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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K] ‘최저임금 연평균 인상률’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정부보다 높다?
입력 2021.07.18 (09:01) 수정 2021.07.19 (09:32) 팩트체크K
문재인 정부 마지막 해인 내년 최저임금이 확정됐습니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지난 13일 의결한 2022년 최저임금은 시급 9,160원입니다. 문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이던 2017년은 시급 6,470원이었습니다. 당시 문 후보는 2020년까지 시급 10,000원을 공약으로 제시했는데 결과적으로 지키지 못했습니다.

언론 매체들은 문재인 정부가 최저임금 시급 10,000원 공약 이행에 실패했다면서 이번 결정이 노사 모두의 불만을 사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최저임금 인상률에도 초점을 맞춘 기사들도 잇따랐습니다. 문재인 정부(2017~2022년)의 최저임금 연평균 인상률이 박근혜 정부 임기(2013~2017년)보다 낮다며 재계의 입장을 더 반영한 측면이 크다는 비판이었습니다.

현 정부 5년간 평균 인상률은 7.2%로, 이전 정부 때 7.4%보다 0.2%포인트 낮다. 노동 존중을 내세운 정부의 성적표라고 믿기 어려운 실망스러운 결과다.

-결국 박근혜 정부보다 낮게 오른 문재인 정부 최저임금(경향신문 2021년 7월 14일)

이 액수는 문재인 정부에게 두 가지 불명예를 안겼다. '최저임금 1만 원' 대선 공약이 무산된 데다 임기 중 평균 인상률이 박근혜 정부에 미치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 2017년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5년간 결정한 최저임금 인상률은 연평균 7.2%를 기록하게 됐다. 이는 박근혜 정부 당시 평균 인상률 7.4%보다 낮다.

-코로나에 밀린 '소주성'... 최저임금, 박근혜 정부보다 덜 올랐다(한국일보 2021년 7월 14일)

기사가 나가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정책연구를 담당하는 민주연구원 최병천 부원장은 SNS에 이같은 언론 기사가 오보라면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습니다. 이 내용은 7월 16일 현재 73회 공유됐습니다.


최저임금 연평균 인상률을 두고 기사와는 수치와 내용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어느 쪽이 사실인지 따져봤습니다.

 출처: 최저임금위원회 출처: 최저임금위원회
■ 연평균 인상률, 단순히 빼거나 더한 뒤 나눠서는 안 돼

우선 최병천 부원장의 계산을 살펴볼까요? 정부가 끝나는 해 최저임금에서 시작하는 해 최저임금을 뺀 뒤 그 수치를 정부가 시작하는 해 최저임금으로 나누고 100을 곱해서 합계 인상률을 구했습니다. 연평균 인상률은 합계 인상률을 다시 정부 기간 햇수로 나누어 계산한 것으로 보입니다.

박근혜 정부의 경우 2013년 시작해 2017년 끝났으니 합계 인상률은 {(6,470-4,860)÷4,860}×100=33.13%가 나옵니다. 연평균 인상률은 이 수치를 4로 나누어 8.28%가 됩니다. (8.17%는 이 수치를 잘못 계산한 듯합니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시작해 2022년 끝나므로 합계 인상률은 {(9,160-6,470)÷6,470}×100=41.58%가 됩니다. 연평균 인상률은 이 수치를 5로 나누어 8.32%가 됩니다. (8.31%도 소수점 끝 단위가 조금 다르긴 합니다)

최 부원장은 이 두 수치를 비교해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정부보다 최저임금 연평균 인상률이 조금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언뜻 보면 그럴 듯해 보입니다. 하지만 이 방식은 평균 성장률이나 인상률을 산출할 때 사용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100만 원을 투자해 1년 뒤 원금을 합쳐 2배인 200만 원이 됐고 이렇게 불어난 200만 원을 다시 투자해 또 1년 뒤 원금을 합쳐 800만 원이 됐다고 합시다.

최 부원장 식으로 계산해 볼까요? 2년간 100만 원이 800만 원이 됐으니 전체 기간 수익률은 {(800만-100만)÷100만}×100=700%가 되고 이 수익률을 2년으로 나눈 350%가 연평균 수익률이 돼야 합니다. 그런데 이러면 원금 100만 원은 1년 뒤 450만 원이 돼야 하고 2년 뒤에는 2,025만 원이 돼야 하는데 실제로는 800만 원에 불과합니다.

