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야심] 尹 좌우에 섰던 중진들…이준석 찾아가 항의

입력 2021.07.23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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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을 우리 당이 보호하지 않는다면, 어느 누가 우리를 위해 싸워 줄 것인가?"
- 정진석 국민의힘 5선 의원 SNS

" 윤석열의 지지도는 당 지지도와 비례한다. 윤석열과 이준석은 공동운명체다."
- 권성동 국민의힘 4선 의원 SNS

"가장 지지율이 높은 대선 주자를 비빔밥 위 고명 정도로 취급하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
- 김재원 최고위원, 그제 TBS 라디오

요 며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압박해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 오늘은 당의 중진들이 공개 반발했습니다.

당내 최다선 의원이자 자신을 '윤석열의 고향 친구'라고 소개한 정진석 의원은 오늘(23일) 아침 SNS에 글을 올리고, 윤 전 총장을 국민의힘이 지키지 않으면 누가 우리를 위해 싸워 주겠냐고, 이준석 대표를 비판했습니다.

정 의원은 지난 4월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 선거에서 승리했던 것도 윤 전 총장 때문이고, 내년 대선을 치를 가장 강력한 ‘정권교체의 깃발'도 윤 전 총장이라는 이유를 내세웠습니다.

정진석 의원은 "이준석 대표는 정권심판의 희망을 살려내기 위해서, ‘정권 교체’의 교두보를 강화하기 위해서 무슨 일을 했나?"라고 꼬집었습니다.

또 "윤 전 총장 지지율이 답보 또는 하락한다고 '정치 미숙'에, '정치적 위기'라고 평론가들처럼 말하기 바쁘다"면서, "정치는 예능 프로그램의 재치 문답이 아니라 죽느냐 사느냐의 선택"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지난달 29일 윤석열 전 총장의 대선출마 선언.  윤 전 총장의 왼쪽에 정진석, 오른쪽에 권성동 의원.지난달 29일 윤석열 전 총장의 대선출마 선언. 윤 전 총장의 왼쪽에 정진석, 오른쪽에 권성동 의원.

윤 전 총장과 가까운 4선 권성동 의원 역시 SNS를 통해 비판에 가세했습니다. "윤석열의 지지율을 위험하다고 평하는 건 정치평론가나 여당 인사가 할 말이지, 제1야당 당 대표가 공개적으로 할 말은 아니다"며 "극히 우려스럽다"고 했는데요.


■ 권성동 "다소 떨어진 尹 지지율, 큰 의미 없다"

KBS와의 통화에서 권 의원은 '국민의힘 대표와 야권 대선 후보는 같은 공동 운명체'라는 주장을 이어가며, 강한 어조로 윤 전 총장을 두둔했습니다. 최근 다소 떨어진 여론조사 지지율이나, '120시간 노동' 등 물의를 빚은 발언에 대해서도 전체적인 맥락을 봐야 한다, 큰 의미를 둘 필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권 의원은 "각 조사 기관별로 추이를 따져야지, 여러 기관의 결과를 섞어서 평가하는 건 제대로 추세를 보지 못하는 것"이라며 "지지율이 엄청 떨어진 것처럼 호도하는 일부 언론 보도는 '윤석열 죽이기'다. 조사 시기와 대상자에 따라 지지율은 다르게 나오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주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 윤 전 총장의 19일 인터뷰 내용에 대해서도 "주 52시간 제 강행에 대한 부작용과 신흥 산업에 기존 규제를 적용하는 게 맞느냐는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면서 "왜 언론과 민주당에서는 120시간 발언만 떼어놓고 이야기하느냐"고 비판했습니다.


■ 이준석 "흔들림 없이 가겠다"

이 같은 공개 비판에 이 대표는 흔들리지 않겠다고 답했습니다. '당 밖 주자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모셔와야 한다' 같은 주장에 '공정 경선'만을 이야기하면서 대표로 선출된 게 바로 자신이라며, 공개 SNS 게시물로 "흔들림 없이 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원과 국민이 오세훈 시장 중심으로 똘똘 뭉쳐서 이뤄낸 승리를, 어떻게 윤석열 전 총장에 의해 이뤄낸 승리라고 말할 수 있냐"고 따져물었습니다.

