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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끄러 갔는데 마약 소굴…1.5km 쫓아간 ‘철인’ 경찰
입력 2021.08.03 (16:47) 수정 2021.08.04 (07:30) 취재K

지난달 24일 오전, 경남 양산시 삼호동 한 원룸에서 난 작은 화재지난달 24일 오전, 경남 양산시 삼호동 한 원룸에서 난 작은 화재

■ '계란판' 태운 화재 현장에서 시작

지난달 24일 오전 11시쯤, 경남 양산시 삼호동의 한 원룸 3층 베란다에서 담배꽁초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불이 났습니다. 재생지로 만든 계란판의 절반 정도를 태우고 꺼진 작은 화재였습니다.

하지만 베란다 사이로 피어오르는 연기를 본 이웃 주민이 불이 났다고 신고를 하면서 이 작은 화재는 뜻밖의 사건으로 이어집니다.

신고를 접수한 소방관과 경찰관이 현장에 도착해서 불이 완전히 꺼졌는지 확인하고 불이 난 이유를 조사하기 시작했는데, 이 과정에서 경찰은 이 원룸에 살던 태국인 32살 A씨의 신분 확인을 위해 신분증을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A씨는 갑자기 경찰관을 밀치고 맨발로 도망가기 시작했고, 경찰관 2명은 즉시 A씨를 뒤쫓기 시작했습니다.

불은 계란 판 절반 정도를 태우고 꺼졌습니다.불은 계란 판 절반 정도를 태우고 꺼졌습니다.

■ 맨발로 도망간 태국인…1.5㎞ 추격전

이때 원룸 건물 밖에는 또 다른 경찰, 경남 양산경찰서 서창파출소 소속 55살 이석주 팀장이 도착해 있었습니다. 화재 원인 조사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서였는데, 뜻밖의 추격전을 목격하게 된 것입니다.

화재 관련 출동이었기에, 이 팀장은 처음엔 A씨가 방화범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즉시 추격에 동참했습니다.

■ 추격한 경찰관이 '마라톤 100회 완주·철인 3종 9회 완주' 철인 경찰관

추격이 수월하지는 않았습니다. A 씨는 워낙 체격이 좋고 힘이 셌습니다. 저항도 매우 강했습니다. 윗옷을 잡았더니 윗옷을 벗어 던져 버리고, 허리 벨트를 잡았더니 뿌리치고 도망갔습니다. 말 그대로 사력을 다한 도주였습니다.

하지만 뒤쫓는 경찰관 역시 평범한 경찰이 아니었습니다. 이석주 팀장은 마라톤을 100여 차례 완주하고 철인 3종을 9차례 완주해 철인으로 불리는 경찰관이었습니다.

이 팀장은 A 씨를 간신히 바닥에 넘어뜨린 뒤 목과 팔을 죄어서 움직이게 못 하게 하는 격투기의 '암바' 자세로 제압하고 동료 경찰관들을 기다렸습니다. 1.5km에 걸친 추격전은 그렇게 끝났습니다.

양산경찰서 서창파출소 이석주 팀장의 철인3종 경기 모습양산경찰서 서창파출소 이석주 팀장의 철인3종 경기 모습

이 팀장은 "평소 운동으로 단련된 몸으로 달리기는 자신이 있었다"라면서 "무조건 잡아야겠다는 생각만 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잡았다 놓쳤다 하면서 잡으니까 옷을 잡으니까 윗옷을 벗고 달아나버리고 또 도망가는 것을 허리 벨트 잡으니까 힘이 얼마나 좋던지 저를 뿌리치고 도망가버리고, 계속 끈질기게 추적해서 끝내 허리 벨트를 잡아서 제가 옆으로 넘어뜨려서 제압해서 잡았습니다."


■ 잡고 보니 '마약 투약 불법체류 태국인'

경찰은 검거 당시 A 씨의 상태가 보통 사람과 달랐다고 설명했습니다. 마약에 취한 상태로 보였다는 것.

검거 뒤 수색을 벌였더니 A 씨 원룸에서는 필로폰을 넣고 다니는 작은 비닐봉투 등 마약 투약의 흔적들이 발견됐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의 원룸은 여러 사람이 함께 모여 필로폰을 투약하는 마약 소굴이었습니다. A 씨가 입을 열었습니다. 함께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붙잡힌 태국인은 모두 6명, 이 가운데 5명은 불법체류자였습니다.

