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하는 기자들Q] 언론이 소비한 ‘청년’…갈등 혹은 분노

입력 2021.07.11 (22:34) 수정 2021.07.11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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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솔희: 방금 보신 영상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청년 문제를 다룬 영화, 드라마라는 점입니다. 젊은이들의 사랑과 갈등, 그리고 방황과 성장을 그리는 대신 사회 구조의 모순 속에 취업, 주택, 결혼 등을 포기하는 이른바 N포세대의 실상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언론에도 청년은 단골 소재로 등장하고 있는데요.

88만 원 세대, 3포 세대, 비트코인 세대, 이런 수많은 신조어로 묘사되는 청년들. 과연 언론을 통해 본 청년은 우리가 알고 있는 진짜 청년일까요? 아니면 언론의 소비된 청년일까요? 미디어의 본질을 묻습니다. 질문하는 기자들Q 이런 질문들로 13번째 문을 열겠습니다.

김솔희: 오늘은 청년세대를 바라보는 한국 언론의 보도 실태에 대해서 짚어보려고 합니다. 먼저 함께할 분들 소개해 드릴게요. 홍원식 동덕여대 교양학부 교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아무래도 교수님은 캠퍼스에서 학생들과 많이 교류를 하시잖아요. 그렇게 느끼는 청년과 언론을 통해서 보는 청년의 모습 그사이에 어떤 괴리 이런 걸 극명히 느끼시나요?

홍원식: 좀 차이가 크죠. 제가 요즘 친구들 만났을 때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 중 하나가 친구들이 요즘 대학생 어때? 이렇게 물어보면 한두 마디로 답하기 굉장히 힘들더라고요. 그런데 그거에 비해서 언론에서는 청년들을 굉장히 쉽고 편하게 규정짓고 있으니까 과연 언론에서 규정짓는 청년들이 맞는 것일지 그런 생각들이 많이 듭니다.

김솔희: 그래요? 오늘 그 부분에 대해서 잘 짚어보도록 하고요. 또 한 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청년 문제 본질을 살펴보는 가이드가 되어주시지 않을까 해서 모셨는데요. 김선기 신촌문화정치연구그룹 연구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김선기: 안녕하세요?

김솔희: 저서를 봤더니요. 소개가 청년 세대 담론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인간, 이렇게 적으셨더라고요. 어떤 의미일까요?

김선기: 청년에 대한 말들이 정말 많잖아요. 언론에서 식당에서 카페에서 인터넷을 켜도 많으니까 청년 글자만 보고 항상 마음이 쿵쿵 내려앉는 그런 기분이 항상 듭니다.

김솔희: 항상 청년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또 어떻게 비춰지는지에 대해서 항상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의미로 들리는데요. 오늘 그간의 고민을 풀어내 보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김솔희: 그리고 질문하는 기자들Q에서 열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김효신 기자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김효신: 열정.

김솔희: 취재하면서 본인이 MZ 세대에 들어간다는 걸 알고 굉장히 기뻐한다고 들었어요.

김효신: 최근 2주 사이에 제가 그걸 확인하고 깜짝 놀랐긴 했습니다. 그런데 MZ 세대가 1980년에서 2000년에 태어나신 분들 뜻하는 청년 세대인데 제가 지금 아슬아슬하게 MZ 세대 졸업하기 직전이거든요. 그래서 저희 MZ 세대 목소리를 제가 현장에서 들은 걸 가감 없이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김솔희: 충실히 대변해 주시기 기대하겠습니다.

[코너1] 언론에 소비된 청년

김솔희: 지난 4월 보궐선거와 또 30대 제1야당 대표 당선 이후 정치 뉴스를 필두로 청년 세대를 조명한 보도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선거에 영향을 준 핵심 세력으로 청년층 가운데에서도 정치권과 언론은 유독 20대 남성에 주목을 했는데요. 이대남으로 규정된 이들은 언론에서 어떻게 조명되고 있는지 김효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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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1]

[녹취][MBC “20, 30세대를 가리키는 밀레니얼 세대와 제트 세대의 앞 자를 따서 MZ 세대”

[녹취] SBS 대선 주자들이 앞다퉈 2030인 MZ 세대 문화를 익히기 시작했습니다.

[녹취] YTN “청년특임장관을 신설하자고 제안했습니다.”

X, Y, Z세대, 삼포 세대 등 언론에 등장하는 청년 담론은 항상 있어 왔지만 이번에는 양상이 조금 다릅니다.

정치권이 주목하면서 이슈의 주변부에 있던 ‘청년 세대’가 중심으로 들어온 겁니다.

계기는 지난 4월에 있었던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였습니다.

청년층이 선거에 영향을 준 핵심 세력으로 떠올랐고, ‘MZ, 2030 세대’로 검색한 보도량도 그야말로 폭발했습니다.

[녹취] KBS “2030의 표심을 의식해 적극 대응하는 분위기입니다.”

‘청년’관련 보도량이 다시 한번 급증한 시점은 지난달. 바로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이었습니다.

30대 이준석 씨가 당 대표에 당선되면서 언론도 20대 남성을 뜻하는 ‘이대남’과 이준석 대표를 연관 짓는 기사를 쏟아낸겁니다.

그렇다면 이준석 대표와 함께 급부상한 ‘청년 담론’을 언론은 어떻게 소비하고 있을까요?

국민의힘 청년 소통 행사가 열린 강남역!

[녹취] 김진호/25살, 직장인
“결혼을 하기 위해서 연애를 포기해야 하고 연애를 하자니 돈이 부족해서 결혼할 수 없는 지금의 문제를...”

[녹취] 황서명/22살, 대학생
“우스갯소리로 20대 제 친구들과 20대 여성들은 정치적 난민이라고까지 비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청년들은 결혼과 육아부터 양성평등, 괴롭힘 해결 법안까지 다양한 청년 문제를 제기했지만, 상당수 언론은 “2030 남성 대변자 이준석 대표에게 20대 여성이 돌직구를 날렸다”는 내용을 중심으로 보도했습니다.

이대남에 대한 대척점으로 20대 여성을 뜻하는 ‘이대녀’를 써 왔던 언론은,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던 행사 기사도 갈등을 강조하는 데 머물렀던 겁니다.

기자
“언론에 아쉬운 점은 없으신지?”

[인터뷰] 이준석/국민의힘 당대표
“언론은 결국에 소비되는 것이기 때문에 가장 잘 소비될 아이템을 뽑는 건 맞죠. 처음에 할당제 폐지를 얘기하면은 할당제 폐지와 무슨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여성 혐오냐 아니냐로 언론이 전선을 만들더라고요. 할당제를 폐지하는 것은 제도적으로 어떤 인재를 어떻게 선발하냐의 문제인데. 그것을 여성 혐오라는 딱지를 붙여서”

언론에서 불붙인 이대남, 이대녀 논란은 당사자인 청년들도 불만입니다.

기자
“안녕하세요? KBS질문하는기자들입니다.”

기자
“‘평범한 대학생인 내가 이대남?’이라고 쓸 수도 있었잖아요. 그런데 저는 ‘언론’이라는 단어가 상당히 뼈아프게 다가왔거든요.”

[인터뷰] 류기환/홍익대학교 4학년 ‘청년하다’ 시민단체 활동
“청년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언론에서 얘기하는 이대남, 이대녀 이렇게 구분이 쉽게 될 수 있는 것들도 아니고 그 안에서 싸워가지고 이겨낼 수 있는 것들도 아니고 그런데, 그런 상황이 마치 예를 들면 페미니즘 때문에 남성들이 뭐가 안 되는 거야. 아니면 비정규직 때문에 일자리가 없어지는 거야, 이런 것처럼 언론에서 이야기하고, 그러니까 ‘너의 적이 이쪽이야’라고 얘기하는 방식이 저는 굉장히 문제적이라고 생각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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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솔희: 김 연구원님 보시기에는 어때요?

김선기: 우리가 청년 규정을 만 19세에서 34세까지로 하고 있는데 그 연령대에 해당하는 인구는 1,000만 명이 넘거든요. 그렇다 보니까 그 사람들한테서는 굉장히 다양한 목소리들이 있을 수 있는데 한 가지가 선택돼서 납작하게 나온다는 것은 좀 과도한 일반화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리고 나아가서 언론에서 강조하고 있는 청년에 대한 논리들이 대부분 가장 단순해서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사실 사람은 굉장히 복잡한 존재잖아요. 한 사람 알기도 굉장히 힘든데 청년이라는 집단 전체를 알았다라고 선언하는 기사가 너무 많다고 생각합니다.

김솔희: 김효신 기자 현장에서 취재하면서, 만난 청년들의 반응도 정작 본인들이 이대남, 이대녀 이렇게 규정이 되는 것에 대한 반감이 굉장히 높았다고요.

김효신: 반감도 있었고요. 그다음에 이대남, 이대녀 논란에서 질문했을 때 그게 뭔가요?

김솔희: 일단 잘 모르는.

김효신: 왜냐하면 본인들은 관심이 없거든요. 지금 솔직한 말로 학생들의 가장 관심은 취업이거든요. 그래서 먹고 사는 것에 매몰되어 있는데 반페미, 그다음 이대남, 이대녀가 도대체 우리한테 무슨 도움이 되느냐. 결과적으로 언론이 먹고 살기 위해서 그걸 강조해가면서 갈등을 부추기는 거 아니냐라는 약간 문제 제기하는 목소리가 많아서 제가 인터뷰하는 제 손이 부끄럽더라고요, 사실은.

김선기: 이대남이라는 말 자체가 약간 아재필이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무슨 얘기냐면 20대 남성을 이렇게 말하면 되는데 왜 굳이 이렇게? 이게 요즘 말도 아니지만 별다줄이거든요. 별걸 다 줄이네인데 사실 되게 아저씨들이 젊은 애들이 말을 많이 줄이니까 잘못 따라한 느낌? 그런 느낌이 확실히 있습니다.

김솔희: 괜히 따라해보려고 한 느낌. 그러면 이준석 대표가 당선이 된 것에 대해서 어떤 연령층에서 많이 지지를 한 건지 그런 조사 결과가 있었나요?

김효신: 언론들이 대부분 마치 이준석 대표가 당선된 현상이 20대 남자가 지지했기 때문이라는 취재의 보도들이 되게 많이 나왔는데 최근에 한국 리서치가 조사한 결과를 보니까 이준석 대표 당선 결과에 부정적인 평가를 한 세대가 20대였고요. 긍정 평가를 한 세대가 오히려 60대가 68%로 높았던 거예요.

단순하게 아마 이준석 대표가 30대이기 때문에 그다음 평상시 이대남과 많이 소통을 하겠다고 이야기를 해왔기 때문에 그렇게 언론에서 갖다 붙인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언론, 같은 언론사 논조도 계속 바뀌더라고요.

