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화 흙탕 범벅되도록 고생”…1년 뒤 과일로 전한 고마움

입력 2021.07.13 (22:07) 수정 2021.07.13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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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여름 섬진강 일대에 물난리가 나면서 근처 농민들은 집과 밭을 잃었습니다.

이 농민들이 1년 간 황무지를 일군 끝에 최근 포도와 복숭아를 처음으로 수확했습니다.

농민들, 이 소중한 과일을 어디론가 보냈는데요.

받는 사람 누구일까요?

오정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제대로 익었네, 이건. 알갱이도 굵고."]

알 굵고, 달콤한 향이 오른 송이만 고르는 손길에 고민이 묻어납니다.

흙탕이 휩쓸어 황무지가 됐던 밭.

농부는 애써 다시 김을 맸고 결국, 포도나무에 꽃은 또 피었습니다.

[장두규/수해민 : "일부 죽은 것도 있고, 아주 몸살 많이 앓고 재생한 것도 있고. 다시 퇴비 넣고 살리기 위해서 노력하고, 한 번 올 거 두 번 오고."]

원망으로 계절을 보내고 다시 찾아온 여름.

맺힌 열매를 보니 문득 고마운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수해복구에 일손을 보탰던 국군 장병들입니다.

[장미자/수해민 : "엉망이었죠. 진흙탕 흙이 옷에 다 묻고, 진흙이 무릎 정도로 와서 애를 많이 써줬죠. 이보다 더 뜨거웠어요. 그때는 어마어마하게 더웠죠. 진짜 애쓰셨어요."]

하루 4백 명 장병들은 매일같이 찾아와 손을 거들었고, 또 함께 슬퍼했습니다.

[장미자/수해민 : "다독거리면서 엄마 힘내세요, 그러더라고. 힘내시라고...감사하죠. 미안하기도 하고."]

그 덕에 힘을 내 물난리를 이겨내고 거둔 첫 열매.

주민들은 주저 없이 복구 참여 장병에게 직접 건넸습니다.

포도와 복숭아 6백 상자, 장병들이 넉넉히 맛 볼 만큼입니다.

코로나19 확산 탓에 먼발치에서 한 인사가 다였지만, 진한 과일 향에 고마움을 담아 전했습니다.

["(맛있게 먹어요.) 충성! 감사합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정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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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화 흙탕 범벅되도록 고생”…1년 뒤 과일로 전한 고마움
    • 입력 2021-07-13 22:07:54
    • 수정2021-07-13 22: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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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여름 섬진강 일대에 물난리가 나면서 근처 농민들은 집과 밭을 잃었습니다.

이 농민들이 1년 간 황무지를 일군 끝에 최근 포도와 복숭아를 처음으로 수확했습니다.

농민들, 이 소중한 과일을 어디론가 보냈는데요.

받는 사람 누구일까요?

오정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제대로 익었네, 이건. 알갱이도 굵고."]

알 굵고, 달콤한 향이 오른 송이만 고르는 손길에 고민이 묻어납니다.

흙탕이 휩쓸어 황무지가 됐던 밭.

농부는 애써 다시 김을 맸고 결국, 포도나무에 꽃은 또 피었습니다.

[장두규/수해민 : "일부 죽은 것도 있고, 아주 몸살 많이 앓고 재생한 것도 있고. 다시 퇴비 넣고 살리기 위해서 노력하고, 한 번 올 거 두 번 오고."]

원망으로 계절을 보내고 다시 찾아온 여름.

맺힌 열매를 보니 문득 고마운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수해복구에 일손을 보탰던 국군 장병들입니다.

[장미자/수해민 : "엉망이었죠. 진흙탕 흙이 옷에 다 묻고, 진흙이 무릎 정도로 와서 애를 많이 써줬죠. 이보다 더 뜨거웠어요. 그때는 어마어마하게 더웠죠. 진짜 애쓰셨어요."]

하루 4백 명 장병들은 매일같이 찾아와 손을 거들었고, 또 함께 슬퍼했습니다.

[장미자/수해민 : "다독거리면서 엄마 힘내세요, 그러더라고. 힘내시라고...감사하죠. 미안하기도 하고."]

그 덕에 힘을 내 물난리를 이겨내고 거둔 첫 열매.

주민들은 주저 없이 복구 참여 장병에게 직접 건넸습니다.

포도와 복숭아 6백 상자, 장병들이 넉넉히 맛 볼 만큼입니다.

코로나19 확산 탓에 먼발치에서 한 인사가 다였지만, 진한 과일 향에 고마움을 담아 전했습니다.

["(맛있게 먹어요.) 충성! 감사합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정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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