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울리는 온라인 사기…쏟아지는 제보

입력 2021.07.29 (08:17) 수정 2021.07.29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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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 등지에서 피해자를 양산한 온라인 투자 사기.전남 순천 등지에서 피해자를 양산한 온라인 투자 사기.

■ "가상 캐릭터 투자 사기"…경찰관 범죄 첩보로 시작된 수사

시작은 "전남 순천에 있는 가족이 3억 원짜리 사기를 당했다"는 피해 호소였습니다. 온라인으로 '가상 캐릭터'에 투자하면 높은 수익을 준다는 말에 속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지난 해 7월, 광주광역시의 한 경찰관이 지인에게서 이런 얘기를 듣고 확인해 보니 피해자가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이 경찰관은 곧바로 '범죄 첩보'를 작성했고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전남 순천경찰서는 피해자가 20여 명, 피해액은 40억 원에 이른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주범 2명을 구속했습니다.

[연관 기사] “가상 캐릭터에 투자하세요”…노후자금 날린 사기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109855


광주경찰청이 주범을 검거한 온라인 다단계 사기 사이트의 홍보물.광주경찰청이 주범을 검거한 온라인 다단계 사기 사이트의 홍보물.

■ '온라인 투자 사기' 보도했더니…쏟아진 제보

KBS 역시 이 사건을 보도했습니다. 반응은 놀라웠습니다. "나도 비슷한 피해를 당했다"는 제보가 잇따랐습니다. '온라인 투자 사이트 운영자가 가상 물건에 투자를 유도한 뒤 잠적했다'는 내용과 수법도 비슷했습니다.

이른바 'P2P(개인 대 개인) 투자'를 표방하고 있지만 새로운 투자자가 없으면 유지가 되지 않는 전형적인 '폰지 사기'의 형태입니다.

수많은 피해자들이 오픈 채팅방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습니다. 대출금을 날렸다는 사람도, 생계 수단인 화물차까지 팔았다는 이도 있었습니다. 피해자들은 광주와 전남을 비롯해 경기도 등 전국에 흩어져 있었습니다. KBS는 피해 사실을 알리고 수사를 촉구하는 보도를 했습니다.

[연관 기사] “피해자 3천 명”…5백 억대 온라인 투자 사기 의혹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111665


■ 사기범들 검거했지만…'고구마 줄기'처럼 나오는 유사 사기 행각

경찰은 곧바로 쏟아지는 제보들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5개월여 만에 수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광주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지난 해 12월부터 두 달 동안 온라인 투자 사기 사이트를 운영해 피해자 73명에게 50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33살 A씨 등 2명을 구속한 겁니다. 국가 이름을 딴 가상 상품에 투자해 며칠 동안 보유한 뒤 되팔면 최대 18%의 수익이 난다고 속여 투자자를 끌어모은 뒤 잠적하는 수법이었습니다.

수많은 이들을 울린 두 건의 온라인 투자 사기,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최초 전남 순천의 사례에 대해 범죄 첩보를 쓴 경찰관에게 또 다른 제보가 잇따라 들어온 겁니다. '가상 캐릭터'와 '고수익 보장'…역시나 낯익은 용어들이 등장했습니다.

온라인 투자 사기 제보를 잇따라 받은 광주 서부경찰서 박종호 경위.온라인 투자 사기 제보를 잇따라 받은 광주 서부경찰서 박종호 경위.

이미 주범이 검거된 사건을 제외하고도 이 경찰관이 제보를 받은 온라인 투자 사기 사건이 지금까지 6건. 서울과 광주 등지에서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잇따른 온라인 투자 사기 사건을 제보받은 광주 서부경찰서 박종호 경위는 "피해자들이 피해를 당한 뒤 방법을 강구하다, 다른 피해자들과 연락이 닿아 제보를 주는 경우가 많다"며 "코로나19로 생계가 어려워진 이들이 조금이나마 수익을 올리려다 곤경에 빠지는 일이 전국에서 잇따르는 만큼, 전국 경찰서에 사건을 인계해 주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거래가 거듭될수록 가격만 부풀어 오르는 가상 상품 거래도.거래가 거듭될수록 가격만 부풀어 오르는 가상 상품 거래도.

■ 고수익의 유혹에 빠진 피해자들…대책 절실

P2P 투자 업체를 가장해 고수익으로 투자자를 유혹하는 사기 수법이 등장한 건 꽤 오래됐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이미 2016년 6월에 "P2P를 사칭하는 불법 금융 업체들이 많다"며 경고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투자 사이트는 여전히 성행하고 있습니다. 광주의 한 경찰관에게 전국에서 제보가 접수되고, KBS가 보도할 때마다 제보 메일이 쏟아지는 이유입니다.

