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만 4차 유행 중대기로? 지금부터 5주 내내!

입력 2021.07.1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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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만 중대기로? 근거는?

4차 유행의 한가운데, '이번 주말이 중대기로'라는 경고가 반복된다. 특별한 근거가 있는 것일까?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유행 추이를 추정하거나 예측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
"예를 들어 3차 유행은 지금보다도 유행 규모가 작았음에도 불구하고 정점에 올라가서 떨어지기 시작할 때까지 무려 43일이 소요될 정도로 상당히 장기간 유행이 지속된 바 있습니다. 지금은 유행의 규모라든지 또 변이의 비율 또 변이의 특성 이런 것들이 훨씬 더 까다롭고 어려운 상황입니다."

알 수 없으며, 유행이 잦아들기까지는 한 참 걸릴 것이란 의미다.

■이동량 데이터로 예측해볼 수는 없을까

구체적으로 추정해볼 방법이 없을까? 이동량을 통해 파악하는 방법이 있다.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 SKT는 코로나 초기부터 통계청에 이동량 빅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거주 시군구를 넘어 30분 이상 머물 때를 '이동'으로 보고 이동량 건수를 집계한다. SKT 이용자가 전체 이동통신 이용자의 절반 안팎인 것을 생각하면 사실상 '실제 이동 데이터'와 같다고 볼 수 있다.

그간 세 번의 유행을 이 휴대전화 이동량 데이터와 붙여보면 명확한 사실을 알 수 있다.


-확진자 수와 이동량은 반비례한다
-선후관계가 있다. 확진자 수가 먼저 변화하고, 이동량은 그 뒤에 변화한다
-3차 유행 뒤 확진자는 충분히 줄지 않았지만, 이동량은 서서히 회복했다. 그리고 4차 확산이 나타났다

■ 최신 이동량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일단 7월 11일 주차(통계청은 코로나 확산 이후 순번을 부여해 75주차로 부른다) 일 평균 이동량은 3,278만 건, 전년동기 대비 2.1% 감소했다. 지난해도 코로나 상황이었던 것을 감안해 2년 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12% 감소다.

게다가 과거 추세를 보면 코로나 확산세가 강해지면, 이에 경각심을 느낀 시민들이 이동량을 줄여온 패턴이 반복됐다. 따라서 이동량이 추세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만 우려스러운 점도 있다. 정부는 일단 7월 13일을 기준으로 전주보다 수도권은 이동량이 11% 줄었는데, 비수도권은 9% 늘었다고 했다.

왜 그런 것일까? '풍선효과'나 '여름 휴가철'을 유력한 이유로 꼽았는데,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우려 요인 1 : 지난해 기준으로 보면 이번 주부터 5주는 '휴가 최고조 기간'


지난해 7월 둘째 주, 이동량은 3,350만 건을 기록한 뒤 5주 뒤 3,679만 건으로 코로나 이후 이동량의 정점을 찍는다. 그 직후 8월 2차 대유행이 나타난다. 대유행 이후에야 이동량은 급감한다.

당시 이렇게 이동량이 늘어난 것은 확진자 수가 적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시기적으로 '휴가철'과 맞물린 점도 빼놓을 수 없다.

7말 8초는 전통적으로 1년 중 휴가 인파가 가장 많이 몰리는 기간이다. 올해도 이미 이 기간 휴가 예약이 몰려있는 점을 생각하면, 이 휴가 수요가 온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확산세를 억제할 만큼 충분한 이동량 감소가 나타날지 확신하기가 어려워지는 이유다.

■ 우려 요인 2 : 최근 증가하는 목적지는 '관광지, 레저스포츠'


목적지별 이동량을 보아도 우려는 가시지 않는다. 도심 상업지역과 주거지역, 사무지역, 대형아웃렛, 관광지, 레저스포츠 등으로 목적지를 나눈 이동량 통계를 보면 뚜렷한 패턴이 보인다.

도심 상업지역과 주거지역, 사무지역, 대형아울렛 이동량은 여전히 매우 감소했거나 거의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3차 확산 이후 4-600명대 확진자가 지속됐기 때문으로 풀이해볼 수 있다.

그러나 관광지와 레저스포츠 목적 이동은 지난 두 달 동안 꾸준히 고공행진을 했다. '오랜 기간 거리 두기로 지친 사람들이 도심으로 가거나, 일상에서 이동량을 늘리지는 않지만, 레저와 관광을 위한 이동량은 늘려온 것'으로 풀이해볼 수 있다.

확진자 급증 사태 이후 줄긴 했지만, 지난주에도 여전히 레저스포츠 수요 이동은 전년대비 플러스(+)를 기록했다.

