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골판지 침대’는 꺼지고 TV·냉장고는 유료 대여…선수촌 불만 잇따라

입력 2021.07.22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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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 도쿄올림픽 선수촌 '골판지 침대' 내구성 인증사진 속출
-올림픽 조직위 "TV와 냉장고, 돈 내야 빌려준다"
-일본 일부 선수단, 외부 숙소 생활에 '특혜' 논란


일본 도쿄올림픽 시작 전부터 선수촌 시설에 대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뉴질랜드 올림픽 대표팀이 사용하는 숙소에서는 침대의 프레임이 대회 개막도 전에 벌써 푹 꺼졌습니다. 선수촌 내부에 있는 골판지의 내구성이 의심된다며 선수들이 촬영한 인증사진과 영상이 계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털썩 앉으니 '푹~' 구겨지는 '골판지 침대'

숀 커크햄 선수가 침대에 앉자 침대 프레임이 ‘푹’ 꺼지는 모습. 뉴질랜드 대표팀 공식 SNS.숀 커크햄 선수가 침대에 앉자 침대 프레임이 ‘푹’ 꺼지는 모습. 뉴질랜드 대표팀 공식 SNS.

21일(현지 시간) 뉴질랜드 대표팀 공식 SNS에 올라온 '골판지 침대' 영상입니다.

조정 선수 숀 커크햄이 앉자마자 푹 꺼져버린 골판지 침대에서 헛웃음을 짓고 그의 동료인 마이클 브레이크는 이 모습을 보고 황당하다는 듯 웃음을 터뜨리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커크햄의 체중은 84kg으로 도쿄올림픽 조직위에서 말한 200kg까지 하중을 견딘다는 말과는 다릅니다.

앞서 미국 육상 국가대표인 폴 첼리모는 자신의 트위터에 "누군가 내 침대에 소변을 본다면 박스가 젖어서 침대에서 떨어질 것이다"며 "결승전을 앞둔 밤이면 최악이 될 수도 있다. 내 침대가 무너지는 상황을 대비해 바닥에서 자는 연습을 해야겠다"고 비꼬았습니다.

뉴질랜드 수영 대표팀 알리 갈리어 선수가 매트리스를 해체하며 “플라스틱 같다”고 말하는 모습. 선수 틱톡 영상.뉴질랜드 수영 대표팀 알리 갈리어 선수가 매트리스를 해체하며 “플라스틱 같다”고 말하는 모습. 선수 틱톡 영상.

뉴질랜드 수영 대표팀 역시 침대에 대해 새로운 정보를 알게 됐다며 영상 한 편을 올렸습니다. 루이스 클라레버트 선수가 찍은 영상에는 알리 갈리어 선수가 매트리스를 해체하는 모습이 담겼는데요. 선수들이 매트리스 덮개를 벗기자 3개로 나뉜 스펀지 형태의 매트리스가 나왔습니다. 선수들은 스펀지로 된 매트리스를 만지며 '플라스틱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올림픽 조직위는 이 침대가 재활용할 수 있어 친환경적이라고 안내하고 있지만, 수면이 선수들의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선수들은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아일랜드 체조 선수 리스 맥클레너건이 숙소 침대에서 직접  뛰는 영상을 올렸다. 리스 맥클레너건 선수 트위터.아일랜드 체조 선수 리스 맥클레너건이 숙소 침대에서 직접 뛰는 영상을 올렸다. 리스 맥클레너건 선수 트위터.

반면 골판지 침대가 안전하다고 직접 증명해 보이는 선수도 있었습니다.

19일에 아일랜드 체조 선수 리스 맥클레너건이 침대에서 뛰는 자신의 영상을 트위터에 올리며 침대가 무너지지 않는다고 인증했습니다.

■ 냉장고, TV도 없는 선수촌 숙소…조직위 "유료 대여 가능"

일본 도쿄의 하루미 지역에 있는 도쿄올림픽 선수들을 위한 선수촌 내부 모습.일본 도쿄의 하루미 지역에 있는 도쿄올림픽 선수들을 위한 선수촌 내부 모습.

선수촌에 TV와 냉장고도 없다는 비판에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측은 돈을 내고 써야 한다는 답변을 내놨습니다.

