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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열돔’ 잡으러 온 ‘태풍’…언제까지 더울까?
입력 2021.07.27 (06:01) 취재K
8호 태풍 ‘네파탁’8호 태풍 ‘네파탁’

찌는 듯한 더위 속에 2개의 태풍이 한반도를 사이에 두고 연이어 찾아왔습니다. 중국과 일본에 상륙했거나 상륙을 앞둔 태풍이지만, 우리에게도 영향이 있습니다. 보름 넘게 우리를 괴롭히고 있는 '폭염'을 잠시 누그러뜨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 6호 태풍 '인파'…한반도 '열돔 상층' 열기 무너뜨려

먼저 6호 태풍 '인파'는 어제 중국 상하이 남쪽에 상륙했습니다. 상륙 당시 중심기압이 980헥토파스칼(hPa)에 이르는 '중간' 강도를 유지했는데요. 최근 허난성 등지에 기록적인 폭우가 이어진 중국에 태풍까지 더해지면서 추가 피해가 늘고 있습니다.


태풍 '인파'는 우리나라에 찜통더위를 몰고 온 '주역'이기도 합니다.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태풍에서 밀려온 수증기가 폭염을 '부채질'했는데요. 하지만 이제는 상륙 후 열대저압부로 약해졌기 때문에 태풍으로 인한 수증기 공급이 사라졌습니다.

여기에 '인파'는 우리나라 열돔의 상층, 중국발 '티베트 고기압'을 무너뜨렸습니다. 이제껏 찜통더위의 주역이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진 겁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대기 상층은 티베트 고기압이 확장해있었습니다. 중국 티베트 고원에서 달궈진 뜨겁고 건조한 공기가 '압력솥'처럼 대기 상층을 누르고 있었는데요. 티베트 고기압 때문에 지면에서 가열된 뜨거운 공기가 '열돔'에 갇힌 것처럼 빠져나가지 못하고 더 뜨거워졌습니다.

그런데 6호 태풍 '인파'의 북상과 함께 티베트 고기압의 경계가 무너졌습니다. 저기압인 태풍은 고기압을 뚫고 북상하진 못하지만 태풍이 통과하면서 일시적인 기압계의 변화가 나타난 겁니다.

■ 8호 태풍 '네파탁', 도쿄 올림픽 영향은?

우리가 주목해야 할 두 번째 태풍은 바로 8호 태풍 '네파탁'입니다.

'네파탁'은 오늘(27일) 밤이나 내일(28일) 새벽 일본 도쿄 북동쪽, 센다이 부근에 상륙할 것으로 보입니다. 태풍 치고는 약한, 중심기압 990헥토파스칼(hPa) 정도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6호 태풍 '인파'보다도 약합니다.

8호 태풍 ‘네파탁’ 예상 진로8호 태풍 ‘네파탁’ 예상 진로

저기압인 태풍은 중심기압이 낮을수록 더 강력합니다. 2003년 남해안으로 상륙한 태풍 '매미'의 경우 중심기압이 '950헥토파스칼'(hPa)에 이르는 슈퍼태풍이었습니다.

또 '네파탁'의 중심풍속은 태풍의 기준을 살짝 넘는 '초속 20m대'입니다. 그러니까 일반 저기압보다는 강하고, 열대성 폭풍 가운데에는 약한 편에 속한다는 뜻입니다. 강풍 반경도 230~240km로 소형급인데요. 도쿄에 상륙할 때도 비슷한 세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올림픽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요?


8호 태풍이 약하다고 해도 태풍은 태풍입니다. '네파탁'이 동반한 비구름대는 북상하는 과정에서 많이 흩어져버려 비보다는 바람 태풍이 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강수량의 경우 일본 동북부 해안에 100mm 안팎이 예상되고 태풍 진행 방향의 오른쪽에 놓인 일본 동북부에 강한 바람이 불 수 있습니다.

■8호 태풍, '북태평양 고기압' 쪼개고 '찬 공기' 끌어내리고

8호 태풍 '네파탁' 역시 '인파'와 마찬가지로 한반도 주변 기압계를 뒤흔들어 놓겠습니다. 지난주 우리나라를 뒤덮고 있던 북태평양 고기압이 이번 주 들어서는 다소 수축한 모습인데요. 8호 태풍이 일본을 관통하며 지나간 이후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견고한 '아성'이 더욱 흩어지겠습니다.


