1973년과 함께 역대 가장 짧은 장마로 남게 됩니다. 지난해 중부지방에서 54일간 장마가 이어지며 '최장 장마' 기록을 세웠던 것과 대조적입니다.

그러나 장마 종료에 대해 기상청은 아직 신중한 입장입니다. 장마전선의 위치를 좌우하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이 아직 유동적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기상청은 다음 주 자료까지 분석한 뒤에 장마 종료 여부를 최종 판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다음 주, 강력한 '폭염·열대야' 온다!

장맛비가 주춤한 사이 폭염도 기승입니다. 이미 내륙 대부분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져 있는데요. 다음 주에는 더 강력한 폭염이 찾아옵니다.

오늘(10일) 오전 폭염특보 발효 현황오늘(10일) 오전 폭염특보 발효 현황

당장 다음 주 월요일(12일)부터 내륙 대부분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폭염 기준인 33도를 웃돌고 일부 지역은 35도 안팎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또 제주와 남부지방은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을 유지하는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는 곳도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폭염과 열대야는 다음 주 후반까지 이어지겠다고 기상청은 전망했는데요. 특히 다음 주부터 찾아오는 더위는 그동안의 초여름 더위와 달리 습도까지 높은 무더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맞는 폭염은 더 큰 피해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마스크를 쓰면 온열 질환 피해를 키울 수 있고, 반대로 폭염 때문에 마스크 착용을 소홀히 하거나 에어컨 바람 등의 이유로 코로나19 확산이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코로나19와 폭염의 취약 계층이 겹치는 만큼 더 꼼꼼한 방역·방재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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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맛비’는 휴식기…주말 최고 120mm 강한 소나기
    • 입력 2021-07-10 06:00:40
    • 수정2021-07-10 12:11:49
    취재K

시작부터 요란했던 올 장마가 당분간 쉬어갑니다. 장마전선이 남해상으로 내려가면서 이번 주말 제주에만 장맛비가 예보됐는데요. 앞으로의 장마 전망과 이번 주말 날씨를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 요란했던 엿새 '장맛비' 얼마나 왔나?

먼저 장맛비 상황을 점검해보겠습니다. 올 장마는 지난 3일 전국이 같은 날 시작했는데요. 그동안 내린 장맛비의 양을 살펴볼까요.

장맛비가 내린 지난 3일부터 8일까지의 누적 강수량(mm)위 그림에서 보라색이 100mm 이상, 붉은색이 200mm 이상 내린 지역을 의미합니다. 보시면 남부지방, 그 중에서도 남해안 지역에 가장 많은 비가 집중된 걸 알 수 있습니다.

지난 8일까지 엿새 동안 가장 많은 비가 내린 지역은 전남 장흥입니다. 그동안 598.5mm의 비가 내렸습니다. 이 지역의 연평균 강수량이 약 1,500mm니까 1년 내릴 비의 약 40%가 단 엿새 만에 쏟아진 겁니다.

남부지방 평균으로 봐도 253.5mm의 비가 내려서 예년의 장마철 전체 강수량(341.1mm)의 70%가 넘습니다. 반면 중부지방은 114.5mm, 제주는 109mm에 그쳤습니다. 그동안 좁은 띠 형태의 장마전선 구름대가 남부지방에 집중적으로 폭우를 쏟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이번 주말, 장맛비 대신 '소낙성 폭우'

그런데 그동안 남부지방에 많은 비를 뿌렸던 장마전선이 그제(8일)부터는 남해로 내려갔습니다. 한반도 상공으로 찬 공기가 남하했기 때문입니다.

어제(9일) 오후 천리안 2A호 위성 영상. 장마전선 구름대(붉은색 원)가 제주 남쪽 해상으로 위치한 가운데 찬 공기(파란색 원)가 남하한 지역을 중심으로 소나기 구름이 형성돼 있다.
상층의 찬 공기는 이번 주말 동안 한반도 상공을 통과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장마전선은 계속해서 남해상에 머물 것으로 예측됐는데요. 주말 동안 제주도에만 장맛비가 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상층의 찬 공기는 대기 불안정을 유발합니다. 낮 동안 지면이 데워지면 상하층 간의 온도 차이가 벌어지며 공기가 위아래로 뒤섞이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때 곳곳에 높다란 소나기 구름이 만들어지는데요. 이 때문에 주말 동안 내륙 지역에는 강한 소나기가 예보됐습니다. 일부 지역에는 시간당 70mm가 넘는 국지성 폭우가 쏟아지면서 하루 강수량이 120mm가 넘는 곳도 있겠다고 기상청은 내다봤습니다.

장맛비가 아닌 소나기라고 방심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대처할 시간 없이 갑자기 쏟아지는 강한 소나기가 피해를 유발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특히 그동안 장맛비로 지반이 약해진 곳에서는 적은 양의 소나기로도 산사태나 붕괴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만큼 주변 상황을 수시로 점검하는 게 좋습니다.

열흘 이상 '장맛비' 없다!…올해 '최단 장마' 기록?

그런데 기상청 중기예보(10일 예보)를 보면 다음 주 월요일(12일)까지 곳곳에 소나기가 이어진 뒤 이후 예보 마지막 날까지 전국에 비 예보가 전혀 없습니다. 그러니까 대부분 지역에서 열흘 넘게 장맛비 예보가 없는 상황입니다.

기상청이 9일 발표한 서울 지역의 중기예보
그렇다면 올 장마가 이대로 끝난 걸까요? 만약 지난 8일 내린 비가 올해 마지막 장맛비라면 중부와 남부지방의 경우 올해 장마는 지속 기간이 6일에 불과해 1973년과 함께 역대 가장 짧은 장마로 남게 됩니다. 지난해 중부지방에서 54일간 장마가 이어지며 '최장 장마' 기록을 세웠던 것과 대조적입니다.

그러나 장마 종료에 대해 기상청은 아직 신중한 입장입니다. 장마전선의 위치를 좌우하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이 아직 유동적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기상청은 다음 주 자료까지 분석한 뒤에 장마 종료 여부를 최종 판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다음 주, 강력한 '폭염·열대야' 온다!

장맛비가 주춤한 사이 폭염도 기승입니다. 이미 내륙 대부분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져 있는데요. 다음 주에는 더 강력한 폭염이 찾아옵니다.

오늘(10일) 오전 폭염특보 발효 현황
당장 다음 주 월요일(12일)부터 내륙 대부분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폭염 기준인 33도를 웃돌고 일부 지역은 35도 안팎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또 제주와 남부지방은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을 유지하는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는 곳도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폭염과 열대야는 다음 주 후반까지 이어지겠다고 기상청은 전망했는데요. 특히 다음 주부터 찾아오는 더위는 그동안의 초여름 더위와 달리 습도까지 높은 무더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맞는 폭염은 더 큰 피해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마스크를 쓰면 온열 질환 피해를 키울 수 있고, 반대로 폭염 때문에 마스크 착용을 소홀히 하거나 에어컨 바람 등의 이유로 코로나19 확산이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코로나19와 폭염의 취약 계층이 겹치는 만큼 더 꼼꼼한 방역·방재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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