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플러스] 과거의 영광 잃어가는 ‘만평’…그럼에도 그리는 이유는
입력 2021.07.18 (23:22)
수정 2021.07.18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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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때 신문사 대표 콘텐츠로 큰 사랑을 받았던 시사 만화 `만평'이 역사 속으로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디지털 미디어 시대. 독자를 잃어버린 종이신문이 위기에 처하면서 신문사들의 시사 만평 서비스도 덩달아 줄어들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시사 만화에 대한 독자들의 수요는 여전해, 지면의 제약에서 벗어나 디지털 환경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독자를 찾아가고 있는 시사만화의 현주소, 임주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산업화와 88만원 세대> -2012 올해의 시사만화상 수상작
"청년들아 이 나라가 누구 덕에 밥 굶지 않게 되었는지 아느냐!"
"청년들아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를 위해 얼마나 많은 선배들이 희생했는지 아느냐!"
"속 타는데 물이 없네..."
"예~ 갑니다! 헉헉" (88만원 세대)
<내가 못나서>
"무능해서!" (동네 빵집)
"게을러서!" (빈곤층)
"노출이 심해서!" (성폭행)
(세뇌교육 효과)
"그렇다..내가 못나서..." (왕따)
[인터뷰] 박순찬 화백 / 경향신문 '장도리' 26년간 연재
어떤 성과가 있든 잘못이 있든 너무 개인의 업적과 개인의 잘못으로 몰아가는 풍조가 너무 많다, 한국사회에서는.
(2012년 대선 때) 청년세대의 좌절감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데도 (양 진영에서) 그것에 대해서 얘기들이 없다는 것이 좀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볼 수 있어 가지고 그 부분을 담은 겁니다.
그렇게 독자와 함께 울고 웃었던 시사만화 `장도리'.
최근 26년 대장정의 막을 내렸습니다.
만평하면 떠올리게 되는 네 컷 시사만화의 대표주자가 된 박순찬 화백은
특유의 풍자와 촌철살인으로 권력을 비판하고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엄혹한 시절일수록 풍자는 빛을 발했습니다.
[인터뷰] 박순찬 화백 / 경향신문 '장도리' 26년간 연재
과거(군사정권 시절)에는 제재가 심했기 때문에 신문 외에 만화에서 어떤 사회적인 문제를 다루는 게 쉽지가 않았고 원천 봉쇄가 됐었어요. 그래서 기사로 담지 못한 거를 은유적으로 사람들이 추정할 수 있게 그리는 표현 방식이 많았어요. 신문만화에. 그래서 사람들이 그걸 많이 봤어요. 거기서 카타르시스를 느낀 거예요.
여러 작가들이 해직되거나 작품을 압수당하는 등의 수모를 겪기도 했습니다.
<영상 플레이> 한국만화박물관 『1980년대와 만화』
그래서 속 시원한 풍자를 담은 작품 하나하나는 역사의 기록이 됐습니다.
[인터뷰] 박순찬 화백 / 경향신문 '장도리' 26년간 연재
풍자와 과장을 통해서 효과적으로 진실을 보여주는 경우가 저는 많이 있다고 보거든요. 아무리 팩트를 전달한다고 해서 건조하게 쓴다고 해가지고 그 팩트를 전달하는 거냐라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어요.
한때 조간신문이 배달되면 1면과 만평부터 챙겨봤다는 사람이 많았을 정도로 인기가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제 그 위상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독자들의 관심이 줄어들면서 20여 년 전 11개 중앙 일간지가 게재했던 만평은 지금 절반 정도로 줄었고 지방지는 4분의 1수준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미디어 시장이 변하면서 종이신문이 추락하고 있는 반면, 소비자가 골라볼 수 있는 콘텐츠는 다양해졌기 때문입니다.
박 화백이 신문사를 나오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인터뷰] 박순찬 화백 / 경향신문 '장도리' 26년간 연재
요즘은 인터넷에 올리면 독자들이 볼 수 있잖아요. 그런데 굳이 그걸 또 종이 인쇄해서 그다음 날 보여준다는 것 자체도 좀 말이 안 되는 것 같고. 딱 정해진 (형식)틀 안에서 그려야 된다는 거는 종이 편집을 위해서 그렇게 하는 거거든요.
여기에 사회적인 분위기가 정치 성향에 따라 양극화되면서 편향성 시비도 격해지고 있습니다.
객관적 사실을 전달하는 보도 기사와 달리 만평은 일종의 칼럼, 작가의 '주장'인데, 이를 펼칠 공간이 그만큼 줄어든 겁니다.
[인터뷰] 최재용 / 시사만화가 '아트만두'(YTN 제작2팀 부장)
만평은 사실 어떻게 보면 일종의 예능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거를 다큐로 받아들여서 막 공격을 하고 예민하게 반응을 하면 만평 작가들이 존재할 의미가 없다라고 생각을 해요.
