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만 4시간…도쿄 땅 밟기 쉽지 않네!
입력 2021.07.13 (16:37)
수정 2021.07.1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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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취재진이 도쿄 나리타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을 나서는데 4시간이 걸릴지는 이때만 해도 예상하지 못했다.
2020 하계 올림픽이 열리는 도쿄 땅을 밟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출발 전부터 해야 할 일이 산더미였다. 출국 시간 기준으로 96시간 전에 한 번, 72시간 전에 또 한 번 PCR 검사를 진행해야 했고, 영문으로 된 음성 판정서 두 장을 지참해야 했다. PCR 검사를 위해 보건소만 두 번, 영문 증명서 발급을 위해 출국일 전에 인천공항도 방문해야 했다.
설치해야 할 어플리케이션도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OCHA 앱, COCOA 앱 등을 설치해 매일 매일의 건강 상태와 자신의 실시간 동선을 남겨야 한다.
■ 끝난 줄 알았지? 기다림은 이제 시작이야….
대망의 출국일. 텅 빈 인천공항은 낯설기만 했다. 인천에서의 출국 절차는 생각만큼 복잡하지 않았다. 코로나 사태 전과 비교했을 때 출국 절차에 있어 차이점은 크지 않았다. 손님 하나 없이 텅 빈 면세점만이 유일한 차이였을까?
2시간여의 비행을 통해 도착한 일본. 드디어 도쿄 올림픽이 열리는 장소에 온 설렘도 잠시, 본격적인 고난이 시작된다는 것을 곧 깨달았다.
비행기가 도쿄 나리타 공항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1시 30분. 일반적인 입국 절차였다면 수화물을 찾고, 입국 수속 심사를 받는 것을 모두 포함해도 30분 남짓이면 충분했을 터.
도착 후 일렬로 놓은 긴 의자에 앉아 서류 심사를 기다려야 했다. 의자에만 1시간을 앉아 있었다.
하지만 도쿄 나리타 공항에 내리자 취재진들은 일렬로 놓여진 긴 의자에 한 줄로 앉았다. 기다림의 시작이었다. 한 시간가량을 대기하자 마침내 입국 절차가 시작됐다. 건강 체크 카드, ID 카드, 여권 등 간단한 서류 심사를 마친 후 첫 번째 코로나 검사가 진행됐다.
공항에서의 코로나 검사는 타액을 뱉는 방식의 간이 검사로 진행됐다. 96시간 전부터 이미 두 번의 코를 찌르는 고통을 느낀 터라, 타액 검사가 반갑기만 했다.
타액 검사를 마친 후? 역시 또 대기다. 검사 결과가 나올 동안 또 2시간가량을 소파에 앉아 하염없이 대기해야 했다.
지루한 기다림 끝에, 취재진 전원은 음성 판정을 받았고 나리타 공항에 도착한 지 무려 4시간 만에 도쿄 땅을 밟게 됐다.
■ 편의점은 15분 컷?
오후 1시 30분에 나리타 공항에 도착했지만, 수속을 모두 마치고 나오자 시간은 5시 반을 향해갔다.
공항을 나오자, 이미 해는 저물기 시작했다. 공항에서 또 1시간 반을 달려 도착한 숙소. 이제 허기가 찾아왔다. 아침부터 먹은 것은 항공기에서 제공받은 샌드위치뿐. 하지만 도쿄의 첫 끼니는 도시락으로 해결해야 했다. 입국 후 14일 간 취재진은 업무 이외의 외부 외출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유일한 외출은 15분간 허락된 편의점 방문뿐. 이 역시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했다. 호텔 입구에 놓인 장부에 호실 번호와 시간을 써넣어야 했고, 편의점에서 돌아온 후 다시 장부에 도착 시각을 적어야 했다.
15분의 압박 탓인지, 편의점에선 이것저것 장바구니에 담기 바빴다. 결국, 무알콜 맥주가 장바구니에 담겼다.
시원한 맥주 한 캔과 함께 마무리하려던 하루는, 무알콜 맥주와 함께 김빠지듯 허무하게 끝이 났다.
