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재명 “민주당이 야당에 밀린다…후보가 확신줘야”

입력 2021.07.13 (08:01) 수정 2021.07.13 (08:0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KBS는 여야의 대선 주자의 심층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20대 대선에 뛰어든 이유를 중심으로, 그들이 꿈꾸는 대한민국을 함께 그려봅니다.

당내 경선 일정을 먼저 시작한 민주당 후보들을 만났고, 국민의힘 등 야권에서도 후보들이 압축되는 대로 인터뷰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오늘 순서는 이재명 후보입니다. 인터뷰 영상은 KBS 뉴스 홈페이지와 유튜브 계정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만추] 구 사이다, 현 호박돌…이재명을 들여다봤습니다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231719

"난 교복 하나 입어보지 못했고, 앞으로도 못할 것이다. 생각하면 내 신세도 한심하다."
(이재명, '소년공 다이어리' 중 1980년 5월 3일)

공장이 세상의 전부였던 소년 이재명. 이후 검정고시와 사법시험을 당당히 통과하고 노동 전문 변호사로 또, 인권 변호사로 세상에 이름을 알립니다. 그 뒤엔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거쳐 '정치인 이재명'으로서의 삶을 개척합니다.


이제는 '대선 후보 이재명'입니다. 이 후보는 2017년 19대 대선에 도전했다가 당내 경선에서 고배를 마시기도 했습니다. 이번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KBS는 경기도청에서 이재명 후보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 "과거엔 모난 돌, 지금은 호박돌…돌의 본질 변함없다"

ㅡ대선 도전, 언제부터 생각하셨나요?

"정치를 입문하면서 제가 바라는 세상을 만드는 데 유효한 효율적 수단을 찾아야 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대통령직이라고 하는 것도 사실은 매우 유효한 도구이기 때문에 효율성 높은, 유효한 더 나은 도구를 좀 확보해야 하겠다는 생각은 아주 오래전부터 했습니다."

ㅡ19대 대선 때도 도전했는데 그때와 지금의 이재명, 달라진 점이 있을까요?

"과거에는 모난 돌이었다면 지금은 큰 강까지 굴러 굴러 오면서 좀 반들반들한 호박돌로 바뀌었다는 생각이 좀 들고. 다만 돌이라고 하는 본질, 제가 지향하는 또 만들고 싶은 세상에 대한 목표, 이런 건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 "중도층 잡기 위해선 말보단 실천으로 증명해야"

ㅡ대선은 결국 중도 싸움입니다. 중도층 어떻게 잡을 계획이신지?

"정책의 선명성을 가지고는 사실은 중도 진영을 설득하기 어렵습니다. 과격한 소리, 하늘의 별을 따다 주겠다든지, 이런 얘기 누가 못하겠어요? 문제는 신뢰를 얻는 거죠. 일단 실현 가능해야 하고 또 말뿐이 아니라 실천을 통해서 증명해야 합니다."

"성남시장 선거에 나가면서 실현 가능한 공약들을 최대한 많이 했고, 그 결과 공약의 96%를 이행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하나 들면, 성남시 상대원동 중원초등학교 앞 어느 골목에 과속방지턱을 설치해서 아동사고 위험을 줄여주겠다, 그런 공약을 제가 수백 개를 해서 거의 다 지켰습니다."

■ "난 친문이자 비문…文 정부, 민생개혁 우선순위 밀려 아쉬워"

ㅡ스스로 평가했을 때 비문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도 그분을 뽑았으니 당연히 저야 친문이죠, 친문이어야 하죠. 그런데 중심에서 보면 거리가 있으니까, 그런 측면에서는 비문이라고 저를 호칭하신 분들도 계신데요. 이쪽에서 보면 맞는 말이고 저쪽에서 보면 안 맞는 말이고 그런 거죠."


ㅡ현 정부에서 차별화할 점은 무엇인가요?