[인터뷰] 김선웅 / 시사만화가 '굽시니스트'(시사인 연재)
사실 옛날에는 신문 만평에 대한 피드백이 그렇게 많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오늘날에는 신문 만평들이 올라오면 댓글도 쫙 달 수 있고. 그 댓글이라고 하는 게 악플이 대부분이기 때문에...그런 거는 감내해야죠, 이 시대를 살아가려면.
심지어 풍자의 대상은 물론 그 지지자들로부터 직접 항의를 받기도 합니다.
[인터뷰] 박순찬 화백 / 경향신문 '장도리' 26년간 연재
기억에 남는 거는 황우석 줄기세포 사건 때였어요. 연구 과정에서 인권문제라든가 여러 가지 문제점이 드러나고 거짓말한 것도 있고. 그래서 그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을 몇 번 그렸죠. (그랬더니) 왜 황우석 음해하는 내용을 했냐라고 그때 굉장히 항의를 많이 받았어요.
그럼에도 만평은 계속됩니다.
종이신문만이 아니라 방송과 잡지 등에서도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작품 플레이> 제목: 건강체육
[인터뷰] 최재용 / 시사만화가 '아트만두'(YTN 제작2팀 부장)
전두환 전 대통령이 알츠하이머 증상도 있다고 하고 정신적으로 온전치 못하다고 하는데도 비교적 최근까지 골프치러 다니고 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죠. 그래서 과연 그 사람이 치고 있는 골프는 어떤걸까? (5.18 민주화운동으로) 돌아가신 분들의 관 위에서 골프공 대신 희생자의 해골을 빗대서 전두환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표현하는) 그런 취지로 만들어봤습니다.
인물 캐리커처로 특화하거나
[인터뷰] 최재용 / 시사만화가 '아트만두'(YTN 제작2팀 부장)
그 사람의 정치 철학이나 언행 이런 것들이 참 인물하고 닮아있다. 거기에서 좀 재미가 있더라고요.
말하자면 일종의 '돌려까기' 방식이 시사만화를 더 즐겁게 볼 수 있게 하는 요소들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온라인 공간에서 도는 이른바 '밈'과 '드립'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인터넷 문화에 익숙한 독자들로부터 공감을 더 쉽게 끌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작품 플레이> 제목: 군뇨배출
[인터뷰] 김선웅 / 시사만화가 '굽시니스트'(시사인 연재)
최근에 군 관련 이슈들이 많이 있었지 않습니까? 육군에서 부실 급식 문제가 한창 터졌었죠. 해군은 요즘에 항모 도입이 가장 큰 이슈였죠. 그런데 사실 말이 많죠. 공군 부사관 성추행으로 공군 참모총장도 물러가시고. 이거는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그 장면이고요.
[기자] 아! 도랑 앞에서.
= 네. 그건 굉장히 많이 패러디되는 장면이죠.
[기자] 요소요소에 패러디들이 또 들어가 있군요.
상황이 녹록지 않음에도 작가들이 이렇듯 시사만화를 놓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인터뷰] 박순찬 화백 / 경향신문 '장도리' 26년간 연재
우리나라에서 그림을 그린다는 거는 그 행위 하나만으로도 하나의 싸움이다.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인식과의 싸움이라고 볼 수도 있고. 그래서 좋은 만화를 그리는 것이 만화에 대한 인식을 바꿔줄 수 있고 그림에 대한, 이미지에 대한 인식 수준도 좀 올릴 수 있는 그런 역할을 하고 싶은 게 하나의 사명감이라고 저는 얘기할 수 있어요.
[인터뷰] 최재용 / 시사만화가 '아트만두'(YTN 제작2팀 부장)
아트만두의 주인공으로 나오는 그 정치인들이 제 작품을 보고선 뜨끔하고 뭔가 아이고 아트만두한테 걸리면 안 되겠다 뭐 이런 입장도 있겠죠. 그런 식으로 해서 이 사회가 조금이라도 뭔가 좋은 쪽으로 나아갈 수 있는 그런 역할을 제가 한번 해 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있습니다.
[인터뷰] 김선웅 / 시사만화가 '굽시니스트'(시사인 연재)
정치적인 이야기도 하고 큰 이야기도 하고 작은 이야기도 하고 그러면서 이 나라 문화·엔터테인먼트의 일각을 조금이나마 다채로운 색상으로 만들어갈 수 있다면, 그리고 그것을 만드는 사람이 계속 이렇게 굶어 죽지 않고 먹고 살 수 있는 모습 그 자체만으로도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풍자를 읽어내는 짜릿함보다 직설의 쾌감을 원하는 시대.