정신없는 도쿄에서의 첫날이 지나갔다. 육체적 피로보다, 정신적인 피로가 온몸을 지배했던 하루가 이렇게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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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항에서만 4시간…도쿄 땅 밟기 쉽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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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1-07-13 16:37:31
- 수정2021-07-13 17:10:22
2020 하계 올림픽이 열리는 도쿄 땅을 밟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출발 전부터 해야 할 일이 산더미였다. 출국 시간 기준으로 96시간 전에 한 번, 72시간 전에 또 한 번 PCR 검사를 진행해야 했고, 영문으로 된 음성 판정서 두 장을 지참해야 했다. PCR 검사를 위해 보건소만 두 번, 영문 증명서 발급을 위해 출국일 전에 인천공항도 방문해야 했다.
설치해야 할 어플리케이션도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OCHA 앱, COCOA 앱 등을 설치해 매일 매일의 건강 상태와 자신의 실시간 동선을 남겨야 한다.
■ 끝난 줄 알았지? 기다림은 이제 시작이야….
대망의 출국일. 텅 빈 인천공항은 낯설기만 했다. 인천에서의 출국 절차는 생각만큼 복잡하지 않았다. 코로나 사태 전과 비교했을 때 출국 절차에 있어 차이점은 크지 않았다. 손님 하나 없이 텅 빈 면세점만이 유일한 차이였을까?
2시간여의 비행을 통해 도착한 일본. 드디어 도쿄 올림픽이 열리는 장소에 온 설렘도 잠시, 본격적인 고난이 시작된다는 것을 곧 깨달았다.
비행기가 도쿄 나리타 공항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1시 30분. 일반적인 입국 절차였다면 수화물을 찾고, 입국 수속 심사를 받는 것을 모두 포함해도 30분 남짓이면 충분했을 터.
하지만 도쿄 나리타 공항에 내리자 취재진들은 일렬로 놓여진 긴 의자에 한 줄로 앉았다. 기다림의 시작이었다. 한 시간가량을 대기하자 마침내 입국 절차가 시작됐다. 건강 체크 카드, ID 카드, 여권 등 간단한 서류 심사를 마친 후 첫 번째 코로나 검사가 진행됐다.
공항에서의 코로나 검사는 타액을 뱉는 방식의 간이 검사로 진행됐다. 96시간 전부터 이미 두 번의 코를 찌르는 고통을 느낀 터라, 타액 검사가 반갑기만 했다.
타액 검사를 마친 후? 역시 또 대기다. 검사 결과가 나올 동안 또 2시간가량을 소파에 앉아 하염없이 대기해야 했다.
지루한 기다림 끝에, 취재진 전원은 음성 판정을 받았고 나리타 공항에 도착한 지 무려 4시간 만에 도쿄 땅을 밟게 됐다.
■ 편의점은 15분 컷?
공항을 나오자, 이미 해는 저물기 시작했다. 공항에서 또 1시간 반을 달려 도착한 숙소. 이제 허기가 찾아왔다. 아침부터 먹은 것은 항공기에서 제공받은 샌드위치뿐. 하지만 도쿄의 첫 끼니는 도시락으로 해결해야 했다. 입국 후 14일 간 취재진은 업무 이외의 외부 외출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유일한 외출은 15분간 허락된 편의점 방문뿐. 이 역시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했다. 호텔 입구에 놓인 장부에 호실 번호와 시간을 써넣어야 했고, 편의점에서 돌아온 후 다시 장부에 도착 시각을 적어야 했다.
15분의 압박 탓인지, 편의점에선 이것저것 장바구니에 담기 바빴다. 결국, 무알콜 맥주가 장바구니에 담겼다.
시원한 맥주 한 캔과 함께 마무리하려던 하루는, 무알콜 맥주와 함께 김빠지듯 허무하게 끝이 났다.
정신없는 도쿄에서의 첫날이 지나갔다. 육체적 피로보다, 정신적인 피로가 온몸을 지배했던 하루가 이렇게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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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희 기자 fcju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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