최 부원장이 계산한 연평균 인상률 8.32%를 적용해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금액을 확인해 볼까요?

임기 기간 연평균 인상률이 8.32%이므로 2017년 최저임금 6,470원에다 1.0832씩 5번 곱하면 2022년 최저임금인 9,160원이 나와야 합니다. 하지만 계산하면 실제로는 9,648.23원이 나옵니다. 연평균 인상률 8.32%가 틀렸다는 뜻입니다.

■ 연평균 인상률, 이자 복리 개념으로 이해해야

연평균 인상률을 구하는 과정은 은행 이자의 복리 계산 과정의 역순과 같습니다. 복리란 원금에 이자가 붙으면 다시 이 원금과 이자를 합한 금액에 또 이자가 붙는 방식입니다. 은행 적금의 경우 복리 이율을 알면 나중에 찾을 수 있는 최종 금액을 알 수 있듯이 최저임금은 최종 인상 금액을 알면 역순으로 복리 이율에 해당하는 연평균 인상률을 구할 수 있습니다.

연평균 인상률은 조금 복잡해 보이지만 다음과 같은 공식을 이용해 산출할 수 있습니다. 분모인 Xn은 최종(마지막) 해의 최저임금, 분자인 X1은 시작(첫) 해의 최저임금, n은 임기 기간을 뜻합니다.


이 공식에 따라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연평균 인상률을 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최저임금 연평균 인상률은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정부보다 높다는 민주연구원 최병천 부원장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고, 언론 매체들의 보도는 오보가 아닙니다.

다만 두 정부의 최저임금 연평균 인상액을 비교하자면 박근혜 정부가 4년간 1,610원이 올라 연평균으로 따지면 402.5원씩 인상됐고 문재인 정부는 5년간 2,690원이 올라 연평균으로 따지면 538원씩 인상됐습니다.

취재지원 : 조현영 팩트체크 인턴기자 supermax417@gmail.com
  • [팩트체크K] ‘최저임금 연평균 인상률’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정부보다 높다?
    • 입력 2021-07-18 09:01:02
    • 수정2021-07-19 09:32:28
    팩트체크K
문재인 정부 마지막 해인 내년 최저임금이 확정됐습니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지난 13일 의결한 2022년 최저임금은 시급 9,160원입니다. 문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이던 2017년은 시급 6,470원이었습니다. 당시 문 후보는 2020년까지 시급 10,000원을 공약으로 제시했는데 결과적으로 지키지 못했습니다.

언론 매체들은 문재인 정부가 최저임금 시급 10,000원 공약 이행에 실패했다면서 이번 결정이 노사 모두의 불만을 사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최저임금 인상률에도 초점을 맞춘 기사들도 잇따랐습니다. 문재인 정부(2017~2022년)의 최저임금 연평균 인상률이 박근혜 정부 임기(2013~2017년)보다 낮다며 재계의 입장을 더 반영한 측면이 크다는 비판이었습니다.

현 정부 5년간 평균 인상률은 7.2%로, 이전 정부 때 7.4%보다 0.2%포인트 낮다. 노동 존중을 내세운 정부의 성적표라고 믿기 어려운 실망스러운 결과다.

-결국 박근혜 정부보다 낮게 오른 문재인 정부 최저임금(경향신문 2021년 7월 14일)

이 액수는 문재인 정부에게 두 가지 불명예를 안겼다. '최저임금 1만 원' 대선 공약이 무산된 데다 임기 중 평균 인상률이 박근혜 정부에 미치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 2017년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5년간 결정한 최저임금 인상률은 연평균 7.2%를 기록하게 됐다. 이는 박근혜 정부 당시 평균 인상률 7.4%보다 낮다.

-코로나에 밀린 '소주성'... 최저임금, 박근혜 정부보다 덜 올랐다(한국일보 2021년 7월 14일)

기사가 나가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정책연구를 담당하는 민주연구원 최병천 부원장은 SNS에 이같은 언론 기사가 오보라면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습니다. 이 내용은 7월 16일 현재 73회 공유됐습니다.