이들의 바람은 이뤄질 수 있을까요?
질문하는 기자들 Q, 임주현입니다.
한때 신문사 대표 콘텐츠로 큰 사랑을 받았던 시사 만화 `만평'이 역사 속으로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디지털 미디어 시대. 독자를 잃어버린 종이신문이 위기에 처하면서 신문사들의 시사 만평 서비스도 덩달아 줄어들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시사 만화에 대한 독자들의 수요는 여전해, 지면의 제약에서 벗어나 디지털 환경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독자를 찾아가고 있는 시사만화의 현주소, 임주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산업화와 88만원 세대> -2012 올해의 시사만화상 수상작
"청년들아 이 나라가 누구 덕에 밥 굶지 않게 되었는지 아느냐!"
"청년들아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를 위해 얼마나 많은 선배들이 희생했는지 아느냐!"
"속 타는데 물이 없네..."
"예~ 갑니다! 헉헉" (88만원 세대)
<내가 못나서>
"무능해서!" (동네 빵집)
"게을러서!" (빈곤층)
"노출이 심해서!" (성폭행)
(세뇌교육 효과)
"그렇다..내가 못나서..." (왕따)
[인터뷰] 박순찬 화백 / 경향신문 '장도리' 26년간 연재
어떤 성과가 있든 잘못이 있든 너무 개인의 업적과 개인의 잘못으로 몰아가는 풍조가 너무 많다, 한국사회에서는.
(2012년 대선 때) 청년세대의 좌절감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데도 (양 진영에서) 그것에 대해서 얘기들이 없다는 것이 좀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볼 수 있어 가지고 그 부분을 담은 겁니다.
그렇게 독자와 함께 울고 웃었던 시사만화 `장도리'.
최근 26년 대장정의 막을 내렸습니다.
만평하면 떠올리게 되는 네 컷 시사만화의 대표주자가 된 박순찬 화백은
특유의 풍자와 촌철살인으로 권력을 비판하고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엄혹한 시절일수록 풍자는 빛을 발했습니다.
[인터뷰] 박순찬 화백 / 경향신문 '장도리' 26년간 연재
과거(군사정권 시절)에는 제재가 심했기 때문에 신문 외에 만화에서 어떤 사회적인 문제를 다루는 게 쉽지가 않았고 원천 봉쇄가 됐었어요. 그래서 기사로 담지 못한 거를 은유적으로 사람들이 추정할 수 있게 그리는 표현 방식이 많았어요. 신문만화에. 그래서 사람들이 그걸 많이 봤어요. 거기서 카타르시스를 느낀 거예요.
여러 작가들이 해직되거나 작품을 압수당하는 등의 수모를 겪기도 했습니다.
<영상 플레이> 한국만화박물관 『1980년대와 만화』
그래서 속 시원한 풍자를 담은 작품 하나하나는 역사의 기록이 됐습니다.
[인터뷰] 박순찬 화백 / 경향신문 '장도리' 26년간 연재
풍자와 과장을 통해서 효과적으로 진실을 보여주는 경우가 저는 많이 있다고 보거든요. 아무리 팩트를 전달한다고 해서 건조하게 쓴다고 해가지고 그 팩트를 전달하는 거냐라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어요.
한때 조간신문이 배달되면 1면과 만평부터 챙겨봤다는 사람이 많았을 정도로 인기가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제 그 위상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독자들의 관심이 줄어들면서 20여 년 전 11개 중앙 일간지가 게재했던 만평은 지금 절반 정도로 줄었고 지방지는 4분의 1수준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미디어 시장이 변하면서 종이신문이 추락하고 있는 반면, 소비자가 골라볼 수 있는 콘텐츠는 다양해졌기 때문입니다.
박 화백이 신문사를 나오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인터뷰] 박순찬 화백 / 경향신문 '장도리' 26년간 연재
요즘은 인터넷에 올리면 독자들이 볼 수 있잖아요. 그런데 굳이 그걸 또 종이 인쇄해서 그다음 날 보여준다는 것 자체도 좀 말이 안 되는 것 같고. 딱 정해진 (형식)틀 안에서 그려야 된다는 거는 종이 편집을 위해서 그렇게 하는 거거든요.
여기에 사회적인 분위기가 정치 성향에 따라 양극화되면서 편향성 시비도 격해지고 있습니다.
객관적 사실을 전달하는 보도 기사와 달리 만평은 일종의 칼럼, 작가의 '주장'인데, 이를 펼칠 공간이 그만큼 줄어든 겁니다.
[인터뷰] 최재용 / 시사만화가 '아트만두'(YTN 제작2팀 부장)
만평은 사실 어떻게 보면 일종의 예능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거를 다큐로 받아들여서 막 공격을 하고 예민하게 반응을 하면 만평 작가들이 존재할 의미가 없다라고 생각을 해요.
