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아동학대 예방 최전선…아동보호 전문기관의 하루

입력 2021.07.22 (19:32) 수정 2021.07.22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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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대전에서 생후 20개월 된 여자 아이가 친부에게 살해당한 뒤 아이스박스에서 발견된 끔찍한 사건이 있었죠.

이처럼 심각한 아동학대 사건들이 계속 끊이지 않고 일어나면서 학대 피해 아동 보호를 위해 최전선에서 일하는 상담원들은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한솔 기자가 아동보호 전문기관 상담원들의 고된 하루를 동행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국에서 아동학대 신고 건수가 세 번째로 많은 대전 아동보호 전문기관.

아동학대 신고를 받은 상담원들이 급히 출동합니다.

현장에 방문할 때마다 걱정이 앞섭니다.

[유슬기/대전아동보호전문기관 현장조사팀장 : "아이가 생후 1개월 정도밖에 안 됐거든요. (보통 출동하면) 칼 들고 찾아오겠다. 내가 죽어버리면 되는 거냐. 이렇게 위협을 하시기 때문에."]

행위자의 폭언과 욕설은 일상입니다.

[아동학대 행위자/음성변조 : "일단은 오늘 그냥 찾아왔잖아. 찾아 왔잖아 그냥! ○○○아 데려가 그럼 애들…."]

아이를 때리겠다는 협박도 서슴지 않습니다.

[이다솜/대전아동보호전문기관 사례관리팀 상담원 : "당신 때문에 얘가 오늘 한 대 더 맞을 수도 있는 거 아니냐고 하시는 분들도…."]

이번엔 또 다른 상담원들이 아예 연락이 끊어진 가정을 찾아갑니다.

[송윤경/대전아동보호전문기관 사례관리팀 상담원 : "재신고가 최근에 돼서…. 연락조차 되지 않는 경우에는 저희가 이렇게 불시에 방문을 시도합니다."]

헛걸음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박성찬/대전아동보호전문기관 현장조사팀 상담원 : "집 안에 있는데도 저희가 찾아가서 노크하거나 초인종을 눌러도 문을 일부러 안 열어주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재학대가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항상 불안한 마음입니다.

[이다솜/대전아동보호전문기관 사례관리팀 상담원 : "(기존) 사례가 재신고가 됐을 때 사실 저는 매번 울었거든요. 내가 얼마나 뭐를 못해서 이렇게 됐을까 하는 생각과…."]

과도한 업무량과 열악한 근무 환경으로 상담원의 평균 재직 기간은 2~3년에 불과합니다.

[이승혜/대전아동보호전문기관 사례관리팀장 : "문제가 생기거나 아이가 사망했을 때에는 오롯이 그 상담원에게 모든 책임이 돌아가는 부분들 때문에 더 압박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렇다 보니 전문성을 기르기도 쉽지 않은 구조입니다.

[유슬기/대전아동보호전문기관 현장조사팀장 : "조금 더 체계적이고 촘촘한 현장 조사를 위해서는…. 인력을 보충해서 가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대전 아동보호 전문기관 상담원 한 명이 맡는 가정은 평균 백 곳가량.

대전시가 올 초 상담 인력 충원을 약속했지만 아직 예산조차 마련되지 않은 가운데 상담원들은 오늘도 힘겨운 하루를 버텨내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한솔입니다.

촬영기자:홍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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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르포] 아동학대 예방 최전선…아동보호 전문기관의 하루
    • 입력 2021-07-22 19:32:08
    • 수정2021-07-22 20:40:46
    뉴스7(대전)
[앵커]

최근 대전에서 생후 20개월 된 여자 아이가 친부에게 살해당한 뒤 아이스박스에서 발견된 끔찍한 사건이 있었죠.

이처럼 심각한 아동학대 사건들이 계속 끊이지 않고 일어나면서 학대 피해 아동 보호를 위해 최전선에서 일하는 상담원들은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한솔 기자가 아동보호 전문기관 상담원들의 고된 하루를 동행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국에서 아동학대 신고 건수가 세 번째로 많은 대전 아동보호 전문기관.

아동학대 신고를 받은 상담원들이 급히 출동합니다.

현장에 방문할 때마다 걱정이 앞섭니다.

[유슬기/대전아동보호전문기관 현장조사팀장 : "아이가 생후 1개월 정도밖에 안 됐거든요. (보통 출동하면) 칼 들고 찾아오겠다. 내가 죽어버리면 되는 거냐. 이렇게 위협을 하시기 때문에."]

행위자의 폭언과 욕설은 일상입니다.

[아동학대 행위자/음성변조 : "일단은 오늘 그냥 찾아왔잖아. 찾아 왔잖아 그냥! ○○○아 데려가 그럼 애들…."]

아이를 때리겠다는 협박도 서슴지 않습니다.

[이다솜/대전아동보호전문기관 사례관리팀 상담원 : "당신 때문에 얘가 오늘 한 대 더 맞을 수도 있는 거 아니냐고 하시는 분들도…."]

이번엔 또 다른 상담원들이 아예 연락이 끊어진 가정을 찾아갑니다.

[송윤경/대전아동보호전문기관 사례관리팀 상담원 : "재신고가 최근에 돼서…. 연락조차 되지 않는 경우에는 저희가 이렇게 불시에 방문을 시도합니다."]

헛걸음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박성찬/대전아동보호전문기관 현장조사팀 상담원 : "집 안에 있는데도 저희가 찾아가서 노크하거나 초인종을 눌러도 문을 일부러 안 열어주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재학대가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항상 불안한 마음입니다.

[이다솜/대전아동보호전문기관 사례관리팀 상담원 : "(기존) 사례가 재신고가 됐을 때 사실 저는 매번 울었거든요. 내가 얼마나 뭐를 못해서 이렇게 됐을까 하는 생각과…."]

과도한 업무량과 열악한 근무 환경으로 상담원의 평균 재직 기간은 2~3년에 불과합니다.

[이승혜/대전아동보호전문기관 사례관리팀장 : "문제가 생기거나 아이가 사망했을 때에는 오롯이 그 상담원에게 모든 책임이 돌아가는 부분들 때문에 더 압박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렇다 보니 전문성을 기르기도 쉽지 않은 구조입니다.

[유슬기/대전아동보호전문기관 현장조사팀장 : "조금 더 체계적이고 촘촘한 현장 조사를 위해서는…. 인력을 보충해서 가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대전 아동보호 전문기관 상담원 한 명이 맡는 가정은 평균 백 곳가량.

대전시가 올 초 상담 인력 충원을 약속했지만 아직 예산조차 마련되지 않은 가운데 상담원들은 오늘도 힘겨운 하루를 버텨내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한솔입니다.

촬영기자:홍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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