홍원식: 사실 이준석 대표가 당선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죠. 그런데 딱히 이대남이라는 표현을 갖다 쓰거나 또 세대론을 갖다 붙이는 것은 편리하기 때문이죠. 그러니까 이준석이라는 사람을 설명하기에 쉽게, 편리하게 쓸 수 있으니까 그런 용어를 갖다 쓰는 거라고 생각을 하고 정치권들도 사실은 그렇게 세대론을 갖다 붙이는 게 일종의 이익이 되기 때문에 그렇게 갖다 붙이는 거라고 생각해요.

김솔희: 어떤 점에 이익이 있을까요?

홍원식: 기존 정치권은 사실은 이렇게 젊은 세대 대표가 뽑히는 걸 보면 기존에 잘못한 게 많은 거죠.

김솔희: 그렇죠.

홍원식: 그런데 그런 오류에 대해서 진지한 반성을 하기보다는 쟤는 젊으니까 당선됐어. 나는 나이가 많으니까 밀려났어. 일종의 세대 핑계로 사용할 수 있는 거고, 그래서 그 속에서 타협이 발생하는 거죠. 청춘이라는 이름을 거래로 일종의 타협이 발생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선기: 사실 이 세대론이 정치적인 이익하고 되게 굉장히 유관하게 오래전에 만들어왔다는 사실을 좀 지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연구를 하다 보면서 선행연구를 찾아보게 되는데 2000년대 초반에 나온 연구에서부터 미디어에서 세대 갈등을 너무 과장해서 보도하고 있다는 내용이 나왔고요.

특히 제가 연구를 했던 2010년대로 오게 되면 사실 정파성으로 분석하는 게 굉장히 쉬운 분석이긴 하지만 한국에서 보수 언론에서는 청년을 너희 알고 보니 되게 보수적이더라 이런 식으로 규정하는 보도를 하고 그리고 진보 보도에서는 또 반대 보도를 하고 이런 현상이 굉장히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습니다.

김솔희: 그리고 또 이대남이라는 어떤 세대가 갑자기 규정이 되어버렸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당연히 그 반대에 이대녀라는 개념이 생기게 되고 그러다 보니까 또 어떤 젠더 갈등으로 이야기가 이어지더라고요.

김효신: 저도 안타까운 부분인데 사실상 20대 여성과 남성의 차이는 분명히 있겠지만 그들이 처한 현실은 거의 비슷하거든요.

김솔희: 그렇죠.

김효신: 그런데 저희도 이대남하고 이대녀를 워드 클라우드 분석을 최근 6개월 치를 한번 해봤어요. 언론들이 도대체 어떤 지점에서 이대남, 이대녀라는 단어를 쓰는지. 그런데 이대남이라는 단어를 중심으로 해서는 정치 이슈에 여러 곳들이 퍼져 있고, 이대녀라는 단어 중심으로는 해서는 이대남이 가장 근접하고도 크게 등장을 하는 거예요. 그 말은 무슨 말이냐. 이대녀는 이대남의 대척점으로 주로 소비가 됐다는 이야기거든요,

김솔희: 왜 이런 현상이 빚어지고 있을까요?

홍원식: 요즘 이렇게 심해진 뿌리를 찾아가보면 사실은 고용 문제가 굉장히 크죠. 여성 할당제라든지 또는 군 가산점제 같은 그런 고용과 관련된 문제에서 이런 젠더 갈등이 좀 촉발된 측면이 있고요. 그런데 언론 보도를 보면 사실은 이 문제의 뿌리를 살펴보기보다는 남녀가 갈등하고 있다라는 현상적 측면에 집중해서 보도를 하다 보니까 우리 사회적 인식도 원래 문제의 출발점에 대해서 다 잊어버리고 그냥 남녀가 갈등하고 있다라는 인식만 갖게 되는 것 같아요.

김선기: 잠깐 얘기 하나 해도 될까요? 또 이대남의 담론의 출발점 자체가 표면만 보는 그런 보도가 문제가 된 거라고 저는 생각을 하는데요. 사실 20대 남성과 20대 여성의 차이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18년 리얼미터에서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이 남성과 여성이 20대에서 엄청난 차이가 난다는 것을 보도를 하면서 이대남이라는 말이 나오게 되었는데요.

사실 그때도 같은 연령대 안에서 젠더 차이가 성별 차이가 이렇게 두드러진 적이 처음이다라는 것 때문에 굉장히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기는 했는데 그런데 발표가 되었으면 그게 왜 다른지에 대한 분석들이 같이 들어가 주면 좋은데, 그렇지 않으니까 20대 남성과 여성은 다르다라는 사실만 계속해서 재생산이 되는 게 지금까지 온 것 같거든요.

김솔희: 또 청년 사회의 또 다른 문제는 불공정 사회라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청와대 박성민 비서관이 임용이 되면서 그 논란이 적격성 논란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불공정의 아이콘이 되어버린 느낌이에요. 이 현상을 어떻게 보셨어요?

김선기: 어떻게 보면 청년들의 삶이 빡빡하다 보니까 보는 사람으로서는 확실히 박탈감을 느낄 수는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설명들이 충분히 제공이 되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오히려 분노를 했다는 사실, 약간 그런 인터넷 보도를 기반으로 분노 자체를 더 부추기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청년 비서관 자리에는 사실 그전에 김광진 전 국회의원이 있었고 그전에 청년소통정책관이 1급은 아니었지만 생겼을 때도 몇몇 청년들이 임명이 되었던 자리이고 별정적 공무원이기 때문에 정규직이 아니고 제한된 기간 동안 일명 비정규직이었거든요. 그러한 점들을 언론에서 함께 보도를 하지 않음으로서 어떻게 보면 소위 클릭 수 장사를 하는 데 가장 최적화된 버전으로 많은 보도들이 이루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좀 해보게 됩니다.

김효신: 최근 똑같은 사태가 비슷하게 또 벌어진 게 있는데 공공기관의 지역 할당을 50% 채용하자라는 문제 제기가 있었는데 이런 건 충분히 논의할 수 있어요. 지방대를 50% 할당을 할지 말지는 우리가 공공의 영역에서 같이 논의할 수 있는 부분인데 언론, 일부 언론이 어떻게 보도를 했냐 하면 자극적으로 보도하기 위해서 일부 커뮤니티의 댓글을 갖다가 쭉 보도를 한 거예요.

예를 들어 연세대 에브리타임에서는 나 이렇게 이럴 줄 알았으면 공부 열심히 안 해서 지방대 갈 걸. 그다음에 지방에 사는데 지방대 가면 되지, 가지 말라고 했니, 이런 댓글이라든지 고려대 고파스에 이거 역차별 아니야? 서울에 있는 대학생들. 그러니까 이거는 전형적인 분노 유발 보도거든요. 그런데 이것들이 과연 청년을 위한 보도인가, 청년 보도인가라는 약간 의문심, 의문이 드는 부분이더라고요.

김솔희: 그러게요. 요새는 댓글이 그 자체로 그냥 보도가 되고 기사가 되어 버리니까요. 이런 걸 보면 언론이 참 왜 이렇게 이간질을 해, 왜 이렇게 갈등을 부추길까, 싶은데 이게 또 하나의 뭐랄까. 트렌드로 자리를 잡은 것 같기도 해요.

홍원식: 언론이 기본 속성상 갈등을 좋아하죠. 모두 다 평화롭게 행복하게 살았다. 이건 기사가 안 되잖아요. 언론이 청년들에 대해서 굉장히 단순화시키는 경향이 있는 거죠. 이중적 단순화라고 생각하는데 기본적으로 세대 간의 차이를 극단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 청년 세대를 단순화하고 그리고 청년 세대 내에서 남성과 여성을 단순화하는 그런 모습들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결국 이게 상업적 이익과 관련이 되어 있고요.

또 한편으로 보면 우리 언론이 고질적으로 갖고 있는 편향성을 생각을 합니다. 언론이 유독 주목하는 건 청년 세대가 갖고 있는 사실 사회적 불만, 공정이라고 프레임으로 주목을 하고 있는 거죠. 그 배경을 보면 조국 사태 이후 현 정부를 비판하기 위한 굉장히 좋은 수단으로서 청년 세대라는 담론이 이용될 수 있기 때문에 언론이 그리고 정치권이 이런 청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의심이 듭니다.

김선기: 프레이밍이 되게 흥미롭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사실 이해 관계가 그 사회에서 다 다르고 그렇기 때문에 갈등이 벌어질 수 있는데, 이를테면 종부세 논란 같은 걸 보면 그것을 기득권, 강남, 부자, 이런 식으로 프레이밍을 하지 그게 기성 세대가 종부세를 내기 싫어해서 논란이 발생했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지 않거든요. 청년이라고 해서 청년 모두의 분노인 것처럼 대표값을 그렇게 주는 게 저는 굉장히 흥미로운 프레이밍이라고 생각합니다.

홍원식: 흥미롭다는 표현 속에는 분노가 좀 담겨져 있는 것 같아요.
김선기: 네, 싫습니다.

[VCR2] 나는 죽은 사람의 집을 청소하는 특수청소부입니다.

[코너2] 언론이 사랑한 vs 외면한 청년

김솔희: 참 마음이 먹먹해지는 내용이었어요.

김효신: 저도 사실 대학 때 주말을 포함해서 서너 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한 평짜리 고시원에 살았거든요. 그때 절망감 같은 게 그대로 느껴지는 것 같아서 가슴이 많이 아픈데요. 제가 확인을 해봤더니 작년에 응급실로 들어온 자살 시도자가 20대 여자분이 작년에 4600명 정도 되고 20대 남자분이 1700명 정도 돼서요. 전 세대를 통틀어서 가장 많았대요.

그리고 사망 원인을 보면 20대가 51%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거였는데, 이렇게 이제 어두운 측면에 대해서 사실 청년에 대해서 보도하는 경우가 많지 않거든요. 특히나 아까 말씀하셨던 일부 이대남이 여러 가지 대학생이나 이런 계층을 과다 대표해서 저희가 마이크를 대주다 보니까 이런 소외 계층에 대해서는 너무 외면을 당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언론들이 입맛에 따라서 취사 선택을 해서 소비하는 그런 언론 보도의 행태를 한번 집중 취재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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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3]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조국 민정수석 사건.

굵직한 정치 이슈가 있을 때마다 ‘서울대 보수 단체’라며 의견을 밝힌‘트루스 포럼‘.

언론들은 서울대 학생 단체의 주장이라며 전달하기 바빴는데요.

그런데 이‘트루스포럼’은 정말 서울대생들을 대표하는 보수 단체일까요?

직접 검증에 나선 대학생들이 있어서 만나봤습니다

지난해 탐사전문매체 뉴스타파와 ’트루스포럼‘ 검증 취재를 한 홍석영, 배지현 학생.

기자
“어떤 생각을 가지고 트루스 포럼을 검증해야겠다고 생각하셨는지...”

[인터뷰] 배지현/트루스포럼 취재 대학생
“제목만 딱 봤을 때는 서울대 다수 학생의 의견인 것처럼 그렇게 보일 수 있는 보도들이 양산되고 있었다는 거에 저희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어요.”

기자
“문제의식이 생겼던 지점이 뭐가 있었을까요?”