[인터뷰] 김선웅 / 시사만화가 '굽시니스트'(시사인 연재)
사실 옛날에는 신문 만평에 대한 피드백이 그렇게 많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오늘날에는 신문 만평들이 올라오면 댓글도 쫙 달 수 있고. 그 댓글이라고 하는 게 악플이 대부분이기 때문에...그런 거는 감내해야죠, 이 시대를 살아가려면.
심지어 풍자의 대상은 물론 그 지지자들로부터 직접 항의를 받기도 합니다.
[인터뷰] 박순찬 화백 / 경향신문 '장도리' 26년간 연재
기억에 남는 거는 황우석 줄기세포 사건 때였어요. 연구 과정에서 인권문제라든가 여러 가지 문제점이 드러나고 거짓말한 것도 있고. 그래서 그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을 몇 번 그렸죠. (그랬더니) 왜 황우석 음해하는 내용을 했냐라고 그때 굉장히 항의를 많이 받았어요.
그럼에도 만평은 계속됩니다.
종이신문만이 아니라 방송과 잡지 등에서도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작품 플레이> 제목: 건강체육
[인터뷰] 최재용 / 시사만화가 '아트만두'(YTN 제작2팀 부장)
전두환 전 대통령이 알츠하이머 증상도 있다고 하고 정신적으로 온전치 못하다고 하는데도 비교적 최근까지 골프치러 다니고 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죠. 그래서 과연 그 사람이 치고 있는 골프는 어떤걸까? (5.18 민주화운동으로) 돌아가신 분들의 관 위에서 골프공 대신 희생자의 해골을 빗대서 전두환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표현하는) 그런 취지로 만들어봤습니다.
인물 캐리커처로 특화하거나
[인터뷰] 최재용 / 시사만화가 '아트만두'(YTN 제작2팀 부장)
그 사람의 정치 철학이나 언행 이런 것들이 참 인물하고 닮아있다. 거기에서 좀 재미가 있더라고요.
말하자면 일종의 '돌려까기' 방식이 시사만화를 더 즐겁게 볼 수 있게 하는 요소들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온라인 공간에서 도는 이른바 '밈'과 '드립'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인터넷 문화에 익숙한 독자들로부터 공감을 더 쉽게 끌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작품 플레이> 제목: 군뇨배출
[인터뷰] 김선웅 / 시사만화가 '굽시니스트'(시사인 연재)
최근에 군 관련 이슈들이 많이 있었지 않습니까? 육군에서 부실 급식 문제가 한창 터졌었죠. 해군은 요즘에 항모 도입이 가장 큰 이슈였죠. 그런데 사실 말이 많죠. 공군 부사관 성추행으로 공군 참모총장도 물러가시고. 이거는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그 장면이고요.
[기자] 아! 도랑 앞에서.
= 네. 그건 굉장히 많이 패러디되는 장면이죠.
[기자] 요소요소에 패러디들이 또 들어가 있군요.
상황이 녹록지 않음에도 작가들이 이렇듯 시사만화를 놓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인터뷰] 박순찬 화백 / 경향신문 '장도리' 26년간 연재
우리나라에서 그림을 그린다는 거는 그 행위 하나만으로도 하나의 싸움이다.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인식과의 싸움이라고 볼 수도 있고. 그래서 좋은 만화를 그리는 것이 만화에 대한 인식을 바꿔줄 수 있고 그림에 대한, 이미지에 대한 인식 수준도 좀 올릴 수 있는 그런 역할을 하고 싶은 게 하나의 사명감이라고 저는 얘기할 수 있어요.
[인터뷰] 최재용 / 시사만화가 '아트만두'(YTN 제작2팀 부장)
아트만두의 주인공으로 나오는 그 정치인들이 제 작품을 보고선 뜨끔하고 뭔가 아이고 아트만두한테 걸리면 안 되겠다 뭐 이런 입장도 있겠죠. 그런 식으로 해서 이 사회가 조금이라도 뭔가 좋은 쪽으로 나아갈 수 있는 그런 역할을 제가 한번 해 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있습니다.
[인터뷰] 김선웅 / 시사만화가 '굽시니스트'(시사인 연재)
정치적인 이야기도 하고 큰 이야기도 하고 작은 이야기도 하고 그러면서 이 나라 문화·엔터테인먼트의 일각을 조금이나마 다채로운 색상으로 만들어갈 수 있다면, 그리고 그것을 만드는 사람이 계속 이렇게 굶어 죽지 않고 먹고 살 수 있는 모습 그 자체만으로도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풍자를 읽어내는 짜릿함보다 직설의 쾌감을 원하는 시대.
이들의 바람은 이뤄질 수 있을까요?
