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화재’ 경보 복구키 6번 눌러·스프링클러 지연…“쿠팡은 불입건”

입력 2021.07.19 (14:28) 수정 2021.07.1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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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경기도 이천 쿠팡물류센터 화재 당시 경보를 들은 방재실 직원들이 현장 확인도 없이 6차례나 경보를 취소시켰던 것으로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ㆍ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소방시설법) 위반 혐의로 물류센터 방재실 직원 3명과 소방시설 관리업체 법인 등을 입건했다고 오늘(19일) 밝혔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방재실 직원들은 화재 경보가 울렸지만 제대로 현장 확인을 하지 않은 채 이른바 '화재복구키'를 6번이나 누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화재 경보가 계속 울리면서 소방 장비가 연기와 열을 감지하고 이어서 스프링클러에서 물이 살포되는 것이지만 복구키를 누르면 이 과정이 처음으로 되돌아간다"며 "10여 분간 경보를 계속 끄면서 스프링클러가 늦게 작동했고, 불이 그만큼 확산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과거에도 오작동 사례가 있어 복구키를 눌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그러나 쿠팡 법인이나 관련자는 입건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설비 관련 별도 법인이 있었고, 화재 초기 상황으로 인한 사상자가 없었으며 방재실 직원들에게 오작동 시 버튼을 누르라는 등 지시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 결과 화재 원인은 창고 진열대 선반 위쪽 전선에서 불꽃이 이는 CCTV 영상 등으로 확인되는 전기적 요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화재는 지난달 17일 오전 5시 20분쯤 시작돼 오전 8시 20분쯤 큰 불길이 잡혔다가 오전 11시 50분쯤 불길이 다시 치솟으며 건물 전체로 번지면서 결국 발생 엿새만인 22일에야 완전 진화됐습니다.

화재 당시 쿠팡 직원들은 모두 대피했지만, 경기 광주소방서 119구조대 김동식 구조대장이 1차 초기 진화 당시 인명 검색을 위해 건물 지하 2층에 진입했다가 불이 다시 번질 때 탈출하지 못해 결국 숨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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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팡 화재’ 경보 복구키 6번 눌러·스프링클러 지연…“쿠팡은 불입건”
    • 입력 2021-07-19 14:28:19
    • 수정2021-07-19 14:30:19
    사회
지난 6월 경기도 이천 쿠팡물류센터 화재 당시 경보를 들은 방재실 직원들이 현장 확인도 없이 6차례나 경보를 취소시켰던 것으로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ㆍ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소방시설법) 위반 혐의로 물류센터 방재실 직원 3명과 소방시설 관리업체 법인 등을 입건했다고 오늘(19일) 밝혔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방재실 직원들은 화재 경보가 울렸지만 제대로 현장 확인을 하지 않은 채 이른바 '화재복구키'를 6번이나 누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화재 경보가 계속 울리면서 소방 장비가 연기와 열을 감지하고 이어서 스프링클러에서 물이 살포되는 것이지만 복구키를 누르면 이 과정이 처음으로 되돌아간다"며 "10여 분간 경보를 계속 끄면서 스프링클러가 늦게 작동했고, 불이 그만큼 확산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과거에도 오작동 사례가 있어 복구키를 눌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그러나 쿠팡 법인이나 관련자는 입건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설비 관련 별도 법인이 있었고, 화재 초기 상황으로 인한 사상자가 없었으며 방재실 직원들에게 오작동 시 버튼을 누르라는 등 지시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 결과 화재 원인은 창고 진열대 선반 위쪽 전선에서 불꽃이 이는 CCTV 영상 등으로 확인되는 전기적 요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화재는 지난달 17일 오전 5시 20분쯤 시작돼 오전 8시 20분쯤 큰 불길이 잡혔다가 오전 11시 50분쯤 불길이 다시 치솟으며 건물 전체로 번지면서 결국 발생 엿새만인 22일에야 완전 진화됐습니다.

화재 당시 쿠팡 직원들은 모두 대피했지만, 경기 광주소방서 119구조대 김동식 구조대장이 1차 초기 진화 당시 인명 검색을 위해 건물 지하 2층에 진입했다가 불이 다시 번질 때 탈출하지 못해 결국 숨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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