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까지 소환한 미국 부장관 “Permission 필요 없어요”

입력 2021.07.2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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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방한 이틀째인 오늘(22일) 하루 동안에 문재인 대통령과 정의용 외교부장관,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잇따라 만났습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이라는 목표를 재확인하고, 외교와 대화가 필수적이라는 데 공감했지만 이렇다 할 대북 메시지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 ‘방탄소년단’까지 소환된 청와대 예방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22일) 오전 청와대에서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을 접견했습니다. 접견에는 미국 측에서 델 코르소 주한대사대리 등이, 한국 측에서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최종건 외교부 1차관 등이 배석했습니다.

접견은 환영 인사와 덕담이 오가며 화기애애하게 진행된 것으로 보입니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귀환’, ‘외교의 귀환’을 강조했는데, 블링컨 장관과 셔먼 부장관 두 분의 탁월한 외교관으로 짜여진 국무부 진용을 보면 ‘외교관의 귀환’도 추가해야 할 것 같다”라면서, “한미 동맹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많은 역할과 기여를 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청와대는 전했습니다.

셔먼 부장관은 방탄소년단(BTS)을 언급하며 문 대통령의 덕담에 화답했습니다.

그는 “방탄소년단의 ‘Permission to Dance’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인데, 한국과 미국은 함께 호흡을 맞추었기 때문에 permission(허가)이 필요 없다”면서 한미 동맹과 글로벌 리더십을 강조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앞으로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해 셔먼 부장관이 적극 노력해달라고 당부하자 셔먼 부장관은 ”북한이 미국의 대화 제의에 대해 조기 호응해 오기를 기대한다“라면서, ”한국과 대북정책 관련 긴밀히 조율된 노력을 함께해 나가기를 바란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중국을 방문할 때 중국 측과도 대북 정책과 관련한 심도있는 논의를 하고자 한다고 했습니다.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가 미국뿐 아니라 중국의 이해에도 부합한다고 보고 셔먼 부장관의 방중을 통해 중국과 이 이슈에 머리를 맞댈 것임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 ”북, 대화로 견인 위해 한미 공조“

셔먼 부장관의 오늘 첫 일정은 청와대 예방에 앞서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진행됐습니다. 정의용 장관이 셔먼 부장관을 접견했습니다. 두 사람은 팔꿈치 인사를 나누며 잠시 사진 촬영을 한 뒤 곧바로 30분 가량 비공개 면담을 가졌습니다.


접견 후 외교부는 6문장짜리 보도자료를 내놨습니다. 접견에서는 ”한미 정상회담 후속조치, 한반도·지역·글로벌 현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라고 전했습니다.

셔먼 부장관은 ”미국은 동북아 및 인도-태평양 등 지역에서 평화, 안정, 번영의 핵심축인 한미 동맹의 발전을 매우 중시하고 있는 바, 이러한 차원에서 본인의 방한을 추진하였다“라면서 ”앞으로 한미 동맹의 발전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고 외교부는 전했습니다.

한미동맹이 한반도를 넘어 인도-태평양 전략 속에서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은 바이든 행정부의 일관된 주문입니다. 한미정상회담에서도, 블링컨 미 국무장관 방한 당시에도 같은 원칙이 천명된 바 있습니다.

외교부가 내놓은 접견 보도자료 다섯 번째 문장은 이렇습니다.

특히, 정 장관과 셔먼 부장관은 한미 정상회담시 양국 정상이 확인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 목표를 재확인하고,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외교와 대화가 필수적이라는 데 공감하면서,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견인하기 위해 한미 간 각급에서 긴밀한 공조를 계속해 나가기로 하였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라는 목표, 그리고 외교와 대화를 수단으로 하되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기로 한 건데, 모두 원칙적인 발언들입니다. 블링컨 국무장관이나 성김 대북특별대표 방한 당시 나온 대북 메시지보다도 원론적인 수준이어서 내일(23일) 있을 한미 외교차관 전략대화에서 좀더 진전된 방안을 꺼내놓고 협의할지 지켜봐야 합니다.

그밖에도 오늘 접견 과정에서는 미얀마 사태와 기후변화 등 주요 역내·글로벌 현안에 대해 의견도 교환했다고 외교부는 전했습니다.


■ 내일 차관회담·25일 방중…대북 메시지 관심

한반도 문제 등과 관련한 보다 구체적인 입장과 구상은 내일 한미 외교차관 전략대화에서 보다 선명하게 제시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을 협상장으로 끌어낼 전향적인 방안을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오늘 언급한 수준의 원론만 반복한다면 적어도 다음달로 예정된 한미 연합군사훈련까지는 현재의 교착이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셔먼 부장관은 방한 이후 몽골을 거쳐 25∼26일 방중해 중국 톈진(天津)에서 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등을 만납니다. 미중간 전략 경쟁이 갈수록 첨예해지는 가운데 북핵 문제 등을 놓고 셔면 부장관이 중국 측과 어떤 의견을 나눌지에도 시선이 쏠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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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TS까지 소환한 미국 부장관 “Permission 필요 없어요”
    • 입력 2021-07-22 16:46:24
    취재K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방한 이틀째인 오늘(22일) 하루 동안에 문재인 대통령과 정의용 외교부장관,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잇따라 만났습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이라는 목표를 재확인하고, 외교와 대화가 필수적이라는 데 공감했지만 이렇다 할 대북 메시지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 ‘방탄소년단’까지 소환된 청와대 예방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22일) 오전 청와대에서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을 접견했습니다. 접견에는 미국 측에서 델 코르소 주한대사대리 등이, 한국 측에서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최종건 외교부 1차관 등이 배석했습니다.