질문하는 기자들 Q, 임주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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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플러스] 과거의 영광 잃어가는 ‘만평’…그럼에도 그리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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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1-07-18 23:22:38
- 수정2021-07-18 23:2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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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때 신문사 대표 콘텐츠로 큰 사랑을 받았던 시사 만화 `만평'이 역사 속으로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디지털 미디어 시대. 독자를 잃어버린 종이신문이 위기에 처하면서 신문사들의 시사 만평 서비스도 덩달아 줄어들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시사 만화에 대한 독자들의 수요는 여전해, 지면의 제약에서 벗어나 디지털 환경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독자를 찾아가고 있는 시사만화의 현주소, 임주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산업화와 88만원 세대> -2012 올해의 시사만화상 수상작
"청년들아 이 나라가 누구 덕에 밥 굶지 않게 되었는지 아느냐!"
"청년들아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를 위해 얼마나 많은 선배들이 희생했는지 아느냐!"
"속 타는데 물이 없네..."
"예~ 갑니다! 헉헉" (88만원 세대)
<내가 못나서>
"무능해서!" (동네 빵집)
"게을러서!" (빈곤층)
"노출이 심해서!" (성폭행)
(세뇌교육 효과)
"그렇다..내가 못나서..." (왕따)
[인터뷰] 박순찬 화백 / 경향신문 '장도리' 26년간 연재
어떤 성과가 있든 잘못이 있든 너무 개인의 업적과 개인의 잘못으로 몰아가는 풍조가 너무 많다, 한국사회에서는.
(2012년 대선 때) 청년세대의 좌절감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데도 (양 진영에서) 그것에 대해서 얘기들이 없다는 것이 좀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볼 수 있어 가지고 그 부분을 담은 겁니다.
그렇게 독자와 함께 울고 웃었던 시사만화 `장도리'.
최근 26년 대장정의 막을 내렸습니다.
만평하면 떠올리게 되는 네 컷 시사만화의 대표주자가 된 박순찬 화백은
특유의 풍자와 촌철살인으로 권력을 비판하고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엄혹한 시절일수록 풍자는 빛을 발했습니다.
[인터뷰] 박순찬 화백 / 경향신문 '장도리' 26년간 연재
과거(군사정권 시절)에는 제재가 심했기 때문에 신문 외에 만화에서 어떤 사회적인 문제를 다루는 게 쉽지가 않았고 원천 봉쇄가 됐었어요. 그래서 기사로 담지 못한 거를 은유적으로 사람들이 추정할 수 있게 그리는 표현 방식이 많았어요. 신문만화에. 그래서 사람들이 그걸 많이 봤어요. 거기서 카타르시스를 느낀 거예요.
여러 작가들이 해직되거나 작품을 압수당하는 등의 수모를 겪기도 했습니다.
<영상 플레이> 한국만화박물관 『1980년대와 만화』
그래서 속 시원한 풍자를 담은 작품 하나하나는 역사의 기록이 됐습니다.
[인터뷰] 박순찬 화백 / 경향신문 '장도리' 26년간 연재
풍자와 과장을 통해서 효과적으로 진실을 보여주는 경우가 저는 많이 있다고 보거든요. 아무리 팩트를 전달한다고 해서 건조하게 쓴다고 해가지고 그 팩트를 전달하는 거냐라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어요.
한때 조간신문이 배달되면 1면과 만평부터 챙겨봤다는 사람이 많았을 정도로 인기가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제 그 위상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독자들의 관심이 줄어들면서 20여 년 전 11개 중앙 일간지가 게재했던 만평은 지금 절반 정도로 줄었고 지방지는 4분의 1수준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미디어 시장이 변하면서 종이신문이 추락하고 있는 반면, 소비자가 골라볼 수 있는 콘텐츠는 다양해졌기 때문입니다.
박 화백이 신문사를 나오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인터뷰] 박순찬 화백 / 경향신문 '장도리' 26년간 연재
요즘은 인터넷에 올리면 독자들이 볼 수 있잖아요. 그런데 굳이 그걸 또 종이 인쇄해서 그다음 날 보여준다는 것 자체도 좀 말이 안 되는 것 같고. 딱 정해진 (형식)틀 안에서 그려야 된다는 거는 종이 편집을 위해서 그렇게 하는 거거든요.
여기에 사회적인 분위기가 정치 성향에 따라 양극화되면서 편향성 시비도 격해지고 있습니다.
객관적 사실을 전달하는 보도 기사와 달리 만평은 일종의 칼럼, 작가의 '주장'인데, 이를 펼칠 공간이 그만큼 줄어든 겁니다.
[인터뷰] 최재용 / 시사만화가 '아트만두'(YTN 제작2팀 부장)
만평은 사실 어떻게 보면 일종의 예능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거를 다큐로 받아들여서 막 공격을 하고 예민하게 반응을 하면 만평 작가들이 존재할 의미가 없다라고 생각을 해요.