[인터뷰] 홍석영/ 트루스포럼 취재 대학생
“(2019년 7월까지)트루스 포럼 서울 지부에서 유치하는 강연이나 거리 집회를 거의 다 나가봤었어요. 처음 나갔던 곳이 트루스 포럼 전국 집회에서 연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이런 식으로 깃발을 들고 계신 학생들이 몇 분 계셨는데 스무 명이 채 되지 않았고, 나머지를 다 채우고 있던 것들이 대학생들이 아니라 여러 우익단체 태극기 집회도 있었고...”

확인 결과 서울대 학생은 20여 명에 불과하고 서울대에 동아리 등록조차 안 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더욱 충격적이었던 것은 트루스포럼을 서울대 학생단체라고 보도한 기자들의 입장이었다고 합니다.

[녹취] 홍석영, 배지현
A기자: 최대한 중립적으로 보수단체라고 표현했다
B기자:트루스 포럼이 스스로 보수단체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따랐을 뿐이다
C기자: 매체의 정파성 포털뉴스 클릭 수를 고려해서 이들을 기사화했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인터뷰] 배지현/트루스포럼 취재 대학생
“이들이 다른 단체보다 빠르게 성장했어요. 어떻게 빠르게 성장했나 이거를 취재를 하다 보니까 언론이 이들의 목소리에 확성기를 달아준 면모가 없지 않아 있다.”

언론이 일부 청년들의 목소리에 확성기를 대주는 문제는 이 사례만일까요?

언론이 주로 다룬 청년은 누구인지 저희 질문하는기자들 팀이 최근 1년 동안 신문사 8곳이 보도한 ’청년‘ 관련 보도 2만 5천여 건을 분석해봤습니다.

단순 정책 보도가 아닌 청년의 목소리를 담은 기사는 335건이었는데, 이 가운데 70% 이상이 서울에 있는 청년을 대상으로 한 기사였습니다.

이 기사들에서 인터뷰를 한 청년의 평균 나이는 26.5세. 그리고 대학생이거나 직장인인 경우가 절반에 가까웠습니다.

이렇게 직접 인터뷰라도 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아예 특정 게시판이나 커뮤니티 의견을 그대로 보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2만 5천여 건의 기사 가운데 인터넷 커뮤니티나 댓글, 게시판을 인용해 쓴 기사는 4천3백여 건, 17%가 넘었습니다.

커뮤니티 인용이 1270여 건, 댓글 인용이 650건, 게시판 인용이 550건이었고, 나머지는 아예 출처를 밝히지 않은 채
네티즌 반응이나 온라인 반응 등이라고 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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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솔희: 내용 보니까요. 언론에서 다룬 특성이 딱 있네요. 나이는 평균 26.5세라고 나왔고 일단 서울에 살아야 하고 대학생, 이 정도로 치중이 되는 걸 확인할 수 있는데요. 그러면 저 안에 포함되지 않은 사람들도 되게 많잖아요. 그들의 목소리는 어떻게 대변될 수 있을지.

김효신: 대학가에서 인터뷰한 사람들이 대부분 선입견 때문인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4년제도 아니고 서울의 명문 4년제 대학생 보통 인터뷰를 해요. 서울 사대문 안에 있는 명문 대학생들이 대학생 전체 10%가 채 안 된단 말이에요. 그런 분들한테만 저희가 마이크를 대는 거예요.

어떤 보도에는 부산에 사는 한 대학생은 너무 취업하기도 힘들고 살기 힘들고, 하루에 두 끼만 먹는다. 이렇게 되게 선별적으로 되게 빈곤 때문에 고통받고 경제적으로 힘들다. 이런 데에 지방 대학생들을 소비를 하고 그 외 나머지의 것들은 서울권 대학생을 소비한다거나 이런 식으로 너무나 왜곡되고도 선별적으로 보도하는 양태가 보여지더라고요.

김선기: 세대 담론에서도 비슷한 문제들이 발생한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제가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많이 드는 건 헬조선이라는 말입니다. 헬조선이라는 말이 보통 이제 처음 보도가 될 때부터 요새 젊은 사람들이 어떻게 한국을 미개한 조선, 지옥이라고 부를 수 있냐, 이런 어조로 보도가 되었었는데요.

사실 이 말을 청년들한테 헬조선이라는 말을 어디서 처음 들어보셨어요라고 물어보면 자기가 알고 있었던 것, 혹은 인터넷을 통해서 본 것, 이런 게 아니고 다 신문을 통해서 봤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일종의 상식처럼 된 거죠. 그게 다시 한번 헬조선 현상으로 실제로 다시 세상이 바뀌어나가는 것인데 이런 과정 속에서 저는 청년에 대한 어떤 고정관념들을 미디어가 너무 다양하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을 좀 지우기가 어렵습니다.

김솔희: 이런 얘기가 요새 있더라고요. 한국전쟁 이후 부모 세대보다 더 못 사는 세대가 바로 지금의 청년 세대다. 이런 세대가 처음 있다.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하는데, 그렇게 치면 지금 사실의 청년 세대는 세대 문제가 아니라 시대 문제로 볼 수도 있는 건데요. 이런 부분들은 좀 외면을 하고 그냥 현상만 보도하는 언론. 이런 게 진짜 문제죠.

홍원식: 사실 지금 말씀하신 대로 부모보다 못 사는 청년들의 문제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고 전 세계의 문제죠. 피케티 교수의 표현을 빌리자면 자본 수익률이 경제 성장률보다 낮게 나타나는 문제라는 거죠. 쉽게 얘기해서 임대료라든지 아니면 주식 투자해서 번 돈이라든지 이런 수익률이 근로 소득보다 훨씬 커진다는 거죠.

그러니까 원초적 자본을 갖고 있지 않은 청년 세대 같은 경우에는 열심히 직업을 얻고 일을 해봤자, 사실 사회적 격차가 더 커지기 때문에 그걸 따라잡을 수 있는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는 게 문제의 핵심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문제를 만회하기 위해서 코인에도 관심을 두고 또 사회적으로 얼마 안 남은 좋은 일자리에도 더 많이 관심을 두고 때로는 불만을 갖고 하는 것인데 청년들이 늘 저렇게 사회에 불만 갖고 있고 무언가 일은 열심히 안 하고 코인만 하고 있는 것같이 보도를 하니까, 이런 사회적인 악순환이 지금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김선기: 청년들이 암호화폐를 많이 한다 이런 기사가 나오면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그걸 보는 청년들은 나도 암호화폐를 해야 되나라고 이런 식의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문제의식이 있다고 하더라도 워낙 미디어가 모든 언론에서 다 쓰고 있고 강력하니까 거부하기가 힘든 부분이 있다고 생각을 하는 거고요.

홍원식: 그러니까 언론이 제일 잘하는 게 사실 두 가지가 있는데 아까 우리가 살펴봤던 첫 번째 이간질이 있었고요. 또 하나가 지적질이죠. 더 좋은 저널리즘이 되기 위해서 해야 하는 건 잘못된 걸 지적을 함과 동시에 이 문제가 왜 발생했는지 원인을 파악하고 그리고 대안을 제시하는 거죠.

그런데 우리 언론의 모습을 보면 사실 청년 세대들을 굉장히 단순화해서 이런저런 잘못을 저지르고 불안한 모습, 이걸로만 비춰지고 있기 때문에 사실 문제 원인도 잊어버리게 만들고요. 그리고 대안을 모색하는 거 자체는 언론의 역할이 아니다라고 스스로 생각해버리는 것 같아요.

김효신: 제가 취재 과정에서 만난 20대 얘기가 정말 가슴이 너무 아팠던 적이 뭐냐 하면 우리가 먹고 살기 힘들면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고 이런 문제 제기가 정확하게 되어야 솔루션이 나오거든요. 그런데 그게 아니고 네 적은 이대녀야. 너의 적은 5060이야 이런 식으로 적화를 시켜서 요새 저희 좌표 찍는다고 하잖아요.

그런 식으로 언론 보도가 이어지는 게 너무 기분 나쁘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데, 저는 되게 뼈아프게 다가왔거든요. 저도 이번에 분석을 하면서 반성을 많이 했거든요.

김솔희: 김효신 기자 잘 들었습니다.

[코너3] 언론이 주목하지 않았던 청년의 목소리

김솔희: 이제부터는요. 언론이 놓치고 있었던 소외된 청년 계층의 이야기가 무엇이었는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이야기 취재한 이세중 기자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이 기자 MZ 세대에 대해서 평소 언론이 놓치고 있었던 그런 청년 의제 뭐가 있을까요?

이세중: 사실 언론은 청년의 일부 모습만 보는 게 아니라 좀 더 다양한 모습을 담아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앞에서 얘기하셨던 청년들의 불공정에 대한 분노, 이런 것들도 분명 중요한 청년 담론 한 축이긴 한데, 다른 목소리도 많거든요.

이를테면 미래세대로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청년들의 이야기. 또 언론에 목소리도 내지 못하고 있는 청년 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 혹은 기자들이 잘 가지 않은 저 지방, 시골의 청년들의 이야기나 또 성소수자 청년, 장애를 가지고 있는 청년 등, 사실 우리 사회는 정말 많은 모습의 청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목소리는 언론이 잘 귀를 기울이지는 않잖아요. 그래서 스스로 자기들이 목소리를 내겠다면서 대안 매체에 참여하고 있는 청년들도 늘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솔희: 그럼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본 거죠? 그럼 준비된 영상을 한번 보시고 이야기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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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4]

언론에선 잘 보이지 않는 청년들의 다른 목소리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수십 년 뒤의 미래를 책임질 2030 청년 세대는 기후위기 문제를 대표적인 시대 과제로 꼽습니다.

기자들은 주목하지 않지만, 묵묵하게 활동하고 있는 청년 기후변화 활동가들을 만나보겠습니다.

기후위기와 대학 전공의 관련성을 찾는 유튜브 콘텐츠 촬영,

[녹취] 본인의 전공이 기후위기 대응에 일조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녹취] 박찬결/기후변화청년단체(GEYK) 활동가
“(건축학부는) 우리가 여름만되면 장마가 점점 심해지듯이 기초적인 부분에서는 재난 건축에 대해서 우리가 도움을 충분히 줄 수 있을 것 같고..”

기후변화청년단체가 대학생들의 다양한 시각을 담기 위해 마련했습니다.

[인터뷰] 김은빈/기후변화청년단체(GEYK) 활동가
“기후위기세대, 이제 이끌어나갈 주역들인데 목소리를 낼 일이 많이 없기 때문에 이런 청년들의 목소리를 한번 들어보자, 라는 취지에서 이렇게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기자
“기후위기 관련된 언론보도를 보셨을 때 청년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담기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인터뷰] 김지윤/ 기후변화청년단체(GEYK) 대표
“여러 가지 활동을 사실 되게 오랜 기간 동안 해왔어요. 그런데 언론에서 이런 것들은 잘 다뤄지지 않고, 어디 드러눕거나 아니면 뭔가를 이렇게 부수거나 그런 기자회견이나 뭐 이런 극단적인 행동을 해야만 기자님들이 와서 취재를 해주시고...”

