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첫 여성 ‘톱콘’ 탄생…철도 기관사 유리천장 깼다
입력 2021.08.11 (18:11)
수정 2021.08.11 (20:4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 방송시간 : 8월11일(수) 17:50~18:25 KBS2
■ 출연자 : 배윤경 인천교통공사 기관사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10811&1
[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코너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공중을 누비는 최고의 전투 조종사, 우리는 그들을 톱건이라고 부릅니다. 하늘에 톱건이 있다면 땅속에는 톱콘이 있습니다. 지상과 지하를 누비는 최고의 철도 기관사에게 주어지는 영예의 호칭인데요. 높은 진입 장벽을 뚫고 여성 최초로 톱콘에 오른 분 초대했습니다. 인천교통공사 배윤경 기관사 만나보겠습니다. 반갑습니다.
[답변]
안녕하세요.
[앵커]
여성 최초의 톱콘이라고 소개했는데 타이틀이 하나 더 있으시네요. 최연소 톱콘. 톱콘이라는 게 어떤 거예요? 자랑 한번 들어볼까요?
[답변]
우리나라에는 여러 철도기관이 있는데요. 각 철도기관은 매년 최우수 기관사를 선발하고 있어요. 인천교통공사에서는 최우수 기관사를 톱 마스터 컨트롤러의 줄임말인 톱콘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앵커]
철도 기관사 중에서 최고의 기관사, 이렇게 보면 되겠네요?
[답변]
네.
[앵커]
항상 지하철 자주 타고 다니지만 기관사석을 들여다본 적은 없는 것 같은데. 오늘 내부 구경 잠깐 하고 갈까요?
[답변]
전조등 온. 객실등 온. 공관화상설비 온. 냉방 온.
[앵커]
저렇게 혼잣말하시는 거예요?
[답변]
어떤 기기를 취급했는지 지적, 확인하면서 제가 확인하는 상황입니다.
[앵커]
저렇게 다 설비 점검 끝나면 이제 출발하는 거죠?
[답변]
네. 기기가 이상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 출발할 수 있습니다.
[앵커]
보통 기관사들이 안내방송 하는 거. 그것도 다 저기서 하는 거예요?
[답변]
네, 맞습니다.
[앵커]
오늘 한번 직접 들려봐 주실 수 있나요?
[답변]
네. 승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이 열차의 기관사 배윤경입니다. 힘든 일과 걱정거리는 열차에 모두 두고 내리시고 가시는 목적지, 인생의 목적지까지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걱정거리만 두고 가라고 하는데 그래도 물건 놓고 가시는 분들 많으시죠?
[답변]
엄청 많으십니다. 지갑도 두고 가시고 핸드폰도 두고 가시고 장 보신 것도 두고 가시는 경우도 있고요. 부피가 큰 가방이나 자전거도 두고 가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앵커]
어떻게 보면 20대 청춘에 최고의 영예를 얻게 된 건데, 철도기관사로서. 톱콘이라는 거는 어떤 관문을 거쳐서 선발이 되는 거예요?
[답변]
우선 무사고 실적을 바탕으로 평소 운행실적을 통해 상위 10% 기관사를 선발하고요. 그다음은 각종 평가와 수동운전 평가 등을 통해서 최우수 기관사를 선발하고 있습니다.
[앵커]
수동운전 평가. 저는 지하철 타면서 가장 신기한 게 우리 승강장에 있는 라인에 딱 정확히 맞춰서 서잖아요. 그거 어렵지 않아요? 이런 것도 선발기준에 포함이 됩니까?
[답변]
네. 최우수 기관사를 선발할 때 그 항목이 평가항목으로 들어가 있고요. 그래서 기준에 맞지 않으면 감점이 되기 때문에 혹시 많이 차이가 나면 탈락할 수도 있습니다.
[앵커]
연습도 많이 하시겠어요.
[답변]
네, 맞습니다.
[앵커]
이렇게 톱콘 되면 보너스 나옵니까? 어떤 혜택이 있어요?
[답변]
따로 보너스가 나오진 않고요. 톱콘이라는 순금배지와 상금이 나옵니다.
[앵커]
배지요? 지금 갖고 오신 거 같은데 한번 볼까요?
[답변]
네. 오늘 준비했습니다.
[앵커]
순금이에요?
[답변]
네, 순금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아마 여성 기관사 최초의 톱콘이니까 물론 영광스럽기도 하겠지만 부담도 많이 되실 거 같아요. 지금 주변에 여성 기관사분들이 한 몇 분 정도 계시죠?
[답변]
저희가 사업소에 186명이 근무하고 있는데요. 그중 여성 기관사가 15명이 있습니다.
[앵커]
여성 기관사로서의 삶, 어떤 게 가장 힘든가요?
[답변]
힘든 점이라기보다 제가 입사를 했을 때는 여성 기관사 수가 적다 보니까 회사에서 기관사가 자야 하는 침실 이런 부분이 부족했던 점이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입사할 때 많은 여성 기관사가 입사하면서 회사에서도 이런 불편함을 해소해 주시려고 노력을 많이 해 주셔서 지금은 남성 기관사, 여성 기관사 구분 없이 편하게 근무하고 있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기관사라는 직업이 1분, 1초를 다투는 직업이잖아요. 1분 빨리 가도 안 되고 늦어도 안 되고. 약간 직업병 같은 것도 있을 거 같아요. 어떠세요?