짧은 시간에 높은 이득을 거둘 수 있다는 홍보는 달콤합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너무나도 처참합니다. 숱한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는 온라인 투자 사기, 더 많은 제보가 들어오기 전에 대책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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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자자 울리는 온라인 사기…쏟아지는 제보
    • 입력 2021-07-29 08:17:27
    • 수정2021-07-29 08:20:16
    취재K
전남 순천 등지에서 피해자를 양산한 온라인 투자 사기.
■ "가상 캐릭터 투자 사기"…경찰관 범죄 첩보로 시작된 수사

시작은 "전남 순천에 있는 가족이 3억 원짜리 사기를 당했다"는 피해 호소였습니다. 온라인으로 '가상 캐릭터'에 투자하면 높은 수익을 준다는 말에 속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지난 해 7월, 광주광역시의 한 경찰관이 지인에게서 이런 얘기를 듣고 확인해 보니 피해자가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이 경찰관은 곧바로 '범죄 첩보'를 작성했고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전남 순천경찰서는 피해자가 20여 명, 피해액은 40억 원에 이른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주범 2명을 구속했습니다.

[연관 기사] “가상 캐릭터에 투자하세요”…노후자금 날린 사기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109855


광주경찰청이 주범을 검거한 온라인 다단계 사기 사이트의 홍보물.
■ '온라인 투자 사기' 보도했더니…쏟아진 제보

KBS 역시 이 사건을 보도했습니다. 반응은 놀라웠습니다. "나도 비슷한 피해를 당했다"는 제보가 잇따랐습니다. '온라인 투자 사이트 운영자가 가상 물건에 투자를 유도한 뒤 잠적했다'는 내용과 수법도 비슷했습니다.

이른바 'P2P(개인 대 개인) 투자'를 표방하고 있지만 새로운 투자자가 없으면 유지가 되지 않는 전형적인 '폰지 사기'의 형태입니다.

수많은 피해자들이 오픈 채팅방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습니다. 대출금을 날렸다는 사람도, 생계 수단인 화물차까지 팔았다는 이도 있었습니다. 피해자들은 광주와 전남을 비롯해 경기도 등 전국에 흩어져 있었습니다. KBS는 피해 사실을 알리고 수사를 촉구하는 보도를 했습니다.

[연관 기사] “피해자 3천 명”…5백 억대 온라인 투자 사기 의혹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111665


■ 사기범들 검거했지만…'고구마 줄기'처럼 나오는 유사 사기 행각

경찰은 곧바로 쏟아지는 제보들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5개월여 만에 수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광주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지난 해 12월부터 두 달 동안 온라인 투자 사기 사이트를 운영해 피해자 73명에게 50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33살 A씨 등 2명을 구속한 겁니다. 국가 이름을 딴 가상 상품에 투자해 며칠 동안 보유한 뒤 되팔면 최대 18%의 수익이 난다고 속여 투자자를 끌어모은 뒤 잠적하는 수법이었습니다.

수많은 이들을 울린 두 건의 온라인 투자 사기,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최초 전남 순천의 사례에 대해 범죄 첩보를 쓴 경찰관에게 또 다른 제보가 잇따라 들어온 겁니다. '가상 캐릭터'와 '고수익 보장'…역시나 낯익은 용어들이 등장했습니다.

온라인 투자 사기 제보를 잇따라 받은 광주 서부경찰서 박종호 경위.
이미 주범이 검거된 사건을 제외하고도 이 경찰관이 제보를 받은 온라인 투자 사기 사건이 지금까지 6건. 서울과 광주 등지에서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잇따른 온라인 투자 사기 사건을 제보받은 광주 서부경찰서 박종호 경위는 "피해자들이 피해를 당한 뒤 방법을 강구하다, 다른 피해자들과 연락이 닿아 제보를 주는 경우가 많다"며 "코로나19로 생계가 어려워진 이들이 조금이나마 수익을 올리려다 곤경에 빠지는 일이 전국에서 잇따르는 만큼, 전국 경찰서에 사건을 인계해 주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거래가 거듭될수록 가격만 부풀어 오르는 가상 상품 거래도.
■ 고수익의 유혹에 빠진 피해자들…대책 절실

P2P 투자 업체를 가장해 고수익으로 투자자를 유혹하는 사기 수법이 등장한 건 꽤 오래됐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이미 2016년 6월에 "P2P를 사칭하는 불법 금융 업체들이 많다"며 경고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투자 사이트는 여전히 성행하고 있습니다. 광주의 한 경찰관에게 전국에서 제보가 접수되고, KBS가 보도할 때마다 제보 메일이 쏟아지는 이유입니다.

짧은 시간에 높은 이득을 거둘 수 있다는 홍보는 달콤합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너무나도 처참합니다. 숱한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는 온라인 투자 사기, 더 많은 제보가 들어오기 전에 대책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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