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① 건설 노동자 “체감온도 35도, 작업 중지 없어요”

입력 2021.07.22 (21:50) 수정 2021.07.22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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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폭염 속에서 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노동 현장을 찾아가 온열 질환에 노출된 실태를 진단하는 연속보도를 마련했습니다.

첫 번째 순서로, 직사광선에 그대로 노출돼 40도 안팎에 이르는 땡볕 아래서 소금과 물로 버티며 일하는 건설 현장을, 이형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폭염경보가 내려진 오전 시각, 김해의 한 건설 현장입니다.

안전모를 쓴 노동자들이 쇠 망치로 건설 자재를 내려치고 있습니다.

[안득용/건설현장 노동자 : "(땡볕에 계속 있으면 어지럽거나 그렇지 않으세요?) 아침에 안전교육을 받고 소금도 먹고, PT 체조도 하고 다 하니까. 뭐, (괜찮아요)."]

기자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직접 현장에 투입됐습니다.

시멘트를 기계에 넣기 위해 40㎏ 무게의 포대를 들었다 내렸다를 반복했더니, 숨이 차서 현기증이 날 지경입니다.

["아이, 내가…. 이거 편집이요."]

그늘이 마련된 쉼터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고 난 뒤 다시 일이 시작됩니다.

하루 중 가장 무더운 시간대인 오후 1시 40분쯤, 사실상 일을 할 수 없습니다.

직사광선에 그대로 노출된 현장 온도는 40도까지 올라갔습니다.

[박생식/건설현장 노동자 : "(작업) 공정이라는 게 있어서, 어느 정도는 일해야 해요. 이렇게 조금 하다가 쉬었다가, 조금 하다가 쉬었다가 해야죠. 여름에는 (일을) 계속 못 해요."]

고용노동부는 폭염특보가 내려질 경우 1시간마다 10~15분씩 휴식을 하고, 체감온도가 35도를 넘어서면 작업을 중지하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지침이 제대로 지켜지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전국건설노조 조사 결과, '햇볕이 완전히 차단된 그늘에서 쉴 수 있다'라고 답한 노동자는 절반이 채 되지 않고, '작업 중단이나 단축을 경험해 본 적이 있다'라고 응답한 노동자는 10명 가운데 3명도 안 됩니다.

[이영철/전국건설노조 위원장 : "폭염 때 휴게하거나 (휴식) 시설을 갖추는 것에 대한 공사 비용이 애초부터 산정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이것을 관리 감독만으로는 해낼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5년 동안 열사병 같은 온열 질환을 겪은 노동자는 156명,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야외 작업 빈도가 높은 건설업 종사자였습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그래픽:박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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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염]① 건설 노동자 “체감온도 35도, 작업 중지 없어요”
    • 입력 2021-07-22 21:50:33
    • 수정2021-07-22 22:03:25
    뉴스9(창원)
[앵커]

폭염 속에서 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노동 현장을 찾아가 온열 질환에 노출된 실태를 진단하는 연속보도를 마련했습니다.

첫 번째 순서로, 직사광선에 그대로 노출돼 40도 안팎에 이르는 땡볕 아래서 소금과 물로 버티며 일하는 건설 현장을, 이형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폭염경보가 내려진 오전 시각, 김해의 한 건설 현장입니다.

안전모를 쓴 노동자들이 쇠 망치로 건설 자재를 내려치고 있습니다.

[안득용/건설현장 노동자 : "(땡볕에 계속 있으면 어지럽거나 그렇지 않으세요?) 아침에 안전교육을 받고 소금도 먹고, PT 체조도 하고 다 하니까. 뭐, (괜찮아요)."]

기자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직접 현장에 투입됐습니다.

시멘트를 기계에 넣기 위해 40㎏ 무게의 포대를 들었다 내렸다를 반복했더니, 숨이 차서 현기증이 날 지경입니다.

["아이, 내가…. 이거 편집이요."]

그늘이 마련된 쉼터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고 난 뒤 다시 일이 시작됩니다.

하루 중 가장 무더운 시간대인 오후 1시 40분쯤, 사실상 일을 할 수 없습니다.

직사광선에 그대로 노출된 현장 온도는 40도까지 올라갔습니다.

[박생식/건설현장 노동자 : "(작업) 공정이라는 게 있어서, 어느 정도는 일해야 해요. 이렇게 조금 하다가 쉬었다가, 조금 하다가 쉬었다가 해야죠. 여름에는 (일을) 계속 못 해요."]

고용노동부는 폭염특보가 내려질 경우 1시간마다 10~15분씩 휴식을 하고, 체감온도가 35도를 넘어서면 작업을 중지하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지침이 제대로 지켜지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전국건설노조 조사 결과, '햇볕이 완전히 차단된 그늘에서 쉴 수 있다'라고 답한 노동자는 절반이 채 되지 않고, '작업 중단이나 단축을 경험해 본 적이 있다'라고 응답한 노동자는 10명 가운데 3명도 안 됩니다.

[이영철/전국건설노조 위원장 : "폭염 때 휴게하거나 (휴식) 시설을 갖추는 것에 대한 공사 비용이 애초부터 산정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이것을 관리 감독만으로는 해낼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5년 동안 열사병 같은 온열 질환을 겪은 노동자는 156명,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야외 작업 빈도가 높은 건설업 종사자였습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그래픽:박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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