온 사회가 청년을 외치지만, 정작 청년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진 못하는 현실,

[인터뷰] 김지윤/ 기후변화청년단체(GEYK) 대표
“(기후위기 관련) 청년과의 대화, 이런 세션을 마련하는데 대화가 아니라 그냥 일방적으로 저희는 가서 이제 목소리 내고, (청년이) 행사의 하나의 액세서리가 되어야 하나? 이런 생각을 되게 많이 하는 상황이죠, 사실...”

결국 거리로 나서 목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20여 개 청년단체가 발표한 ’청년 시국선언‘,

[녹취] 김태훈/한국지엠 비정규직 노동자
“나는 이대남 이대녀가 아니라 한국지엠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김태훈입니다. 지난 보궐선거 결과를 두고서 ’이남자‘, ’이대녀‘라는 틀로 나누고 청년을 분열시키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녹취] ’청년 시국선언문‘ 낭독
“청년세대는 세대론의 주인공처럼 보이지만 세대론은 청년세대의 문제를 담아내고 있지 않다. 시대의 요구는 세대가 아닌 불안정 노동자, 차별받는 여성과 성소수자, 장애인, 빈민..”

하지만 이 선언을 다룬 언론사는 8곳에 불과했습니다.

기성 언론에 더 이상 기대하지 않고, 직접 목소리를 내는 청년 미디어도 있습니다.

’세대론에 함몰되지 않겠다‘, ’20대의 다양한 생각을 담겠다‘는 게 이 매체의 모토,

미디어 속 청년 주택과 실제 생활을 비교하고, 온라인에서 진행되는 퀴어 축제 체험기 등 이면의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웁니다.

[인터뷰] 장은총/고함20 기자
“청년 의제라는 것들은 사실 엄청 한정적인 범위 안에서만 다뤄지잖아요. 그래서 고함20에서는 청년들이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를 가져가서 하게 되니까 기성언론과 확실히 일단 아이템부터가 다르고 다루는 시각도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아이템 발제도 가지각색입니다.

[녹취] 선채경/ 고함20 기자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케이팝 가사들에 대한 에세이를...”

[녹취] 장은총/ 고함20 기자
“거식증이 사회적인 질병이라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제가 봤던 기획기사에서...”

경험 많은 기자들보다 부족한 면은 있겠지만, 취재 당사자의 메시지를 예단하지 않고,

[인터뷰] 선채경/ 고함20 기자
“(기성 언론은) 이미 기사가 그 기자님 머릿속에 쓰여져 있고 제가 원하는 답변을 하기를 굉장히 많이 유도하는 질문을 하시더라고요. 인터뷰이의 말씀을 저희의 방향대로 맞추기보다는 다시 당사자성을 살리는 방법으로 재편, 다시 이제 틀을 짜거든요.”

생생한 이야기를 담는 게 이들의 취재 방식입니다.

[인터뷰] 이정연/고함20 기자
“현장감이 있다는 게 되게 중요한 같아요. 내가 속해 있는 20대의 어떤 사회의 뭔가 공동체라든지 그런 데에서 경험했던 걸 기반으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거기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기 때문에 직접 경험하고 내가 내 얘기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청년들의 이야기를 전달하기에는 훨씬 강점이 있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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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솔희: 앞서 본 그 청년 미디어죠? 고함20 홈페이지를 좀 들어가 봤는데요. 이게 카테고리가 참 다양하더라고요. 그럼 고함 20 같은 경우에는 기성 언론과는 어떻게 다르게 취재가 이뤄지고 보도가 되는지 궁금해요.

이세중: 저도 이번에 취재를 해보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요. 보통 우리가 데스킹 권한을 갖고 있는 편집장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고함 20 같은 경우에는 편집장을 돌아가면서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최대한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한다는 게 목표인데요.

또 이들이 보도하고 있는 기사 내용을 보면 어떤 어디에서 들은 내용이나 혹은 우리 사회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주제들을 취재하는 게 아니라 정말 20대 본인들이 지금 상황에서 궁금한 것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직접 가보고 체험해서 취재를 하더라고요.

홍원식:또 하나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이제 언론사들이 굉장히 고령화되고 있다, 그래서 젊은 기자들이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가 기성 언론에 그리 많지 않다는 것. 이것도 또 지적할 부분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한겨레신문 같은 경우가 약간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데요, 젠더에 대한 관심을 두고 젠더에 대한 에티튜드를 의미 있는 시도도 물론 있지만 전체 언론에서는 사실 찾아보기 힘들고요.

보다 이렇게 세대 간의 문제에 대해서 좀 더 분석력 있는 그런 보도를 할 수 있는 전문적인 그리고 관심이 있는 열정 있는 기자들, 이런 역량들을 육성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습니다.

이세중: 조금 더 첨언을 해도 될까요? 기성 언론 얘기에 대해서. 그러니까 사실은 기성 언론이 청년들의 시각을 담기 위해서 노력을 안 하는 건 아닙니다. 그러니까 저희가 취재해 보면 20대 독자만을 위한 콘텐츠 코너를 만들기도 하고요. 또 아예 20대만을, 20대 기자들로만 구성한 팀을 운영하는 언론사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언론이 모두가 청년을 외치고 있는데 왜 그렇게 좀 더 다양한 청년 의제를 설정하지 못하는가, 좀 궁금한데요. 이걸 저희가 청년 기자들 당사자에게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한 종합 일간지 기자는 어떤 의제를 설정하는 역할을 하는 건 본인들이 아니라 사실상 40대 이상의 관리자들이다.

김솔희: 그렇죠.

이세중: 그래서 기사의 세부 내용까지 지시를 받는 게 현실이라고 말을 했거든요. 결국 보도의 방향은 4050 관리자들의 시각이 투영된 결과물이다라고 볼 수 있는 것 같고요. 또 1명의 방송 기자는 사실 우리는 매일매일 터지는 발생 뉴스를 커버하는 것도 벅차다, 그래서 청년 이슈에 대해서 심도 있는 고민을 하기가 어렵다고 이야기를 했는데요.

정작 청년 관련 이슈를 보도하더라도 어떤 새로운 의제를 발굴하는 게 아니라 이미 언론에서 많이 보도되어 있는 방향에 맞춰서 그 메시지를 재생산하는 수준에 불과하다라고 했습니다.

김솔희: 현실적으로는 좀 끼워주기 아니면 뭐 했다 하는 생색내기, 약간 할당제 느낌? 결국 그렇게 되어버리는 것 같아요.

홍원식: 상징적 형식주의, 그리고 생색내기, 지금 말씀하신 그런 표현이 적절한 것 같은데, 그러니까 언론사에서 20대 젊은 기자들을 팀에 같이 집어넣고, 그리고 네가 젊은 기자니까 한번 얘기해봐, 이런 식으로 젊은 세대의 의견이 기사에 반영되는 게 아니거든요.

사실은 젊은 기자들이 자신들의 생각을 체계화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그리고 일정한 시간 또한 그걸 기사화할 수 있는 그런 기회를 제공해줘야 하는데 그런 거 없이 어느 날 갑자기 네가 젊은 기자니까 한 번 써 봐, 이것으로는 아무리 연령대가 어리다고 해서 그 젊은 세대 고민을 한 기자가 다 짊어지고 기사를 만들 수는 없는 거거든요.

김솔희: 기성 언론 중에서도요. 사실 문제 의식처럼 분석이 필요한 부분을 잘한 보도도 분명 있긴 있 거거든요.

이세중: 물론 청년의 고통을 단지 보여주는 게 아니라 분명히 구조적인 원인을 심층 분석한 원인들도 있습니다. 몇 가지 소개를 해드리면요. 지난달 보도된 건데요. 경향신문과 EBS가 함께 기획한 보도입니다. 20명이 넘는 20대 청년을 심층 인터뷰를 해서 그들의 각각의 케이스에 맞는 사례에 따라서 다각도로 분석을 했는데요.

눈여겨볼 점은 교육 불평등이라는 관점에서 이 문제를 들여다봤다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교육 불평등이 단순히 학벌에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라 청년의 삶 전체에 전반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다각도로 분석을 한 보도입니다.

또 하나 소개해드리자면 지난 5월에 보도된 국민일보 기사인데요. 이대남은 왜라는 시리즈물인데, 이대남의 현실을 전면으로 다뤘습니다. 좀 그 당시 다수 언론들이 자극적으로 남녀 갈등을 부각하는 보도를 쏟아낼 때 이 국민일보 취재진은 20대 남성 10명을 심층 인터뷰를 하고 또 SNS나 커뮤니티에 나온 데이터들을 분석해서 진짜 20대 남성들의 생각은 무엇인지 분석을 했는데요.

현 세대 청년으로서 분명히 갖는 어려움은 실존하지만 그 원인이 여성에게 있지 않고 무엇보다 이대남 현상을 여성에 대한 반발로 분석하는 건 문제가 있다라는 결론을 도출해냈습니다.

김솔희: 알겠습니다. 오늘 쭉 청년 문제를 다루는 언론의 잘못된 태도에 대해서 우리가 짚어봤는데요. 두 분 오늘 함께하시면서 앞으로 어떤 대안이 마련되어야될까 답을 주시죠. 뭐가 필요할까요?

김선기: 사실 대안을 이야기하기 어려운 이유가 지금까지 얘기했던 많은 문제들이 사실 기성 언론사들의 구조하고 무관치 않은 부분이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사실 청년 문제도 그렇고 혹은 노년 문제도 그렇고 중년, 장년 문제도 그렇고 우리 사회 전체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서 타협을 하고 논의를 해야만 풀릴 수 있습니다.

그런 점들을 계속해서 생략하고 청년과 기성세대 갈등을 부추기거나, 남성과 여성의 갈등을 부추기거나 하는 식으로 문제를 풀 수 없다는 건 사실 모두가 알 것 같아요. 그래서 그 방향으로 언론에서도 많이 생각을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얘기하고 싶습니다.

홍원식: 청년 문제를 보도함에 있어서 첫 번째 인식이 바뀌어야 할 지점은 청년은 단수가 아니라 복수인 거죠. 그러니까 어떤 특정한 사례를 가지고 청년 모두를 대표하듯이 섣부르게 단순화하지 말 것. 이게 첫 번째 주문 사항이고요. 두 번째는 기자들이 기사를 작성할 때 과연 이게 세대의 문제인가, 아니면 다른 사회적 문제인가를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진정성 있는 공감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진정성 있는 공감이라는 것은 물론 같이 아파해야 하지만 그건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게 함께 고민하는 것, 이게 진정성 있는 공감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우리 앞에서 솔루션 저널리즘 얘기했듯이 해결책을 먼저 고민하는 그런 언론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김솔희: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모두 잘 들었습니다. 불공정에 지친 청년들을 상대로 책임까지 전가하려고 한 언론과 사회, 이제는 세대가 아니라 시대를 교체하라는 청년이 던진 메시지에 언론과 사회가 답해야 할 대가 아닌가 싶습니다. 미디어 생태계가 정화되는 그날까지 질문하는 기자들Q의 질문은 계속됩니다. 다음 주 일요일 밤 10시 35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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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질문하는 기자들Q] 언론이 소비한 ‘청년’…갈등 혹은 분노
    • 입력 2021-07-11 22:34:54
    • 수정2021-07-11 23:31:52
    질문하는 기자들Q
김솔희: 방금 보신 영상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청년 문제를 다룬 영화, 드라마라는 점입니다. 젊은이들의 사랑과 갈등, 그리고 방황과 성장을 그리는 대신 사회 구조의 모순 속에 취업, 주택, 결혼 등을 포기하는 이른바 N포세대의 실상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언론에도 청년은 단골 소재로 등장하고 있는데요.

