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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아이스크림 안 팔아!”…이스라엘 총리 “반유대주의” 분노
입력 2021.07.21 (17:58) 수정 2021.07.21 (19:16) 특파원 리포트

이스라엘이 미국의 유명 아이스크림 '벤앤제리스(Ben & Jerry's)'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총리까지 나서면서 외교문제로 번질 조짐도 보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현지 언론들도 "단순히 아이스크림 한 숟가락(scoop)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연일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 벤앤제리스 "이스라엘 분쟁지역에서 아이스크림 안 팔 것"

벤앤제리스는 7월 19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지에서 우리 아이스크림 판매를 종료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지역에서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는 것은 회사의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였습니다. 또 팔레스타인에 아이스크림을 유통하는 이스라엘 협력처와 내년 말 계약이 종료되면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도 밝혔습니다.

벤앤제리스가 언급한 지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이 여전히 진행중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입니다. 기독교와 유대교, 이슬람교 3대종교의 성지가 모두 모여 있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모두 수도라고 주장하는 예루살렘의 바로 옆입니다. 이스라엘은 지난 1967년 3차 중동전쟁 이후 팔레스타인 지역이었던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 등을 점령해 유대인 정착촌을 건설했습니다. 현재 정착촌에는 유대인 60만 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국제사회는 유대인 정착촌 건설과 동예루살렘 점령 등이 국제법 위반이라며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 지역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들과 유대인들의 계속된 갈등,분쟁으로 유혈충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 이스라엘 총리, 경고 "심각한 결과 초래" …반(反)유대주의 반발

이스라엘은 벤앤제리스의 발표에 즉각 민감하게 반응하며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도덕적으로 잘못된 결정에 모든 힘을 다해 싸우겠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또 벤앤제리스의 모기업인 앨런조프 유니레버 최고경영자에게 전화를 해 "조치를 철회하지 않으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길라드 에르단 주미 이스라엘 대사도 나섰습니다. 에르단 대사는 벤앤제리스의 결정이 사실상 반(反)유대주의 관행이라면서 이스라엘 보이콧에 반대하는 법이 있는 미국 35개 주의 주지사들에게 서한을 보내 제재를 촉구했습니다. 이스라엘 국민들도 벤앤제리스 불매운동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 등은 뉴욕 등 유대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미국의 일부 지역에서는 식료품 가게들이 벤앤제리스 제품 판매를 줄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습니다.

■ 이스라엘, 반(反)이스라엘 운동 BDS에 민감

이스라엘은 그 동안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정책에 반대하는 반 이스라엘 국제운동인 BDS(Boycott, Divestment, Sanctions/불매, 투자철회, 제재) 운동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습니다.

2005년부터 시작된 BDS운동은 비폭력 저항운동이지만 이스라엘에 실질적인 경제 압박을 가해왔습니다. 실제로 일부 국가에서는 이스라엘 기업에 대한 투자 철회에 나서기도 했고, 학계와 종교계에서 동참하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현지 언론인 예루살렘 포스트는 "만약 벤앤제리스의 이스라엘 보이콧을 맛(flavor)으로 표현한다면 'BDS 게임체인저(game changer)'일 것이다"라고 표현할 정도입니다.

반면 친(親) 팔레스타인 활동을 계속해 온 비영리단체 팔레스타인 연대 캠페인(PSC)는 벤앤제리스의 발표 이후 "엄청난 일(This is Huge)"이라며 역사의 흐름을 바꿔놓는 일이라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 '할 말은 한다!' …벤앤제리스가 더 주목받는 이유

벤앤제리스는 크고 작은 각종 사회 문제에 '할 말은 하는 기업'으로 유명합니다. 기업들이 고객을 잃게 되거나 평판 등을 우려해 사회 문제에 입을 닫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인종 차별 등에도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는데 지난해 있었던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서도 백인 우월주의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드물게 '기업 액티비즘 매니저(Corporate activism manager)'라는 직책이 있는 기업이기도 합니다.

창업주인 벤 코헨과 제리 그린필드는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 이상으로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를 명확히 하기 위해 첫번째 강령으로 "우리의 사회적 사명은 기업의 힘을 이용해 사회적, 환경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내세웠습니다. 이는 지금까지도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아이스크림 메뉴 이름에서도 확실하게 드러납니다. 아이들이 빈곤에 시달리는데 핵무기 개발에 돈을 쏟아붓는 정부를 비판하기 위한 '평화 아이스크림(the Peace Pop)'을 시작으로 , 반 트럼프 운동을 지지하는 '피칸 저항'(Pecan Resist), 인종에 상관없이 모두에게 평등한 사법 형사제도 개혁을 지지하는 '저스티스 리믹스드(Justice Remix'd), 흑인 인권운동을 위한 '임파워 민트(Empower Mint)' 등 입니다.

벤앤제리스의 메뉴들은 이름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캠페인도 꾸준히 벌이는 등 직접적인 행동으로도 이어집니다. 때문에 일부 고객들은 "벤앤제리스의 고객이라는 것은 내가 그런 가치들을 지지한다는 의미"라고 말할 정도입니다.

이스라엘이 벤앤제리스라는 기업의 이같은 위치를 모를 리 없습니다.