22일 일본 현지 언론은 다카야 마사노리 올림픽 조직위원회 대변인이 선수촌 시설에 대한 지적에 "기본적으로 냉장고, TV는 유상 대여 대상이고 선수단의 요청이 있어야 제공한다."라고 답했다고 전했습니다.

다카야 대변인은 "적절한 시점에 주문이 있었다면 조직위가 제공할 책무가 있고 당연히 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한 러시아 측에서는 이러한 요청이 없었다고 주장했는데요. 향후 요청이 있을 때 가능한 한 유연하게 대응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숙소에 있는 에어컨은 리모콘이 일본어로 표기돼 있어 조작하기가 힘들다는 불편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 일본 주요 대표팀 외부 '호텔 숙박'
일본 도쿄 하루미 지역에 있는 도쿄올림픽 선수촌. 각국 대표팀은 이곳에 머무르고 있다.일본 도쿄 하루미 지역에 있는 도쿄올림픽 선수촌. 각국 대표팀은 이곳에 머무르고 있다.

이렇게 각 국 대표팀의 불만이 쏟아지는 가운데 정작 일본 대표팀은 호텔 등 숙박시설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특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앞서 교도통신은 지난 17일 탁구, 유도, 레슬링 등 메달권에 포진한 일본 대표팀 탁구 유도 레슬링 선수 등은 선수촌이 아닌 외부 숙박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본래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는 모두 선수촌에서 숙박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일본 국가대표 선수들은 기존의 훈련 거점인 내셔널트레이닝센터(NTC)를 이용하면서 뛰어난 훈련 시설을 이용해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교도통신은 "선수들의 이동 부담을 줄이고 익숙한 연습 시설을 사용하기 위함"이라며, 홈팀이라는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일본 스포츠클라이밍팀도 평소 훈련 캠프로 사용하는 시설을 숙소로 사용 중입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여자체조 대표팀은 20일 선수촌을 더는 믿지 못하겠다며 다른 호텔에 묵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대표팀 코치인 세실 랜디는 "호텔에 머무는 것이 선수들의 안전을 더 잘 지킬 수 있다고 느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미국 대표팀은 후쿠시마산 식자재가 제공되는 선수촌 음식 대신 자국에서 공수한 음식을 먹기로 결정했습니다.

앞서 일본은 우리 선수들에게 별도의 도시락을 제공하는 한국 정부에 대해 "후쿠시마 주민의 마음을 짓밟는 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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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림픽] ‘골판지 침대’는 꺼지고 TV·냉장고는 유료 대여…선수촌 불만 잇따라
    • 입력 2021-07-22 15:41:12
    스포츠K
- 도쿄올림픽 선수촌 '골판지 침대' 내구성 인증사진 속출<br />-올림픽 조직위 "TV와 냉장고, 돈 내야 빌려준다"<br />-일본 일부 선수단, 외부 숙소 생활에 '특혜' 논란<br />

일본 도쿄올림픽 시작 전부터 선수촌 시설에 대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뉴질랜드 올림픽 대표팀이 사용하는 숙소에서는 침대의 프레임이 대회 개막도 전에 벌써 푹 꺼졌습니다. 선수촌 내부에 있는 골판지의 내구성이 의심된다며 선수들이 촬영한 인증사진과 영상이 계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털썩 앉으니 '푹~' 구겨지는 '골판지 침대'

숀 커크햄 선수가 침대에 앉자 침대 프레임이 ‘푹’ 꺼지는 모습. 뉴질랜드 대표팀 공식 SNS.
21일(현지 시간) 뉴질랜드 대표팀 공식 SNS에 올라온 '골판지 침대' 영상입니다.

조정 선수 숀 커크햄이 앉자마자 푹 꺼져버린 골판지 침대에서 헛웃음을 짓고 그의 동료인 마이클 브레이크는 이 모습을 보고 황당하다는 듯 웃음을 터뜨리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커크햄의 체중은 84kg으로 도쿄올림픽 조직위에서 말한 200kg까지 하중을 견딘다는 말과는 다릅니다.

