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지 않은 산 사나이 김홍빈, 히말라야에 영원히 잠들다

입력 2021.08.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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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홍빈(1964~2021)故 김홍빈(1964~2021)

장애 산악인 최초로 7대륙 최고봉과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한 김홍빈 대장의 장례가 대한민국 산악인장으로 치러집니다.

분향소는 어제(4일) 광주광역시 염주체육관에 마련돼 오는 8일까지 조문을 받습니다. 영결식은 장례 마지막 날인 8일 오전 10시에 거행될 예정입니다.

김 대장에게는 체육훈장 '청룡장'이 추서됐습니다. 청룡장은 체육 발전에 공을 세워 국민 체육의 위상을 높이고 국가 발전에 공적이 뚜렷한 체육인에게 수여하는 최고 등급 체육훈장입니다. 그는 열 손가락이 없는 장애인 최초로 7대륙 최고봉과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한 공로를 인정받았습니다.

■ 브로드피크 등정…히말라야 14좌 완등 후 실종

김홍빈 대장은 지난달 18일 오후 4시 58분(현지시간) , 우리 시간으로는 오후 8시 58분쯤 히말라야 브로드피크(8,047m) 정상에 올라 장애인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14좌 등정에 성공했습니다.

김 대장은 브로드피크 정상에 오른 뒤 "코로나로 지친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장애인 김홍빈도 할 수 있으니 모두들 힘내십시오”라는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고 대한산악연맹이 밝혔습니다.

14좌 완등을 위한 김 대장의 여정은 2006년 가셔브룸Ⅱ에서 시작됐습니다. 이후 15년 만인 2021년, 마지막으로 세계에서 12번째로 높은 브로드피크에 오르며 여정을 마무리했지만, 그는 결국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그는 하산하던 중 해발 7,900m 지점에서 크레바스를 지나다 조난당했습니다. 지난달 19일 오전 5시 55분(현지시간)쯤 위성 전화로 구조를 요청했고 러시아 구조대가 김 대장을 발견했지만 구조엔 실패했습니다.

이수 수색이 이어졌지만 끝내 생환 소식을 전하지 못했고, 수색 8일 만인 7월 26일 가족들의 요청으로 수색이 중단됐습니다.

김홍빈 대장이 2019년 가셔브룸Ⅰ등반 당시 이탈리아 산악인 마르코와 함께한 모습. 마르코 역시 2008년 K2를 오르다 조난당해 발가락을 잃었다.김홍빈 대장이 2019년 가셔브룸Ⅰ등반 당시 이탈리아 산악인 마르코와 함께한 모습. 마르코 역시 2008년 K2를 오르다 조난당해 발가락을 잃었다.

■ 김홍빈 대장, 자신을 품어주던 산에 잠들다

김홍빈 대장은 1991년 북미 최고봉 매킨리(6,194m)를 홀로 오르다 조난돼 동상을 입었고 7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열 손가락 모두를 잃었습니다. 장애를 입은 뒤 스키로 전향해 장애인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2002 솔트레이크 동계 패럴림픽에 출전하기도 했지만, 다시 산으로 돌아왔습니다.

손가락이 하나도 없기에 산에 오를 때마다 특수 장비를 사용해야 하는 등 비장애인보다 훨씬 힘든 여정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그는 도전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김홍빈 대장에게 산은 무엇이었을까요?

그는 2019년 가셔브룸Ⅰ정상에 오른 뒤 산이 자신의 친구이자 선생님, 동료, 자신을 받아주며 자신의 모든 것을 맡기는 존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는 그러한 산의 품에 안겨 영원히 잠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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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아오지 않은 산 사나이 김홍빈, 히말라야에 영원히 잠들다
    • 입력 2021-08-05 07:00:56
    취재K
故 김홍빈(1964~2021)
장애 산악인 최초로 7대륙 최고봉과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한 김홍빈 대장의 장례가 대한민국 산악인장으로 치러집니다.

분향소는 어제(4일) 광주광역시 염주체육관에 마련돼 오는 8일까지 조문을 받습니다. 영결식은 장례 마지막 날인 8일 오전 10시에 거행될 예정입니다.

김 대장에게는 체육훈장 '청룡장'이 추서됐습니다. 청룡장은 체육 발전에 공을 세워 국민 체육의 위상을 높이고 국가 발전에 공적이 뚜렷한 체육인에게 수여하는 최고 등급 체육훈장입니다. 그는 열 손가락이 없는 장애인 최초로 7대륙 최고봉과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한 공로를 인정받았습니다.

■ 브로드피크 등정…히말라야 14좌 완등 후 실종

김홍빈 대장은 지난달 18일 오후 4시 58분(현지시간) , 우리 시간으로는 오후 8시 58분쯤 히말라야 브로드피크(8,047m) 정상에 올라 장애인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14좌 등정에 성공했습니다.

김 대장은 브로드피크 정상에 오른 뒤 "코로나로 지친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장애인 김홍빈도 할 수 있으니 모두들 힘내십시오”라는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고 대한산악연맹이 밝혔습니다.

14좌 완등을 위한 김 대장의 여정은 2006년 가셔브룸Ⅱ에서 시작됐습니다. 이후 15년 만인 2021년, 마지막으로 세계에서 12번째로 높은 브로드피크에 오르며 여정을 마무리했지만, 그는 결국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그는 하산하던 중 해발 7,900m 지점에서 크레바스를 지나다 조난당했습니다. 지난달 19일 오전 5시 55분(현지시간)쯤 위성 전화로 구조를 요청했고 러시아 구조대가 김 대장을 발견했지만 구조엔 실패했습니다.

이수 수색이 이어졌지만 끝내 생환 소식을 전하지 못했고, 수색 8일 만인 7월 26일 가족들의 요청으로 수색이 중단됐습니다.

김홍빈 대장이 2019년 가셔브룸Ⅰ등반 당시 이탈리아 산악인 마르코와 함께한 모습. 마르코 역시 2008년 K2를 오르다 조난당해 발가락을 잃었다.
■ 김홍빈 대장, 자신을 품어주던 산에 잠들다

김홍빈 대장은 1991년 북미 최고봉 매킨리(6,194m)를 홀로 오르다 조난돼 동상을 입었고 7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열 손가락 모두를 잃었습니다. 장애를 입은 뒤 스키로 전향해 장애인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2002 솔트레이크 동계 패럴림픽에 출전하기도 했지만, 다시 산으로 돌아왔습니다.

손가락이 하나도 없기에 산에 오를 때마다 특수 장비를 사용해야 하는 등 비장애인보다 훨씬 힘든 여정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그는 도전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김홍빈 대장에게 산은 무엇이었을까요?

그는 2019년 가셔브룸Ⅰ정상에 오른 뒤 산이 자신의 친구이자 선생님, 동료, 자신을 받아주며 자신의 모든 것을 맡기는 존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는 그러한 산의 품에 안겨 영원히 잠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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