[답변]
직업병도 그래서 보통 시간과 관련된 직업병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보통 어떤 계획을 세울 때 5분, 10분 단위로 생각을 하시는데 저 같은 경우에는 정확히 7분 이렇게, 13분 이렇게 생각하는 게 있는 것 같고요. 또 자동차를 타고 갈 때 예상 도착 시간이 늦어지면 다른 사람들보다 더 초조해하고 불안해하는 게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특히 새벽 첫차 운행할 때 지각하면 큰일 나잖아요. 예를 들면 알람 같은 거 못 들을까 봐 긴장하고 그러지 않나요?
[답변]
첫차는 야간근무자가 숙소에서 잠을 자고 새벽에 일어나서 운행하는데요. 그럴 때는 알람을 여러 개 많이 맞추고 그리고 다른 기관사들이 함께 있기 때문에 혹시 못 일어나면 깨워주기도 하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앵커]
한번 운전대 잡으면 한 몇 시간 정도 운행합니까?
[답변]
보통 2~3시간 정도 운행합니다.
[앵커]
2~3시간이면 짧지 않은 시간인데 그 사이에 혹시 화장실을 급히 가야 한다든지 급한 용무가 생길 경우, 이럴 경우에는 어떻게 대처를 하세요?
[답변]
열차 내에서는 그런 상황에 대비해서 간이 화장실을 만들어놨는데요. 기관사분들은 거의 그걸 사용하지 않으려고 꿋꿋이 참는 보통 그런 상황입니다.
[앵커]
식단조절 이런 것들도 좀 하셔야 될 것 같고.
[답변]
일부러 먹는 것도 조절하고 물도 많이 안 마시고 그렇게 조절하고 있습니다.
[앵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굉장히 많은 고충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들어보니까요. 아무래도 지금 철도기관사로 성장한 모습을 보시면서 시청자분들 중에 나도 철도기관사 해보고 싶다 하는 분들을 위해 제가 대신 질문을 드려요. 어떤 자격 요건이 필요한가요?
[답변]
거의 대부분 철도기관에서는 기관사를 채용할 때 제2종 전기차량 운전면허를 소지한 사람을 자격 요건으로 두고 있고요. 또 철도 신체검사와 철도 적성검사를 합격해야 기관사로 근무할 수 있습니다.
[앵커]
배윤경 기관사님은 철도학과를 나왔다고 들었는데 관련 학과를. 비전공자들도 할 수 있는 거죠?
[답변]
네. 입사하는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비전공자이신 분들도 많고 또, 다른 업무를 하시다가 새롭게 기관사로 들어오신 분들도 있습니다.
[앵커]
조금 전에 우리 기관석 봤지만, 기관석 보면 승객들 CCTV로 다 타고 내리는 거 보이잖아요. 이런 것 좀 하지 마세요 하고 당부하고 싶은 거 있으세요?
[답변]
가장 위험한 행동이 무리하게 뛰어서 열차에 승차하시는 거거든요.
[앵커]
이렇게 발 밀어 넣고 하는 그런 거?
[답변]
네. 손도 넣으시고 발도 넣으시고 비 오는 날에는 우산도 넣으시는데 열차 출입문이 닫히는 힘이 굉장히 세기 때문에 다치실 수가 있어서 안전하게 다음 열차를 타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배차 간격까지 여유가 있을 때 혹시 기다려주는 경우도 있나요, 승객들?
[답변]
위험한 상황에서는 출입문을 열고 승객분이 승차하실 수 있도록 출입문을 열어드리고 있습니다.
[앵커]
승객들 민원도 많이 받으시죠? 어떤 민원이 가장 많아요?
[답변]
지금 날씨도 덥다 보니까 객실이 덥다는 민원이 가장 많은 것 같습니다.
[앵커]
또 동시에 춥다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답변]
춥다는 민원도 함께 들어오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의 승객께서 덥다는 민원이 많기 때문에 대부분의 승객께 맞춰드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앵커]
가장 당황스러웠던 순간은 언제였을까요?
[답변]
제가 열차 운행을 하다가 비상 인터폰이 울렸는데 여성 기관사가 운행을 한다며 화가 나셔서 욕설을 하셨던 분이 있으세요. 지금은 웃으면서 말씀드리지만 그 당시에는 운행 중이었기 때문에 엄청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앵커]
물론 그렇기도 하지만 기관사 일을 하면서 나 이 직업을 택하기 참 잘했어, 하는 그런 보람된 순간들도 많을 것 같거든요. 기억에 남는 그런 일들 있으신가요?