88만 원 세대, 3포 세대, 비트코인 세대, 이런 수많은 신조어로 묘사되는 청년들. 과연 언론을 통해 본 청년은 우리가 알고 있는 진짜 청년일까요? 아니면 언론의 소비된 청년일까요? 미디어의 본질을 묻습니다. 질문하는 기자들Q 이런 질문들로 13번째 문을 열겠습니다.

김솔희: 오늘은 청년세대를 바라보는 한국 언론의 보도 실태에 대해서 짚어보려고 합니다. 먼저 함께할 분들 소개해 드릴게요. 홍원식 동덕여대 교양학부 교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아무래도 교수님은 캠퍼스에서 학생들과 많이 교류를 하시잖아요. 그렇게 느끼는 청년과 언론을 통해서 보는 청년의 모습 그사이에 어떤 괴리 이런 걸 극명히 느끼시나요?

홍원식: 좀 차이가 크죠. 제가 요즘 친구들 만났을 때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 중 하나가 친구들이 요즘 대학생 어때? 이렇게 물어보면 한두 마디로 답하기 굉장히 힘들더라고요. 그런데 그거에 비해서 언론에서는 청년들을 굉장히 쉽고 편하게 규정짓고 있으니까 과연 언론에서 규정짓는 청년들이 맞는 것일지 그런 생각들이 많이 듭니다.

김솔희: 그래요? 오늘 그 부분에 대해서 잘 짚어보도록 하고요. 또 한 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청년 문제 본질을 살펴보는 가이드가 되어주시지 않을까 해서 모셨는데요. 김선기 신촌문화정치연구그룹 연구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김선기: 안녕하세요?

김솔희: 저서를 봤더니요. 소개가 청년 세대 담론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인간, 이렇게 적으셨더라고요. 어떤 의미일까요?

김선기: 청년에 대한 말들이 정말 많잖아요. 언론에서 식당에서 카페에서 인터넷을 켜도 많으니까 청년 글자만 보고 항상 마음이 쿵쿵 내려앉는 그런 기분이 항상 듭니다.

김솔희: 항상 청년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또 어떻게 비춰지는지에 대해서 항상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의미로 들리는데요. 오늘 그간의 고민을 풀어내 보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김솔희: 그리고 질문하는 기자들Q에서 열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김효신 기자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김효신: 열정.

김솔희: 취재하면서 본인이 MZ 세대에 들어간다는 걸 알고 굉장히 기뻐한다고 들었어요.

김효신: 최근 2주 사이에 제가 그걸 확인하고 깜짝 놀랐긴 했습니다. 그런데 MZ 세대가 1980년에서 2000년에 태어나신 분들 뜻하는 청년 세대인데 제가 지금 아슬아슬하게 MZ 세대 졸업하기 직전이거든요. 그래서 저희 MZ 세대 목소리를 제가 현장에서 들은 걸 가감 없이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김솔희: 충실히 대변해 주시기 기대하겠습니다.

[코너1] 언론에 소비된 청년

김솔희: 지난 4월 보궐선거와 또 30대 제1야당 대표 당선 이후 정치 뉴스를 필두로 청년 세대를 조명한 보도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선거에 영향을 준 핵심 세력으로 청년층 가운데에서도 정치권과 언론은 유독 20대 남성에 주목을 했는데요. 이대남으로 규정된 이들은 언론에서 어떻게 조명되고 있는지 김효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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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1]

[녹취][MBC “20, 30세대를 가리키는 밀레니얼 세대와 제트 세대의 앞 자를 따서 MZ 세대”

[녹취] SBS 대선 주자들이 앞다퉈 2030인 MZ 세대 문화를 익히기 시작했습니다.

[녹취] YTN “청년특임장관을 신설하자고 제안했습니다.”

X, Y, Z세대, 삼포 세대 등 언론에 등장하는 청년 담론은 항상 있어 왔지만 이번에는 양상이 조금 다릅니다.

정치권이 주목하면서 이슈의 주변부에 있던 ‘청년 세대’가 중심으로 들어온 겁니다.

계기는 지난 4월에 있었던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였습니다.

청년층이 선거에 영향을 준 핵심 세력으로 떠올랐고, ‘MZ, 2030 세대’로 검색한 보도량도 그야말로 폭발했습니다.

[녹취] KBS “2030의 표심을 의식해 적극 대응하는 분위기입니다.”

‘청년’관련 보도량이 다시 한번 급증한 시점은 지난달. 바로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이었습니다.

30대 이준석 씨가 당 대표에 당선되면서 언론도 20대 남성을 뜻하는 ‘이대남’과 이준석 대표를 연관 짓는 기사를 쏟아낸겁니다.

그렇다면 이준석 대표와 함께 급부상한 ‘청년 담론’을 언론은 어떻게 소비하고 있을까요?

국민의힘 청년 소통 행사가 열린 강남역!

[녹취] 김진호/25살, 직장인
“결혼을 하기 위해서 연애를 포기해야 하고 연애를 하자니 돈이 부족해서 결혼할 수 없는 지금의 문제를...”

[녹취] 황서명/22살, 대학생
“우스갯소리로 20대 제 친구들과 20대 여성들은 정치적 난민이라고까지 비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청년들은 결혼과 육아부터 양성평등, 괴롭힘 해결 법안까지 다양한 청년 문제를 제기했지만, 상당수 언론은 “2030 남성 대변자 이준석 대표에게 20대 여성이 돌직구를 날렸다”는 내용을 중심으로 보도했습니다.

이대남에 대한 대척점으로 20대 여성을 뜻하는 ‘이대녀’를 써 왔던 언론은,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던 행사 기사도 갈등을 강조하는 데 머물렀던 겁니다.

기자
“언론에 아쉬운 점은 없으신지?”

[인터뷰] 이준석/국민의힘 당대표
“언론은 결국에 소비되는 것이기 때문에 가장 잘 소비될 아이템을 뽑는 건 맞죠. 처음에 할당제 폐지를 얘기하면은 할당제 폐지와 무슨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여성 혐오냐 아니냐로 언론이 전선을 만들더라고요. 할당제를 폐지하는 것은 제도적으로 어떤 인재를 어떻게 선발하냐의 문제인데. 그것을 여성 혐오라는 딱지를 붙여서”

언론에서 불붙인 이대남, 이대녀 논란은 당사자인 청년들도 불만입니다.

기자
“안녕하세요? KBS질문하는기자들입니다.”

기자
“‘평범한 대학생인 내가 이대남?’이라고 쓸 수도 있었잖아요. 그런데 저는 ‘언론’이라는 단어가 상당히 뼈아프게 다가왔거든요.”

[인터뷰] 류기환/홍익대학교 4학년 ‘청년하다’ 시민단체 활동
“청년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언론에서 얘기하는 이대남, 이대녀 이렇게 구분이 쉽게 될 수 있는 것들도 아니고 그 안에서 싸워가지고 이겨낼 수 있는 것들도 아니고 그런데, 그런 상황이 마치 예를 들면 페미니즘 때문에 남성들이 뭐가 안 되는 거야. 아니면 비정규직 때문에 일자리가 없어지는 거야, 이런 것처럼 언론에서 이야기하고, 그러니까 ‘너의 적이 이쪽이야’라고 얘기하는 방식이 저는 굉장히 문제적이라고 생각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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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솔희: 김 연구원님 보시기에는 어때요?

김선기: 우리가 청년 규정을 만 19세에서 34세까지로 하고 있는데 그 연령대에 해당하는 인구는 1,000만 명이 넘거든요. 그렇다 보니까 그 사람들한테서는 굉장히 다양한 목소리들이 있을 수 있는데 한 가지가 선택돼서 납작하게 나온다는 것은 좀 과도한 일반화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리고 나아가서 언론에서 강조하고 있는 청년에 대한 논리들이 대부분 가장 단순해서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사실 사람은 굉장히 복잡한 존재잖아요. 한 사람 알기도 굉장히 힘든데 청년이라는 집단 전체를 알았다라고 선언하는 기사가 너무 많다고 생각합니다.

김솔희: 김효신 기자 현장에서 취재하면서, 만난 청년들의 반응도 정작 본인들이 이대남, 이대녀 이렇게 규정이 되는 것에 대한 반감이 굉장히 높았다고요.

김효신: 반감도 있었고요. 그다음에 이대남, 이대녀 논란에서 질문했을 때 그게 뭔가요?

김솔희: 일단 잘 모르는.

김효신: 왜냐하면 본인들은 관심이 없거든요. 지금 솔직한 말로 학생들의 가장 관심은 취업이거든요. 그래서 먹고 사는 것에 매몰되어 있는데 반페미, 그다음 이대남, 이대녀가 도대체 우리한테 무슨 도움이 되느냐. 결과적으로 언론이 먹고 살기 위해서 그걸 강조해가면서 갈등을 부추기는 거 아니냐라는 약간 문제 제기하는 목소리가 많아서 제가 인터뷰하는 제 손이 부끄럽더라고요, 사실은.

김선기: 이대남이라는 말 자체가 약간 아재필이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무슨 얘기냐면 20대 남성을 이렇게 말하면 되는데 왜 굳이 이렇게? 이게 요즘 말도 아니지만 별다줄이거든요. 별걸 다 줄이네인데 사실 되게 아저씨들이 젊은 애들이 말을 많이 줄이니까 잘못 따라한 느낌? 그런 느낌이 확실히 있습니다.

김솔희: 괜히 따라해보려고 한 느낌. 그러면 이준석 대표가 당선이 된 것에 대해서 어떤 연령층에서 많이 지지를 한 건지 그런 조사 결과가 있었나요?

김효신: 언론들이 대부분 마치 이준석 대표가 당선된 현상이 20대 남자가 지지했기 때문이라는 취재의 보도들이 되게 많이 나왔는데 최근에 한국 리서치가 조사한 결과를 보니까 이준석 대표 당선 결과에 부정적인 평가를 한 세대가 20대였고요. 긍정 평가를 한 세대가 오히려 60대가 68%로 높았던 거예요.

단순하게 아마 이준석 대표가 30대이기 때문에 그다음 평상시 이대남과 많이 소통을 하겠다고 이야기를 해왔기 때문에 그렇게 언론에서 갖다 붙인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언론, 같은 언론사 논조도 계속 바뀌더라고요.