이 대표는 특히, "지난 선거 때도 당 밖 후보에게 '부화뇌동' 하던 분들이 있었다"면서 "당내 중진들은 정중동 자세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두 의원은 오늘 오전 의원총회 전 이준석 대표를 찾아와 따로 만났습니다. 기자들에게는 "좋은 얘기를 나눴다"고 설명했습니다. "중진 일부의 염려를 대표로 전했을 뿐이다(정진석)", "진심 어린 충언을 '각을 세웠다'고 하면 안 된다(권성동)"면서, 내부 분열로 비칠까 조심스런 모습이었습니다.


■ 홍준표 "당 대표 흔드는 건 잘못"

정진석, 권성동 의원의 움직임에 대한 당내 비판도 있었습니다. 대선 출마를 준비 중인 홍준표 의원이 나섰습니다.

홍 의원은 오늘 오후 SNS에 글을 올리고 쓴소리를 했습니다. "정당 구성원이 사적 인연을 앞세워 공적 책무를 망각하는 건 올바른 정당인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는데, 정진석·권성동 두 의원 모두 윤 전 총장과 친분이 있는 사이임을 지적한 것입니다.

홍 의원은 "당원과 국민의 뜻으로 선출된 당 대표를 분별없이 흔드는 건 잘못"이라며, "다소 미흡하더라도 한마음으로 당 대표를 도와 정권 탈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 내부가 시끌시끌한 사이 윤 전 총장은 출마선언 뒤 한 달 가까이 장외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구 민란'·'120시간 노동'·'수사 송구' 등 잇단 구설로 '논란 제조기'(서울신문)'에 '장외 실투'(한겨레)라는 비판까지 제기된 상황입니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오늘 아침 상황에 대해 KBS 취재진에게 "어제(22일) 이양수 의원이 윤 전 총장을 공개 지지하자 이 대표가 내부 기강 단속에 나선 게 아닌가 싶다"고 평가했습니다. 개별 의원들의 지지 발언은 환영하지만, 국민의힘 차원에선 부담이 될 수도 있다며 자못 신중한 태도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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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심야심] 尹 좌우에 섰던 중진들…이준석 찾아가 항의
    • 입력 2021-07-23 16:04:09
    여심야심

"윤석열을 우리 당이 보호하지 않는다면, 어느 누가 우리를 위해 싸워 줄 것인가?"
- 정진석 국민의힘 5선 의원 SNS

" 윤석열의 지지도는 당 지지도와 비례한다. 윤석열과 이준석은 공동운명체다."
- 권성동 국민의힘 4선 의원 SNS

"가장 지지율이 높은 대선 주자를 비빔밥 위 고명 정도로 취급하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
- 김재원 최고위원, 그제 TBS 라디오

요 며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압박해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 오늘은 당의 중진들이 공개 반발했습니다.

당내 최다선 의원이자 자신을 '윤석열의 고향 친구'라고 소개한 정진석 의원은 오늘(23일) 아침 SNS에 글을 올리고, 윤 전 총장을 국민의힘이 지키지 않으면 누가 우리를 위해 싸워 주겠냐고, 이준석 대표를 비판했습니다.

정 의원은 지난 4월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 선거에서 승리했던 것도 윤 전 총장 때문이고, 내년 대선을 치를 가장 강력한 ‘정권교체의 깃발'도 윤 전 총장이라는 이유를 내세웠습니다.

정진석 의원은 "이준석 대표는 정권심판의 희망을 살려내기 위해서, ‘정권 교체’의 교두보를 강화하기 위해서 무슨 일을 했나?"라고 꼬집었습니다.

또 "윤 전 총장 지지율이 답보 또는 하락한다고 '정치 미숙'에, '정치적 위기'라고 평론가들처럼 말하기 바쁘다"면서, "정치는 예능 프로그램의 재치 문답이 아니라 죽느냐 사느냐의 선택"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지난달 29일 윤석열 전 총장의 대선출마 선언.  윤 전 총장의 왼쪽에 정진석, 오른쪽에 권성동 의원.
윤 전 총장과 가까운 4선 권성동 의원 역시 SNS를 통해 비판에 가세했습니다. "윤석열의 지지율을 위험하다고 평하는 건 정치평론가나 여당 인사가 할 말이지, 제1야당 당 대표가 공개적으로 할 말은 아니다"며 "극히 우려스럽다"고 했는데요.


