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바닷물도 ‘펄펄’…양식장 비상

입력 2021.07.2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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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이어지면서 바닷물도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국립수산과학원은 전국 연안에 고수온 관심 단계를 발령했는데요. 이는 지난해보다 3주가량 빠른 겁니다.

■ "어류 집단 폐사 막아라"…양식장 안간힘

수온이 급격하게 올라가면 양식장에서는 큰 영향을 받을 밖에 없는데요.

경북 포항의 한 양식장에서는 강도다리 20만 마리 가운데 15만 마리를 일찍 출하했습니다. 강도다리는 수온변화에 특히 민감한 어종인데요. 고수온 현상이 지속할 경우 집단 폐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현찬/ 양식장 대표
"고수온에 대비해서 어업인이 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얼음이나 액화 산소도 충분히 준비하고 순환 펌프도 준비하고…"


양식장에 액화 산소를 투입하는 모습양식장에 액화 산소를 투입하는 모습

고수온 관심 단계(수온 25~27℃)에서는 양질의 먹이와 면역 증강제를 공급해 어체 활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또 가두리 양식장에서는 가두리 그물을 도색 하고 교체나 청소를 해야 합니다.

고수온 주의보(28℃ 도달)나 경보(28℃ 사흘 이상 유지)단계에서는 수온과 용존산소를 모니터링하고 사료공급을 중단해야 합니다. 또, 액화 산소 공급장치 등 대응장비를 가동해야 하고요. 차광막을 설치하거나 가두리 그물은 침하해야 합니다.


■ 수산물 재해보험 독려, 저층 해수 취수 사업…참여는 '글쎄'

하지만 얼음이나 액화 산소 투입 등은 임시방편일 수밖에 없죠.

이 때문에 자치단체에서는 피해 최소화를 위해 수산물 재해 보험 가입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가입률이 저조하다는 건데요. 경상북도의 수산물 재해 보험 대상 양식장은 모두 78개소인데 이 가운데 36개소만 보험에 가입했습니다. 절반이 채 안 되는 겁니다.

저층 해수 취수 시설 모습저층 해수 취수 시설 모습

또 자치단체에서 장기 대안으로 저층 해수 취수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이마저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저층 해수 취수 사업은 표층수보다 3~4도가량 낮은 저층 해수를 취수해 고수온 피해를 대비하는 사업인데요. 이 시설을 설치한 양식장은 경북에 34개소에 불과합니다.

취수라인 설치 비용이 평균 2억 4천만 원 정도인데 자치단체에서 절반을 지원해도 자부담이 1억 원이 넘습니다. 영세한 양식장이나 양식장을 임대해 양식업을 하는 어민의 경우 설치비와 운영비 등 부담이 클 수밖에 없겠죠.

양식장에서 키우고 있는 강도다리양식장에서 키우고 있는 강도다리

이렇게 현대화 사업이 지지부진한 사이 폭염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폭염이 극심했던 2018년 경북에서는 고수온으로 양식 어류 80여만 마리가 폐사했습니다.

기후 위기 속에 반복되는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자치단체의 지원 확대와 양식 어민들의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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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염에 바닷물도 ‘펄펄’…양식장 비상
    • 입력 2021-07-23 07:01:30
    취재K

폭염이 이어지면서 바닷물도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국립수산과학원은 전국 연안에 고수온 관심 단계를 발령했는데요. 이는 지난해보다 3주가량 빠른 겁니다.

■ "어류 집단 폐사 막아라"…양식장 안간힘

수온이 급격하게 올라가면 양식장에서는 큰 영향을 받을 밖에 없는데요.

경북 포항의 한 양식장에서는 강도다리 20만 마리 가운데 15만 마리를 일찍 출하했습니다. 강도다리는 수온변화에 특히 민감한 어종인데요. 고수온 현상이 지속할 경우 집단 폐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현찬/ 양식장 대표
"고수온에 대비해서 어업인이 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얼음이나 액화 산소도 충분히 준비하고 순환 펌프도 준비하고…"


양식장에 액화 산소를 투입하는 모습
고수온 관심 단계(수온 25~27℃)에서는 양질의 먹이와 면역 증강제를 공급해 어체 활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또 가두리 양식장에서는 가두리 그물을 도색 하고 교체나 청소를 해야 합니다.

고수온 주의보(28℃ 도달)나 경보(28℃ 사흘 이상 유지)단계에서는 수온과 용존산소를 모니터링하고 사료공급을 중단해야 합니다. 또, 액화 산소 공급장치 등 대응장비를 가동해야 하고요. 차광막을 설치하거나 가두리 그물은 침하해야 합니다.


■ 수산물 재해보험 독려, 저층 해수 취수 사업…참여는 '글쎄'

하지만 얼음이나 액화 산소 투입 등은 임시방편일 수밖에 없죠.

이 때문에 자치단체에서는 피해 최소화를 위해 수산물 재해 보험 가입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가입률이 저조하다는 건데요. 경상북도의 수산물 재해 보험 대상 양식장은 모두 78개소인데 이 가운데 36개소만 보험에 가입했습니다. 절반이 채 안 되는 겁니다.

저층 해수 취수 시설 모습
또 자치단체에서 장기 대안으로 저층 해수 취수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이마저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저층 해수 취수 사업은 표층수보다 3~4도가량 낮은 저층 해수를 취수해 고수온 피해를 대비하는 사업인데요. 이 시설을 설치한 양식장은 경북에 34개소에 불과합니다.

취수라인 설치 비용이 평균 2억 4천만 원 정도인데 자치단체에서 절반을 지원해도 자부담이 1억 원이 넘습니다. 영세한 양식장이나 양식장을 임대해 양식업을 하는 어민의 경우 설치비와 운영비 등 부담이 클 수밖에 없겠죠.

양식장에서 키우고 있는 강도다리
이렇게 현대화 사업이 지지부진한 사이 폭염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폭염이 극심했던 2018년 경북에서는 고수온으로 양식 어류 80여만 마리가 폐사했습니다.

기후 위기 속에 반복되는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자치단체의 지원 확대와 양식 어민들의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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