이들은 지난달 22일부터 사흘 동안 A 씨의 원룸에 모여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경찰은 불법체류 신분인 태국인들은 재판을 거쳐 처벌을 받은 뒤 추방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불 끄러 갔는데 마약 소굴…1.5km 쫓아간 ‘철인’ 경찰
    • 입력 2021-08-03 16:47:31
    • 수정2021-08-04 07:30:54
    취재K

지난달 24일 오전, 경남 양산시 삼호동 한 원룸에서 난 작은 화재지난달 24일 오전, 경남 양산시 삼호동 한 원룸에서 난 작은 화재

■ '계란판' 태운 화재 현장에서 시작

지난달 24일 오전 11시쯤, 경남 양산시 삼호동의 한 원룸 3층 베란다에서 담배꽁초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불이 났습니다. 재생지로 만든 계란판의 절반 정도를 태우고 꺼진 작은 화재였습니다.

하지만 베란다 사이로 피어오르는 연기를 본 이웃 주민이 불이 났다고 신고를 하면서 이 작은 화재는 뜻밖의 사건으로 이어집니다.

신고를 접수한 소방관과 경찰관이 현장에 도착해서 불이 완전히 꺼졌는지 확인하고 불이 난 이유를 조사하기 시작했는데, 이 과정에서 경찰은 이 원룸에 살던 태국인 32살 A씨의 신분 확인을 위해 신분증을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A씨는 갑자기 경찰관을 밀치고 맨발로 도망가기 시작했고, 경찰관 2명은 즉시 A씨를 뒤쫓기 시작했습니다.

불은 계란 판 절반 정도를 태우고 꺼졌습니다.불은 계란 판 절반 정도를 태우고 꺼졌습니다.

■ 맨발로 도망간 태국인…1.5㎞ 추격전

이때 원룸 건물 밖에는 또 다른 경찰, 경남 양산경찰서 서창파출소 소속 55살 이석주 팀장이 도착해 있었습니다. 화재 원인 조사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서였는데, 뜻밖의 추격전을 목격하게 된 것입니다.

화재 관련 출동이었기에, 이 팀장은 처음엔 A씨가 방화범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즉시 추격에 동참했습니다.

■ 추격한 경찰관이 '마라톤 100회 완주·철인 3종 9회 완주' 철인 경찰관

추격이 수월하지는 않았습니다. A 씨는 워낙 체격이 좋고 힘이 셌습니다. 저항도 매우 강했습니다. 윗옷을 잡았더니 윗옷을 벗어 던져 버리고, 허리 벨트를 잡았더니 뿌리치고 도망갔습니다. 말 그대로 사력을 다한 도주였습니다.

하지만 뒤쫓는 경찰관 역시 평범한 경찰이 아니었습니다. 이석주 팀장은 마라톤을 100여 차례 완주하고 철인 3종을 9차례 완주해 철인으로 불리는 경찰관이었습니다.

이 팀장은 A 씨를 간신히 바닥에 넘어뜨린 뒤 목과 팔을 죄어서 움직이게 못 하게 하는 격투기의 '암바' 자세로 제압하고 동료 경찰관들을 기다렸습니다. 1.5km에 걸친 추격전은 그렇게 끝났습니다.

양산경찰서 서창파출소 이석주 팀장의 철인3종 경기 모습양산경찰서 서창파출소 이석주 팀장의 철인3종 경기 모습

이 팀장은 "평소 운동으로 단련된 몸으로 달리기는 자신이 있었다"라면서 "무조건 잡아야겠다는 생각만 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잡았다 놓쳤다 하면서 잡으니까 옷을 잡으니까 윗옷을 벗고 달아나버리고 또 도망가는 것을 허리 벨트 잡으니까 힘이 얼마나 좋던지 저를 뿌리치고 도망가버리고, 계속 끈질기게 추적해서 끝내 허리 벨트를 잡아서 제가 옆으로 넘어뜨려서 제압해서 잡았습니다."


■ 잡고 보니 '마약 투약 불법체류 태국인'

경찰은 검거 당시 A 씨의 상태가 보통 사람과 달랐다고 설명했습니다. 마약에 취한 상태로 보였다는 것.

검거 뒤 수색을 벌였더니 A 씨 원룸에서는 필로폰을 넣고 다니는 작은 비닐봉투 등 마약 투약의 흔적들이 발견됐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의 원룸은 여러 사람이 함께 모여 필로폰을 투약하는 마약 소굴이었습니다. A 씨가 입을 열었습니다. 함께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붙잡힌 태국인은 모두 6명, 이 가운데 5명은 불법체류자였습니다.

이들은 지난달 22일부터 사흘 동안 A 씨의 원룸에 모여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경찰은 불법체류 신분인 태국인들은 재판을 거쳐 처벌을 받은 뒤 추방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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