홍원식: 사실 이준석 대표가 당선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죠. 그런데 딱히 이대남이라는 표현을 갖다 쓰거나 또 세대론을 갖다 붙이는 것은 편리하기 때문이죠. 그러니까 이준석이라는 사람을 설명하기에 쉽게, 편리하게 쓸 수 있으니까 그런 용어를 갖다 쓰는 거라고 생각을 하고 정치권들도 사실은 그렇게 세대론을 갖다 붙이는 게 일종의 이익이 되기 때문에 그렇게 갖다 붙이는 거라고 생각해요.

김솔희: 어떤 점에 이익이 있을까요?

홍원식: 기존 정치권은 사실은 이렇게 젊은 세대 대표가 뽑히는 걸 보면 기존에 잘못한 게 많은 거죠.

김솔희: 그렇죠.

홍원식: 그런데 그런 오류에 대해서 진지한 반성을 하기보다는 쟤는 젊으니까 당선됐어. 나는 나이가 많으니까 밀려났어. 일종의 세대 핑계로 사용할 수 있는 거고, 그래서 그 속에서 타협이 발생하는 거죠. 청춘이라는 이름을 거래로 일종의 타협이 발생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선기: 사실 이 세대론이 정치적인 이익하고 되게 굉장히 유관하게 오래전에 만들어왔다는 사실을 좀 지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연구를 하다 보면서 선행연구를 찾아보게 되는데 2000년대 초반에 나온 연구에서부터 미디어에서 세대 갈등을 너무 과장해서 보도하고 있다는 내용이 나왔고요.

특히 제가 연구를 했던 2010년대로 오게 되면 사실 정파성으로 분석하는 게 굉장히 쉬운 분석이긴 하지만 한국에서 보수 언론에서는 청년을 너희 알고 보니 되게 보수적이더라 이런 식으로 규정하는 보도를 하고 그리고 진보 보도에서는 또 반대 보도를 하고 이런 현상이 굉장히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습니다.

김솔희: 그리고 또 이대남이라는 어떤 세대가 갑자기 규정이 되어버렸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당연히 그 반대에 이대녀라는 개념이 생기게 되고 그러다 보니까 또 어떤 젠더 갈등으로 이야기가 이어지더라고요.

김효신: 저도 안타까운 부분인데 사실상 20대 여성과 남성의 차이는 분명히 있겠지만 그들이 처한 현실은 거의 비슷하거든요.

김솔희: 그렇죠.

김효신: 그런데 저희도 이대남하고 이대녀를 워드 클라우드 분석을 최근 6개월 치를 한번 해봤어요. 언론들이 도대체 어떤 지점에서 이대남, 이대녀라는 단어를 쓰는지. 그런데 이대남이라는 단어를 중심으로 해서는 정치 이슈에 여러 곳들이 퍼져 있고, 이대녀라는 단어 중심으로는 해서는 이대남이 가장 근접하고도 크게 등장을 하는 거예요. 그 말은 무슨 말이냐. 이대녀는 이대남의 대척점으로 주로 소비가 됐다는 이야기거든요,

김솔희: 왜 이런 현상이 빚어지고 있을까요?

홍원식: 요즘 이렇게 심해진 뿌리를 찾아가보면 사실은 고용 문제가 굉장히 크죠. 여성 할당제라든지 또는 군 가산점제 같은 그런 고용과 관련된 문제에서 이런 젠더 갈등이 좀 촉발된 측면이 있고요. 그런데 언론 보도를 보면 사실은 이 문제의 뿌리를 살펴보기보다는 남녀가 갈등하고 있다라는 현상적 측면에 집중해서 보도를 하다 보니까 우리 사회적 인식도 원래 문제의 출발점에 대해서 다 잊어버리고 그냥 남녀가 갈등하고 있다라는 인식만 갖게 되는 것 같아요.

김선기: 잠깐 얘기 하나 해도 될까요? 또 이대남의 담론의 출발점 자체가 표면만 보는 그런 보도가 문제가 된 거라고 저는 생각을 하는데요. 사실 20대 남성과 20대 여성의 차이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18년 리얼미터에서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이 남성과 여성이 20대에서 엄청난 차이가 난다는 것을 보도를 하면서 이대남이라는 말이 나오게 되었는데요.

사실 그때도 같은 연령대 안에서 젠더 차이가 성별 차이가 이렇게 두드러진 적이 처음이다라는 것 때문에 굉장히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기는 했는데 그런데 발표가 되었으면 그게 왜 다른지에 대한 분석들이 같이 들어가 주면 좋은데, 그렇지 않으니까 20대 남성과 여성은 다르다라는 사실만 계속해서 재생산이 되는 게 지금까지 온 것 같거든요.

김솔희: 또 청년 사회의 또 다른 문제는 불공정 사회라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청와대 박성민 비서관이 임용이 되면서 그 논란이 적격성 논란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불공정의 아이콘이 되어버린 느낌이에요. 이 현상을 어떻게 보셨어요?

김선기: 어떻게 보면 청년들의 삶이 빡빡하다 보니까 보는 사람으로서는 확실히 박탈감을 느낄 수는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설명들이 충분히 제공이 되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오히려 분노를 했다는 사실, 약간 그런 인터넷 보도를 기반으로 분노 자체를 더 부추기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청년 비서관 자리에는 사실 그전에 김광진 전 국회의원이 있었고 그전에 청년소통정책관이 1급은 아니었지만 생겼을 때도 몇몇 청년들이 임명이 되었던 자리이고 별정적 공무원이기 때문에 정규직이 아니고 제한된 기간 동안 일명 비정규직이었거든요. 그러한 점들을 언론에서 함께 보도를 하지 않음으로서 어떻게 보면 소위 클릭 수 장사를 하는 데 가장 최적화된 버전으로 많은 보도들이 이루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좀 해보게 됩니다.

김효신: 최근 똑같은 사태가 비슷하게 또 벌어진 게 있는데 공공기관의 지역 할당을 50% 채용하자라는 문제 제기가 있었는데 이런 건 충분히 논의할 수 있어요. 지방대를 50% 할당을 할지 말지는 우리가 공공의 영역에서 같이 논의할 수 있는 부분인데 언론, 일부 언론이 어떻게 보도를 했냐 하면 자극적으로 보도하기 위해서 일부 커뮤니티의 댓글을 갖다가 쭉 보도를 한 거예요.

예를 들어 연세대 에브리타임에서는 나 이렇게 이럴 줄 알았으면 공부 열심히 안 해서 지방대 갈 걸. 그다음에 지방에 사는데 지방대 가면 되지, 가지 말라고 했니, 이런 댓글이라든지 고려대 고파스에 이거 역차별 아니야? 서울에 있는 대학생들. 그러니까 이거는 전형적인 분노 유발 보도거든요. 그런데 이것들이 과연 청년을 위한 보도인가, 청년 보도인가라는 약간 의문심, 의문이 드는 부분이더라고요.

김솔희: 그러게요. 요새는 댓글이 그 자체로 그냥 보도가 되고 기사가 되어 버리니까요. 이런 걸 보면 언론이 참 왜 이렇게 이간질을 해, 왜 이렇게 갈등을 부추길까, 싶은데 이게 또 하나의 뭐랄까. 트렌드로 자리를 잡은 것 같기도 해요.

홍원식: 언론이 기본 속성상 갈등을 좋아하죠. 모두 다 평화롭게 행복하게 살았다. 이건 기사가 안 되잖아요. 언론이 청년들에 대해서 굉장히 단순화시키는 경향이 있는 거죠. 이중적 단순화라고 생각하는데 기본적으로 세대 간의 차이를 극단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 청년 세대를 단순화하고 그리고 청년 세대 내에서 남성과 여성을 단순화하는 그런 모습들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결국 이게 상업적 이익과 관련이 되어 있고요.

또 한편으로 보면 우리 언론이 고질적으로 갖고 있는 편향성을 생각을 합니다. 언론이 유독 주목하는 건 청년 세대가 갖고 있는 사실 사회적 불만, 공정이라고 프레임으로 주목을 하고 있는 거죠. 그 배경을 보면 조국 사태 이후 현 정부를 비판하기 위한 굉장히 좋은 수단으로서 청년 세대라는 담론이 이용될 수 있기 때문에 언론이 그리고 정치권이 이런 청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의심이 듭니다.

김선기: 프레이밍이 되게 흥미롭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사실 이해 관계가 그 사회에서 다 다르고 그렇기 때문에 갈등이 벌어질 수 있는데, 이를테면 종부세 논란 같은 걸 보면 그것을 기득권, 강남, 부자, 이런 식으로 프레이밍을 하지 그게 기성 세대가 종부세를 내기 싫어해서 논란이 발생했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지 않거든요. 청년이라고 해서 청년 모두의 분노인 것처럼 대표값을 그렇게 주는 게 저는 굉장히 흥미로운 프레이밍이라고 생각합니다.

홍원식: 흥미롭다는 표현 속에는 분노가 좀 담겨져 있는 것 같아요.
김선기: 네, 싫습니다.

[VCR2] 나는 죽은 사람의 집을 청소하는 특수청소부입니다.

[코너2] 언론이 사랑한 vs 외면한 청년

김솔희: 참 마음이 먹먹해지는 내용이었어요.

김효신: 저도 사실 대학 때 주말을 포함해서 서너 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한 평짜리 고시원에 살았거든요. 그때 절망감 같은 게 그대로 느껴지는 것 같아서 가슴이 많이 아픈데요. 제가 확인을 해봤더니 작년에 응급실로 들어온 자살 시도자가 20대 여자분이 작년에 4600명 정도 되고 20대 남자분이 1700명 정도 돼서요. 전 세대를 통틀어서 가장 많았대요.

그리고 사망 원인을 보면 20대가 51%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거였는데, 이렇게 이제 어두운 측면에 대해서 사실 청년에 대해서 보도하는 경우가 많지 않거든요. 특히나 아까 말씀하셨던 일부 이대남이 여러 가지 대학생이나 이런 계층을 과다 대표해서 저희가 마이크를 대주다 보니까 이런 소외 계층에 대해서는 너무 외면을 당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언론들이 입맛에 따라서 취사 선택을 해서 소비하는 그런 언론 보도의 행태를 한번 집중 취재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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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3]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조국 민정수석 사건.

굵직한 정치 이슈가 있을 때마다 ‘서울대 보수 단체’라며 의견을 밝힌‘트루스 포럼‘.

언론들은 서울대 학생 단체의 주장이라며 전달하기 바빴는데요.

그런데 이‘트루스포럼’은 정말 서울대생들을 대표하는 보수 단체일까요?

직접 검증에 나선 대학생들이 있어서 만나봤습니다

지난해 탐사전문매체 뉴스타파와 ’트루스포럼‘ 검증 취재를 한 홍석영, 배지현 학생.

기자
“어떤 생각을 가지고 트루스 포럼을 검증해야겠다고 생각하셨는지...”

[인터뷰] 배지현/트루스포럼 취재 대학생
“제목만 딱 봤을 때는 서울대 다수 학생의 의견인 것처럼 그렇게 보일 수 있는 보도들이 양산되고 있었다는 거에 저희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어요.”

기자
“문제의식이 생겼던 지점이 뭐가 있었을까요?”