[인터뷰] 김선웅 / 시사만화가 '굽시니스트'(시사인 연재)
사실 옛날에는 신문 만평에 대한 피드백이 그렇게 많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오늘날에는 신문 만평들이 올라오면 댓글도 쫙 달 수 있고. 그 댓글이라고 하는 게 악플이 대부분이기 때문에...그런 거는 감내해야죠, 이 시대를 살아가려면.
심지어 풍자의 대상은 물론 그 지지자들로부터 직접 항의를 받기도 합니다.
[인터뷰] 박순찬 화백 / 경향신문 '장도리' 26년간 연재
기억에 남는 거는 황우석 줄기세포 사건 때였어요. 연구 과정에서 인권문제라든가 여러 가지 문제점이 드러나고 거짓말한 것도 있고. 그래서 그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을 몇 번 그렸죠. (그랬더니) 왜 황우석 음해하는 내용을 했냐라고 그때 굉장히 항의를 많이 받았어요.
그럼에도 만평은 계속됩니다.
종이신문만이 아니라 방송과 잡지 등에서도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작품 플레이> 제목: 건강체육
[인터뷰] 최재용 / 시사만화가 '아트만두'(YTN 제작2팀 부장)
전두환 전 대통령이 알츠하이머 증상도 있다고 하고 정신적으로 온전치 못하다고 하는데도 비교적 최근까지 골프치러 다니고 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죠. 그래서 과연 그 사람이 치고 있는 골프는 어떤걸까? (5.18 민주화운동으로) 돌아가신 분들의 관 위에서 골프공 대신 희생자의 해골을 빗대서 전두환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표현하는) 그런 취지로 만들어봤습니다.
인물 캐리커처로 특화하거나
[인터뷰] 최재용 / 시사만화가 '아트만두'(YTN 제작2팀 부장)
그 사람의 정치 철학이나 언행 이런 것들이 참 인물하고 닮아있다. 거기에서 좀 재미가 있더라고요.
말하자면 일종의 '돌려까기' 방식이 시사만화를 더 즐겁게 볼 수 있게 하는 요소들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온라인 공간에서 도는 이른바 '밈'과 '드립'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인터넷 문화에 익숙한 독자들로부터 공감을 더 쉽게 끌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작품 플레이> 제목: 군뇨배출
[인터뷰] 김선웅 / 시사만화가 '굽시니스트'(시사인 연재)
최근에 군 관련 이슈들이 많이 있었지 않습니까? 육군에서 부실 급식 문제가 한창 터졌었죠. 해군은 요즘에 항모 도입이 가장 큰 이슈였죠. 그런데 사실 말이 많죠. 공군 부사관 성추행으로 공군 참모총장도 물러가시고. 이거는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그 장면이고요.
[기자] 아! 도랑 앞에서.
= 네. 그건 굉장히 많이 패러디되는 장면이죠.
[기자] 요소요소에 패러디들이 또 들어가 있군요.
상황이 녹록지 않음에도 작가들이 이렇듯 시사만화를 놓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인터뷰] 박순찬 화백 / 경향신문 '장도리' 26년간 연재
우리나라에서 그림을 그린다는 거는 그 행위 하나만으로도 하나의 싸움이다.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인식과의 싸움이라고 볼 수도 있고. 그래서 좋은 만화를 그리는 것이 만화에 대한 인식을 바꿔줄 수 있고 그림에 대한, 이미지에 대한 인식 수준도 좀 올릴 수 있는 그런 역할을 하고 싶은 게 하나의 사명감이라고 저는 얘기할 수 있어요.
[인터뷰] 최재용 / 시사만화가 '아트만두'(YTN 제작2팀 부장)
아트만두의 주인공으로 나오는 그 정치인들이 제 작품을 보고선 뜨끔하고 뭔가 아이고 아트만두한테 걸리면 안 되겠다 뭐 이런 입장도 있겠죠. 그런 식으로 해서 이 사회가 조금이라도 뭔가 좋은 쪽으로 나아갈 수 있는 그런 역할을 제가 한번 해 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있습니다.
[인터뷰] 김선웅 / 시사만화가 '굽시니스트'(시사인 연재)
정치적인 이야기도 하고 큰 이야기도 하고 작은 이야기도 하고 그러면서 이 나라 문화·엔터테인먼트의 일각을 조금이나마 다채로운 색상으로 만들어갈 수 있다면, 그리고 그것을 만드는 사람이 계속 이렇게 굶어 죽지 않고 먹고 살 수 있는 모습 그 자체만으로도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풍자를 읽어내는 짜릿함보다 직설의 쾌감을 원하는 시대.
이들의 바람은 이뤄질 수 있을까요?
