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링 전설, 경기도 화성 함백산에 잠드는 이유

입력 2021.08.01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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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미국 LA 올림픽에서 레슬링 금메달을 딴 김원기 선수1984년 미국 LA 올림픽에서 레슬링 금메달을 딴 김원기 선수

1984년 8월 2일. 미국 LA올림픽 애너하임 체육관에서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한국의 레슬링 국가대표인 22살 김원기 선수가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2㎏급 결승전에서 스웨덴의 켄트-올레 요한슨을 꺾고 금메달을 딴 것이다. 김원기 선수는 한쪽 눈이 부어 오르는 부상을 입고도 투혼을 발휘해 승리를 거뒀다. LA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이 따낸 금메달 6개 가운데 첫 번째였다. 또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레슬링 양정모의 금메달에 이은 대한민국의 역대 올림픽 두 번째 금메달이었다.

올림픽 이후 제2의 인생을 살았던 김원기 선수올림픽 이후 제2의 인생을 살았던 김원기 선수

올림픽이 끝난 뒤 김원기 선수는 사업가로 변신해 제2의 인생을 살았다. 왕성한 강연과 봉사활동을 하면서 고향 함평에서 레슬링 후학을 양성하기도 했다. 그러다 2017년 55살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 국내 첫 문화체육예술인 특화묘역에 '1호 안장'

경기 화성시는 고(故) 김원기 선수가 오는 9월 함백산 추모공원에 안장될 예정이라고 오늘(1일) 밝혔다. 김원기 선수는 화장한 뒤 경기 김포 시립납골당에 안치됐지만, 4년 만에 함백산 추모공원으로 안식처를 옮기게 됐다.

함백산 추모공원에 조성된 문화예술체육인 특화묘역함백산 추모공원에 조성된 문화예술체육인 특화묘역

지난 6월 30일 문을 연 함백산 추모공원에는 전국 최초로 '문화예술체육인 특화묘역'이 조성돼 있다. 지역 사회와 국가를 위해 공헌한 문화·예술·체육 분야의 인물들을 추모하기 위한 공간으로 함백산 추모공원 부지 내에 66기(1,245㎡ 규모)가 있다.

경기 화성시는 심의를 거쳐 故 김원기 선수와 중요무형문화재 제79호(발탈 기능 보유자)였던 故 이동안 선생을 '1호 안장'하기로 결정했다. 김원기 선수의 유가족인 채송기 씨는 KBS와의 통화에서 "체육인으로서 의미 있는 공간에 모실 수 있어 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경기 화성시 매송면 함백산 추모공원 전경경기 화성시 매송면 함백산 추모공원 전경

비슷한 성격의 묘역으로는 가수 김현식, 작곡가 이영훈, 배우 김자옥 등이 잠들어 있는 분당 메모리얼 파크가 있다. 이곳은 민간 재단에서 운영하는 추모공원으로, 공공에서 체육·예술인들의 전용 묘역을 조성한 건 함백산 추모공원이 처음이다.

이호진 함백산 추모공원 운영팀장은 "국민에게 희망과 감동을 줬던 문화예술체육인들이 영면(永眠)할 수 있는 곳"이라면서 "추모객들이 이들을 기억할 수 있도록 기념물들을 묘역에 함께 설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오늘부터 2020 도쿄올림픽 레슬링 예선 경기가 시작된다. 우리 국가대표팀에선 남자 그레코로만형 72㎏급 간판 류한수 선수와 남자 그레코로만형 130㎏급 김민석 선수가 메달 사냥에 나선다. 37년 전, 한국에 금메달을 안겼던 레슬링 전설 김원기 선수도 하늘에서 이들의 선전을 응원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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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슬링 전설, 경기도 화성 함백산에 잠드는 이유
    • 입력 2021-08-01 07:04:07
    취재K
1984년 미국 LA 올림픽에서 레슬링 금메달을 딴 김원기 선수
1984년 8월 2일. 미국 LA올림픽 애너하임 체육관에서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한국의 레슬링 국가대표인 22살 김원기 선수가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2㎏급 결승전에서 스웨덴의 켄트-올레 요한슨을 꺾고 금메달을 딴 것이다. 김원기 선수는 한쪽 눈이 부어 오르는 부상을 입고도 투혼을 발휘해 승리를 거뒀다. LA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이 따낸 금메달 6개 가운데 첫 번째였다. 또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레슬링 양정모의 금메달에 이은 대한민국의 역대 올림픽 두 번째 금메달이었다.

올림픽 이후 제2의 인생을 살았던 김원기 선수
올림픽이 끝난 뒤 김원기 선수는 사업가로 변신해 제2의 인생을 살았다. 왕성한 강연과 봉사활동을 하면서 고향 함평에서 레슬링 후학을 양성하기도 했다. 그러다 2017년 55살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 국내 첫 문화체육예술인 특화묘역에 '1호 안장'

경기 화성시는 고(故) 김원기 선수가 오는 9월 함백산 추모공원에 안장될 예정이라고 오늘(1일) 밝혔다. 김원기 선수는 화장한 뒤 경기 김포 시립납골당에 안치됐지만, 4년 만에 함백산 추모공원으로 안식처를 옮기게 됐다.

함백산 추모공원에 조성된 문화예술체육인 특화묘역
지난 6월 30일 문을 연 함백산 추모공원에는 전국 최초로 '문화예술체육인 특화묘역'이 조성돼 있다. 지역 사회와 국가를 위해 공헌한 문화·예술·체육 분야의 인물들을 추모하기 위한 공간으로 함백산 추모공원 부지 내에 66기(1,245㎡ 규모)가 있다.

경기 화성시는 심의를 거쳐 故 김원기 선수와 중요무형문화재 제79호(발탈 기능 보유자)였던 故 이동안 선생을 '1호 안장'하기로 결정했다. 김원기 선수의 유가족인 채송기 씨는 KBS와의 통화에서 "체육인으로서 의미 있는 공간에 모실 수 있어 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경기 화성시 매송면 함백산 추모공원 전경
비슷한 성격의 묘역으로는 가수 김현식, 작곡가 이영훈, 배우 김자옥 등이 잠들어 있는 분당 메모리얼 파크가 있다. 이곳은 민간 재단에서 운영하는 추모공원으로, 공공에서 체육·예술인들의 전용 묘역을 조성한 건 함백산 추모공원이 처음이다.

이호진 함백산 추모공원 운영팀장은 "국민에게 희망과 감동을 줬던 문화예술체육인들이 영면(永眠)할 수 있는 곳"이라면서 "추모객들이 이들을 기억할 수 있도록 기념물들을 묘역에 함께 설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오늘부터 2020 도쿄올림픽 레슬링 예선 경기가 시작된다. 우리 국가대표팀에선 남자 그레코로만형 72㎏급 간판 류한수 선수와 남자 그레코로만형 130㎏급 김민석 선수가 메달 사냥에 나선다. 37년 전, 한국에 금메달을 안겼던 레슬링 전설 김원기 선수도 하늘에서 이들의 선전을 응원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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