[답변]
제가 기관사로 일하면서 제가 기관사로 일할 수 있는 이유가 이 열차를 이용해 주시는 승객분들이 계시기 때문이라고 항상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제가 승객 여러분께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 때 보람을 느끼는 것 같고요. 그리고 특히 새벽 첫차를 운행할 때 굉장히 많은 승객분들께서 승차를 하세요. 그럴 때 이른 아침부터 하루를 시작하시는 분들께 제가 도움을 드릴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할 때 많은 보람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앵커]
오늘 기관사님 설명을 들어보니까 아무 생각 없이 탔던 지하철을 앞으로 좀 더 감사한 마음으로 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오늘 호모 이코노미쿠스 인천교통공사 배윤경 기관사와 함께했습니다.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 방송시간 : 8월11일(수) 17:50~18:25 KBS2
■ 출연자 : 배윤경 인천교통공사 기관사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10811&1
[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코너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공중을 누비는 최고의 전투 조종사, 우리는 그들을 톱건이라고 부릅니다. 하늘에 톱건이 있다면 땅속에는 톱콘이 있습니다. 지상과 지하를 누비는 최고의 철도 기관사에게 주어지는 영예의 호칭인데요. 높은 진입 장벽을 뚫고 여성 최초로 톱콘에 오른 분 초대했습니다. 인천교통공사 배윤경 기관사 만나보겠습니다. 반갑습니다.
[답변]
안녕하세요.
[앵커]
여성 최초의 톱콘이라고 소개했는데 타이틀이 하나 더 있으시네요. 최연소 톱콘. 톱콘이라는 게 어떤 거예요? 자랑 한번 들어볼까요?
[답변]
우리나라에는 여러 철도기관이 있는데요. 각 철도기관은 매년 최우수 기관사를 선발하고 있어요. 인천교통공사에서는 최우수 기관사를 톱 마스터 컨트롤러의 줄임말인 톱콘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앵커]
철도 기관사 중에서 최고의 기관사, 이렇게 보면 되겠네요?
[답변]
네.
[앵커]
항상 지하철 자주 타고 다니지만 기관사석을 들여다본 적은 없는 것 같은데. 오늘 내부 구경 잠깐 하고 갈까요?
[답변]
전조등 온. 객실등 온. 공관화상설비 온. 냉방 온.
[앵커]
저렇게 혼잣말하시는 거예요?
[답변]
어떤 기기를 취급했는지 지적, 확인하면서 제가 확인하는 상황입니다.
[앵커]
저렇게 다 설비 점검 끝나면 이제 출발하는 거죠?
[답변]
네. 기기가 이상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 출발할 수 있습니다.
[앵커]
보통 기관사들이 안내방송 하는 거. 그것도 다 저기서 하는 거예요?
[답변]
네, 맞습니다.
[앵커]
오늘 한번 직접 들려봐 주실 수 있나요?
[답변]
네. 승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이 열차의 기관사 배윤경입니다. 힘든 일과 걱정거리는 열차에 모두 두고 내리시고 가시는 목적지, 인생의 목적지까지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걱정거리만 두고 가라고 하는데 그래도 물건 놓고 가시는 분들 많으시죠?
[답변]
엄청 많으십니다. 지갑도 두고 가시고 핸드폰도 두고 가시고 장 보신 것도 두고 가시는 경우도 있고요. 부피가 큰 가방이나 자전거도 두고 가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앵커]
어떻게 보면 20대 청춘에 최고의 영예를 얻게 된 건데, 철도기관사로서. 톱콘이라는 거는 어떤 관문을 거쳐서 선발이 되는 거예요?
[답변]
우선 무사고 실적을 바탕으로 평소 운행실적을 통해 상위 10% 기관사를 선발하고요. 그다음은 각종 평가와 수동운전 평가 등을 통해서 최우수 기관사를 선발하고 있습니다.
[앵커]
수동운전 평가. 저는 지하철 타면서 가장 신기한 게 우리 승강장에 있는 라인에 딱 정확히 맞춰서 서잖아요. 그거 어렵지 않아요? 이런 것도 선발기준에 포함이 됩니까?
[답변]
네. 최우수 기관사를 선발할 때 그 항목이 평가항목으로 들어가 있고요. 그래서 기준에 맞지 않으면 감점이 되기 때문에 혹시 많이 차이가 나면 탈락할 수도 있습니다.
[앵커]
연습도 많이 하시겠어요.
[답변]
네, 맞습니다.
[앵커]
이렇게 톱콘 되면 보너스 나옵니까? 어떤 혜택이 있어요?
[답변]
따로 보너스가 나오진 않고요. 톱콘이라는 순금배지와 상금이 나옵니다.
[앵커]
배지요? 지금 갖고 오신 거 같은데 한번 볼까요?
[답변]
네. 오늘 준비했습니다.
[앵커]
순금이에요?
[답변]
네, 순금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아마 여성 기관사 최초의 톱콘이니까 물론 영광스럽기도 하겠지만 부담도 많이 되실 거 같아요. 지금 주변에 여성 기관사분들이 한 몇 분 정도 계시죠?
[답변]
저희가 사업소에 186명이 근무하고 있는데요. 그중 여성 기관사가 15명이 있습니다.
[앵커]
여성 기관사로서의 삶, 어떤 게 가장 힘든가요?
[답변]
힘든 점이라기보다 제가 입사를 했을 때는 여성 기관사 수가 적다 보니까 회사에서 기관사가 자야 하는 침실 이런 부분이 부족했던 점이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입사할 때 많은 여성 기관사가 입사하면서 회사에서도 이런 불편함을 해소해 주시려고 노력을 많이 해 주셔서 지금은 남성 기관사, 여성 기관사 구분 없이 편하게 근무하고 있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기관사라는 직업이 1분, 1초를 다투는 직업이잖아요. 1분 빨리 가도 안 되고 늦어도 안 되고. 약간 직업병 같은 것도 있을 거 같아요. 어떠세요?