질문하는 기자들 Q, 임주현입니다.
한때 신문사 대표 콘텐츠로 큰 사랑을 받았던 시사 만화 `만평'이 역사 속으로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디지털 미디어 시대. 독자를 잃어버린 종이신문이 위기에 처하면서 신문사들의 시사 만평 서비스도 덩달아 줄어들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시사 만화에 대한 독자들의 수요는 여전해, 지면의 제약에서 벗어나 디지털 환경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독자를 찾아가고 있는 시사만화의 현주소, 임주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산업화와 88만원 세대> -2012 올해의 시사만화상 수상작
"청년들아 이 나라가 누구 덕에 밥 굶지 않게 되었는지 아느냐!"
"청년들아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를 위해 얼마나 많은 선배들이 희생했는지 아느냐!"
"속 타는데 물이 없네..."
"예~ 갑니다! 헉헉" (88만원 세대)
<내가 못나서>
"무능해서!" (동네 빵집)
"게을러서!" (빈곤층)
"노출이 심해서!" (성폭행)
(세뇌교육 효과)
"그렇다..내가 못나서..." (왕따)
[인터뷰] 박순찬 화백 / 경향신문 '장도리' 26년간 연재
어떤 성과가 있든 잘못이 있든 너무 개인의 업적과 개인의 잘못으로 몰아가는 풍조가 너무 많다, 한국사회에서는.
(2012년 대선 때) 청년세대의 좌절감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데도 (양 진영에서) 그것에 대해서 얘기들이 없다는 것이 좀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볼 수 있어 가지고 그 부분을 담은 겁니다.
그렇게 독자와 함께 울고 웃었던 시사만화 `장도리'.
최근 26년 대장정의 막을 내렸습니다.
만평하면 떠올리게 되는 네 컷 시사만화의 대표주자가 된 박순찬 화백은
특유의 풍자와 촌철살인으로 권력을 비판하고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엄혹한 시절일수록 풍자는 빛을 발했습니다.
[인터뷰] 박순찬 화백 / 경향신문 '장도리' 26년간 연재
과거(군사정권 시절)에는 제재가 심했기 때문에 신문 외에 만화에서 어떤 사회적인 문제를 다루는 게 쉽지가 않았고 원천 봉쇄가 됐었어요. 그래서 기사로 담지 못한 거를 은유적으로 사람들이 추정할 수 있게 그리는 표현 방식이 많았어요. 신문만화에. 그래서 사람들이 그걸 많이 봤어요. 거기서 카타르시스를 느낀 거예요.
여러 작가들이 해직되거나 작품을 압수당하는 등의 수모를 겪기도 했습니다.
<영상 플레이> 한국만화박물관 『1980년대와 만화』
그래서 속 시원한 풍자를 담은 작품 하나하나는 역사의 기록이 됐습니다.
[인터뷰] 박순찬 화백 / 경향신문 '장도리' 26년간 연재
풍자와 과장을 통해서 효과적으로 진실을 보여주는 경우가 저는 많이 있다고 보거든요. 아무리 팩트를 전달한다고 해서 건조하게 쓴다고 해가지고 그 팩트를 전달하는 거냐라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어요.
한때 조간신문이 배달되면 1면과 만평부터 챙겨봤다는 사람이 많았을 정도로 인기가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제 그 위상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독자들의 관심이 줄어들면서 20여 년 전 11개 중앙 일간지가 게재했던 만평은 지금 절반 정도로 줄었고 지방지는 4분의 1수준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미디어 시장이 변하면서 종이신문이 추락하고 있는 반면, 소비자가 골라볼 수 있는 콘텐츠는 다양해졌기 때문입니다.
박 화백이 신문사를 나오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인터뷰] 박순찬 화백 / 경향신문 '장도리' 26년간 연재
요즘은 인터넷에 올리면 독자들이 볼 수 있잖아요. 그런데 굳이 그걸 또 종이 인쇄해서 그다음 날 보여준다는 것 자체도 좀 말이 안 되는 것 같고. 딱 정해진 (형식)틀 안에서 그려야 된다는 거는 종이 편집을 위해서 그렇게 하는 거거든요.
여기에 사회적인 분위기가 정치 성향에 따라 양극화되면서 편향성 시비도 격해지고 있습니다.
객관적 사실을 전달하는 보도 기사와 달리 만평은 일종의 칼럼, 작가의 '주장'인데, 이를 펼칠 공간이 그만큼 줄어든 겁니다.
[인터뷰] 최재용 / 시사만화가 '아트만두'(YTN 제작2팀 부장)
만평은 사실 어떻게 보면 일종의 예능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거를 다큐로 받아들여서 막 공격을 하고 예민하게 반응을 하면 만평 작가들이 존재할 의미가 없다라고 생각을 해요.
