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싼가 했더니…‘가짜 샤넬’ 등 12억 원 어치 적발

의류 도매업을 하는 A 씨는 코로나19로 외출이 줄면서 옷이 잘 팔리지 않자 '위험한 장사'에 눈을 돌렸다. 2019년 중반 무렵부터 시작했던 이른바 '짝퉁 도매' 규모를 키운 것이다.

A 씨 일당은 중국에 있는 가짜 의류 제작·공급 업자에게 물건을 공급받았다. 중국 업자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A 씨 일당에 가짜 의류와 액세서리 사진과 가격을 보내면, 이를 확인한 뒤 주문하는 방식이었다.

세관의 눈을 속이기 위해 모조제품, 이른바 짝퉁을 조금씩 나눠 여러 번 국내로 들여왔다. 그 횟수가 1,500여 차례나 된다. A 씨 일당이 직접 쓰는 물건인 것처럼 속이거나, 여러 사람의 휴대전화 번호와 주소 등을 이용해 세관 검사를 피했다.

A 씨 일당은 이렇게 들여온 물건을 소매상들에게 보세 의류와 함께 넘겼다. 거래에는 도매상과 소매상이 활용하는 폐쇄형 모바일 플랫폼이 활용됐다. 이들의 범행은 2019년 중반부터 최근까지 이뤄졌고, A 씨 업체 외에도 또 다른 업체 한 곳도 함께 적발됐다.

세관은 2개 업체의 5명을 상표법 및 관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이번에 적발된 옷들은 샤넬, 셀린느, 나이키 등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아는 유명 브랜드의 짝퉁이었다. 세관이 압수한 것만 2,000여 점, 시가로는 12억 원어치다.

소매상으로 넘어간 짝퉁 옷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시가보다 최대 75% 싼값에 팔린 것으로 세관은 파악하고 있다. 정품은 12만 원인 나이키 바람막이 점퍼를 3만 원에 파는 식이었다. 다행히 시중에 많이 팔려나가진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세관 관계자는 "적발된 짝퉁 의류들은 원단 품질과 상표 상태가 불량하다"면서도 "명품을 많이 접해본 사람이 아니라면 정품과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세관은 유명 상표 제품을 공식 온라인 쇼핑몰이나 공식 매장이 아닌 곳에서 구매할 때 지나치게 저렴한 제품은 위조품일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