[답변]
직업병도 그래서 보통 시간과 관련된 직업병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보통 어떤 계획을 세울 때 5분, 10분 단위로 생각을 하시는데 저 같은 경우에는 정확히 7분 이렇게, 13분 이렇게 생각하는 게 있는 것 같고요. 또 자동차를 타고 갈 때 예상 도착 시간이 늦어지면 다른 사람들보다 더 초조해하고 불안해하는 게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특히 새벽 첫차 운행할 때 지각하면 큰일 나잖아요. 예를 들면 알람 같은 거 못 들을까 봐 긴장하고 그러지 않나요?
[답변]
첫차는 야간근무자가 숙소에서 잠을 자고 새벽에 일어나서 운행하는데요. 그럴 때는 알람을 여러 개 많이 맞추고 그리고 다른 기관사들이 함께 있기 때문에 혹시 못 일어나면 깨워주기도 하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앵커]
한번 운전대 잡으면 한 몇 시간 정도 운행합니까?
[답변]
보통 2~3시간 정도 운행합니다.
[앵커]
2~3시간이면 짧지 않은 시간인데 그 사이에 혹시 화장실을 급히 가야 한다든지 급한 용무가 생길 경우, 이럴 경우에는 어떻게 대처를 하세요?
[답변]
열차 내에서는 그런 상황에 대비해서 간이 화장실을 만들어놨는데요. 기관사분들은 거의 그걸 사용하지 않으려고 꿋꿋이 참는 보통 그런 상황입니다.
[앵커]
식단조절 이런 것들도 좀 하셔야 될 것 같고.
[답변]
일부러 먹는 것도 조절하고 물도 많이 안 마시고 그렇게 조절하고 있습니다.
[앵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굉장히 많은 고충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들어보니까요. 아무래도 지금 철도기관사로 성장한 모습을 보시면서 시청자분들 중에 나도 철도기관사 해보고 싶다 하는 분들을 위해 제가 대신 질문을 드려요. 어떤 자격 요건이 필요한가요?
[답변]
거의 대부분 철도기관에서는 기관사를 채용할 때 제2종 전기차량 운전면허를 소지한 사람을 자격 요건으로 두고 있고요. 또 철도 신체검사와 철도 적성검사를 합격해야 기관사로 근무할 수 있습니다.
[앵커]
배윤경 기관사님은 철도학과를 나왔다고 들었는데 관련 학과를. 비전공자들도 할 수 있는 거죠?
[답변]
네. 입사하는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비전공자이신 분들도 많고 또, 다른 업무를 하시다가 새롭게 기관사로 들어오신 분들도 있습니다.
[앵커]
조금 전에 우리 기관석 봤지만, 기관석 보면 승객들 CCTV로 다 타고 내리는 거 보이잖아요. 이런 것 좀 하지 마세요 하고 당부하고 싶은 거 있으세요?
[답변]
가장 위험한 행동이 무리하게 뛰어서 열차에 승차하시는 거거든요.
[앵커]
이렇게 발 밀어 넣고 하는 그런 거?
[답변]
네. 손도 넣으시고 발도 넣으시고 비 오는 날에는 우산도 넣으시는데 열차 출입문이 닫히는 힘이 굉장히 세기 때문에 다치실 수가 있어서 안전하게 다음 열차를 타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배차 간격까지 여유가 있을 때 혹시 기다려주는 경우도 있나요, 승객들?
[답변]
위험한 상황에서는 출입문을 열고 승객분이 승차하실 수 있도록 출입문을 열어드리고 있습니다.
[앵커]
승객들 민원도 많이 받으시죠? 어떤 민원이 가장 많아요?
[답변]
지금 날씨도 덥다 보니까 객실이 덥다는 민원이 가장 많은 것 같습니다.
[앵커]
또 동시에 춥다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답변]
춥다는 민원도 함께 들어오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의 승객께서 덥다는 민원이 많기 때문에 대부분의 승객께 맞춰드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앵커]
가장 당황스러웠던 순간은 언제였을까요?
[답변]
제가 열차 운행을 하다가 비상 인터폰이 울렸는데 여성 기관사가 운행을 한다며 화가 나셔서 욕설을 하셨던 분이 있으세요. 지금은 웃으면서 말씀드리지만 그 당시에는 운행 중이었기 때문에 엄청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앵커]
물론 그렇기도 하지만 기관사 일을 하면서 나 이 직업을 택하기 참 잘했어, 하는 그런 보람된 순간들도 많을 것 같거든요. 기억에 남는 그런 일들 있으신가요?