접견은 환영 인사와 덕담이 오가며 화기애애하게 진행된 것으로 보입니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귀환’, ‘외교의 귀환’을 강조했는데, 블링컨 장관과 셔먼 부장관 두 분의 탁월한 외교관으로 짜여진 국무부 진용을 보면 ‘외교관의 귀환’도 추가해야 할 것 같다”라면서, “한미 동맹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많은 역할과 기여를 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청와대는 전했습니다.

셔먼 부장관은 방탄소년단(BTS)을 언급하며 문 대통령의 덕담에 화답했습니다.

그는 “방탄소년단의 ‘Permission to Dance’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인데, 한국과 미국은 함께 호흡을 맞추었기 때문에 permission(허가)이 필요 없다”면서 한미 동맹과 글로벌 리더십을 강조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앞으로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해 셔먼 부장관이 적극 노력해달라고 당부하자 셔먼 부장관은 ”북한이 미국의 대화 제의에 대해 조기 호응해 오기를 기대한다“라면서, ”한국과 대북정책 관련 긴밀히 조율된 노력을 함께해 나가기를 바란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중국을 방문할 때 중국 측과도 대북 정책과 관련한 심도있는 논의를 하고자 한다고 했습니다.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가 미국뿐 아니라 중국의 이해에도 부합한다고 보고 셔먼 부장관의 방중을 통해 중국과 이 이슈에 머리를 맞댈 것임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 ”북, 대화로 견인 위해 한미 공조“

셔먼 부장관의 오늘 첫 일정은 청와대 예방에 앞서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진행됐습니다. 정의용 장관이 셔먼 부장관을 접견했습니다. 두 사람은 팔꿈치 인사를 나누며 잠시 사진 촬영을 한 뒤 곧바로 30분 가량 비공개 면담을 가졌습니다.


접견 후 외교부는 6문장짜리 보도자료를 내놨습니다. 접견에서는 ”한미 정상회담 후속조치, 한반도·지역·글로벌 현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라고 전했습니다.

셔먼 부장관은 ”미국은 동북아 및 인도-태평양 등 지역에서 평화, 안정, 번영의 핵심축인 한미 동맹의 발전을 매우 중시하고 있는 바, 이러한 차원에서 본인의 방한을 추진하였다“라면서 ”앞으로 한미 동맹의 발전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고 외교부는 전했습니다.

한미동맹이 한반도를 넘어 인도-태평양 전략 속에서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은 바이든 행정부의 일관된 주문입니다. 한미정상회담에서도, 블링컨 미 국무장관 방한 당시에도 같은 원칙이 천명된 바 있습니다.

외교부가 내놓은 접견 보도자료 다섯 번째 문장은 이렇습니다.

특히, 정 장관과 셔먼 부장관은 한미 정상회담시 양국 정상이 확인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 목표를 재확인하고,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외교와 대화가 필수적이라는 데 공감하면서,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견인하기 위해 한미 간 각급에서 긴밀한 공조를 계속해 나가기로 하였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라는 목표, 그리고 외교와 대화를 수단으로 하되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기로 한 건데, 모두 원칙적인 발언들입니다. 블링컨 국무장관이나 성김 대북특별대표 방한 당시 나온 대북 메시지보다도 원론적인 수준이어서 내일(23일) 있을 한미 외교차관 전략대화에서 좀더 진전된 방안을 꺼내놓고 협의할지 지켜봐야 합니다.

그밖에도 오늘 접견 과정에서는 미얀마 사태와 기후변화 등 주요 역내·글로벌 현안에 대해 의견도 교환했다고 외교부는 전했습니다.


■ 내일 차관회담·25일 방중…대북 메시지 관심

한반도 문제 등과 관련한 보다 구체적인 입장과 구상은 내일 한미 외교차관 전략대화에서 보다 선명하게 제시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을 협상장으로 끌어낼 전향적인 방안을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오늘 언급한 수준의 원론만 반복한다면 적어도 다음달로 예정된 한미 연합군사훈련까지는 현재의 교착이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셔먼 부장관은 방한 이후 몽골을 거쳐 25∼26일 방중해 중국 톈진(天津)에서 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등을 만납니다. 미중간 전략 경쟁이 갈수록 첨예해지는 가운데 북핵 문제 등을 놓고 셔면 부장관이 중국 측과 어떤 의견을 나눌지에도 시선이 쏠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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