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내유족회, 유해발굴 자원봉사 허위 신청에 ‘경찰 고소’

입력 2021.07.20 (10:17) 수정 2021.07.20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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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6.25전쟁 당시 민간인 7천여 명이 학살된 대전 골령골에서는 지난달부터 유해발굴이 재개됐는데요.

그런데 최근 학살 가해자의 이름으로 자원봉사 신청이 잇따라 접수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참다못한 유족회가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정재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71년 전 민간인 7천여 명이 국군과 경찰에 의해 학살된 산내 골령골.

지난달부터 발굴이 재개됐는데 40여 일 동안 150여 구가 넘는 유해가 수습됐습니다.

3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과 발굴단원이 매일 유해를 수습하고 있지만, 발굴량이 상당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자원봉사자 모집에서 학살 가해자의 이름으로 무더기 신청이 접수됐습니다.

신청인 명단을 보면 이름은 심용현, 소속은 육군 2사단 헌병대로 적혀있습니다.

심용현 중위는 71년 전 산내 학살 사건 당시 현장 책임자였습니다.

[전미경/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장 : "어린 학생들까지 유골 발굴에 동참하는데 후손들에게 부끄러운 줄 알기 바라고 있어요. 이건 도저히 사람이 용납할 수 없는 범죄예요."]

뿐만 아니라 보도연맹 학살 주동자인 CIC 특무대장 김창룡을 비롯해 이승만, 박정희, 이기붕으로 이름을 적는가 하면, '빨갱이 박멸'이라는 모욕도 서슴지 않습니다.

이렇게 허위로 작성된 자원봉사 신청이 20건에 달합니다.

유족회 측은 참다 못해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임재근/대전산내골령골대책회의 집행위원장 : "2차 가해라고 생각하고요.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적절한 사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20건의 허위 명단이 4차례에 걸쳐 집중적으로 접수된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고소장을 접수한 대전 동부경찰서는 조만간 수사에 착수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정재훈입니다.

촬영기자:박평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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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내유족회, 유해발굴 자원봉사 허위 신청에 ‘경찰 고소’
    • 입력 2021-07-20 10:17:01
    • 수정2021-07-20 10:3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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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6.25전쟁 당시 민간인 7천여 명이 학살된 대전 골령골에서는 지난달부터 유해발굴이 재개됐는데요.

그런데 최근 학살 가해자의 이름으로 자원봉사 신청이 잇따라 접수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참다못한 유족회가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정재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71년 전 민간인 7천여 명이 국군과 경찰에 의해 학살된 산내 골령골.

지난달부터 발굴이 재개됐는데 40여 일 동안 150여 구가 넘는 유해가 수습됐습니다.

3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과 발굴단원이 매일 유해를 수습하고 있지만, 발굴량이 상당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자원봉사자 모집에서 학살 가해자의 이름으로 무더기 신청이 접수됐습니다.

신청인 명단을 보면 이름은 심용현, 소속은 육군 2사단 헌병대로 적혀있습니다.

심용현 중위는 71년 전 산내 학살 사건 당시 현장 책임자였습니다.

[전미경/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장 : "어린 학생들까지 유골 발굴에 동참하는데 후손들에게 부끄러운 줄 알기 바라고 있어요. 이건 도저히 사람이 용납할 수 없는 범죄예요."]

뿐만 아니라 보도연맹 학살 주동자인 CIC 특무대장 김창룡을 비롯해 이승만, 박정희, 이기붕으로 이름을 적는가 하면, '빨갱이 박멸'이라는 모욕도 서슴지 않습니다.

이렇게 허위로 작성된 자원봉사 신청이 20건에 달합니다.

유족회 측은 참다 못해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임재근/대전산내골령골대책회의 집행위원장 : "2차 가해라고 생각하고요.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적절한 사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20건의 허위 명단이 4차례에 걸쳐 집중적으로 접수된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고소장을 접수한 대전 동부경찰서는 조만간 수사에 착수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정재훈입니다.

촬영기자:박평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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