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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강타한 100년 만의 홍수…120여 명 사망
입력 2021.07.17 (22:04) 수정 2021.07.17 (22:10)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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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주 이 시간에 유럽도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렸었죠.

이번엔 큰 물난리가 났습니다.

독일을 비롯해 벨기에와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등에 사흘 연속 내린 폭우로 120여 명이 숨졌습니다.

유럽 선진국에서 자연재해로 이렇게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적이 거의 없었는데요.

현지 연결해 자세한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파리 유원중 특파원! 100년 만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라고 하는데 비가 얼마나 온 건가요?

[기자]

네. 유럽에는 비가 자주 오지만 한번에 많은 양이 내리지는 않습니다.

보통 한 시간에 25mm 정도가 내리면 폭우라고 하는데. 이번에 독일에서 최고 160mm가 기록됐습니다.

몬순의 영향으로 한꺼번에 수백mm까지 비가 내리는 아시아 지역 기준으로 보면 별거 아닌 거 같지만, 높은 산도 없는 유럽 평원에서는 엄청난 강수량입니다.

폭우가 덜한 유럽은 방제기준도 좀 느슨한 편이고 수백 년 씩 된 마을에는 배수시설도 미비한데요.

라인강 범람으로 주변 마을이 대규모로 침수됐고, 곳곳에서 도로와 다리가 파손됐습니다.

인명피해도 상당합니다.

독일에서 103명, 벨기에에서 23명 등 120여 명이 숨졌습니다.

실종자들도 있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인명피해도 그렇고, 재산 피해도 무척 큰데요,

이번 폭우의 원인, 현지에서는 어떻게 분석하고 있습니까?

[기자]

평년보다 낮은 기온을 보이고 있던 라인강 주변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저기압 베른트>가 나타난 게 원인이었습니다.

고온다습한 저기압이 기온이 낮고 바람이 거의 없는 곳에서 물 폭탄을 만든 겁니다.

역시 기후변화가 근본 원인으로 지적됐습니다.

유럽을 강타한 홍수 피해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범람한 라인강 주변 마을이 물바다로 변했습니다.

강물에 떠내려온 캠핑카가 교각에 부딪힙니다.

다리 밑을 통과한 차량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산산조각이 납니다.

이번에는 임시 건물이 교각을 들이받으면서 강한 물살에 종이쪽처럼 구겨져 버립니다.

백 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독일 라인강 변에 홍수를 일으켰습니다.

주변 마을은 2층이 거의 잠길 만큼 물이 차올랐습니다.

[주민 : "물에 다 잠겨버렸어요. 도로가 완전히 침수됐고요."]

마을 안 도로가 장마철 계곡처럼 변했습니다.

밤새 계속된 폭우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차량이 강물에 밀려 떠내려갔습니다.

["오! 안 돼!"]

인명 구조에 나섰던 구조대 차량도 거센 물살에 제대로 움직이지 못합니다.

산비탈 공원으로 쏟아져 내려온 물이 폭포수처럼 주차장을 덮칩니다.

비가 그친 마을은 떠내려온 나무와 집기들로 전쟁터처럼 변했습니다.

토사에 묻혀버린 마을, 주인을 알 수 없는 자동차들이 동네 곳곳에 아무 대나 처박혀 있고, 찢기고 깨진 차량은 물살이 얼마나 거셌는지를 말없이 웅변하고 있습니다.

[미카엘 아렌트/독일 아르바일러 : "이건 전쟁이 아닙니다. 자연이 반격하는 것뿐입니다. 이제 우리는 자연의 소리를 듣기 시작해야 합니다."]

독일 홍수는 서부 쾰른 주변의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와 라인란트팔츠주에 집중됐습니다.

이 지역에서 모두 백 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전기와 통신이 끊어 지면서 한 때 천3백 명의 연락이 두절되기도 했습니다.

[아르민 라세트/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지사 : "저희 주의 총 23개 지역이 홍수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지금 역사적 규모의 홍수 재해를 겪고 있습니다."]