[답변]
제가 기관사로 일하면서 제가 기관사로 일할 수 있는 이유가 이 열차를 이용해 주시는 승객분들이 계시기 때문이라고 항상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제가 승객 여러분께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 때 보람을 느끼는 것 같고요. 그리고 특히 새벽 첫차를 운행할 때 굉장히 많은 승객분들께서 승차를 하세요. 그럴 때 이른 아침부터 하루를 시작하시는 분들께 제가 도움을 드릴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할 때 많은 보람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앵커]
오늘 기관사님 설명을 들어보니까 아무 생각 없이 탔던 지하철을 앞으로 좀 더 감사한 마음으로 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오늘 호모 이코노미쿠스 인천교통공사 배윤경 기관사와 함께했습니다.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ET] 첫 여성 ‘톱콘’ 탄생…철도 기관사 유리천장 깼다
-
- 입력 2021-08-11 18:11:49
- 수정2021-08-11 20:41:19

■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 방송시간 : 8월11일(수) 17:50~18:25 KBS2
■ 출연자 : 배윤경 인천교통공사 기관사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10811&1
[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코너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공중을 누비는 최고의 전투 조종사, 우리는 그들을 톱건이라고 부릅니다. 하늘에 톱건이 있다면 땅속에는 톱콘이 있습니다. 지상과 지하를 누비는 최고의 철도 기관사에게 주어지는 영예의 호칭인데요. 높은 진입 장벽을 뚫고 여성 최초로 톱콘에 오른 분 초대했습니다. 인천교통공사 배윤경 기관사 만나보겠습니다. 반갑습니다.
[답변]
안녕하세요.
[앵커]
여성 최초의 톱콘이라고 소개했는데 타이틀이 하나 더 있으시네요. 최연소 톱콘. 톱콘이라는 게 어떤 거예요? 자랑 한번 들어볼까요?
[답변]
우리나라에는 여러 철도기관이 있는데요. 각 철도기관은 매년 최우수 기관사를 선발하고 있어요. 인천교통공사에서는 최우수 기관사를 톱 마스터 컨트롤러의 줄임말인 톱콘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앵커]
철도 기관사 중에서 최고의 기관사, 이렇게 보면 되겠네요?
[답변]
네.
[앵커]
항상 지하철 자주 타고 다니지만 기관사석을 들여다본 적은 없는 것 같은데. 오늘 내부 구경 잠깐 하고 갈까요?
[답변]
전조등 온. 객실등 온. 공관화상설비 온. 냉방 온.
[앵커]
저렇게 혼잣말하시는 거예요?
[답변]
어떤 기기를 취급했는지 지적, 확인하면서 제가 확인하는 상황입니다.
[앵커]
저렇게 다 설비 점검 끝나면 이제 출발하는 거죠?
[답변]
네. 기기가 이상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 출발할 수 있습니다.
[앵커]
보통 기관사들이 안내방송 하는 거. 그것도 다 저기서 하는 거예요?
[답변]
네, 맞습니다.
[앵커]
오늘 한번 직접 들려봐 주실 수 있나요?
[답변]
네. 승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이 열차의 기관사 배윤경입니다. 힘든 일과 걱정거리는 열차에 모두 두고 내리시고 가시는 목적지, 인생의 목적지까지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걱정거리만 두고 가라고 하는데 그래도 물건 놓고 가시는 분들 많으시죠?
[답변]
엄청 많으십니다. 지갑도 두고 가시고 핸드폰도 두고 가시고 장 보신 것도 두고 가시는 경우도 있고요. 부피가 큰 가방이나 자전거도 두고 가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앵커]
어떻게 보면 20대 청춘에 최고의 영예를 얻게 된 건데, 철도기관사로서. 톱콘이라는 거는 어떤 관문을 거쳐서 선발이 되는 거예요?
[답변]
우선 무사고 실적을 바탕으로 평소 운행실적을 통해 상위 10% 기관사를 선발하고요. 그다음은 각종 평가와 수동운전 평가 등을 통해서 최우수 기관사를 선발하고 있습니다.
[앵커]
수동운전 평가. 저는 지하철 타면서 가장 신기한 게 우리 승강장에 있는 라인에 딱 정확히 맞춰서 서잖아요. 그거 어렵지 않아요? 이런 것도 선발기준에 포함이 됩니까?
[답변]
네. 최우수 기관사를 선발할 때 그 항목이 평가항목으로 들어가 있고요. 그래서 기준에 맞지 않으면 감점이 되기 때문에 혹시 많이 차이가 나면 탈락할 수도 있습니다.
[앵커]
연습도 많이 하시겠어요.
[답변]
네, 맞습니다.
[앵커]
이렇게 톱콘 되면 보너스 나옵니까? 어떤 혜택이 있어요?
[답변]
따로 보너스가 나오진 않고요. 톱콘이라는 순금배지와 상금이 나옵니다.
[앵커]
배지요? 지금 갖고 오신 거 같은데 한번 볼까요?
[답변]
네. 오늘 준비했습니다.
[앵커]
순금이에요?
[답변]
네, 순금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아마 여성 기관사 최초의 톱콘이니까 물론 영광스럽기도 하겠지만 부담도 많이 되실 거 같아요. 지금 주변에 여성 기관사분들이 한 몇 분 정도 계시죠?
[답변]
저희가 사업소에 186명이 근무하고 있는데요. 그중 여성 기관사가 15명이 있습니다.
[앵커]
여성 기관사로서의 삶, 어떤 게 가장 힘든가요?
[답변]
힘든 점이라기보다 제가 입사를 했을 때는 여성 기관사 수가 적다 보니까 회사에서 기관사가 자야 하는 침실 이런 부분이 부족했던 점이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입사할 때 많은 여성 기관사가 입사하면서 회사에서도 이런 불편함을 해소해 주시려고 노력을 많이 해 주셔서 지금은 남성 기관사, 여성 기관사 구분 없이 편하게 근무하고 있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기관사라는 직업이 1분, 1초를 다투는 직업이잖아요. 1분 빨리 가도 안 되고 늦어도 안 되고. 약간 직업병 같은 것도 있을 거 같아요. 어떠세요?
