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4차 대유행, 4% 성장 걸림돌 될까?

입력 2021.07.27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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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7%로 집계됐습니다.

1분기 1.7%에 비해서는 낮지만, 한국은행이 연간 성장률 4% 달성의 조건으로 내걸었던 '2~4분기 성장률 0.6%대 후반'을 웃도는 성적표입니다.

믿었던 수출이 약간 주춤했지만, 민간소비가 예상보다 강하게 회복한 덕분입니다.



■ 믿었던 수출의 뒷걸음질, 예상을 뛰어넘은 민간소비

2분기 수출은 1분기보다 2.0% 줄었습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 자동차 생산과 수출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6월 들어 자동차 수출도 좋아진 만큼 수출 기조 자체가 꺾인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습니다. 수출 급증으로 실적 자체가 높아진 상황에서 1분기에 비해 2분기가 상대적으로 부진해 보이는 '기저효과'일 뿐이라는 겁니다.

수출이 숨을 고르던 와중에 2분기 성장세를 이끈 건 민간소비의 회복이었습니다. 의류와 오락문화, 음식·숙박 등을 중심으로 3.5% 증가했는데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 12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 폭입니다.


■ 연간 성장률 4% 달성 가능할까? "흐름상 산술적으론 가능"

한국은행은 지난 5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에서 4%로 크게 올렸습니다. 2분기 성장률을 내놓은 한국은행은 "당초 성장 전망 경로에 부합하고, 아직까진 연간 4% 성장이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1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은 1.7%였고 2분기 성장률인 0.7% 역시 잠재 성장률보다 높기 때문에, 산술적으로 3분기와 4분기에 0.7% 정도씩 성장한다면 연 4% 성장은 무난하다는 겁니다.

경제성장률이란 실질 국내총생산(GDP)의 연간 증가율을 말합니다. 이걸 산술적으로 계산하려면 1년을 구성하는 4개 분기의 '1년 전 대비 성장률' 평균을 내면 되는데요. 복잡하지만, '1년 전 대비 성장률'을 계산하려면 해당 분기를 포함해 직전 4분기의 '직전 분기 대비 성장률'을 더하면 됩니다.

[1년 전 대비 성장률] ≒ [직전 4분기의 '직전 분기 대비 성장률' 합]
2021년 1분기 1.9% ≒ -3.2% + 2.2% + 1.1% +1.7%
2021년 2분기 5.9% ≒ 2.2% + 1.1 % + 1.7% + 0.7%
2021년 3분기 ( 4.2 )% ≒ 1.1% + 1.7% + 0.7% + ( 0.7 )%
2021년 4분기 ( 3.8 )% ≒ 1.7% + 0.7% + ( 0.7 )% + ( 0.7 )%

[추정 연간 성장률] = [4개 분기 '1년 전 대비 성장률'의 평균]
3.95% = ( 1.9% + 5.9% + 4.2% + 3.8% ) ÷ 4

즉 앞으로 3분기와 4분기의 직전 분기 대비 성장률이 각각 0.7%가 된다면 연간 4%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고, 혹여 3분기에 0.5% 성장률이 나오게 된다면 계산식에 따라 4분기에 1.1% 성장해야 연간 4%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는 겁니다.


■ 문제는 '4차 유행' 3분기...마이너스 성장 우려는?

문제는 3분기 들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 4차 유행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강화에 따른 민간소비 타격도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일각에서는 '마이너스 성장' 전망까지도 나왔습니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4분기에 1% 후반대 성장을 하지 않는 한, 연간 4% 달성은 어렵습니다.

한국은행은 '마이너스 성장' 전망에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국민들의 '학습효과'에 따라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것으로 본 겁니다. 4단계라고 해도 예전보다는 통제 정도가 약하기 때문에, 음식·숙박, 오락·문화 등 특정 부분에만 타격이 집중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 과거 위기에서 관찰됐던 '안정적 확장국면'

한국은행은 과거 경제 위기 이후 나타났던 경기 회복기의 '안정적 확장국면'이 현재의 성장률 흐름에서도 관찰된다고 밝혔습니다. 경 제 위기로 침체했던 성장률이 회복 초기 단계에는 기저효과 때문에 강하게 오른 뒤 안정되는 흐름을 보이는데, 지금이 안정 단계라는 겁니다.

물론, 여러 차례 유행이 진행된 코로나19 사태를 과거 경제위기와 동일한 선상에 놓고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학습효과' 등을 통해 소비 충격이 완화되고 있는 것은 수치로도 관찰됩니다. 실제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전체 카드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 상승했습니다.

한국은행은 여기에 4분기 '2차 추경효과'도 제시했습니다. 14조 원 규모 1차 추경 당시 GDP 성장률을 0.1~0.2%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 만큼, 34조 원 규모인 2차 추경은 민간 소비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더 클 것으로 봤습니다.

결국 '연 4% 성장률' 달성을 위해 여러 요인이 맞서는 상황에서, 관건은 4차 유행을 얼마나 빨리 종결시킬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아울러 한국은행이 금융 불균형 문제 해소를 위해 연내 기준금리 인상 의지를 거듭 밝힌 상황에서, 다음 달 말 금융통화위원회 전까지 방역 당국이 확산세를 멈출 수 있을지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로 꼽힙니다.