유럽지역에 내린 강한 폭우는 벨기에와 네덜란드, 룩셈부르크에도 피해를 입혔습니다.

홍수 피해를 거의 겪어보지 않았던 벨기에에서도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13명이 실종된 상태입니다.

[필립 고댕/벨기에 페팽스테르시장 : "안에 있던 모든 것이 휩쓸려갔습니다. 단 한 곳의 가게도 운영할 수 없습니다. 멀쩡한 집은 단 한 채도 없습니다. 비참합니다."]

배수시설 등이 약한 오래된 유럽 마을들이 백 년 만의 폭우에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봤습니다.

[앙겔라 메르켈/독일 총리 : "우리는 여전히 걱정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우리는 실종자 가족들에게 그들을 찾기 위해 모든 것을 하겠다고 말씀드립니다."]

이번 폭우는 베른트라고 불리는 정체된 저기압대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한여름 낮 기온이 섭씨 20도에 불과했던 라인강 주변으로 지중해와 남프랑스를 거쳐온 고온다습한 저기압 베른트가 유입되면서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는 겁니다.

이 시기 유럽 북부는 맑은 날씨가 이어져 보통 7월 평균 강수량이 87mm 정돕니다.

그러나 지난 15일 오전부터 독일 쾰른 주변에 내린 비의 양은 하루에 154mm로 기록됐습니다.

[니코스 크리스티디스/영국 기상청 수석 과학자 : "기후에 약간의 관성이 있어서 당장 온실가스 배출을 중단하더라도 그 효과는 금세 나타나지 않을 겁니다. 수십 년에 걸쳐 해야 할 일입니다."]

전문가들은 유럽 지역 폭염과 폭우의 궁극적인 원인은 기후변화라고 진단했습니다.

유럽 대륙의 평균 기온은 이미 20세기 초와 비교해 섭씨 2도 정도가 올라 이번 같은 폭우는 언제든지 반복될 수 있는 환경이 됐다고 경고했습니다.

파리에서 유원중입니다.
  • 유럽 강타한 100년 만의 홍수…120여 명 사망
    • 입력 2021-07-17 22:04:07
    • 수정2021-07-17 22:10:45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지난주 이 시간에 유럽도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렸었죠.

이번엔 큰 물난리가 났습니다.

독일을 비롯해 벨기에와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등에 사흘 연속 내린 폭우로 120여 명이 숨졌습니다.

유럽 선진국에서 자연재해로 이렇게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적이 거의 없었는데요.

현지 연결해 자세한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파리 유원중 특파원! 100년 만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라고 하는데 비가 얼마나 온 건가요?

[기자]

네. 유럽에는 비가 자주 오지만 한번에 많은 양이 내리지는 않습니다.

보통 한 시간에 25mm 정도가 내리면 폭우라고 하는데. 이번에 독일에서 최고 160mm가 기록됐습니다.

몬순의 영향으로 한꺼번에 수백mm까지 비가 내리는 아시아 지역 기준으로 보면 별거 아닌 거 같지만, 높은 산도 없는 유럽 평원에서는 엄청난 강수량입니다.

폭우가 덜한 유럽은 방제기준도 좀 느슨한 편이고 수백 년 씩 된 마을에는 배수시설도 미비한데요.

라인강 범람으로 주변 마을이 대규모로 침수됐고, 곳곳에서 도로와 다리가 파손됐습니다.

인명피해도 상당합니다.

독일에서 103명, 벨기에에서 23명 등 120여 명이 숨졌습니다.

실종자들도 있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인명피해도 그렇고, 재산 피해도 무척 큰데요,

이번 폭우의 원인, 현지에서는 어떻게 분석하고 있습니까?

[기자]

평년보다 낮은 기온을 보이고 있던 라인강 주변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저기압 베른트>가 나타난 게 원인이었습니다.

고온다습한 저기압이 기온이 낮고 바람이 거의 없는 곳에서 물 폭탄을 만든 겁니다.

역시 기후변화가 근본 원인으로 지적됐습니다.