[인터뷰] 김선웅 / 시사만화가 '굽시니스트'(시사인 연재)
사실 옛날에는 신문 만평에 대한 피드백이 그렇게 많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오늘날에는 신문 만평들이 올라오면 댓글도 쫙 달 수 있고. 그 댓글이라고 하는 게 악플이 대부분이기 때문에...그런 거는 감내해야죠, 이 시대를 살아가려면.
심지어 풍자의 대상은 물론 그 지지자들로부터 직접 항의를 받기도 합니다.
[인터뷰] 박순찬 화백 / 경향신문 '장도리' 26년간 연재
기억에 남는 거는 황우석 줄기세포 사건 때였어요. 연구 과정에서 인권문제라든가 여러 가지 문제점이 드러나고 거짓말한 것도 있고. 그래서 그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을 몇 번 그렸죠. (그랬더니) 왜 황우석 음해하는 내용을 했냐라고 그때 굉장히 항의를 많이 받았어요.
그럼에도 만평은 계속됩니다.
종이신문만이 아니라 방송과 잡지 등에서도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작품 플레이> 제목: 건강체육
[인터뷰] 최재용 / 시사만화가 '아트만두'(YTN 제작2팀 부장)
전두환 전 대통령이 알츠하이머 증상도 있다고 하고 정신적으로 온전치 못하다고 하는데도 비교적 최근까지 골프치러 다니고 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죠. 그래서 과연 그 사람이 치고 있는 골프는 어떤걸까? (5.18 민주화운동으로) 돌아가신 분들의 관 위에서 골프공 대신 희생자의 해골을 빗대서 전두환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표현하는) 그런 취지로 만들어봤습니다.
인물 캐리커처로 특화하거나
[인터뷰] 최재용 / 시사만화가 '아트만두'(YTN 제작2팀 부장)
그 사람의 정치 철학이나 언행 이런 것들이 참 인물하고 닮아있다. 거기에서 좀 재미가 있더라고요.
말하자면 일종의 '돌려까기' 방식이 시사만화를 더 즐겁게 볼 수 있게 하는 요소들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온라인 공간에서 도는 이른바 '밈'과 '드립'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인터넷 문화에 익숙한 독자들로부터 공감을 더 쉽게 끌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작품 플레이> 제목: 군뇨배출
[인터뷰] 김선웅 / 시사만화가 '굽시니스트'(시사인 연재)
최근에 군 관련 이슈들이 많이 있었지 않습니까? 육군에서 부실 급식 문제가 한창 터졌었죠. 해군은 요즘에 항모 도입이 가장 큰 이슈였죠. 그런데 사실 말이 많죠. 공군 부사관 성추행으로 공군 참모총장도 물러가시고. 이거는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그 장면이고요.
[기자] 아! 도랑 앞에서.
= 네. 그건 굉장히 많이 패러디되는 장면이죠.
[기자] 요소요소에 패러디들이 또 들어가 있군요.
상황이 녹록지 않음에도 작가들이 이렇듯 시사만화를 놓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인터뷰] 박순찬 화백 / 경향신문 '장도리' 26년간 연재
우리나라에서 그림을 그린다는 거는 그 행위 하나만으로도 하나의 싸움이다.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인식과의 싸움이라고 볼 수도 있고. 그래서 좋은 만화를 그리는 것이 만화에 대한 인식을 바꿔줄 수 있고 그림에 대한, 이미지에 대한 인식 수준도 좀 올릴 수 있는 그런 역할을 하고 싶은 게 하나의 사명감이라고 저는 얘기할 수 있어요.
[인터뷰] 최재용 / 시사만화가 '아트만두'(YTN 제작2팀 부장)
아트만두의 주인공으로 나오는 그 정치인들이 제 작품을 보고선 뜨끔하고 뭔가 아이고 아트만두한테 걸리면 안 되겠다 뭐 이런 입장도 있겠죠. 그런 식으로 해서 이 사회가 조금이라도 뭔가 좋은 쪽으로 나아갈 수 있는 그런 역할을 제가 한번 해 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있습니다.
[인터뷰] 김선웅 / 시사만화가 '굽시니스트'(시사인 연재)
정치적인 이야기도 하고 큰 이야기도 하고 작은 이야기도 하고 그러면서 이 나라 문화·엔터테인먼트의 일각을 조금이나마 다채로운 색상으로 만들어갈 수 있다면, 그리고 그것을 만드는 사람이 계속 이렇게 굶어 죽지 않고 먹고 살 수 있는 모습 그 자체만으로도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풍자를 읽어내는 짜릿함보다 직설의 쾌감을 원하는 시대.
이들의 바람은 이뤄질 수 있을까요?
질문하는 기자들 Q, 임주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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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현 기자 le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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