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자전거 탄다고 돌 맞아”, 왜?…아프간 출신 난민팀 선수 “꼴찌지만 행복”

입력 2021.07.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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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 “자유를 위해 싸우는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출전했다”
- 25명 중 꼴찌지만 ‘희망’의 상징…아름다운 ‘꼴찌의 경주’

2020 도쿄올림픽 난민대표팀 소속 아프가니스탄 출신 사이클 선수인 마소마 알리 자다.(25). 그녀는 자신의 도전이 아프간 여성들에게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2020 도쿄올림픽 난민대표팀 소속 아프가니스탄 출신 사이클 선수인 마소마 알리 자다.(25). 그녀는 자신의 도전이 아프간 여성들에게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1등과 압도적 차이로 '꼴찌'로 도착, "내 꿈은 레이스를 완주하는 것"

도쿄올림픽에 첫 출전한 난민팀 여성 사이클 선수.

아프가니스탄 출신으로 프랑스에 망명한 난민팀 여성 사이클 대표 마소마 알리 자다(25) 선수는 1등과 '압도적인 차이'로 꼴찌를 차지했지만 당당했습니다.

지난 28일 도쿄올림픽 여자 개인전 도로 사이클 경기에서 마소마는 44분 4초 31로 참가자 25명 중 25위에 그쳤습니다.

1등이 결승선에 도착했을 때, 마소마는 대략 7㎞ 정도 뒤에 있었고 남은 15㎞ 구간은 내리막이 끝나고 오르막이 시작하는 구간이었지만, 마소마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페달을 밟았습니다.

앞서 경기를 치르기 2주 전 마소마는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끝내는 게 중요하다"며 "내 꿈은 레이스를 완주하는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마소마는 BBC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8,200만 명의 난민을 대표해 올림픽에서 희망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의 레이스 완주는 조국을 잃고 전 세계를 떠도는 난민들과 스포츠에 마음대로 참여할 수 없는 국가의 여성들에게 희망을 선사했습니다.

■ "돌 맞으며 훈련"... 금녀의 영역을 깨고 사이클에 도전한 난민팀 선수

1996년 아프가니스탄에서 태어난 그는 탈레반의 탄압을 피해 이웃 나라 이란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이후 탈레반 정권 붕괴와 함께 아프가니스탄 카불로 돌아온 뒤 10대 때 사이클에 입문했습니다.

여성 인권 유린이 심각한 아프가니스탄에선 여성이 자전거를 타는 것은 사실상 금기시되는 일이었습니다. 고국 아프가니스탄에서 마소마가 자전거를 타면 시민들은 과일이나 돌을 던졌습니다. 차에 치일 뻔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마소마의 가족들은 "자전거 타는 것을 그만두라"고 말렸지만, 그는 굽히지 않았습니다.


28일 일본 시즈오카현 후지 국제 경주장서 열린 사이클 여자 도로독주 경기에서 25명 중 꼴찌로 결승선을 통과한 마소마 알리 자다는 2020 도쿄올림픽에서 난민을 대표하는 선수다.28일 일본 시즈오카현 후지 국제 경주장서 열린 사이클 여자 도로독주 경기에서 25명 중 꼴찌로 결승선을 통과한 마소마 알리 자다는 2020 도쿄올림픽에서 난민을 대표하는 선수다.

마소마와 그의 여동생 이야기는 프랑스 TV에서 다큐멘터리로 방영되기도 했습니다. 그가 나온 다큐멘터리를 본 한 프랑스 변호사가 인도적 비자를 얻을 수 있게 도와줬습니다. 이후 열아홉의 나이로 2016년 마소마는 가족과 함께 고국인 아프가니스탄을 떠나 프랑스로 망명했습니다. 그녀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난민 운동 선수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난민팀에 합류해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습니다.