■ 권성동 "다소 떨어진 尹 지지율, 큰 의미 없다"

KBS와의 통화에서 권 의원은 '국민의힘 대표와 야권 대선 후보는 같은 공동 운명체'라는 주장을 이어가며, 강한 어조로 윤 전 총장을 두둔했습니다. 최근 다소 떨어진 여론조사 지지율이나, '120시간 노동' 등 물의를 빚은 발언에 대해서도 전체적인 맥락을 봐야 한다, 큰 의미를 둘 필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권 의원은 "각 조사 기관별로 추이를 따져야지, 여러 기관의 결과를 섞어서 평가하는 건 제대로 추세를 보지 못하는 것"이라며 "지지율이 엄청 떨어진 것처럼 호도하는 일부 언론 보도는 '윤석열 죽이기'다. 조사 시기와 대상자에 따라 지지율은 다르게 나오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주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 윤 전 총장의 19일 인터뷰 내용에 대해서도 "주 52시간 제 강행에 대한 부작용과 신흥 산업에 기존 규제를 적용하는 게 맞느냐는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면서 "왜 언론과 민주당에서는 120시간 발언만 떼어놓고 이야기하느냐"고 비판했습니다.


■ 이준석 "흔들림 없이 가겠다"

이 같은 공개 비판에 이 대표는 흔들리지 않겠다고 답했습니다. '당 밖 주자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모셔와야 한다' 같은 주장에 '공정 경선'만을 이야기하면서 대표로 선출된 게 바로 자신이라며, 공개 SNS 게시물로 "흔들림 없이 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원과 국민이 오세훈 시장 중심으로 똘똘 뭉쳐서 이뤄낸 승리를, 어떻게 윤석열 전 총장에 의해 이뤄낸 승리라고 말할 수 있냐"고 따져물었습니다.

이 대표는 특히, "지난 선거 때도 당 밖 후보에게 '부화뇌동' 하던 분들이 있었다"면서 "당내 중진들은 정중동 자세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두 의원은 오늘 오전 의원총회 전 이준석 대표를 찾아와 따로 만났습니다. 기자들에게는 "좋은 얘기를 나눴다"고 설명했습니다. "중진 일부의 염려를 대표로 전했을 뿐이다(정진석)", "진심 어린 충언을 '각을 세웠다'고 하면 안 된다(권성동)"면서, 내부 분열로 비칠까 조심스런 모습이었습니다.


■ 홍준표 "당 대표 흔드는 건 잘못"

정진석, 권성동 의원의 움직임에 대한 당내 비판도 있었습니다. 대선 출마를 준비 중인 홍준표 의원이 나섰습니다.

홍 의원은 오늘 오후 SNS에 글을 올리고 쓴소리를 했습니다. "정당 구성원이 사적 인연을 앞세워 공적 책무를 망각하는 건 올바른 정당인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는데, 정진석·권성동 두 의원 모두 윤 전 총장과 친분이 있는 사이임을 지적한 것입니다.

홍 의원은 "당원과 국민의 뜻으로 선출된 당 대표를 분별없이 흔드는 건 잘못"이라며, "다소 미흡하더라도 한마음으로 당 대표를 도와 정권 탈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 내부가 시끌시끌한 사이 윤 전 총장은 출마선언 뒤 한 달 가까이 장외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구 민란'·'120시간 노동'·'수사 송구' 등 잇단 구설로 '논란 제조기'(서울신문)'에 '장외 실투'(한겨레)라는 비판까지 제기된 상황입니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오늘 아침 상황에 대해 KBS 취재진에게 "어제(22일) 이양수 의원이 윤 전 총장을 공개 지지하자 이 대표가 내부 기강 단속에 나선 게 아닌가 싶다"고 평가했습니다. 개별 의원들의 지지 발언은 환영하지만, 국민의힘 차원에선 부담이 될 수도 있다며 자못 신중한 태도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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