'고작' 아이스크림 하나에 예민하게 구는 것이 아니라 벤앤제리스의 '선언'이 미국에서 급속히 퍼질 가능성을 우려한 대응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 [특파원 리포트] “아이스크림 안 팔아!”…이스라엘 총리 “반유대주의” 분노
    • 입력 2021-07-21 17:58:20
    • 수정2021-07-21 19:16:32
    특파원 리포트

이스라엘이 미국의 유명 아이스크림 '벤앤제리스(Ben & Jerry's)'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총리까지 나서면서 외교문제로 번질 조짐도 보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현지 언론들도 "단순히 아이스크림 한 숟가락(scoop)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연일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 벤앤제리스 "이스라엘 분쟁지역에서 아이스크림 안 팔 것"

벤앤제리스는 7월 19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지에서 우리 아이스크림 판매를 종료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지역에서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는 것은 회사의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였습니다. 또 팔레스타인에 아이스크림을 유통하는 이스라엘 협력처와 내년 말 계약이 종료되면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도 밝혔습니다.

벤앤제리스가 언급한 지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이 여전히 진행중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입니다. 기독교와 유대교, 이슬람교 3대종교의 성지가 모두 모여 있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모두 수도라고 주장하는 예루살렘의 바로 옆입니다. 이스라엘은 지난 1967년 3차 중동전쟁 이후 팔레스타인 지역이었던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 등을 점령해 유대인 정착촌을 건설했습니다. 현재 정착촌에는 유대인 60만 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국제사회는 유대인 정착촌 건설과 동예루살렘 점령 등이 국제법 위반이라며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 지역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들과 유대인들의 계속된 갈등,분쟁으로 유혈충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 이스라엘 총리, 경고 "심각한 결과 초래" …반(反)유대주의 반발

이스라엘은 벤앤제리스의 발표에 즉각 민감하게 반응하며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도덕적으로 잘못된 결정에 모든 힘을 다해 싸우겠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또 벤앤제리스의 모기업인 앨런조프 유니레버 최고경영자에게 전화를 해 "조치를 철회하지 않으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길라드 에르단 주미 이스라엘 대사도 나섰습니다. 에르단 대사는 벤앤제리스의 결정이 사실상 반(反)유대주의 관행이라면서 이스라엘 보이콧에 반대하는 법이 있는 미국 35개 주의 주지사들에게 서한을 보내 제재를 촉구했습니다. 이스라엘 국민들도 벤앤제리스 불매운동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 등은 뉴욕 등 유대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미국의 일부 지역에서는 식료품 가게들이 벤앤제리스 제품 판매를 줄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습니다.

■ 이스라엘, 반(反)이스라엘 운동 BDS에 민감

이스라엘은 그 동안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정책에 반대하는 반 이스라엘 국제운동인 BDS(Boycott, Divestment, Sanctions/불매, 투자철회, 제재) 운동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습니다.

2005년부터 시작된 BDS운동은 비폭력 저항운동이지만 이스라엘에 실질적인 경제 압박을 가해왔습니다. 실제로 일부 국가에서는 이스라엘 기업에 대한 투자 철회에 나서기도 했고, 학계와 종교계에서 동참하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현지 언론인 예루살렘 포스트는 "만약 벤앤제리스의 이스라엘 보이콧을 맛(flavor)으로 표현한다면 'BDS 게임체인저(game changer)'일 것이다"라고 표현할 정도입니다.

반면 친(親) 팔레스타인 활동을 계속해 온 비영리단체 팔레스타인 연대 캠페인(PSC)는 벤앤제리스의 발표 이후 "엄청난 일(This is Huge)"이라며 역사의 흐름을 바꿔놓는 일이라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 '할 말은 한다!' …벤앤제리스가 더 주목받는 이유

벤앤제리스는 크고 작은 각종 사회 문제에 '할 말은 하는 기업'으로 유명합니다. 기업들이 고객을 잃게 되거나 평판 등을 우려해 사회 문제에 입을 닫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인종 차별 등에도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는데 지난해 있었던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서도 백인 우월주의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드물게 '기업 액티비즘 매니저(Corporate activism manager)'라는 직책이 있는 기업이기도 합니다.

창업주인 벤 코헨과 제리 그린필드는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 이상으로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를 명확히 하기 위해 첫번째 강령으로 "우리의 사회적 사명은 기업의 힘을 이용해 사회적, 환경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내세웠습니다. 이는 지금까지도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아이스크림 메뉴 이름에서도 확실하게 드러납니다. 아이들이 빈곤에 시달리는데 핵무기 개발에 돈을 쏟아붓는 정부를 비판하기 위한 '평화 아이스크림(the Peace Pop)'을 시작으로 , 반 트럼프 운동을 지지하는 '피칸 저항'(Pecan Resist), 인종에 상관없이 모두에게 평등한 사법 형사제도 개혁을 지지하는 '저스티스 리믹스드(Justice Remix'd), 흑인 인권운동을 위한 '임파워 민트(Empower Mint)' 등 입니다.

벤앤제리스의 메뉴들은 이름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캠페인도 꾸준히 벌이는 등 직접적인 행동으로도 이어집니다. 때문에 일부 고객들은 "벤앤제리스의 고객이라는 것은 내가 그런 가치들을 지지한다는 의미"라고 말할 정도입니다.

이스라엘이 벤앤제리스라는 기업의 이같은 위치를 모를 리 없습니다.

'고작' 아이스크림 하나에 예민하게 구는 것이 아니라 벤앤제리스의 '선언'이 미국에서 급속히 퍼질 가능성을 우려한 대응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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