[답변]
직업병도 그래서 보통 시간과 관련된 직업병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보통 어떤 계획을 세울 때 5분, 10분 단위로 생각을 하시는데 저 같은 경우에는 정확히 7분 이렇게, 13분 이렇게 생각하는 게 있는 것 같고요. 또 자동차를 타고 갈 때 예상 도착 시간이 늦어지면 다른 사람들보다 더 초조해하고 불안해하는 게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특히 새벽 첫차 운행할 때 지각하면 큰일 나잖아요. 예를 들면 알람 같은 거 못 들을까 봐 긴장하고 그러지 않나요?
[답변]
첫차는 야간근무자가 숙소에서 잠을 자고 새벽에 일어나서 운행하는데요. 그럴 때는 알람을 여러 개 많이 맞추고 그리고 다른 기관사들이 함께 있기 때문에 혹시 못 일어나면 깨워주기도 하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앵커]
한번 운전대 잡으면 한 몇 시간 정도 운행합니까?
[답변]
보통 2~3시간 정도 운행합니다.
[앵커]
2~3시간이면 짧지 않은 시간인데 그 사이에 혹시 화장실을 급히 가야 한다든지 급한 용무가 생길 경우, 이럴 경우에는 어떻게 대처를 하세요?
[답변]
열차 내에서는 그런 상황에 대비해서 간이 화장실을 만들어놨는데요. 기관사분들은 거의 그걸 사용하지 않으려고 꿋꿋이 참는 보통 그런 상황입니다.
[앵커]
식단조절 이런 것들도 좀 하셔야 될 것 같고.
[답변]
일부러 먹는 것도 조절하고 물도 많이 안 마시고 그렇게 조절하고 있습니다.
[앵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굉장히 많은 고충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들어보니까요. 아무래도 지금 철도기관사로 성장한 모습을 보시면서 시청자분들 중에 나도 철도기관사 해보고 싶다 하는 분들을 위해 제가 대신 질문을 드려요. 어떤 자격 요건이 필요한가요?
[답변]
거의 대부분 철도기관에서는 기관사를 채용할 때 제2종 전기차량 운전면허를 소지한 사람을 자격 요건으로 두고 있고요. 또 철도 신체검사와 철도 적성검사를 합격해야 기관사로 근무할 수 있습니다.
[앵커]
배윤경 기관사님은 철도학과를 나왔다고 들었는데 관련 학과를. 비전공자들도 할 수 있는 거죠?
[답변]
네. 입사하는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비전공자이신 분들도 많고 또, 다른 업무를 하시다가 새롭게 기관사로 들어오신 분들도 있습니다.
[앵커]
조금 전에 우리 기관석 봤지만, 기관석 보면 승객들 CCTV로 다 타고 내리는 거 보이잖아요. 이런 것 좀 하지 마세요 하고 당부하고 싶은 거 있으세요?
[답변]
가장 위험한 행동이 무리하게 뛰어서 열차에 승차하시는 거거든요.
[앵커]
이렇게 발 밀어 넣고 하는 그런 거?
[답변]
네. 손도 넣으시고 발도 넣으시고 비 오는 날에는 우산도 넣으시는데 열차 출입문이 닫히는 힘이 굉장히 세기 때문에 다치실 수가 있어서 안전하게 다음 열차를 타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배차 간격까지 여유가 있을 때 혹시 기다려주는 경우도 있나요, 승객들?
[답변]
위험한 상황에서는 출입문을 열고 승객분이 승차하실 수 있도록 출입문을 열어드리고 있습니다.
[앵커]
승객들 민원도 많이 받으시죠? 어떤 민원이 가장 많아요?
[답변]
지금 날씨도 덥다 보니까 객실이 덥다는 민원이 가장 많은 것 같습니다.
[앵커]
또 동시에 춥다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답변]
춥다는 민원도 함께 들어오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의 승객께서 덥다는 민원이 많기 때문에 대부분의 승객께 맞춰드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앵커]
가장 당황스러웠던 순간은 언제였을까요?
[답변]
제가 열차 운행을 하다가 비상 인터폰이 울렸는데 여성 기관사가 운행을 한다며 화가 나셔서 욕설을 하셨던 분이 있으세요. 지금은 웃으면서 말씀드리지만 그 당시에는 운행 중이었기 때문에 엄청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앵커]
물론 그렇기도 하지만 기관사 일을 하면서 나 이 직업을 택하기 참 잘했어, 하는 그런 보람된 순간들도 많을 것 같거든요. 기억에 남는 그런 일들 있으신가요?