(인포그래픽: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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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4차 대유행, 4% 성장 걸림돌 될까?
    • 입력 2021-07-27 17:21:16
    취재K

올해 2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7%로 집계됐습니다.

1분기 1.7%에 비해서는 낮지만, 한국은행이 연간 성장률 4% 달성의 조건으로 내걸었던 '2~4분기 성장률 0.6%대 후반'을 웃도는 성적표입니다.

믿었던 수출이 약간 주춤했지만, 민간소비가 예상보다 강하게 회복한 덕분입니다.



■ 믿었던 수출의 뒷걸음질, 예상을 뛰어넘은 민간소비

2분기 수출은 1분기보다 2.0% 줄었습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 자동차 생산과 수출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6월 들어 자동차 수출도 좋아진 만큼 수출 기조 자체가 꺾인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습니다. 수출 급증으로 실적 자체가 높아진 상황에서 1분기에 비해 2분기가 상대적으로 부진해 보이는 '기저효과'일 뿐이라는 겁니다.

수출이 숨을 고르던 와중에 2분기 성장세를 이끈 건 민간소비의 회복이었습니다. 의류와 오락문화, 음식·숙박 등을 중심으로 3.5% 증가했는데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 12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 폭입니다.


■ 연간 성장률 4% 달성 가능할까? "흐름상 산술적으론 가능"

한국은행은 지난 5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에서 4%로 크게 올렸습니다. 2분기 성장률을 내놓은 한국은행은 "당초 성장 전망 경로에 부합하고, 아직까진 연간 4% 성장이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1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은 1.7%였고 2분기 성장률인 0.7% 역시 잠재 성장률보다 높기 때문에, 산술적으로 3분기와 4분기에 0.7% 정도씩 성장한다면 연 4% 성장은 무난하다는 겁니다.

경제성장률이란 실질 국내총생산(GDP)의 연간 증가율을 말합니다. 이걸 산술적으로 계산하려면 1년을 구성하는 4개 분기의 '1년 전 대비 성장률' 평균을 내면 되는데요. 복잡하지만, '1년 전 대비 성장률'을 계산하려면 해당 분기를 포함해 직전 4분기의 '직전 분기 대비 성장률'을 더하면 됩니다.

[1년 전 대비 성장률] ≒ [직전 4분기의 '직전 분기 대비 성장률' 합]
2021년 1분기 1.9% ≒ -3.2% + 2.2% + 1.1% +1.7%
2021년 2분기 5.9% ≒ 2.2% + 1.1 % + 1.7% + 0.7%
2021년 3분기 ( 4.2 )% ≒ 1.1% + 1.7% + 0.7% + ( 0.7 )%
2021년 4분기 ( 3.8 )% ≒ 1.7% + 0.7% + ( 0.7 )% + ( 0.7 )%

[추정 연간 성장률] = [4개 분기 '1년 전 대비 성장률'의 평균]
3.95% = ( 1.9% + 5.9% + 4.2% + 3.8% ) ÷ 4

즉 앞으로 3분기와 4분기의 직전 분기 대비 성장률이 각각 0.7%가 된다면 연간 4%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고, 혹여 3분기에 0.5% 성장률이 나오게 된다면 계산식에 따라 4분기에 1.1% 성장해야 연간 4%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는 겁니다.


■ 문제는 '4차 유행' 3분기...마이너스 성장 우려는?

문제는 3분기 들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 4차 유행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강화에 따른 민간소비 타격도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일각에서는 '마이너스 성장' 전망까지도 나왔습니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4분기에 1% 후반대 성장을 하지 않는 한, 연간 4% 달성은 어렵습니다.

한국은행은 '마이너스 성장' 전망에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국민들의 '학습효과'에 따라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것으로 본 겁니다. 4단계라고 해도 예전보다는 통제 정도가 약하기 때문에, 음식·숙박, 오락·문화 등 특정 부분에만 타격이 집중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 과거 위기에서 관찰됐던 '안정적 확장국면'

한국은행은 과거 경제 위기 이후 나타났던 경기 회복기의 '안정적 확장국면'이 현재의 성장률 흐름에서도 관찰된다고 밝혔습니다. 경 제 위기로 침체했던 성장률이 회복 초기 단계에는 기저효과 때문에 강하게 오른 뒤 안정되는 흐름을 보이는데, 지금이 안정 단계라는 겁니다.

물론, 여러 차례 유행이 진행된 코로나19 사태를 과거 경제위기와 동일한 선상에 놓고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학습효과' 등을 통해 소비 충격이 완화되고 있는 것은 수치로도 관찰됩니다. 실제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전체 카드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 상승했습니다.

한국은행은 여기에 4분기 '2차 추경효과'도 제시했습니다. 14조 원 규모 1차 추경 당시 GDP 성장률을 0.1~0.2%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 만큼, 34조 원 규모인 2차 추경은 민간 소비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더 클 것으로 봤습니다.

결국 '연 4% 성장률' 달성을 위해 여러 요인이 맞서는 상황에서, 관건은 4차 유행을 얼마나 빨리 종결시킬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아울러 한국은행이 금융 불균형 문제 해소를 위해 연내 기준금리 인상 의지를 거듭 밝힌 상황에서, 다음 달 말 금융통화위원회 전까지 방역 당국이 확산세를 멈출 수 있을지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로 꼽힙니다.

(인포그래픽: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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