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피해 인천공항 가는 어르신 2배 증가…문 연 경로당 없어서?

입력 2021.07.30 (07:00) 수정 2021.07.30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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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인천공항역 이용 승객 전년 대비 2배 증가
-기록적 폭염에 65세 이상 무임승차 탑승자 몰려
-코로나19에 서울 경로당 문 연 곳 30% 미만


무더위를 피해 시원한 공항을 방문하는 어르신들이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공항 터미널의 실내 온도는 24도에서 26도의 쾌적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공항철도를 이용해 인천공항을 오가는 승객 7명 중 1명은 65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65세 이상은 무임승차가 가능한 점도 수도권 지역에서 공항철도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오는 노인들이 증가하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 공항철도 이용해 인천공항 방문 승객 '7명 중 1명은 65세 이상'

폭염을 피해 인천공항에서 '공캉스(공항+바캉스)'를 보내고 있는 어르신들이 늘고 있습니다.

29일 공항철도와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1일부터 27일까지 공항철도를 통해 인천공항 제1·2터미널을 방문한 승객은 28만 9천763명이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7만 9천155명과 비교하면 3.8%가량 증가한 수치입니다.

반면 이용자 중 65세 이상 노인 승객은 3만 9천22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293명)보다 93.2%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2주째 네자릿수를 기록한 2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찾은 이용객이 출국장 게이트 앞을 지나고 있다.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2주째 네자릿수를 기록한 2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찾은 이용객이 출국장 게이트 앞을 지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로 경로당 등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시설들이 문을 닫으면서, 노인들이 다양한 편의시설과 냉방 설비를 갖춘 공항으로 몰리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여름에 노인분들이 공항을 찾는 현상은 몇 년 전부터 계속돼왔던 것인데, 올해는 특히 그 비중이 늘어난 것 같다"며 "해외 입국자와 접촉을 차단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감염증19) 확산을 방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코로나에 폭염까지...문 닫은 '무더위쉼터'에 갈 곳 잃은 노인들

코로나19가 4차 대유행으로 접어들자 무더위쉼터로 어르신들이 자주 이용하던 경로당의 문은 굳게 닫혔습니다.

21일 서울시 발표에 따르면 현재 경로당 2,859곳 중 28.9%인 829곳만이 문을 열었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에 따라 지난 12일부터 마포, 동대문, 중랑, 강동, 중구 등 5개 구를 제외한 모든 구가 경로당을 폐쇄했는데요. 현재 서대문구, 성북구, 성동구, 구로구, 양천구 등이 운영을 재개했습니다.

13일 서울 송파구 한 경로당에서 어르신이 주민센터 직원과 함께 사회적 거리 두기 격상에 따른 경로당 폐쇄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13일 서울 송파구 한 경로당에서 어르신이 주민센터 직원과 함께 사회적 거리 두기 격상에 따른 경로당 폐쇄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 취약 계층 몰아붙이는 폭염... 정부 대책은?

연일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갈 곳 없이 폭염을 견뎌야 하는 노인들은 폭염 취약계층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1901년에서 2008년까지 108년간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부른 자연재해는 '폭염'이었는데요. 폭염으로 사망한 전체 인구 중 절반이 60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도시지역의 노후 주택이 밀집한 지역 내 노인연령층이 폭염으로부터 가장 크게 피해를 보았으며,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폭염으로 인한 전체 사망자 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현재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으며 온열 질환자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일사병·열사병에 의한 온열 질환자는 총 1,078명(사망 9명 포함)에 달했습니다. 사상 최악의 폭염이 발생한 2018년에는 4,526명이 발생했습니다. 주로 50대 이상 중장년층, 남성, 단순 노무종사자가 많았고 실외에서 낮 12시~오후 5시에 주로 발생했다. 질환 종류는 열탈진이 가장 많았고 사망자 9명은 모두 열사병으로 추정됐습니다.

절기상 가장 덥다는 ‘대서’인 22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 쪽방촌의 한 입주민이 창가에 손을 대며 바람을 느끼고 있다.절기상 가장 덥다는 ‘대서’인 22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 쪽방촌의 한 입주민이 창가에 손을 대며 바람을 느끼고 있다.