[답변]
제가 기관사로 일하면서 제가 기관사로 일할 수 있는 이유가 이 열차를 이용해 주시는 승객분들이 계시기 때문이라고 항상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제가 승객 여러분께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 때 보람을 느끼는 것 같고요. 그리고 특히 새벽 첫차를 운행할 때 굉장히 많은 승객분들께서 승차를 하세요. 그럴 때 이른 아침부터 하루를 시작하시는 분들께 제가 도움을 드릴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할 때 많은 보람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앵커]
오늘 기관사님 설명을 들어보니까 아무 생각 없이 탔던 지하철을 앞으로 좀 더 감사한 마음으로 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오늘 호모 이코노미쿠스 인천교통공사 배윤경 기관사와 함께했습니다.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 방송시간 : 8월11일(수) 17:50~18:25 KBS2
■ 출연자 : 배윤경 인천교통공사 기관사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10811&1
[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코너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공중을 누비는 최고의 전투 조종사, 우리는 그들을 톱건이라고 부릅니다. 하늘에 톱건이 있다면 땅속에는 톱콘이 있습니다. 지상과 지하를 누비는 최고의 철도 기관사에게 주어지는 영예의 호칭인데요. 높은 진입 장벽을 뚫고 여성 최초로 톱콘에 오른 분 초대했습니다. 인천교통공사 배윤경 기관사 만나보겠습니다. 반갑습니다.
[답변]
안녕하세요.
[앵커]
여성 최초의 톱콘이라고 소개했는데 타이틀이 하나 더 있으시네요. 최연소 톱콘. 톱콘이라는 게 어떤 거예요? 자랑 한번 들어볼까요?
[답변]
우리나라에는 여러 철도기관이 있는데요. 각 철도기관은 매년 최우수 기관사를 선발하고 있어요. 인천교통공사에서는 최우수 기관사를 톱 마스터 컨트롤러의 줄임말인 톱콘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앵커]
철도 기관사 중에서 최고의 기관사, 이렇게 보면 되겠네요?
[답변]
네.
[앵커]
항상 지하철 자주 타고 다니지만 기관사석을 들여다본 적은 없는 것 같은데. 오늘 내부 구경 잠깐 하고 갈까요?
[답변]
전조등 온. 객실등 온. 공관화상설비 온. 냉방 온.
[앵커]
저렇게 혼잣말하시는 거예요?
[답변]
어떤 기기를 취급했는지 지적, 확인하면서 제가 확인하는 상황입니다.
[앵커]
저렇게 다 설비 점검 끝나면 이제 출발하는 거죠?
[답변]
네. 기기가 이상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 출발할 수 있습니다.
[앵커]
보통 기관사들이 안내방송 하는 거. 그것도 다 저기서 하는 거예요?
[답변]
네, 맞습니다.
[앵커]
오늘 한번 직접 들려봐 주실 수 있나요?
[답변]
네. 승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이 열차의 기관사 배윤경입니다. 힘든 일과 걱정거리는 열차에 모두 두고 내리시고 가시는 목적지, 인생의 목적지까지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걱정거리만 두고 가라고 하는데 그래도 물건 놓고 가시는 분들 많으시죠?
[답변]
엄청 많으십니다. 지갑도 두고 가시고 핸드폰도 두고 가시고 장 보신 것도 두고 가시는 경우도 있고요. 부피가 큰 가방이나 자전거도 두고 가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앵커]
어떻게 보면 20대 청춘에 최고의 영예를 얻게 된 건데, 철도기관사로서. 톱콘이라는 거는 어떤 관문을 거쳐서 선발이 되는 거예요?
[답변]
우선 무사고 실적을 바탕으로 평소 운행실적을 통해 상위 10% 기관사를 선발하고요. 그다음은 각종 평가와 수동운전 평가 등을 통해서 최우수 기관사를 선발하고 있습니다.
[앵커]
수동운전 평가. 저는 지하철 타면서 가장 신기한 게 우리 승강장에 있는 라인에 딱 정확히 맞춰서 서잖아요. 그거 어렵지 않아요? 이런 것도 선발기준에 포함이 됩니까?
[답변]
네. 최우수 기관사를 선발할 때 그 항목이 평가항목으로 들어가 있고요. 그래서 기준에 맞지 않으면 감점이 되기 때문에 혹시 많이 차이가 나면 탈락할 수도 있습니다.
[앵커]
연습도 많이 하시겠어요.
[답변]
네, 맞습니다.
[앵커]
이렇게 톱콘 되면 보너스 나옵니까? 어떤 혜택이 있어요?
[답변]
따로 보너스가 나오진 않고요. 톱콘이라는 순금배지와 상금이 나옵니다.
[앵커]
배지요? 지금 갖고 오신 거 같은데 한번 볼까요?
[답변]
네. 오늘 준비했습니다.
[앵커]
순금이에요?
[답변]
네, 순금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아마 여성 기관사 최초의 톱콘이니까 물론 영광스럽기도 하겠지만 부담도 많이 되실 거 같아요. 지금 주변에 여성 기관사분들이 한 몇 분 정도 계시죠?
[답변]
저희가 사업소에 186명이 근무하고 있는데요. 그중 여성 기관사가 15명이 있습니다.
[앵커]
여성 기관사로서의 삶, 어떤 게 가장 힘든가요?
[답변]
힘든 점이라기보다 제가 입사를 했을 때는 여성 기관사 수가 적다 보니까 회사에서 기관사가 자야 하는 침실 이런 부분이 부족했던 점이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입사할 때 많은 여성 기관사가 입사하면서 회사에서도 이런 불편함을 해소해 주시려고 노력을 많이 해 주셔서 지금은 남성 기관사, 여성 기관사 구분 없이 편하게 근무하고 있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기관사라는 직업이 1분, 1초를 다투는 직업이잖아요. 1분 빨리 가도 안 되고 늦어도 안 되고. 약간 직업병 같은 것도 있을 거 같아요. 어떠세요?
