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이슬람 최대 명절 연휴 시작…코로나 확산될까 노심초사

입력 2021.07.17 (07:0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게티이미지)(출처: 게티이미지)

이슬람 최대 명절 가운데 하나인 '이드 알 아드하(Eid Al Adha)' 연휴가 올해는 7월 19일부터 23일까지라고 아랍에미리트(UAE)정부가 공식 발표했습니다.

중동 지역의 많은 이슬람 국가들의 경우 주말이 금요일과 토요일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7월 16일 금요일부터 연휴가 시작됐습니다.

이드 알 아드하를 앞두고 열린 가축시장(출처: EPA)이드 알 아드하를 앞두고 열린 가축시장(출처: EPA)

■이드 알 아드하란?

이슬람력으로 12월 10일에 열리는 제물을 바치는 축제로 희생제로 불립니다. 선지자 아브라함이 알라의 명으로 아들 이스마엘을 제물로 바치려 했으나 그 믿음을 본 알라의 제지로 대신 양을 바친 이야기에서 유래했습니다. 라마단 금식이 끝난 뒤 열리는 이드 알 피트르(Eid Al Fitr)와 함께 무슬림들의 양대 축제입니다.

이 축제 기간 무슬림들은 가정에서 양 또는 염소 등을 잡아 제를 올린 뒤 이웃과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나눠먹습니다. 이 음식은 되팔지 못하고 나눠먹어야 하는 비율도 정해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명절과 같이 가족들이 모여서 음식도 같이 먹고 이드 예배를 드리며 어른들은 아이들을 축복하면서 용돈을 나눠주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세뱃돈과 같은 풍습입니다. 일주일이 넘게 이어지는 연휴인만큼 여행수요도 증가하고, 쇼핑몰도 세일에 들어갑니다.

■ 지난해 연휴 이후 500% 확진자 증가...5월 라마단이후는 60% ↑

무슬림들에게는 꼭 지켜야 하는 날이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 상황이 이어지면서 각국은 비상이 걸렸습니다.

아랍에미리트 보건부의 파리다 알 호사니(Farida Al Hosani) 대변인은 이드 알 피트르, 이드 알 아드하, 새해 연휴 이후로 확진자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고 발표하면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지난 5월 라마단 이후 이드 알 피트르 이후에는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2천 명대로 증가했는데, 이는 이전보다 60% 증가한 수치입니다. 사망률은 100% 증가한 걸로 나타났습니다.

새해 연휴 이후에는 일일 평균 확진자가 200% 증가해 평균 3,700명대에 달했고, 사망률 또한 300% 증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이드 알 아드하 연휴 이후에는 가장 심각했던 것으로 나타나 연휴 이전보다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500% 증가했습니다.

알 호사니 대변인은 이번 연휴 절대 조심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UAE 정부는 모스크 안에서의 방역 수칙도 발표했습니다.

개인 카펫을 지참하고, 서로 안거나 악수는 금지, 기도 후에는 절대 모이지 말 것, 12세 이하 어린이와 노약자들은 모스크 출입 금지 등입니다. 또 15분 동안만 모스크에 머물도록 했습니다. 가족 모임도 최대한 자제하도록 했습니다.

지난해 열린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하지의 모습(출처: AFP)지난해 열린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하지의 모습(출처: AFP)

■ 메카 성지순례도 2년 째 인원 제한...외국인 성지순례객은 입국 금지

이에 앞서 사우디아라비아는 정기 성지순례인 하지에 6만 명만 허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백신 접종을 마친 자국민만 대상입니다. 2년 째 외국인 성지순례객은 입국을 금지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매년 전 세계에서 250만 명의 순례객이 참여한 것과 비교하면 1/40 수준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와 메디나를 방문하는 정기 성지순례는 무슬림들에게는 5대 의무 가운데 하나로 재정 형편이 허락한다면 평생 한 번은 참가해야 합니다.