최저임금 연평균 인상률을 두고 기사와는 수치와 내용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어느 쪽이 사실인지 따져봤습니다.

 출처: 최저임금위원회 출처: 최저임금위원회
■ 연평균 인상률, 단순히 빼거나 더한 뒤 나눠서는 안 돼

우선 최병천 부원장의 계산을 살펴볼까요? 정부가 끝나는 해 최저임금에서 시작하는 해 최저임금을 뺀 뒤 그 수치를 정부가 시작하는 해 최저임금으로 나누고 100을 곱해서 합계 인상률을 구했습니다. 연평균 인상률은 합계 인상률을 다시 정부 기간 햇수로 나누어 계산한 것으로 보입니다.

박근혜 정부의 경우 2013년 시작해 2017년 끝났으니 합계 인상률은 {(6,470-4,860)÷4,860}×100=33.13%가 나옵니다. 연평균 인상률은 이 수치를 4로 나누어 8.28%가 됩니다. (8.17%는 이 수치를 잘못 계산한 듯합니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시작해 2022년 끝나므로 합계 인상률은 {(9,160-6,470)÷6,470}×100=41.58%가 됩니다. 연평균 인상률은 이 수치를 5로 나누어 8.32%가 됩니다. (8.31%도 소수점 끝 단위가 조금 다르긴 합니다)

최 부원장은 이 두 수치를 비교해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정부보다 최저임금 연평균 인상률이 조금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언뜻 보면 그럴 듯해 보입니다. 하지만 이 방식은 평균 성장률이나 인상률을 산출할 때 사용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100만 원을 투자해 1년 뒤 원금을 합쳐 2배인 200만 원이 됐고 이렇게 불어난 200만 원을 다시 투자해 또 1년 뒤 원금을 합쳐 800만 원이 됐다고 합시다.

최 부원장 식으로 계산해 볼까요? 2년간 100만 원이 800만 원이 됐으니 전체 기간 수익률은 {(800만-100만)÷100만}×100=700%가 되고 이 수익률을 2년으로 나눈 350%가 연평균 수익률이 돼야 합니다. 그런데 이러면 원금 100만 원은 1년 뒤 450만 원이 돼야 하고 2년 뒤에는 2,025만 원이 돼야 하는데 실제로는 800만 원에 불과합니다.

최 부원장이 계산한 연평균 인상률 8.32%를 적용해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금액을 확인해 볼까요?

임기 기간 연평균 인상률이 8.32%이므로 2017년 최저임금 6,470원에다 1.0832씩 5번 곱하면 2022년 최저임금인 9,160원이 나와야 합니다. 하지만 계산하면 실제로는 9,648.23원이 나옵니다. 연평균 인상률 8.32%가 틀렸다는 뜻입니다.

■ 연평균 인상률, 이자 복리 개념으로 이해해야

연평균 인상률을 구하는 과정은 은행 이자의 복리 계산 과정의 역순과 같습니다. 복리란 원금에 이자가 붙으면 다시 이 원금과 이자를 합한 금액에 또 이자가 붙는 방식입니다. 은행 적금의 경우 복리 이율을 알면 나중에 찾을 수 있는 최종 금액을 알 수 있듯이 최저임금은 최종 인상 금액을 알면 역순으로 복리 이율에 해당하는 연평균 인상률을 구할 수 있습니다.

연평균 인상률은 조금 복잡해 보이지만 다음과 같은 공식을 이용해 산출할 수 있습니다. 분모인 Xn은 최종(마지막) 해의 최저임금, 분자인 X1은 시작(첫) 해의 최저임금, n은 임기 기간을 뜻합니다.


이 공식에 따라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연평균 인상률을 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최저임금 연평균 인상률은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정부보다 높다는 민주연구원 최병천 부원장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고, 언론 매체들의 보도는 오보가 아닙니다.

다만 두 정부의 최저임금 연평균 인상액을 비교하자면 박근혜 정부가 4년간 1,610원이 올라 연평균으로 따지면 402.5원씩 인상됐고 문재인 정부는 5년간 2,690원이 올라 연평균으로 따지면 538원씩 인상됐습니다.

취재지원 : 조현영 팩트체크 인턴기자 supermax4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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