"추구하는 가치나 포괄적인 정책들은, 큰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정책 수립이나 우선순위 부여, 집행의 강도 측면에서는 다릅니다. 저는 분배, 복지 강화를 통해 성장을 담보하는 정책을 내세우는데 현재 정부 정책은 공급과 기업 지원 측면에 집중된 것 같습니다. 민생 개혁 측면에서 우선순위가 거대 개혁 담론보다는 조금 밀린 게 아닌가 하는 그런 아쉬움이 있습니다."

"부동산도 마찬가지죠. 부동산으로 돈을 벌 수 없게 하겠다. 이게 모든 문제의 답이에요. 그런데 현장에서 관료들을 통해 집행하는 정책이 과연 거기에 부합하느냐? 아니죠. 정책을 스물 몇 번씩 내도 정부 정책을 국민들이 믿지 않고, 고위 공직자들이 집을 여러 채 가지고 있으면서 그런 정책을 만드니까 집값은 확실히 오른다는 증거를 제시한 꼴이죠."

■ "민주당, 당 대결 구도에서 국민의힘에 밀려"

ㅡ국민의힘 경선 일정이 늦어 민주당 후보는 공격만 받다 끝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저는 당 대 당 대결 구도에서는 민주당이 국민의 혁신 요구, 교체 요구, 변화 열망에서 이미 국민의힘에 비해서는 밀린다고 생각합니다. 산끼리의 경쟁에서 이미 밀리는 거죠. 결국, 후보가 국민으로부터 '저 사람은 정말로 쓸만한 사람이다. 우리의 삶 바꿔줄, 이 나라를 더 발전, 성장시킬 사람이다'라고 확신을 줘야 하는 게 핵심 아니겠습니까?"

"집권 여당이니까 민생 문제를 파고들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신뢰를 얻어 담쟁이 넝쿨이 담장을 넘듯이 한 발 한 발 이렇게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현행 경선 일정이) 네거티브에 대한 우려보다 긍정적인 면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 맞수로 유승민 꼽은 이재명, "윤석열, 산에 오르지 못한 분"

이재명 후보는 야권 대선 주자들 중 가장 어려운 상대로 유승민 전 의원을 꼽았습니다. 이 후보는 그 이유로 산맥, 산, 후보 구도를 꼽았습니다.

ㅡ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아닌 유승민 전 의원을 맞수로 꼽은 이유가 있을까요?

"산맥, 산, 후보 구도로 보면 윤석열 후보는 사실 당외 인사잖아요. (윤 전 총장은) 아직 그 산에 올라오지 못한 분이시거든요. 제3의 장소에서 산을 쌓아야 할지도 혹시 모릅니다. 유승민 후보는 어쨌든 산 안에 이미 들어와 계신 분이고, 매우 안정적인 기반을 갖추고 있는 거죠."

ㅡ과거 윤 전 총장에게 X파일과 관련해 정치인이라면 성실하게 대답해야 한다고 조언했는데, 어떤 취지인가요?

"피하면 더 의심받는다. 해명할 거 빨리 빨리하고 잘못한 거 사과드려야 한다는 거죠. 저도 어머니가 폭행당하고 협박을 받아 화가 나서 욕을 했는데, 녹음돼서 돌아다니잖아요. 제가 인품이 부족해서 욕한 거 맞죠. 그래서 계속 죄송합니다, 이렇게 사과드릴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끊임없이 사과드리고 해야죠."

이재명 후보는 그제(11일), 예비경선을 통과했습니다. 이 후보는 당내 지지율 선두를 굳건히 지키고 있지만, 최종 후보 확정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스스로 흙수저, 비주류라 자처했듯 당내 지지기반이 두터운 경쟁 후보들과의 경선에서 확실한 우위를 보여야만 합니다. 산 경쟁에서 밀렸다는 이 후보, 본경선에선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민주당의 최종 대선 후보는 9월 5일 서울 경선을 끝내며 발표되고,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9월 10일 이전 결선 투표로 결정합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인터뷰] 이재명 “민주당이 야당에 밀린다…후보가 확신줘야”
    • 입력 2021-07-13 08:01:08
    • 수정2021-07-13 08:02:13
    취재K

KBS는 여야의 대선 주자의 심층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20대 대선에 뛰어든 이유를 중심으로, 그들이 꿈꾸는 대한민국을 함께 그려봅니다.