앞서 미국 육상 국가대표인 폴 첼리모는 자신의 트위터에 "누군가 내 침대에 소변을 본다면 박스가 젖어서 침대에서 떨어질 것이다"며 "결승전을 앞둔 밤이면 최악이 될 수도 있다. 내 침대가 무너지는 상황을 대비해 바닥에서 자는 연습을 해야겠다"고 비꼬았습니다.

뉴질랜드 수영 대표팀 알리 갈리어 선수가 매트리스를 해체하며 “플라스틱 같다”고 말하는 모습. 선수 틱톡 영상.
뉴질랜드 수영 대표팀 역시 침대에 대해 새로운 정보를 알게 됐다며 영상 한 편을 올렸습니다. 루이스 클라레버트 선수가 찍은 영상에는 알리 갈리어 선수가 매트리스를 해체하는 모습이 담겼는데요. 선수들이 매트리스 덮개를 벗기자 3개로 나뉜 스펀지 형태의 매트리스가 나왔습니다. 선수들은 스펀지로 된 매트리스를 만지며 '플라스틱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올림픽 조직위는 이 침대가 재활용할 수 있어 친환경적이라고 안내하고 있지만, 수면이 선수들의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선수들은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아일랜드 체조 선수 리스 맥클레너건이 숙소 침대에서 직접  뛰는 영상을 올렸다. 리스 맥클레너건 선수 트위터.
반면 골판지 침대가 안전하다고 직접 증명해 보이는 선수도 있었습니다.

19일에 아일랜드 체조 선수 리스 맥클레너건이 침대에서 뛰는 자신의 영상을 트위터에 올리며 침대가 무너지지 않는다고 인증했습니다.

■ 냉장고, TV도 없는 선수촌 숙소…조직위 "유료 대여 가능"

일본 도쿄의 하루미 지역에 있는 도쿄올림픽 선수들을 위한 선수촌 내부 모습.
선수촌에 TV와 냉장고도 없다는 비판에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측은 돈을 내고 써야 한다는 답변을 내놨습니다.

22일 일본 현지 언론은 다카야 마사노리 올림픽 조직위원회 대변인이 선수촌 시설에 대한 지적에 "기본적으로 냉장고, TV는 유상 대여 대상이고 선수단의 요청이 있어야 제공한다."라고 답했다고 전했습니다.

다카야 대변인은 "적절한 시점에 주문이 있었다면 조직위가 제공할 책무가 있고 당연히 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한 러시아 측에서는 이러한 요청이 없었다고 주장했는데요. 향후 요청이 있을 때 가능한 한 유연하게 대응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숙소에 있는 에어컨은 리모콘이 일본어로 표기돼 있어 조작하기가 힘들다는 불편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 일본 주요 대표팀 외부 '호텔 숙박' 일본 도쿄 하루미 지역에 있는 도쿄올림픽 선수촌. 각국 대표팀은 이곳에 머무르고 있다.
이렇게 각 국 대표팀의 불만이 쏟아지는 가운데 정작 일본 대표팀은 호텔 등 숙박시설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특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앞서 교도통신은 지난 17일 탁구, 유도, 레슬링 등 메달권에 포진한 일본 대표팀 탁구 유도 레슬링 선수 등은 선수촌이 아닌 외부 숙박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본래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는 모두 선수촌에서 숙박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일본 국가대표 선수들은 기존의 훈련 거점인 내셔널트레이닝센터(NTC)를 이용하면서 뛰어난 훈련 시설을 이용해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교도통신은 "선수들의 이동 부담을 줄이고 익숙한 연습 시설을 사용하기 위함"이라며, 홈팀이라는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일본 스포츠클라이밍팀도 평소 훈련 캠프로 사용하는 시설을 숙소로 사용 중입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여자체조 대표팀은 20일 선수촌을 더는 믿지 못하겠다며 다른 호텔에 묵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대표팀 코치인 세실 랜디는 "호텔에 머무는 것이 선수들의 안전을 더 잘 지킬 수 있다고 느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미국 대표팀은 후쿠시마산 식자재가 제공되는 선수촌 음식 대신 자국에서 공수한 음식을 먹기로 결정했습니다.

앞서 일본은 우리 선수들에게 별도의 도시락을 제공하는 한국 정부에 대해 "후쿠시마 주민의 마음을 짓밟는 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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