북태평양 고기압은 앞서 말씀 드린 티베트 고기압과 함께 한반도 '열돔'을 불러왔는데요. 일본 남쪽 바다에서 발달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로 확장하면서 그동안 덥고 습한 공기가 대기 중·하층에도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러나 역시 태풍이 지나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을 쪼개놓는 것뿐만 아니라 북동쪽의 기류도 몰고 오겠습니다. 태풍 중심에서 부는 시계 반대 방향의 순환을 따라 대기 상층에 위치한 차고 건조한 공기가 내려올 것으로 보이는데요.

정리해보자면 2개의 태풍이 각각 중국과 일본으로 지나면서, 역설적으로 한반도에는 폭염을 일시적으로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주의할 것도 있습니다. 8호 태풍 이후 상층에서 차고 건조한 공기가 내려오기 때문에 그동안의 꽉 막힌 '열돔'에서 다시 대기가 불안정한 상태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이전처럼 시간당 100mm에 이르는 국지성 소나기가 쏟아질 여지가 생긴다는 말입니다. 강한 비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 가장 더운 '7말8초'…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니다!

안타깝지만 극한 폭염이 누그러졌다고 해서 바로 시원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은 한여름 더위가 절정에 이르는 '7말8초'(7월 말 8월 초)이기 때문인데요.

올여름 서울의 최고기온은 지난 24일 사람의 체온 수준인 36.5℃까지 올라갔습니다. 또 공식 관측소는 아니지만 자동관측 장비(AWS)에선 39℃에 가까운 기록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27일)을 최대 고비로 서울 등 서쪽지역의 낮기온이 조금씩 낮아져 34~35℃ 분포를 보이겠습니다. 대구 등 영남지방은 이보다 낮은 33~34℃를 오르내리겠는데요. 여전히 폭염특보 기준입니다. 여기에 대도시와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열대야도 이어지겠습니다.

길어지는 더위에 온열질환 피해가 없도록 계속 주의가 필요합니다.

'열돔'이 흩어진다고 해도 지금은 1년 중 가장 더운 시기입니다. 갑자기 추워지면 그 또한 기상이변입니다.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올여름 더위가 2018년 만큼 극한 수준으로 치닫지는 않을 거라는 점입니다. 태풍 통과로 잠시 흩어졌던 북태평양 고기압이 8월 들어 다시 세력을 확장할 수 있을지도 좀 더 지켜볼 일입니다.
  • 한반도 ‘열돔’ 잡으러 온 ‘태풍’…언제까지 더울까?
    • 입력 2021-07-27 06:01:35
    취재K
8호 태풍 ‘네파탁’8호 태풍 ‘네파탁’

찌는 듯한 더위 속에 2개의 태풍이 한반도를 사이에 두고 연이어 찾아왔습니다. 중국과 일본에 상륙했거나 상륙을 앞둔 태풍이지만, 우리에게도 영향이 있습니다. 보름 넘게 우리를 괴롭히고 있는 '폭염'을 잠시 누그러뜨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 6호 태풍 '인파'…한반도 '열돔 상층' 열기 무너뜨려

먼저 6호 태풍 '인파'는 어제 중국 상하이 남쪽에 상륙했습니다. 상륙 당시 중심기압이 980헥토파스칼(hPa)에 이르는 '중간' 강도를 유지했는데요. 최근 허난성 등지에 기록적인 폭우가 이어진 중국에 태풍까지 더해지면서 추가 피해가 늘고 있습니다.


태풍 '인파'는 우리나라에 찜통더위를 몰고 온 '주역'이기도 합니다.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태풍에서 밀려온 수증기가 폭염을 '부채질'했는데요. 하지만 이제는 상륙 후 열대저압부로 약해졌기 때문에 태풍으로 인한 수증기 공급이 사라졌습니다.

여기에 '인파'는 우리나라 열돔의 상층, 중국발 '티베트 고기압'을 무너뜨렸습니다. 이제껏 찜통더위의 주역이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진 겁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대기 상층은 티베트 고기압이 확장해있었습니다. 중국 티베트 고원에서 달궈진 뜨겁고 건조한 공기가 '압력솥'처럼 대기 상층을 누르고 있었는데요. 티베트 고기압 때문에 지면에서 가열된 뜨거운 공기가 '열돔'에 갇힌 것처럼 빠져나가지 못하고 더 뜨거워졌습니다.

그런데 6호 태풍 '인파'의 북상과 함께 티베트 고기압의 경계가 무너졌습니다. 저기압인 태풍은 고기압을 뚫고 북상하진 못하지만 태풍이 통과하면서 일시적인 기압계의 변화가 나타난 겁니다.