지역별 : 올 봄 이후 제주 이동량 지속적 급증

지역별 그래프를 봐도 그 레저·관광수요가 어느 지역에 몰리는지 어렵잖게 알 수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제주다. 수도권 3개 광역 자치단체가 이동량 회복이 더디고, 다른 지역도 최근 재확산이 벌어지며 이동량이 매우 감소했지만, 여전히 전년대비 큰 폭의 증가를 기록하는 곳이 있다. 제주다.


제주는 4월 한 때 전년대비 150% 이동량이 폭증했고, 최근까지도 30~ 60%대 증가세를 유지했다.

특히 지난주도 26.5% 증가했다. 4차 확산이 완연해진 이후로도 제주 관광 수요 급증세는 꺾이지 않은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우려 요인 3 : 20대. 20대 이동을 통제할 수 있을까


확진자 수가 800명대로 급증한 게 74주다. 6월 28일부터 7월 4일까지. 연령별 데이터를 보면 그 직전인 72, 73주에 특정 연령대에 눈에 띄는 이동량 변화가 있었다.

방학을 맞은 20대 이동량이 급증했다. 다른 연령대 모두 이동량이 전년동기 대비 줄었던 72주(6.14~20일)에 나 홀로 3.3% 늘었다. 기말고사가 끝나기 시작하는 주간.

그 다음주는 6.9%나 급증했다. 연령별 데이터에서 7%대 급증은 흔치 않은 일이다. 이후 74주가 시작되고 확진자가 급증하기 시작한다. 확진자 급증 이후 이동량 증가세가 멈추긴 했다.

우려 요인을 정리하면 이렇다.

1. 지금부터 5주간은 휴가 이동 수요가 피크에 이른다
2. 관광지, 레저스포츠 목적의 이동수요가 여전하다
3. 4차 유행으로 인한 확진자 급증 직전, 20대 이동 증가가 눈에 띈다

이같은 우려 요인들이 이번 주말에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과거 추세를 보건데 최소 5주 동안은 잠재적 휴가수요가 높다. 이 휴가 수요 전반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하다.

우선 이동량이 몰리지 않게 정책적 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일정 부분 이동량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한 방역대책도 필요하다. 특정 관광지, 특정 지역, 특정 연령을 대상으로 더 세세한 방역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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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 주말만 4차 유행 중대기로? 지금부터 5주 내내!
    • 입력 2021-07-17 07:01:13
    취재K

■이번 주말만 중대기로? 근거는?

4차 유행의 한가운데, '이번 주말이 중대기로'라는 경고가 반복된다. 특별한 근거가 있는 것일까?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유행 추이를 추정하거나 예측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
"예를 들어 3차 유행은 지금보다도 유행 규모가 작았음에도 불구하고 정점에 올라가서 떨어지기 시작할 때까지 무려 43일이 소요될 정도로 상당히 장기간 유행이 지속된 바 있습니다. 지금은 유행의 규모라든지 또 변이의 비율 또 변이의 특성 이런 것들이 훨씬 더 까다롭고 어려운 상황입니다."

알 수 없으며, 유행이 잦아들기까지는 한 참 걸릴 것이란 의미다.

■이동량 데이터로 예측해볼 수는 없을까

구체적으로 추정해볼 방법이 없을까? 이동량을 통해 파악하는 방법이 있다.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 SKT는 코로나 초기부터 통계청에 이동량 빅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거주 시군구를 넘어 30분 이상 머물 때를 '이동'으로 보고 이동량 건수를 집계한다. SKT 이용자가 전체 이동통신 이용자의 절반 안팎인 것을 생각하면 사실상 '실제 이동 데이터'와 같다고 볼 수 있다.

그간 세 번의 유행을 이 휴대전화 이동량 데이터와 붙여보면 명확한 사실을 알 수 있다.


-확진자 수와 이동량은 반비례한다
-선후관계가 있다. 확진자 수가 먼저 변화하고, 이동량은 그 뒤에 변화한다
-3차 유행 뒤 확진자는 충분히 줄지 않았지만, 이동량은 서서히 회복했다. 그리고 4차 확산이 나타났다

■ 최신 이동량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일단 7월 11일 주차(통계청은 코로나 확산 이후 순번을 부여해 75주차로 부른다) 일 평균 이동량은 3,278만 건, 전년동기 대비 2.1% 감소했다. 지난해도 코로나 상황이었던 것을 감안해 2년 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12% 감소다.