보통 밀집해 이뤄지는 만큼 종종 압사 사고가 일어나기도 하는데, 이 때문에 사우디 당국은 2년 째 인원을 제한한 겁니다.

■터키는 화이자 백신 1,2차 접종 간격을 3주로 단축

터키도 '쿠르반 바이람'이라는 희생절 연휴가 7월 20일부터 시작됩니다. 터키는 화이자 백신의 1,2차 접종 간격을 4주에서 3주로 단축하기로 했습니다.

파흐레틴 코자 터키 보건부 장관은 "희생절 연휴에 앞서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백신을 접종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밝혔습니다. 특히 바이람 전 18세 이상 성인에게 적어도 1차례 이상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본래 두 차례의 화이자 백신 접종 간격은 3주이지만, 그 동안 터키는 1차 접종자 수를 늘리기 위해 간격을 6-8주로 정해왔습니다. 이후 7월 1일부터는 접종 간격을 4주로 방침을 바꿔 적용해 왔습니다.

■두바이 "기부는 어플리케이션으로" …아부다비는 이동 제한

아랍에미리트의 최대 토후국 아부다비는 7월 19일부터 이동금지를 다시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자정부터 새벽 5시까지 이동하려면 허가증을 받아야 합니다.

또 다른 도시를 방문했거나, 다른 도시에 거주하는 경우 아부다비를 방문할 때 백신 접종 여부에 관계없이 48시간 이내의 PCR검사를 제출해야 합니다. 사실상 이동제한입니다. 또 공공장소와 쇼핑몰, 영화관 등도 인원 제한을 강화했습니다.

이드 알 아드하 기간의 핵심은 '나눔'입니다. 무슬림들은 가족과 친지를 방문해 염소와 양을 나누는데 두바이 당국은 이를 위한 어플리케이션도 개발했습니다.

팬데믹 시대에 직접 만나지 않고 나눌 수 있는 새로운 기부의 형태라는 설명입니다.

이웃을 생각하고 나누는 날이지만, 팬데믹으로 만남조차 조심스러운데다 여러 제한들이 많은 만큼 이전보다 위축된 연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특파원 리포트] 이슬람 최대 명절 연휴 시작…코로나 확산될까 노심초사
    • 입력 2021-07-17 07:01:13
    특파원 리포트
(출처: 게티이미지)
이슬람 최대 명절 가운데 하나인 '이드 알 아드하(Eid Al Adha)' 연휴가 올해는 7월 19일부터 23일까지라고 아랍에미리트(UAE)정부가 공식 발표했습니다.

중동 지역의 많은 이슬람 국가들의 경우 주말이 금요일과 토요일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7월 16일 금요일부터 연휴가 시작됐습니다.

이드 알 아드하를 앞두고 열린 가축시장(출처: EPA)
■이드 알 아드하란?

이슬람력으로 12월 10일에 열리는 제물을 바치는 축제로 희생제로 불립니다. 선지자 아브라함이 알라의 명으로 아들 이스마엘을 제물로 바치려 했으나 그 믿음을 본 알라의 제지로 대신 양을 바친 이야기에서 유래했습니다. 라마단 금식이 끝난 뒤 열리는 이드 알 피트르(Eid Al Fitr)와 함께 무슬림들의 양대 축제입니다.

이 축제 기간 무슬림들은 가정에서 양 또는 염소 등을 잡아 제를 올린 뒤 이웃과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나눠먹습니다. 이 음식은 되팔지 못하고 나눠먹어야 하는 비율도 정해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명절과 같이 가족들이 모여서 음식도 같이 먹고 이드 예배를 드리며 어른들은 아이들을 축복하면서 용돈을 나눠주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세뱃돈과 같은 풍습입니다. 일주일이 넘게 이어지는 연휴인만큼 여행수요도 증가하고, 쇼핑몰도 세일에 들어갑니다.

■ 지난해 연휴 이후 500% 확진자 증가...5월 라마단이후는 60% ↑

무슬림들에게는 꼭 지켜야 하는 날이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 상황이 이어지면서 각국은 비상이 걸렸습니다.