마소마의 출전 소식을 아프가니스탄 동료들에게도 희망이 됐습니다. 그와 함께 선수 생활을 해온 아프가니스탄사이클링연맹 부국장 자흘라 사르마트는 "마소마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겪은 온갖 고초를 지켜봤기에 지금의 그가 정말 자랑스럽다"며 "난민팀 선수로 출전했지만,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큰 영감을 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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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림픽] “자전거 탄다고 돌 맞아”, 왜?…아프간 출신 난민팀 선수 “꼴찌지만 행복”
    • 입력 2021-07-30 07:00:15
    올림픽 뉴스
- “자유를 위해 싸우는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출전했다”<br />- 25명 중 꼴찌지만 ‘희망’의 상징…아름다운 ‘꼴찌의 경주’
2020 도쿄올림픽 난민대표팀 소속 아프가니스탄 출신 사이클 선수인 마소마 알리 자다.(25). 그녀는 자신의 도전이 아프간 여성들에게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1등과 압도적 차이로 '꼴찌'로 도착, "내 꿈은 레이스를 완주하는 것"

도쿄올림픽에 첫 출전한 난민팀 여성 사이클 선수.

아프가니스탄 출신으로 프랑스에 망명한 난민팀 여성 사이클 대표 마소마 알리 자다(25) 선수는 1등과 '압도적인 차이'로 꼴찌를 차지했지만 당당했습니다.

지난 28일 도쿄올림픽 여자 개인전 도로 사이클 경기에서 마소마는 44분 4초 31로 참가자 25명 중 25위에 그쳤습니다.

1등이 결승선에 도착했을 때, 마소마는 대략 7㎞ 정도 뒤에 있었고 남은 15㎞ 구간은 내리막이 끝나고 오르막이 시작하는 구간이었지만, 마소마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페달을 밟았습니다.

앞서 경기를 치르기 2주 전 마소마는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끝내는 게 중요하다"며 "내 꿈은 레이스를 완주하는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마소마는 BBC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8,200만 명의 난민을 대표해 올림픽에서 희망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의 레이스 완주는 조국을 잃고 전 세계를 떠도는 난민들과 스포츠에 마음대로 참여할 수 없는 국가의 여성들에게 희망을 선사했습니다.

■ "돌 맞으며 훈련"... 금녀의 영역을 깨고 사이클에 도전한 난민팀 선수

1996년 아프가니스탄에서 태어난 그는 탈레반의 탄압을 피해 이웃 나라 이란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이후 탈레반 정권 붕괴와 함께 아프가니스탄 카불로 돌아온 뒤 10대 때 사이클에 입문했습니다.

여성 인권 유린이 심각한 아프가니스탄에선 여성이 자전거를 타는 것은 사실상 금기시되는 일이었습니다. 고국 아프가니스탄에서 마소마가 자전거를 타면 시민들은 과일이나 돌을 던졌습니다. 차에 치일 뻔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마소마의 가족들은 "자전거 타는 것을 그만두라"고 말렸지만, 그는 굽히지 않았습니다.


28일 일본 시즈오카현 후지 국제 경주장서 열린 사이클 여자 도로독주 경기에서 25명 중 꼴찌로 결승선을 통과한 마소마 알리 자다는 2020 도쿄올림픽에서 난민을 대표하는 선수다.
마소마와 그의 여동생 이야기는 프랑스 TV에서 다큐멘터리로 방영되기도 했습니다. 그가 나온 다큐멘터리를 본 한 프랑스 변호사가 인도적 비자를 얻을 수 있게 도와줬습니다. 이후 열아홉의 나이로 2016년 마소마는 가족과 함께 고국인 아프가니스탄을 떠나 프랑스로 망명했습니다. 그녀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난민 운동 선수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난민팀에 합류해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습니다.

마소마의 출전 소식을 아프가니스탄 동료들에게도 희망이 됐습니다. 그와 함께 선수 생활을 해온 아프가니스탄사이클링연맹 부국장 자흘라 사르마트는 "마소마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겪은 온갖 고초를 지켜봤기에 지금의 그가 정말 자랑스럽다"며 "난민팀 선수로 출전했지만,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큰 영감을 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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