당내 경선 일정을 먼저 시작한 민주당 후보들을 만났고, 국민의힘 등 야권에서도 후보들이 압축되는 대로 인터뷰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오늘 순서는 이재명 후보입니다. 인터뷰 영상은 KBS 뉴스 홈페이지와 유튜브 계정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만추] 구 사이다, 현 호박돌…이재명을 들여다봤습니다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231719

"난 교복 하나 입어보지 못했고, 앞으로도 못할 것이다. 생각하면 내 신세도 한심하다."
(이재명, '소년공 다이어리' 중 1980년 5월 3일)

공장이 세상의 전부였던 소년 이재명. 이후 검정고시와 사법시험을 당당히 통과하고 노동 전문 변호사로 또, 인권 변호사로 세상에 이름을 알립니다. 그 뒤엔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거쳐 '정치인 이재명'으로서의 삶을 개척합니다.


이제는 '대선 후보 이재명'입니다. 이 후보는 2017년 19대 대선에 도전했다가 당내 경선에서 고배를 마시기도 했습니다. 이번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KBS는 경기도청에서 이재명 후보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 "과거엔 모난 돌, 지금은 호박돌…돌의 본질 변함없다"

ㅡ대선 도전, 언제부터 생각하셨나요?

"정치를 입문하면서 제가 바라는 세상을 만드는 데 유효한 효율적 수단을 찾아야 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대통령직이라고 하는 것도 사실은 매우 유효한 도구이기 때문에 효율성 높은, 유효한 더 나은 도구를 좀 확보해야 하겠다는 생각은 아주 오래전부터 했습니다."

ㅡ19대 대선 때도 도전했는데 그때와 지금의 이재명, 달라진 점이 있을까요?

"과거에는 모난 돌이었다면 지금은 큰 강까지 굴러 굴러 오면서 좀 반들반들한 호박돌로 바뀌었다는 생각이 좀 들고. 다만 돌이라고 하는 본질, 제가 지향하는 또 만들고 싶은 세상에 대한 목표, 이런 건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 "중도층 잡기 위해선 말보단 실천으로 증명해야"

ㅡ대선은 결국 중도 싸움입니다. 중도층 어떻게 잡을 계획이신지?

"정책의 선명성을 가지고는 사실은 중도 진영을 설득하기 어렵습니다. 과격한 소리, 하늘의 별을 따다 주겠다든지, 이런 얘기 누가 못하겠어요? 문제는 신뢰를 얻는 거죠. 일단 실현 가능해야 하고 또 말뿐이 아니라 실천을 통해서 증명해야 합니다."

"성남시장 선거에 나가면서 실현 가능한 공약들을 최대한 많이 했고, 그 결과 공약의 96%를 이행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하나 들면, 성남시 상대원동 중원초등학교 앞 어느 골목에 과속방지턱을 설치해서 아동사고 위험을 줄여주겠다, 그런 공약을 제가 수백 개를 해서 거의 다 지켰습니다."

■ "난 친문이자 비문…文 정부, 민생개혁 우선순위 밀려 아쉬워"

ㅡ스스로 평가했을 때 비문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도 그분을 뽑았으니 당연히 저야 친문이죠, 친문이어야 하죠. 그런데 중심에서 보면 거리가 있으니까, 그런 측면에서는 비문이라고 저를 호칭하신 분들도 계신데요. 이쪽에서 보면 맞는 말이고 저쪽에서 보면 안 맞는 말이고 그런 거죠."


ㅡ현 정부에서 차별화할 점은 무엇인가요?

