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주에서 70대 택시기사가 ‘묻지마 폭행’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지난 8일 저녁 7시쯤, 택시 기사 A 씨는 제주시 연동에서 승객을 태운 뒤 제주시 도두동 민속오일장 방면으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목적지에 도착했는데도, 승객은 내리지 않았습니다.
A 씨는 “10분 넘게 승객과 대화하며 왔는데, 내리라는 한 마디에 돌변했다”며, “갑자기 ‘내가 왜 내려야 하느냐’며 화를 냈다”고 말했습니다.
A 씨는 영업 방해를 하면 안 된다고 설명한 뒤, 승객에게 인근 지구대에 가겠다고 안내했지만, 알겠다던 승객은 가는 도중 갑자기 차를 세우라거나, “너는 나한테 몇 대 맞으면 죽을래?”라며 욕설을 퍼부었다고 A씨는 전했습니다.
그리고 몇 분 안 돼, 사달이 났습니다. 승객이 운전석에 달려들어 이유 없이 A 씨를 폭행한 겁니다.
A 씨는 “승객이 갑자기 휴대전화가 안 보인다며, 114에 전화를 걸어 달라더라”라며 “운전 중이라 어렵다고 하니, 갑자기 앞으로 달려들어 때리기 시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A 씨는 입술이 찢어지고, 신체 일부를 다쳐 병원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큰 건, 바로 정신적 충격입니다.
50년 가까이 택시를 운행한 A 씨는 이 사건으로 택시 운전을 그만둘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A 씨는 “당분간만 하다가, 그만둘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다”며 “이 일을 하다가 내 목숨까지 잃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정신적 고통을 토로했습니다.
A 씨를 폭행한 승객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이 승객은 아무 일 없다는 듯 택시에서 내린 뒤, 바로 옆 과수원에 숨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A 씨 신고로 곧장 출동한 경찰에 의해 붙잡혔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는 60대 남성으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술에 취해 있었는데, 아직 정확한 범행 동기는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피의자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운전 중인 택시나 버스 기사 등을 폭행해 같은 혐의로 입건되는 경우는 매년 50건 이상. 운전 중인 택시기사를 폭행하면 자칫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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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대 택시기사 ‘묻지마 폭행’…과수원에 숨어 있다 붙잡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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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1-08-11 06:00:20
최근 제주에서 70대 택시기사가 ‘묻지마 폭행’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지난 8일 저녁 7시쯤, 택시 기사 A 씨는 제주시 연동에서 승객을 태운 뒤 제주시 도두동 민속오일장 방면으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목적지에 도착했는데도, 승객은 내리지 않았습니다.
A 씨는 “10분 넘게 승객과 대화하며 왔는데, 내리라는 한 마디에 돌변했다”며, “갑자기 ‘내가 왜 내려야 하느냐’며 화를 냈다”고 말했습니다.
A 씨는 영업 방해를 하면 안 된다고 설명한 뒤, 승객에게 인근 지구대에 가겠다고 안내했지만, 알겠다던 승객은 가는 도중 갑자기 차를 세우라거나, “너는 나한테 몇 대 맞으면 죽을래?”라며 욕설을 퍼부었다고 A씨는 전했습니다.
그리고 몇 분 안 돼, 사달이 났습니다. 승객이 운전석에 달려들어 이유 없이 A 씨를 폭행한 겁니다.
A 씨는 “승객이 갑자기 휴대전화가 안 보인다며, 114에 전화를 걸어 달라더라”라며 “운전 중이라 어렵다고 하니, 갑자기 앞으로 달려들어 때리기 시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A 씨는 입술이 찢어지고, 신체 일부를 다쳐 병원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큰 건, 바로 정신적 충격입니다.
50년 가까이 택시를 운행한 A 씨는 이 사건으로 택시 운전을 그만둘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A 씨는 “당분간만 하다가, 그만둘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다”며 “이 일을 하다가 내 목숨까지 잃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정신적 고통을 토로했습니다.
A 씨를 폭행한 승객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이 승객은 아무 일 없다는 듯 택시에서 내린 뒤, 바로 옆 과수원에 숨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A 씨 신고로 곧장 출동한 경찰에 의해 붙잡혔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는 60대 남성으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술에 취해 있었는데, 아직 정확한 범행 동기는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피의자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운전 중인 택시나 버스 기사 등을 폭행해 같은 혐의로 입건되는 경우는 매년 50건 이상. 운전 중인 택시기사를 폭행하면 자칫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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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영 기자 tangeri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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