[답변]
직업병도 그래서 보통 시간과 관련된 직업병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보통 어떤 계획을 세울 때 5분, 10분 단위로 생각을 하시는데 저 같은 경우에는 정확히 7분 이렇게, 13분 이렇게 생각하는 게 있는 것 같고요. 또 자동차를 타고 갈 때 예상 도착 시간이 늦어지면 다른 사람들보다 더 초조해하고 불안해하는 게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특히 새벽 첫차 운행할 때 지각하면 큰일 나잖아요. 예를 들면 알람 같은 거 못 들을까 봐 긴장하고 그러지 않나요?
[답변]
첫차는 야간근무자가 숙소에서 잠을 자고 새벽에 일어나서 운행하는데요. 그럴 때는 알람을 여러 개 많이 맞추고 그리고 다른 기관사들이 함께 있기 때문에 혹시 못 일어나면 깨워주기도 하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앵커]
한번 운전대 잡으면 한 몇 시간 정도 운행합니까?
[답변]
보통 2~3시간 정도 운행합니다.
[앵커]
2~3시간이면 짧지 않은 시간인데 그 사이에 혹시 화장실을 급히 가야 한다든지 급한 용무가 생길 경우, 이럴 경우에는 어떻게 대처를 하세요?
[답변]
열차 내에서는 그런 상황에 대비해서 간이 화장실을 만들어놨는데요. 기관사분들은 거의 그걸 사용하지 않으려고 꿋꿋이 참는 보통 그런 상황입니다.
[앵커]
식단조절 이런 것들도 좀 하셔야 될 것 같고.
[답변]
일부러 먹는 것도 조절하고 물도 많이 안 마시고 그렇게 조절하고 있습니다.
[앵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굉장히 많은 고충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들어보니까요. 아무래도 지금 철도기관사로 성장한 모습을 보시면서 시청자분들 중에 나도 철도기관사 해보고 싶다 하는 분들을 위해 제가 대신 질문을 드려요. 어떤 자격 요건이 필요한가요?
[답변]
거의 대부분 철도기관에서는 기관사를 채용할 때 제2종 전기차량 운전면허를 소지한 사람을 자격 요건으로 두고 있고요. 또 철도 신체검사와 철도 적성검사를 합격해야 기관사로 근무할 수 있습니다.
[앵커]
배윤경 기관사님은 철도학과를 나왔다고 들었는데 관련 학과를. 비전공자들도 할 수 있는 거죠?
[답변]
네. 입사하는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비전공자이신 분들도 많고 또, 다른 업무를 하시다가 새롭게 기관사로 들어오신 분들도 있습니다.
[앵커]
조금 전에 우리 기관석 봤지만, 기관석 보면 승객들 CCTV로 다 타고 내리는 거 보이잖아요. 이런 것 좀 하지 마세요 하고 당부하고 싶은 거 있으세요?
[답변]
가장 위험한 행동이 무리하게 뛰어서 열차에 승차하시는 거거든요.
[앵커]
이렇게 발 밀어 넣고 하는 그런 거?
[답변]
네. 손도 넣으시고 발도 넣으시고 비 오는 날에는 우산도 넣으시는데 열차 출입문이 닫히는 힘이 굉장히 세기 때문에 다치실 수가 있어서 안전하게 다음 열차를 타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배차 간격까지 여유가 있을 때 혹시 기다려주는 경우도 있나요, 승객들?
[답변]
위험한 상황에서는 출입문을 열고 승객분이 승차하실 수 있도록 출입문을 열어드리고 있습니다.
[앵커]
승객들 민원도 많이 받으시죠? 어떤 민원이 가장 많아요?
[답변]
지금 날씨도 덥다 보니까 객실이 덥다는 민원이 가장 많은 것 같습니다.
[앵커]
또 동시에 춥다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답변]
춥다는 민원도 함께 들어오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의 승객께서 덥다는 민원이 많기 때문에 대부분의 승객께 맞춰드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앵커]
가장 당황스러웠던 순간은 언제였을까요?
[답변]
제가 열차 운행을 하다가 비상 인터폰이 울렸는데 여성 기관사가 운행을 한다며 화가 나셔서 욕설을 하셨던 분이 있으세요. 지금은 웃으면서 말씀드리지만 그 당시에는 운행 중이었기 때문에 엄청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앵커]
물론 그렇기도 하지만 기관사 일을 하면서 나 이 직업을 택하기 참 잘했어, 하는 그런 보람된 순간들도 많을 것 같거든요. 기억에 남는 그런 일들 있으신가요?
[답변]
제가 기관사로 일하면서 제가 기관사로 일할 수 있는 이유가 이 열차를 이용해 주시는 승객분들이 계시기 때문이라고 항상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제가 승객 여러분께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 때 보람을 느끼는 것 같고요. 그리고 특히 새벽 첫차를 운행할 때 굉장히 많은 승객분들께서 승차를 하세요. 그럴 때 이른 아침부터 하루를 시작하시는 분들께 제가 도움을 드릴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할 때 많은 보람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앵커]
오늘 기관사님 설명을 들어보니까 아무 생각 없이 탔던 지하철을 앞으로 좀 더 감사한 마음으로 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오늘 호모 이코노미쿠스 인천교통공사 배윤경 기관사와 함께했습니다.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