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4년 8월 2일. 미국 LA올림픽 애너하임 체육관에서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한국의 레슬링 국가대표인 22살 김원기 선수가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2㎏급 결승전에서 스웨덴의 켄트-올레 요한슨을 꺾고 금메달을 딴 것이다. 김원기 선수는 한쪽 눈이 부어 오르는 부상을 입고도 투혼을 발휘해 승리를 거뒀다. LA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이 따낸 금메달 6개 가운데 첫 번째였다. 또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레슬링 양정모의 금메달에 이은 대한민국의 역대 올림픽 두 번째 금메달이었다.

올림픽이 끝난 뒤 김원기 선수는 사업가로 변신해 제2의 인생을 살았다. 왕성한 강연과 봉사활동을 하면서 고향 함평에서 레슬링 후학을 양성하기도 했다. 그러다 2017년 55살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 국내 첫 문화체육예술인 특화묘역에 '1호 안장'
경기 화성시는 고(故) 김원기 선수가 오는 9월 함백산 추모공원에 안장될 예정이라고 오늘(1일) 밝혔다. 김원기 선수는 화장한 뒤 경기 김포 시립납골당에 안치됐지만, 4년 만에 함백산 추모공원으로 안식처를 옮기게 됐다.

지난 6월 30일 문을 연 함백산 추모공원에는 전국 최초로 '문화예술체육인 특화묘역'이 조성돼 있다. 지역 사회와 국가를 위해 공헌한 문화·예술·체육 분야의 인물들을 추모하기 위한 공간으로 함백산 추모공원 부지 내에 66기(1,245㎡ 규모)가 있다.
경기 화성시는 심의를 거쳐 故 김원기 선수와 중요무형문화재 제79호(발탈 기능 보유자)였던 故 이동안 선생을 '1호 안장'하기로 결정했다. 김원기 선수의 유가족인 채송기 씨는 KBS와의 통화에서 "체육인으로서 의미 있는 공간에 모실 수 있어 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비슷한 성격의 묘역으로는 가수 김현식, 작곡가 이영훈, 배우 김자옥 등이 잠들어 있는 분당 메모리얼 파크가 있다. 이곳은 민간 재단에서 운영하는 추모공원으로, 공공에서 체육·예술인들의 전용 묘역을 조성한 건 함백산 추모공원이 처음이다.
이호진 함백산 추모공원 운영팀장은 "국민에게 희망과 감동을 줬던 문화예술체육인들이 영면(永眠)할 수 있는 곳"이라면서 "추모객들이 이들을 기억할 수 있도록 기념물들을 묘역에 함께 설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오늘부터 2020 도쿄올림픽 레슬링 예선 경기가 시작된다. 우리 국가대표팀에선 남자 그레코로만형 72㎏급 간판 류한수 선수와 남자 그레코로만형 130㎏급 김민석 선수가 메달 사냥에 나선다. 37년 전, 한국에 금메달을 안겼던 레슬링 전설 김원기 선수도 하늘에서 이들의 선전을 응원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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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슬링 전설, 경기도 화성 함백산에 잠드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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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1-08-01 07:04:07

1984년 8월 2일. 미국 LA올림픽 애너하임 체육관에서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한국의 레슬링 국가대표인 22살 김원기 선수가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2㎏급 결승전에서 스웨덴의 켄트-올레 요한슨을 꺾고 금메달을 딴 것이다. 김원기 선수는 한쪽 눈이 부어 오르는 부상을 입고도 투혼을 발휘해 승리를 거뒀다. LA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이 따낸 금메달 6개 가운데 첫 번째였다. 또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레슬링 양정모의 금메달에 이은 대한민국의 역대 올림픽 두 번째 금메달이었다.

올림픽이 끝난 뒤 김원기 선수는 사업가로 변신해 제2의 인생을 살았다. 왕성한 강연과 봉사활동을 하면서 고향 함평에서 레슬링 후학을 양성하기도 했다. 그러다 2017년 55살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 국내 첫 문화체육예술인 특화묘역에 '1호 안장'
경기 화성시는 고(故) 김원기 선수가 오는 9월 함백산 추모공원에 안장될 예정이라고 오늘(1일) 밝혔다. 김원기 선수는 화장한 뒤 경기 김포 시립납골당에 안치됐지만, 4년 만에 함백산 추모공원으로 안식처를 옮기게 됐다.

지난 6월 30일 문을 연 함백산 추모공원에는 전국 최초로 '문화예술체육인 특화묘역'이 조성돼 있다. 지역 사회와 국가를 위해 공헌한 문화·예술·체육 분야의 인물들을 추모하기 위한 공간으로 함백산 추모공원 부지 내에 66기(1,245㎡ 규모)가 있다.
경기 화성시는 심의를 거쳐 故 김원기 선수와 중요무형문화재 제79호(발탈 기능 보유자)였던 故 이동안 선생을 '1호 안장'하기로 결정했다. 김원기 선수의 유가족인 채송기 씨는 KBS와의 통화에서 "체육인으로서 의미 있는 공간에 모실 수 있어 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비슷한 성격의 묘역으로는 가수 김현식, 작곡가 이영훈, 배우 김자옥 등이 잠들어 있는 분당 메모리얼 파크가 있다. 이곳은 민간 재단에서 운영하는 추모공원으로, 공공에서 체육·예술인들의 전용 묘역을 조성한 건 함백산 추모공원이 처음이다.
이호진 함백산 추모공원 운영팀장은 "국민에게 희망과 감동을 줬던 문화예술체육인들이 영면(永眠)할 수 있는 곳"이라면서 "추모객들이 이들을 기억할 수 있도록 기념물들을 묘역에 함께 설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오늘부터 2020 도쿄올림픽 레슬링 예선 경기가 시작된다. 우리 국가대표팀에선 남자 그레코로만형 72㎏급 간판 류한수 선수와 남자 그레코로만형 130㎏급 김민석 선수가 메달 사냥에 나선다. 37년 전, 한국에 금메달을 안겼던 레슬링 전설 김원기 선수도 하늘에서 이들의 선전을 응원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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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혁진 기자 analog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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