"추구하는 가치나 포괄적인 정책들은, 큰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정책 수립이나 우선순위 부여, 집행의 강도 측면에서는 다릅니다. 저는 분배, 복지 강화를 통해 성장을 담보하는 정책을 내세우는데 현재 정부 정책은 공급과 기업 지원 측면에 집중된 것 같습니다. 민생 개혁 측면에서 우선순위가 거대 개혁 담론보다는 조금 밀린 게 아닌가 하는 그런 아쉬움이 있습니다."

"부동산도 마찬가지죠. 부동산으로 돈을 벌 수 없게 하겠다. 이게 모든 문제의 답이에요. 그런데 현장에서 관료들을 통해 집행하는 정책이 과연 거기에 부합하느냐? 아니죠. 정책을 스물 몇 번씩 내도 정부 정책을 국민들이 믿지 않고, 고위 공직자들이 집을 여러 채 가지고 있으면서 그런 정책을 만드니까 집값은 확실히 오른다는 증거를 제시한 꼴이죠."

■ "민주당, 당 대결 구도에서 국민의힘에 밀려"

ㅡ국민의힘 경선 일정이 늦어 민주당 후보는 공격만 받다 끝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저는 당 대 당 대결 구도에서는 민주당이 국민의 혁신 요구, 교체 요구, 변화 열망에서 이미 국민의힘에 비해서는 밀린다고 생각합니다. 산끼리의 경쟁에서 이미 밀리는 거죠. 결국, 후보가 국민으로부터 '저 사람은 정말로 쓸만한 사람이다. 우리의 삶 바꿔줄, 이 나라를 더 발전, 성장시킬 사람이다'라고 확신을 줘야 하는 게 핵심 아니겠습니까?"

"집권 여당이니까 민생 문제를 파고들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신뢰를 얻어 담쟁이 넝쿨이 담장을 넘듯이 한 발 한 발 이렇게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현행 경선 일정이) 네거티브에 대한 우려보다 긍정적인 면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 맞수로 유승민 꼽은 이재명, "윤석열, 산에 오르지 못한 분"

이재명 후보는 야권 대선 주자들 중 가장 어려운 상대로 유승민 전 의원을 꼽았습니다. 이 후보는 그 이유로 산맥, 산, 후보 구도를 꼽았습니다.

ㅡ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아닌 유승민 전 의원을 맞수로 꼽은 이유가 있을까요?

"산맥, 산, 후보 구도로 보면 윤석열 후보는 사실 당외 인사잖아요. (윤 전 총장은) 아직 그 산에 올라오지 못한 분이시거든요. 제3의 장소에서 산을 쌓아야 할지도 혹시 모릅니다. 유승민 후보는 어쨌든 산 안에 이미 들어와 계신 분이고, 매우 안정적인 기반을 갖추고 있는 거죠."

ㅡ과거 윤 전 총장에게 X파일과 관련해 정치인이라면 성실하게 대답해야 한다고 조언했는데, 어떤 취지인가요?

"피하면 더 의심받는다. 해명할 거 빨리 빨리하고 잘못한 거 사과드려야 한다는 거죠. 저도 어머니가 폭행당하고 협박을 받아 화가 나서 욕을 했는데, 녹음돼서 돌아다니잖아요. 제가 인품이 부족해서 욕한 거 맞죠. 그래서 계속 죄송합니다, 이렇게 사과드릴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끊임없이 사과드리고 해야죠."

이재명 후보는 그제(11일), 예비경선을 통과했습니다. 이 후보는 당내 지지율 선두를 굳건히 지키고 있지만, 최종 후보 확정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스스로 흙수저, 비주류라 자처했듯 당내 지지기반이 두터운 경쟁 후보들과의 경선에서 확실한 우위를 보여야만 합니다. 산 경쟁에서 밀렸다는 이 후보, 본경선에선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민주당의 최종 대선 후보는 9월 5일 서울 경선을 끝내며 발표되고,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9월 10일 이전 결선 투표로 결정합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