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 주택공급안, 주민 갈등 겹치며 표류

입력 2021.08.04 (09:55) 수정 2021.08.04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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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골프장 부지까지 활용해 아파트를 짓겠다고 발표했던 지난해 8·4 부동산 대책, 이제 1년을 맞았습니다.

모두 13만 가구의 아파트를 수도권에 공급하는 내용이었는데요.

일부 주민들의 반발에다 자치단체와의 조율까지 어려움을 겪으면서 예상보다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현장 상황은 어떤지 김민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년 전, 정부가 4천 가구를 짓겠다고 발표했던 과천청사 앞 부지입니다.

보상 절차가 필요 없어 공급이 빨리 될 것으로 기대됐습니다.

하지만 시장 소환까지 추진될 정도로 반대가 심했고, 지금은 다른 땅을 찾고 있습니다.

[경기도 과천시민/음성변조 : "여기 그걸 하면 안 돼요. 휴일에도 보면 축구도 하고 사람들 여유 공간이 많잖아요. 이것만 한 녹지를 가지고 있는 시가 별로 없어요."]

태릉 CC에 만 가구를 짓겠다는 안도 주변 주민 반발에 부딪혔습니다.

[서울 상계동 주민/음성변조 : "여기가 교통난이 굉장히 심해요. 만약 여기다가 한다면 지하화는 하나 뚫어줘야 하고."]

노원구는 절반 수준인 5천 호만 짓자고 정부에 제안한 상황인데, 일부 물량을 조절하고 줄어든 물량만큼 대체부지에 옮기는 안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용산 캠프킴의 경우 기지 반환에, 서부면허시험장은 이전에 각각 시간이 필요하고 상암동 DMC, 마곡의 미매각 부지는 서울시와 조율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결국 정부 발표 뒤 1년이 지났지만 지구지정 등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 발표된 곳은 없습니다.

8·4 대책의 또 하나의 축인 '공공 재건축'의 경우 상황이 더 안 좋습니다.

목표 5만 가구 중 후보지가 확보된 곳은 3% 수준인 1,500여 가구뿐.

후보지 중 일부는 민간 재건축으로 선회했습니다.

[이창무/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 "도심지역에서 벌어지는 개발이나 토지이용에 대한 선택은 어쩔 수 없이 시민들과의 합의에 의해서 이뤄질 수밖에 없어요. 녹지나 혹은 공지라고 해서 함부로 주택으로 바꿀 수 없다는 게…."]

정부는 규모가 크고 상징성이 있는 태릉과 과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달 안에 두 곳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확정하고 올해 안에 지구 지정 등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KBS 뉴스 김민혁입니다.

촬영기자:강희준/영상편집:박주연/그래픽:이근희 한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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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4 주택공급안, 주민 갈등 겹치며 표류
    • 입력 2021-08-04 09:55:49
    • 수정2021-08-04 09:5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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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골프장 부지까지 활용해 아파트를 짓겠다고 발표했던 지난해 8·4 부동산 대책, 이제 1년을 맞았습니다.

모두 13만 가구의 아파트를 수도권에 공급하는 내용이었는데요.

일부 주민들의 반발에다 자치단체와의 조율까지 어려움을 겪으면서 예상보다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현장 상황은 어떤지 김민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년 전, 정부가 4천 가구를 짓겠다고 발표했던 과천청사 앞 부지입니다.

보상 절차가 필요 없어 공급이 빨리 될 것으로 기대됐습니다.

하지만 시장 소환까지 추진될 정도로 반대가 심했고, 지금은 다른 땅을 찾고 있습니다.

[경기도 과천시민/음성변조 : "여기 그걸 하면 안 돼요. 휴일에도 보면 축구도 하고 사람들 여유 공간이 많잖아요. 이것만 한 녹지를 가지고 있는 시가 별로 없어요."]

태릉 CC에 만 가구를 짓겠다는 안도 주변 주민 반발에 부딪혔습니다.

[서울 상계동 주민/음성변조 : "여기가 교통난이 굉장히 심해요. 만약 여기다가 한다면 지하화는 하나 뚫어줘야 하고."]

노원구는 절반 수준인 5천 호만 짓자고 정부에 제안한 상황인데, 일부 물량을 조절하고 줄어든 물량만큼 대체부지에 옮기는 안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용산 캠프킴의 경우 기지 반환에, 서부면허시험장은 이전에 각각 시간이 필요하고 상암동 DMC, 마곡의 미매각 부지는 서울시와 조율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결국 정부 발표 뒤 1년이 지났지만 지구지정 등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 발표된 곳은 없습니다.

8·4 대책의 또 하나의 축인 '공공 재건축'의 경우 상황이 더 안 좋습니다.

목표 5만 가구 중 후보지가 확보된 곳은 3% 수준인 1,500여 가구뿐.

후보지 중 일부는 민간 재건축으로 선회했습니다.

[이창무/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 "도심지역에서 벌어지는 개발이나 토지이용에 대한 선택은 어쩔 수 없이 시민들과의 합의에 의해서 이뤄질 수밖에 없어요. 녹지나 혹은 공지라고 해서 함부로 주택으로 바꿀 수 없다는 게…."]

정부는 규모가 크고 상징성이 있는 태릉과 과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달 안에 두 곳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확정하고 올해 안에 지구 지정 등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KBS 뉴스 김민혁입니다.

촬영기자:강희준/영상편집:박주연/그래픽:이근희 한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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