[인터뷰] 홍석영/ 트루스포럼 취재 대학생
“(2019년 7월까지)트루스 포럼 서울 지부에서 유치하는 강연이나 거리 집회를 거의 다 나가봤었어요. 처음 나갔던 곳이 트루스 포럼 전국 집회에서 연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이런 식으로 깃발을 들고 계신 학생들이 몇 분 계셨는데 스무 명이 채 되지 않았고, 나머지를 다 채우고 있던 것들이 대학생들이 아니라 여러 우익단체 태극기 집회도 있었고...”

확인 결과 서울대 학생은 20여 명에 불과하고 서울대에 동아리 등록조차 안 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더욱 충격적이었던 것은 트루스포럼을 서울대 학생단체라고 보도한 기자들의 입장이었다고 합니다.

[녹취] 홍석영, 배지현
A기자: 최대한 중립적으로 보수단체라고 표현했다
B기자:트루스 포럼이 스스로 보수단체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따랐을 뿐이다
C기자: 매체의 정파성 포털뉴스 클릭 수를 고려해서 이들을 기사화했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인터뷰] 배지현/트루스포럼 취재 대학생
“이들이 다른 단체보다 빠르게 성장했어요. 어떻게 빠르게 성장했나 이거를 취재를 하다 보니까 언론이 이들의 목소리에 확성기를 달아준 면모가 없지 않아 있다.”

언론이 일부 청년들의 목소리에 확성기를 대주는 문제는 이 사례만일까요?

언론이 주로 다룬 청년은 누구인지 저희 질문하는기자들 팀이 최근 1년 동안 신문사 8곳이 보도한 ’청년‘ 관련 보도 2만 5천여 건을 분석해봤습니다.

단순 정책 보도가 아닌 청년의 목소리를 담은 기사는 335건이었는데, 이 가운데 70% 이상이 서울에 있는 청년을 대상으로 한 기사였습니다.

이 기사들에서 인터뷰를 한 청년의 평균 나이는 26.5세. 그리고 대학생이거나 직장인인 경우가 절반에 가까웠습니다.

이렇게 직접 인터뷰라도 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아예 특정 게시판이나 커뮤니티 의견을 그대로 보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2만 5천여 건의 기사 가운데 인터넷 커뮤니티나 댓글, 게시판을 인용해 쓴 기사는 4천3백여 건, 17%가 넘었습니다.

커뮤니티 인용이 1270여 건, 댓글 인용이 650건, 게시판 인용이 550건이었고, 나머지는 아예 출처를 밝히지 않은 채
네티즌 반응이나 온라인 반응 등이라고 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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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솔희: 내용 보니까요. 언론에서 다룬 특성이 딱 있네요. 나이는 평균 26.5세라고 나왔고 일단 서울에 살아야 하고 대학생, 이 정도로 치중이 되는 걸 확인할 수 있는데요. 그러면 저 안에 포함되지 않은 사람들도 되게 많잖아요. 그들의 목소리는 어떻게 대변될 수 있을지.

김효신: 대학가에서 인터뷰한 사람들이 대부분 선입견 때문인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4년제도 아니고 서울의 명문 4년제 대학생 보통 인터뷰를 해요. 서울 사대문 안에 있는 명문 대학생들이 대학생 전체 10%가 채 안 된단 말이에요. 그런 분들한테만 저희가 마이크를 대는 거예요.

어떤 보도에는 부산에 사는 한 대학생은 너무 취업하기도 힘들고 살기 힘들고, 하루에 두 끼만 먹는다. 이렇게 되게 선별적으로 되게 빈곤 때문에 고통받고 경제적으로 힘들다. 이런 데에 지방 대학생들을 소비를 하고 그 외 나머지의 것들은 서울권 대학생을 소비한다거나 이런 식으로 너무나 왜곡되고도 선별적으로 보도하는 양태가 보여지더라고요.

김선기: 세대 담론에서도 비슷한 문제들이 발생한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제가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많이 드는 건 헬조선이라는 말입니다. 헬조선이라는 말이 보통 이제 처음 보도가 될 때부터 요새 젊은 사람들이 어떻게 한국을 미개한 조선, 지옥이라고 부를 수 있냐, 이런 어조로 보도가 되었었는데요.

사실 이 말을 청년들한테 헬조선이라는 말을 어디서 처음 들어보셨어요라고 물어보면 자기가 알고 있었던 것, 혹은 인터넷을 통해서 본 것, 이런 게 아니고 다 신문을 통해서 봤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일종의 상식처럼 된 거죠. 그게 다시 한번 헬조선 현상으로 실제로 다시 세상이 바뀌어나가는 것인데 이런 과정 속에서 저는 청년에 대한 어떤 고정관념들을 미디어가 너무 다양하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을 좀 지우기가 어렵습니다.

김솔희: 이런 얘기가 요새 있더라고요. 한국전쟁 이후 부모 세대보다 더 못 사는 세대가 바로 지금의 청년 세대다. 이런 세대가 처음 있다.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하는데, 그렇게 치면 지금 사실의 청년 세대는 세대 문제가 아니라 시대 문제로 볼 수도 있는 건데요. 이런 부분들은 좀 외면을 하고 그냥 현상만 보도하는 언론. 이런 게 진짜 문제죠.

홍원식: 사실 지금 말씀하신 대로 부모보다 못 사는 청년들의 문제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고 전 세계의 문제죠. 피케티 교수의 표현을 빌리자면 자본 수익률이 경제 성장률보다 낮게 나타나는 문제라는 거죠. 쉽게 얘기해서 임대료라든지 아니면 주식 투자해서 번 돈이라든지 이런 수익률이 근로 소득보다 훨씬 커진다는 거죠.

그러니까 원초적 자본을 갖고 있지 않은 청년 세대 같은 경우에는 열심히 직업을 얻고 일을 해봤자, 사실 사회적 격차가 더 커지기 때문에 그걸 따라잡을 수 있는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는 게 문제의 핵심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문제를 만회하기 위해서 코인에도 관심을 두고 또 사회적으로 얼마 안 남은 좋은 일자리에도 더 많이 관심을 두고 때로는 불만을 갖고 하는 것인데 청년들이 늘 저렇게 사회에 불만 갖고 있고 무언가 일은 열심히 안 하고 코인만 하고 있는 것같이 보도를 하니까, 이런 사회적인 악순환이 지금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김선기: 청년들이 암호화폐를 많이 한다 이런 기사가 나오면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그걸 보는 청년들은 나도 암호화폐를 해야 되나라고 이런 식의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문제의식이 있다고 하더라도 워낙 미디어가 모든 언론에서 다 쓰고 있고 강력하니까 거부하기가 힘든 부분이 있다고 생각을 하는 거고요.

홍원식: 그러니까 언론이 제일 잘하는 게 사실 두 가지가 있는데 아까 우리가 살펴봤던 첫 번째 이간질이 있었고요. 또 하나가 지적질이죠. 더 좋은 저널리즘이 되기 위해서 해야 하는 건 잘못된 걸 지적을 함과 동시에 이 문제가 왜 발생했는지 원인을 파악하고 그리고 대안을 제시하는 거죠.

그런데 우리 언론의 모습을 보면 사실 청년 세대들을 굉장히 단순화해서 이런저런 잘못을 저지르고 불안한 모습, 이걸로만 비춰지고 있기 때문에 사실 문제 원인도 잊어버리게 만들고요. 그리고 대안을 모색하는 거 자체는 언론의 역할이 아니다라고 스스로 생각해버리는 것 같아요.

김효신: 제가 취재 과정에서 만난 20대 얘기가 정말 가슴이 너무 아팠던 적이 뭐냐 하면 우리가 먹고 살기 힘들면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고 이런 문제 제기가 정확하게 되어야 솔루션이 나오거든요. 그런데 그게 아니고 네 적은 이대녀야. 너의 적은 5060이야 이런 식으로 적화를 시켜서 요새 저희 좌표 찍는다고 하잖아요.

그런 식으로 언론 보도가 이어지는 게 너무 기분 나쁘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데, 저는 되게 뼈아프게 다가왔거든요. 저도 이번에 분석을 하면서 반성을 많이 했거든요.

김솔희: 김효신 기자 잘 들었습니다.

[코너3] 언론이 주목하지 않았던 청년의 목소리

김솔희: 이제부터는요. 언론이 놓치고 있었던 소외된 청년 계층의 이야기가 무엇이었는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이야기 취재한 이세중 기자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이 기자 MZ 세대에 대해서 평소 언론이 놓치고 있었던 그런 청년 의제 뭐가 있을까요?

이세중: 사실 언론은 청년의 일부 모습만 보는 게 아니라 좀 더 다양한 모습을 담아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앞에서 얘기하셨던 청년들의 불공정에 대한 분노, 이런 것들도 분명 중요한 청년 담론 한 축이긴 한데, 다른 목소리도 많거든요.

이를테면 미래세대로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청년들의 이야기. 또 언론에 목소리도 내지 못하고 있는 청년 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 혹은 기자들이 잘 가지 않은 저 지방, 시골의 청년들의 이야기나 또 성소수자 청년, 장애를 가지고 있는 청년 등, 사실 우리 사회는 정말 많은 모습의 청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목소리는 언론이 잘 귀를 기울이지는 않잖아요. 그래서 스스로 자기들이 목소리를 내겠다면서 대안 매체에 참여하고 있는 청년들도 늘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솔희: 그럼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본 거죠? 그럼 준비된 영상을 한번 보시고 이야기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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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4]

언론에선 잘 보이지 않는 청년들의 다른 목소리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수십 년 뒤의 미래를 책임질 2030 청년 세대는 기후위기 문제를 대표적인 시대 과제로 꼽습니다.

기자들은 주목하지 않지만, 묵묵하게 활동하고 있는 청년 기후변화 활동가들을 만나보겠습니다.

기후위기와 대학 전공의 관련성을 찾는 유튜브 콘텐츠 촬영,

[녹취] 본인의 전공이 기후위기 대응에 일조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녹취] 박찬결/기후변화청년단체(GEYK) 활동가
“(건축학부는) 우리가 여름만되면 장마가 점점 심해지듯이 기초적인 부분에서는 재난 건축에 대해서 우리가 도움을 충분히 줄 수 있을 것 같고..”

기후변화청년단체가 대학생들의 다양한 시각을 담기 위해 마련했습니다.

[인터뷰] 김은빈/기후변화청년단체(GEYK) 활동가
“기후위기세대, 이제 이끌어나갈 주역들인데 목소리를 낼 일이 많이 없기 때문에 이런 청년들의 목소리를 한번 들어보자, 라는 취지에서 이렇게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기자
“기후위기 관련된 언론보도를 보셨을 때 청년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담기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인터뷰] 김지윤/ 기후변화청년단체(GEYK) 대표
“여러 가지 활동을 사실 되게 오랜 기간 동안 해왔어요. 그런데 언론에서 이런 것들은 잘 다뤄지지 않고, 어디 드러눕거나 아니면 뭔가를 이렇게 부수거나 그런 기자회견이나 뭐 이런 극단적인 행동을 해야만 기자님들이 와서 취재를 해주시고...”

