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홀로 갇힌 중증장애인…지원공백은 민간의 몫

입력 2021.07.22 (07:36) 수정 2021.07.22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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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낮에는 폭염, 밤에는 열대야. 견디기 힘든 요즘인데요.

특히 거동 조차 불편한 중증 장애인들에겐 나홀로 남게 되는 열대야가 더더욱 고통의 나날입니다.

그러나 이들을 위한 지원체계는 미흡하기만 합니다.

이지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최중증 뇌병변 장애로 혼자 몸을 가눌 수 없는 송정현 씨는 매일 찾아오는 밤이 두렵습니다.

밤 10시쯤 활동 지원사가 퇴근하면 대소변이 찬 기저귀를 10시간 넘게 착용한 채 홀로 버텨야 하기 때문입니다.

요즘처럼 무더위가 밤까지 이어지면 말 못 할 고통의 연속입니다.

[송정현/뇌병변 장애인 : "최근에는 그래서 병원에 실려 간 적도 있고요. 매일 매일 살아있을 수 있을지도 걱정인 상황입니다."]

장애인 혼자서는 소통은커녕 냉방기 작동이나 물 마시는 것조차 힘들어 위급 상황에 대처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박금희/활동지원사 : "제가 선풍기를 못 틀었다든지 에어컨을 안 틀어놓고 갔잖아요? 그냥 더운 채로 있어야 하는 거예요.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중증 장애인을 위한 24시간 활동지원 서비스가 있지만 정부가 하루 최대 16시간만 보장해 나머지 시간은 자치단체가 부담해야 합니다.

자치단체 재정여건에 따라 서비스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내년 7월부터 활동지원 판정 체계가 바뀌면 기존 수급 장애인 10명 중 2명은 지원시간이 깎일 위기에 놓입이는 상황.

지원 공백을 메우는 건 고스란히 개인과 민간단체의 몫입니다.

[김선득/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팀장 : "(활동지원사가) 시간 외의 서비스를 하든가, 단체에서 급한 일이 있을 때 당사자들이 전화 오면 상근자가 가서 대처하든가 그런 (현실이에요)."]

보건복지부의 조사 결과 활동지원 서비스 등 공적 돌봄서비스가 부족하다고 응답한 장애인이 전체의 45%에 달했습니다.

실제 돌봄 서비스를 이용한 경우는 13.5%에 불과했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그래픽:인푸름 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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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염 속 홀로 갇힌 중증장애인…지원공백은 민간의 몫
    • 입력 2021-07-22 07:36:28
    • 수정2021-07-22 08:11:49
    뉴스광장(대구)
[앵커]

낮에는 폭염, 밤에는 열대야. 견디기 힘든 요즘인데요.

특히 거동 조차 불편한 중증 장애인들에겐 나홀로 남게 되는 열대야가 더더욱 고통의 나날입니다.

그러나 이들을 위한 지원체계는 미흡하기만 합니다.

이지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최중증 뇌병변 장애로 혼자 몸을 가눌 수 없는 송정현 씨는 매일 찾아오는 밤이 두렵습니다.

밤 10시쯤 활동 지원사가 퇴근하면 대소변이 찬 기저귀를 10시간 넘게 착용한 채 홀로 버텨야 하기 때문입니다.

요즘처럼 무더위가 밤까지 이어지면 말 못 할 고통의 연속입니다.

[송정현/뇌병변 장애인 : "최근에는 그래서 병원에 실려 간 적도 있고요. 매일 매일 살아있을 수 있을지도 걱정인 상황입니다."]

장애인 혼자서는 소통은커녕 냉방기 작동이나 물 마시는 것조차 힘들어 위급 상황에 대처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박금희/활동지원사 : "제가 선풍기를 못 틀었다든지 에어컨을 안 틀어놓고 갔잖아요? 그냥 더운 채로 있어야 하는 거예요.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중증 장애인을 위한 24시간 활동지원 서비스가 있지만 정부가 하루 최대 16시간만 보장해 나머지 시간은 자치단체가 부담해야 합니다.

자치단체 재정여건에 따라 서비스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내년 7월부터 활동지원 판정 체계가 바뀌면 기존 수급 장애인 10명 중 2명은 지원시간이 깎일 위기에 놓입이는 상황.

지원 공백을 메우는 건 고스란히 개인과 민간단체의 몫입니다.

[김선득/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팀장 : "(활동지원사가) 시간 외의 서비스를 하든가, 단체에서 급한 일이 있을 때 당사자들이 전화 오면 상근자가 가서 대처하든가 그런 (현실이에요)."]

보건복지부의 조사 결과 활동지원 서비스 등 공적 돌봄서비스가 부족하다고 응답한 장애인이 전체의 45%에 달했습니다.

실제 돌봄 서비스를 이용한 경우는 13.5%에 불과했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그래픽:인푸름 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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