■ 8호 태풍 '네파탁', 도쿄 올림픽 영향은?

우리가 주목해야 할 두 번째 태풍은 바로 8호 태풍 '네파탁'입니다.

'네파탁'은 오늘(27일) 밤이나 내일(28일) 새벽 일본 도쿄 북동쪽, 센다이 부근에 상륙할 것으로 보입니다. 태풍 치고는 약한, 중심기압 990헥토파스칼(hPa) 정도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6호 태풍 '인파'보다도 약합니다.

8호 태풍 ‘네파탁’ 예상 진로8호 태풍 ‘네파탁’ 예상 진로

저기압인 태풍은 중심기압이 낮을수록 더 강력합니다. 2003년 남해안으로 상륙한 태풍 '매미'의 경우 중심기압이 '950헥토파스칼'(hPa)에 이르는 슈퍼태풍이었습니다.

또 '네파탁'의 중심풍속은 태풍의 기준을 살짝 넘는 '초속 20m대'입니다. 그러니까 일반 저기압보다는 강하고, 열대성 폭풍 가운데에는 약한 편에 속한다는 뜻입니다. 강풍 반경도 230~240km로 소형급인데요. 도쿄에 상륙할 때도 비슷한 세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올림픽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요?


8호 태풍이 약하다고 해도 태풍은 태풍입니다. '네파탁'이 동반한 비구름대는 북상하는 과정에서 많이 흩어져버려 비보다는 바람 태풍이 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강수량의 경우 일본 동북부 해안에 100mm 안팎이 예상되고 태풍 진행 방향의 오른쪽에 놓인 일본 동북부에 강한 바람이 불 수 있습니다.

■8호 태풍, '북태평양 고기압' 쪼개고 '찬 공기' 끌어내리고

8호 태풍 '네파탁' 역시 '인파'와 마찬가지로 한반도 주변 기압계를 뒤흔들어 놓겠습니다. 지난주 우리나라를 뒤덮고 있던 북태평양 고기압이 이번 주 들어서는 다소 수축한 모습인데요. 8호 태풍이 일본을 관통하며 지나간 이후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견고한 '아성'이 더욱 흩어지겠습니다.


북태평양 고기압은 앞서 말씀 드린 티베트 고기압과 함께 한반도 '열돔'을 불러왔는데요. 일본 남쪽 바다에서 발달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로 확장하면서 그동안 덥고 습한 공기가 대기 중·하층에도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러나 역시 태풍이 지나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을 쪼개놓는 것뿐만 아니라 북동쪽의 기류도 몰고 오겠습니다. 태풍 중심에서 부는 시계 반대 방향의 순환을 따라 대기 상층에 위치한 차고 건조한 공기가 내려올 것으로 보이는데요.

정리해보자면 2개의 태풍이 각각 중국과 일본으로 지나면서, 역설적으로 한반도에는 폭염을 일시적으로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주의할 것도 있습니다. 8호 태풍 이후 상층에서 차고 건조한 공기가 내려오기 때문에 그동안의 꽉 막힌 '열돔'에서 다시 대기가 불안정한 상태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이전처럼 시간당 100mm에 이르는 국지성 소나기가 쏟아질 여지가 생긴다는 말입니다. 강한 비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 가장 더운 '7말8초'…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니다!

안타깝지만 극한 폭염이 누그러졌다고 해서 바로 시원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은 한여름 더위가 절정에 이르는 '7말8초'(7월 말 8월 초)이기 때문인데요.

올여름 서울의 최고기온은 지난 24일 사람의 체온 수준인 36.5℃까지 올라갔습니다. 또 공식 관측소는 아니지만 자동관측 장비(AWS)에선 39℃에 가까운 기록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27일)을 최대 고비로 서울 등 서쪽지역의 낮기온이 조금씩 낮아져 34~35℃ 분포를 보이겠습니다. 대구 등 영남지방은 이보다 낮은 33~34℃를 오르내리겠는데요. 여전히 폭염특보 기준입니다. 여기에 대도시와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열대야도 이어지겠습니다.

길어지는 더위에 온열질환 피해가 없도록 계속 주의가 필요합니다.

'열돔'이 흩어진다고 해도 지금은 1년 중 가장 더운 시기입니다. 갑자기 추워지면 그 또한 기상이변입니다.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올여름 더위가 2018년 만큼 극한 수준으로 치닫지는 않을 거라는 점입니다. 태풍 통과로 잠시 흩어졌던 북태평양 고기압이 8월 들어 다시 세력을 확장할 수 있을지도 좀 더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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