아랍에미리트 보건부의 파리다 알 호사니(Farida Al Hosani) 대변인은 이드 알 피트르, 이드 알 아드하, 새해 연휴 이후로 확진자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고 발표하면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지난 5월 라마단 이후 이드 알 피트르 이후에는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2천 명대로 증가했는데, 이는 이전보다 60% 증가한 수치입니다. 사망률은 100% 증가한 걸로 나타났습니다.

새해 연휴 이후에는 일일 평균 확진자가 200% 증가해 평균 3,700명대에 달했고, 사망률 또한 300% 증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이드 알 아드하 연휴 이후에는 가장 심각했던 것으로 나타나 연휴 이전보다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500% 증가했습니다.

알 호사니 대변인은 이번 연휴 절대 조심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UAE 정부는 모스크 안에서의 방역 수칙도 발표했습니다.

개인 카펫을 지참하고, 서로 안거나 악수는 금지, 기도 후에는 절대 모이지 말 것, 12세 이하 어린이와 노약자들은 모스크 출입 금지 등입니다. 또 15분 동안만 모스크에 머물도록 했습니다. 가족 모임도 최대한 자제하도록 했습니다.

지난해 열린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하지의 모습(출처: AFP)
■ 메카 성지순례도 2년 째 인원 제한...외국인 성지순례객은 입국 금지

이에 앞서 사우디아라비아는 정기 성지순례인 하지에 6만 명만 허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백신 접종을 마친 자국민만 대상입니다. 2년 째 외국인 성지순례객은 입국을 금지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매년 전 세계에서 250만 명의 순례객이 참여한 것과 비교하면 1/40 수준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와 메디나를 방문하는 정기 성지순례는 무슬림들에게는 5대 의무 가운데 하나로 재정 형편이 허락한다면 평생 한 번은 참가해야 합니다.

보통 밀집해 이뤄지는 만큼 종종 압사 사고가 일어나기도 하는데, 이 때문에 사우디 당국은 2년 째 인원을 제한한 겁니다.

■터키는 화이자 백신 1,2차 접종 간격을 3주로 단축

터키도 '쿠르반 바이람'이라는 희생절 연휴가 7월 20일부터 시작됩니다. 터키는 화이자 백신의 1,2차 접종 간격을 4주에서 3주로 단축하기로 했습니다.

파흐레틴 코자 터키 보건부 장관은 "희생절 연휴에 앞서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백신을 접종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밝혔습니다. 특히 바이람 전 18세 이상 성인에게 적어도 1차례 이상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본래 두 차례의 화이자 백신 접종 간격은 3주이지만, 그 동안 터키는 1차 접종자 수를 늘리기 위해 간격을 6-8주로 정해왔습니다. 이후 7월 1일부터는 접종 간격을 4주로 방침을 바꿔 적용해 왔습니다.

■두바이 "기부는 어플리케이션으로" …아부다비는 이동 제한

아랍에미리트의 최대 토후국 아부다비는 7월 19일부터 이동금지를 다시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자정부터 새벽 5시까지 이동하려면 허가증을 받아야 합니다.

또 다른 도시를 방문했거나, 다른 도시에 거주하는 경우 아부다비를 방문할 때 백신 접종 여부에 관계없이 48시간 이내의 PCR검사를 제출해야 합니다. 사실상 이동제한입니다. 또 공공장소와 쇼핑몰, 영화관 등도 인원 제한을 강화했습니다.

이드 알 아드하 기간의 핵심은 '나눔'입니다. 무슬림들은 가족과 친지를 방문해 염소와 양을 나누는데 두바이 당국은 이를 위한 어플리케이션도 개발했습니다.

팬데믹 시대에 직접 만나지 않고 나눌 수 있는 새로운 기부의 형태라는 설명입니다.

이웃을 생각하고 나누는 날이지만, 팬데믹으로 만남조차 조심스러운데다 여러 제한들이 많은 만큼 이전보다 위축된 연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