유럽을 강타한 홍수 피해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범람한 라인강 주변 마을이 물바다로 변했습니다.

강물에 떠내려온 캠핑카가 교각에 부딪힙니다.

다리 밑을 통과한 차량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산산조각이 납니다.

이번에는 임시 건물이 교각을 들이받으면서 강한 물살에 종이쪽처럼 구겨져 버립니다.

백 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독일 라인강 변에 홍수를 일으켰습니다.

주변 마을은 2층이 거의 잠길 만큼 물이 차올랐습니다.

[주민 : "물에 다 잠겨버렸어요. 도로가 완전히 침수됐고요."]

마을 안 도로가 장마철 계곡처럼 변했습니다.

밤새 계속된 폭우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차량이 강물에 밀려 떠내려갔습니다.

["오! 안 돼!"]

인명 구조에 나섰던 구조대 차량도 거센 물살에 제대로 움직이지 못합니다.

산비탈 공원으로 쏟아져 내려온 물이 폭포수처럼 주차장을 덮칩니다.

비가 그친 마을은 떠내려온 나무와 집기들로 전쟁터처럼 변했습니다.

토사에 묻혀버린 마을, 주인을 알 수 없는 자동차들이 동네 곳곳에 아무 대나 처박혀 있고, 찢기고 깨진 차량은 물살이 얼마나 거셌는지를 말없이 웅변하고 있습니다.

[미카엘 아렌트/독일 아르바일러 : "이건 전쟁이 아닙니다. 자연이 반격하는 것뿐입니다. 이제 우리는 자연의 소리를 듣기 시작해야 합니다."]

독일 홍수는 서부 쾰른 주변의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와 라인란트팔츠주에 집중됐습니다.

이 지역에서 모두 백 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전기와 통신이 끊어 지면서 한 때 천3백 명의 연락이 두절되기도 했습니다.

[아르민 라세트/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지사 : "저희 주의 총 23개 지역이 홍수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지금 역사적 규모의 홍수 재해를 겪고 있습니다."]

유럽지역에 내린 강한 폭우는 벨기에와 네덜란드, 룩셈부르크에도 피해를 입혔습니다.

홍수 피해를 거의 겪어보지 않았던 벨기에에서도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13명이 실종된 상태입니다.

[필립 고댕/벨기에 페팽스테르시장 : "안에 있던 모든 것이 휩쓸려갔습니다. 단 한 곳의 가게도 운영할 수 없습니다. 멀쩡한 집은 단 한 채도 없습니다. 비참합니다."]

배수시설 등이 약한 오래된 유럽 마을들이 백 년 만의 폭우에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봤습니다.

[앙겔라 메르켈/독일 총리 : "우리는 여전히 걱정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우리는 실종자 가족들에게 그들을 찾기 위해 모든 것을 하겠다고 말씀드립니다."]

이번 폭우는 베른트라고 불리는 정체된 저기압대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한여름 낮 기온이 섭씨 20도에 불과했던 라인강 주변으로 지중해와 남프랑스를 거쳐온 고온다습한 저기압 베른트가 유입되면서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는 겁니다.

이 시기 유럽 북부는 맑은 날씨가 이어져 보통 7월 평균 강수량이 87mm 정돕니다.

그러나 지난 15일 오전부터 독일 쾰른 주변에 내린 비의 양은 하루에 154mm로 기록됐습니다.

[니코스 크리스티디스/영국 기상청 수석 과학자 : "기후에 약간의 관성이 있어서 당장 온실가스 배출을 중단하더라도 그 효과는 금세 나타나지 않을 겁니다. 수십 년에 걸쳐 해야 할 일입니다."]

전문가들은 유럽 지역 폭염과 폭우의 궁극적인 원인은 기후변화라고 진단했습니다.

유럽 대륙의 평균 기온은 이미 20세기 초와 비교해 섭씨 2도 정도가 올라 이번 같은 폭우는 언제든지 반복될 수 있는 환경이 됐다고 경고했습니다.

파리에서 유원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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