게다가 과거 추세를 보면 코로나 확산세가 강해지면, 이에 경각심을 느낀 시민들이 이동량을 줄여온 패턴이 반복됐다. 따라서 이동량이 추세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만 우려스러운 점도 있다. 정부는 일단 7월 13일을 기준으로 전주보다 수도권은 이동량이 11% 줄었는데, 비수도권은 9% 늘었다고 했다.

왜 그런 것일까? '풍선효과'나 '여름 휴가철'을 유력한 이유로 꼽았는데,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우려 요인 1 : 지난해 기준으로 보면 이번 주부터 5주는 '휴가 최고조 기간'


지난해 7월 둘째 주, 이동량은 3,350만 건을 기록한 뒤 5주 뒤 3,679만 건으로 코로나 이후 이동량의 정점을 찍는다. 그 직후 8월 2차 대유행이 나타난다. 대유행 이후에야 이동량은 급감한다.

당시 이렇게 이동량이 늘어난 것은 확진자 수가 적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시기적으로 '휴가철'과 맞물린 점도 빼놓을 수 없다.

7말 8초는 전통적으로 1년 중 휴가 인파가 가장 많이 몰리는 기간이다. 올해도 이미 이 기간 휴가 예약이 몰려있는 점을 생각하면, 이 휴가 수요가 온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확산세를 억제할 만큼 충분한 이동량 감소가 나타날지 확신하기가 어려워지는 이유다.

■ 우려 요인 2 : 최근 증가하는 목적지는 '관광지, 레저스포츠'


목적지별 이동량을 보아도 우려는 가시지 않는다. 도심 상업지역과 주거지역, 사무지역, 대형아웃렛, 관광지, 레저스포츠 등으로 목적지를 나눈 이동량 통계를 보면 뚜렷한 패턴이 보인다.

도심 상업지역과 주거지역, 사무지역, 대형아울렛 이동량은 여전히 매우 감소했거나 거의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3차 확산 이후 4-600명대 확진자가 지속됐기 때문으로 풀이해볼 수 있다.

그러나 관광지와 레저스포츠 목적 이동은 지난 두 달 동안 꾸준히 고공행진을 했다. '오랜 기간 거리 두기로 지친 사람들이 도심으로 가거나, 일상에서 이동량을 늘리지는 않지만, 레저와 관광을 위한 이동량은 늘려온 것'으로 풀이해볼 수 있다.

확진자 급증 사태 이후 줄긴 했지만, 지난주에도 여전히 레저스포츠 수요 이동은 전년대비 플러스(+)를 기록했다.

지역별 : 올 봄 이후 제주 이동량 지속적 급증

지역별 그래프를 봐도 그 레저·관광수요가 어느 지역에 몰리는지 어렵잖게 알 수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제주다. 수도권 3개 광역 자치단체가 이동량 회복이 더디고, 다른 지역도 최근 재확산이 벌어지며 이동량이 매우 감소했지만, 여전히 전년대비 큰 폭의 증가를 기록하는 곳이 있다. 제주다.


제주는 4월 한 때 전년대비 150% 이동량이 폭증했고, 최근까지도 30~ 60%대 증가세를 유지했다.

특히 지난주도 26.5% 증가했다. 4차 확산이 완연해진 이후로도 제주 관광 수요 급증세는 꺾이지 않은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우려 요인 3 : 20대. 20대 이동을 통제할 수 있을까


확진자 수가 800명대로 급증한 게 74주다. 6월 28일부터 7월 4일까지. 연령별 데이터를 보면 그 직전인 72, 73주에 특정 연령대에 눈에 띄는 이동량 변화가 있었다.

방학을 맞은 20대 이동량이 급증했다. 다른 연령대 모두 이동량이 전년동기 대비 줄었던 72주(6.14~20일)에 나 홀로 3.3% 늘었다. 기말고사가 끝나기 시작하는 주간.

그 다음주는 6.9%나 급증했다. 연령별 데이터에서 7%대 급증은 흔치 않은 일이다. 이후 74주가 시작되고 확진자가 급증하기 시작한다. 확진자 급증 이후 이동량 증가세가 멈추긴 했다.

우려 요인을 정리하면 이렇다.

1. 지금부터 5주간은 휴가 이동 수요가 피크에 이른다
2. 관광지, 레저스포츠 목적의 이동수요가 여전하다
3. 4차 유행으로 인한 확진자 급증 직전, 20대 이동 증가가 눈에 띈다

이같은 우려 요인들이 이번 주말에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과거 추세를 보건데 최소 5주 동안은 잠재적 휴가수요가 높다. 이 휴가 수요 전반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하다.

우선 이동량이 몰리지 않게 정책적 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일정 부분 이동량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한 방역대책도 필요하다. 특정 관광지, 특정 지역, 특정 연령을 대상으로 더 세세한 방역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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