최근 북미의 극심한 폭염과 산불로 인해 기후 위기 앞에서는 선진국도 예외가 아닌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이에 맞는 저탄소 방안 등 다양한 대비책을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도 취약계층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폭염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 방침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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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염 피해 인천공항 가는 어르신 2배 증가…문 연 경로당 없어서?
    • 입력 2021-07-30 07:00:15
    • 수정2021-07-30 09:26:34
    취재K
-인천공항역 이용 승객 전년 대비 2배 증가<br />-기록적 폭염에 65세 이상 무임승차 탑승자 몰려<br />-코로나19에 서울 경로당 문 연 곳 30% 미만<br />

무더위를 피해 시원한 공항을 방문하는 어르신들이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공항 터미널의 실내 온도는 24도에서 26도의 쾌적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공항철도를 이용해 인천공항을 오가는 승객 7명 중 1명은 65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65세 이상은 무임승차가 가능한 점도 수도권 지역에서 공항철도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오는 노인들이 증가하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 공항철도 이용해 인천공항 방문 승객 '7명 중 1명은 65세 이상'

폭염을 피해 인천공항에서 '공캉스(공항+바캉스)'를 보내고 있는 어르신들이 늘고 있습니다.

29일 공항철도와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1일부터 27일까지 공항철도를 통해 인천공항 제1·2터미널을 방문한 승객은 28만 9천763명이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7만 9천155명과 비교하면 3.8%가량 증가한 수치입니다.

반면 이용자 중 65세 이상 노인 승객은 3만 9천22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293명)보다 93.2%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2주째 네자릿수를 기록한 2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찾은 이용객이 출국장 게이트 앞을 지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로 경로당 등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시설들이 문을 닫으면서, 노인들이 다양한 편의시설과 냉방 설비를 갖춘 공항으로 몰리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여름에 노인분들이 공항을 찾는 현상은 몇 년 전부터 계속돼왔던 것인데, 올해는 특히 그 비중이 늘어난 것 같다"며 "해외 입국자와 접촉을 차단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감염증19) 확산을 방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코로나에 폭염까지...문 닫은 '무더위쉼터'에 갈 곳 잃은 노인들

코로나19가 4차 대유행으로 접어들자 무더위쉼터로 어르신들이 자주 이용하던 경로당의 문은 굳게 닫혔습니다.

21일 서울시 발표에 따르면 현재 경로당 2,859곳 중 28.9%인 829곳만이 문을 열었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에 따라 지난 12일부터 마포, 동대문, 중랑, 강동, 중구 등 5개 구를 제외한 모든 구가 경로당을 폐쇄했는데요. 현재 서대문구, 성북구, 성동구, 구로구, 양천구 등이 운영을 재개했습니다.

13일 서울 송파구 한 경로당에서 어르신이 주민센터 직원과 함께 사회적 거리 두기 격상에 따른 경로당 폐쇄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 취약 계층 몰아붙이는 폭염... 정부 대책은?

연일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갈 곳 없이 폭염을 견뎌야 하는 노인들은 폭염 취약계층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1901년에서 2008년까지 108년간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부른 자연재해는 '폭염'이었는데요. 폭염으로 사망한 전체 인구 중 절반이 60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도시지역의 노후 주택이 밀집한 지역 내 노인연령층이 폭염으로부터 가장 크게 피해를 보았으며,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폭염으로 인한 전체 사망자 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현재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으며 온열 질환자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일사병·열사병에 의한 온열 질환자는 총 1,078명(사망 9명 포함)에 달했습니다. 사상 최악의 폭염이 발생한 2018년에는 4,526명이 발생했습니다. 주로 50대 이상 중장년층, 남성, 단순 노무종사자가 많았고 실외에서 낮 12시~오후 5시에 주로 발생했다. 질환 종류는 열탈진이 가장 많았고 사망자 9명은 모두 열사병으로 추정됐습니다.

절기상 가장 덥다는 ‘대서’인 22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 쪽방촌의 한 입주민이 창가에 손을 대며 바람을 느끼고 있다.
최근 북미의 극심한 폭염과 산불로 인해 기후 위기 앞에서는 선진국도 예외가 아닌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이에 맞는 저탄소 방안 등 다양한 대비책을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도 취약계층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폭염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 방침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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