온 사회가 청년을 외치지만, 정작 청년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진 못하는 현실,

[인터뷰] 김지윤/ 기후변화청년단체(GEYK) 대표
“(기후위기 관련) 청년과의 대화, 이런 세션을 마련하는데 대화가 아니라 그냥 일방적으로 저희는 가서 이제 목소리 내고, (청년이) 행사의 하나의 액세서리가 되어야 하나? 이런 생각을 되게 많이 하는 상황이죠, 사실...”

결국 거리로 나서 목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20여 개 청년단체가 발표한 ’청년 시국선언‘,

[녹취] 김태훈/한국지엠 비정규직 노동자
“나는 이대남 이대녀가 아니라 한국지엠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김태훈입니다. 지난 보궐선거 결과를 두고서 ’이남자‘, ’이대녀‘라는 틀로 나누고 청년을 분열시키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녹취] ’청년 시국선언문‘ 낭독
“청년세대는 세대론의 주인공처럼 보이지만 세대론은 청년세대의 문제를 담아내고 있지 않다. 시대의 요구는 세대가 아닌 불안정 노동자, 차별받는 여성과 성소수자, 장애인, 빈민..”

하지만 이 선언을 다룬 언론사는 8곳에 불과했습니다.

기성 언론에 더 이상 기대하지 않고, 직접 목소리를 내는 청년 미디어도 있습니다.

’세대론에 함몰되지 않겠다‘, ’20대의 다양한 생각을 담겠다‘는 게 이 매체의 모토,

미디어 속 청년 주택과 실제 생활을 비교하고, 온라인에서 진행되는 퀴어 축제 체험기 등 이면의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웁니다.

[인터뷰] 장은총/고함20 기자
“청년 의제라는 것들은 사실 엄청 한정적인 범위 안에서만 다뤄지잖아요. 그래서 고함20에서는 청년들이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를 가져가서 하게 되니까 기성언론과 확실히 일단 아이템부터가 다르고 다루는 시각도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아이템 발제도 가지각색입니다.

[녹취] 선채경/ 고함20 기자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케이팝 가사들에 대한 에세이를...”

[녹취] 장은총/ 고함20 기자
“거식증이 사회적인 질병이라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제가 봤던 기획기사에서...”

경험 많은 기자들보다 부족한 면은 있겠지만, 취재 당사자의 메시지를 예단하지 않고,

[인터뷰] 선채경/ 고함20 기자
“(기성 언론은) 이미 기사가 그 기자님 머릿속에 쓰여져 있고 제가 원하는 답변을 하기를 굉장히 많이 유도하는 질문을 하시더라고요. 인터뷰이의 말씀을 저희의 방향대로 맞추기보다는 다시 당사자성을 살리는 방법으로 재편, 다시 이제 틀을 짜거든요.”

생생한 이야기를 담는 게 이들의 취재 방식입니다.

[인터뷰] 이정연/고함20 기자
“현장감이 있다는 게 되게 중요한 같아요. 내가 속해 있는 20대의 어떤 사회의 뭔가 공동체라든지 그런 데에서 경험했던 걸 기반으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거기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기 때문에 직접 경험하고 내가 내 얘기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청년들의 이야기를 전달하기에는 훨씬 강점이 있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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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솔희: 앞서 본 그 청년 미디어죠? 고함20 홈페이지를 좀 들어가 봤는데요. 이게 카테고리가 참 다양하더라고요. 그럼 고함 20 같은 경우에는 기성 언론과는 어떻게 다르게 취재가 이뤄지고 보도가 되는지 궁금해요.

이세중: 저도 이번에 취재를 해보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요. 보통 우리가 데스킹 권한을 갖고 있는 편집장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고함 20 같은 경우에는 편집장을 돌아가면서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최대한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한다는 게 목표인데요.

또 이들이 보도하고 있는 기사 내용을 보면 어떤 어디에서 들은 내용이나 혹은 우리 사회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주제들을 취재하는 게 아니라 정말 20대 본인들이 지금 상황에서 궁금한 것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직접 가보고 체험해서 취재를 하더라고요.

홍원식:또 하나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이제 언론사들이 굉장히 고령화되고 있다, 그래서 젊은 기자들이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가 기성 언론에 그리 많지 않다는 것. 이것도 또 지적할 부분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한겨레신문 같은 경우가 약간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데요, 젠더에 대한 관심을 두고 젠더에 대한 에티튜드를 의미 있는 시도도 물론 있지만 전체 언론에서는 사실 찾아보기 힘들고요.

보다 이렇게 세대 간의 문제에 대해서 좀 더 분석력 있는 그런 보도를 할 수 있는 전문적인 그리고 관심이 있는 열정 있는 기자들, 이런 역량들을 육성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습니다.

이세중: 조금 더 첨언을 해도 될까요? 기성 언론 얘기에 대해서. 그러니까 사실은 기성 언론이 청년들의 시각을 담기 위해서 노력을 안 하는 건 아닙니다. 그러니까 저희가 취재해 보면 20대 독자만을 위한 콘텐츠 코너를 만들기도 하고요. 또 아예 20대만을, 20대 기자들로만 구성한 팀을 운영하는 언론사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언론이 모두가 청년을 외치고 있는데 왜 그렇게 좀 더 다양한 청년 의제를 설정하지 못하는가, 좀 궁금한데요. 이걸 저희가 청년 기자들 당사자에게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한 종합 일간지 기자는 어떤 의제를 설정하는 역할을 하는 건 본인들이 아니라 사실상 40대 이상의 관리자들이다.

김솔희: 그렇죠.

이세중: 그래서 기사의 세부 내용까지 지시를 받는 게 현실이라고 말을 했거든요. 결국 보도의 방향은 4050 관리자들의 시각이 투영된 결과물이다라고 볼 수 있는 것 같고요. 또 1명의 방송 기자는 사실 우리는 매일매일 터지는 발생 뉴스를 커버하는 것도 벅차다, 그래서 청년 이슈에 대해서 심도 있는 고민을 하기가 어렵다고 이야기를 했는데요.

정작 청년 관련 이슈를 보도하더라도 어떤 새로운 의제를 발굴하는 게 아니라 이미 언론에서 많이 보도되어 있는 방향에 맞춰서 그 메시지를 재생산하는 수준에 불과하다라고 했습니다.

김솔희: 현실적으로는 좀 끼워주기 아니면 뭐 했다 하는 생색내기, 약간 할당제 느낌? 결국 그렇게 되어버리는 것 같아요.

홍원식: 상징적 형식주의, 그리고 생색내기, 지금 말씀하신 그런 표현이 적절한 것 같은데, 그러니까 언론사에서 20대 젊은 기자들을 팀에 같이 집어넣고, 그리고 네가 젊은 기자니까 한번 얘기해봐, 이런 식으로 젊은 세대의 의견이 기사에 반영되는 게 아니거든요.

사실은 젊은 기자들이 자신들의 생각을 체계화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그리고 일정한 시간 또한 그걸 기사화할 수 있는 그런 기회를 제공해줘야 하는데 그런 거 없이 어느 날 갑자기 네가 젊은 기자니까 한 번 써 봐, 이것으로는 아무리 연령대가 어리다고 해서 그 젊은 세대 고민을 한 기자가 다 짊어지고 기사를 만들 수는 없는 거거든요.

김솔희: 기성 언론 중에서도요. 사실 문제 의식처럼 분석이 필요한 부분을 잘한 보도도 분명 있긴 있 거거든요.

이세중: 물론 청년의 고통을 단지 보여주는 게 아니라 분명히 구조적인 원인을 심층 분석한 원인들도 있습니다. 몇 가지 소개를 해드리면요. 지난달 보도된 건데요. 경향신문과 EBS가 함께 기획한 보도입니다. 20명이 넘는 20대 청년을 심층 인터뷰를 해서 그들의 각각의 케이스에 맞는 사례에 따라서 다각도로 분석을 했는데요.

눈여겨볼 점은 교육 불평등이라는 관점에서 이 문제를 들여다봤다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교육 불평등이 단순히 학벌에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라 청년의 삶 전체에 전반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다각도로 분석을 한 보도입니다.

또 하나 소개해드리자면 지난 5월에 보도된 국민일보 기사인데요. 이대남은 왜라는 시리즈물인데, 이대남의 현실을 전면으로 다뤘습니다. 좀 그 당시 다수 언론들이 자극적으로 남녀 갈등을 부각하는 보도를 쏟아낼 때 이 국민일보 취재진은 20대 남성 10명을 심층 인터뷰를 하고 또 SNS나 커뮤니티에 나온 데이터들을 분석해서 진짜 20대 남성들의 생각은 무엇인지 분석을 했는데요.

현 세대 청년으로서 분명히 갖는 어려움은 실존하지만 그 원인이 여성에게 있지 않고 무엇보다 이대남 현상을 여성에 대한 반발로 분석하는 건 문제가 있다라는 결론을 도출해냈습니다.

김솔희: 알겠습니다. 오늘 쭉 청년 문제를 다루는 언론의 잘못된 태도에 대해서 우리가 짚어봤는데요. 두 분 오늘 함께하시면서 앞으로 어떤 대안이 마련되어야될까 답을 주시죠. 뭐가 필요할까요?

김선기: 사실 대안을 이야기하기 어려운 이유가 지금까지 얘기했던 많은 문제들이 사실 기성 언론사들의 구조하고 무관치 않은 부분이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사실 청년 문제도 그렇고 혹은 노년 문제도 그렇고 중년, 장년 문제도 그렇고 우리 사회 전체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서 타협을 하고 논의를 해야만 풀릴 수 있습니다.

그런 점들을 계속해서 생략하고 청년과 기성세대 갈등을 부추기거나, 남성과 여성의 갈등을 부추기거나 하는 식으로 문제를 풀 수 없다는 건 사실 모두가 알 것 같아요. 그래서 그 방향으로 언론에서도 많이 생각을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얘기하고 싶습니다.

홍원식: 청년 문제를 보도함에 있어서 첫 번째 인식이 바뀌어야 할 지점은 청년은 단수가 아니라 복수인 거죠. 그러니까 어떤 특정한 사례를 가지고 청년 모두를 대표하듯이 섣부르게 단순화하지 말 것. 이게 첫 번째 주문 사항이고요. 두 번째는 기자들이 기사를 작성할 때 과연 이게 세대의 문제인가, 아니면 다른 사회적 문제인가를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진정성 있는 공감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진정성 있는 공감이라는 것은 물론 같이 아파해야 하지만 그건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게 함께 고민하는 것, 이게 진정성 있는 공감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우리 앞에서 솔루션 저널리즘 얘기했듯이 해결책을 먼저 고민하는 그런 언론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김솔희: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모두 잘 들었습니다. 불공정에 지친 청년들을 상대로 책임까지 전가하려고 한 언론과 사회, 이제는 세대가 아니라 시대를 교체하라는 청년이 던진 메시지에 언론과 사회가 답해야 할 대가 아닌가 싶습니다. 미디어 생태계가 정화되는 그날까지 질문하는 기자들Q의 질문은 계속됩니다. 다음 주 일요일 밤 10시 35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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