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량 빅데이터’ 요지부동…일 확진자 2천명 됐다

입력 2021.08.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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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확진자 천 명을 다시 넘어선 건 지난 7월 7일입니다. 1,212명이었습니다. 경각심도 높아졌습니다. 수도권은 한 달 째 거리두기 4단계입니다. 그러나 확진자는 줄지 않았습니다. 한달 넘도록 천명 위에서 지속되더니 급기야 2,000명을 넘어섰습니다. 이동량에서 그 이유를 찾아봤습니다.


■ 일 년 반 이동량 빅데이터의 패턴
① '확진자 증가 시 이동량은 준다' ②'이동량이 줄면 확진자가 줄기 시작한다'

코로나 확진자 수가 증가하면 SKT와 통계청이 제공하는 이동량 빅데이터는 감소합니다. 휴대전화로 측정한 이 이동량은 확진자 수가 증가할 때, 통상 며칠의 시차를 두고 줄었습니다. 지금껏 서너 번의 코로나 확산과 감소기를 살펴보면 이 패턴이 같게 반복됩니다.

그리고 이 이동량 빅데이터가 줄면, 그 뒤 코로나 확진자 수도 감소합니다. 이 추세 역시 같게 확인됩니다.

정리하면 '반복된, 그리고 우리가 기대하는 패턴'은 '코로나 확진자가 증가하면, 이동량은 감소하고, 코로나 확진자가 그에 반응해 줄어드는' 상황입니다. 바람직한 패턴이라고 할 수 있죠.


■ [브레이크 밟아라] 신호 나왔지만...
"4단계 들어간 다음 주부터 이동량이 되레 늘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최신 빅데이터에서 다른 추세가 확인됐습니다. 수도권 4단계 발령 다음 주부터 당연히 줄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이동량이 오히려 늘기 시작한 겁니다.


왜 이렇게 된 걸까. 한 달 전 정도로 돌아가 보죠.

일 확진자 천 명을 다시 넘어선 게 7월 7일입니다. 그 다음 주 '수도권 4단계'가 전격 실시됐습니다. '브레이크 밟으라'는 신호가 나온거죠.

실제로 이 7월 둘째 주를 전후해 당시에는 이동량 빅데이터가 잠시 줄었습니다. 당시 저는 이 상황을 두고 이동량 기사를 한차례 썼습니다.

관련 기사☞ 이번 주말만 4차 유행 중대기로? 지금부터 5주 내내!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235601

■ 휴가시즌, 2020년엔 이동량 늘었지만, 이번엔 안 그래야 했는데...

당시 염려됐던 점은 <휴가 시즌>이란 점었습니다. 2020년 같은 시기에는 휴가철을 맞아 5주 동안 이동량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이번 여름에는 그런 패턴이 나타나면 안 된다, 이동량 증가는 곧 확진자 감소 전환을 방해할 수 있다'는 추론입니다.

하지만 염려는 현실이 됐습니다. 지난해와는 다르길 바랐지만 다르지 않았습니다. 4단계 발령 이후로 오히려 이동량은 증가하기 시작한 겁니다.

확진자 1,000명이 확인된 뒤 이동량은 전주대비 3.4% 감소했고, 4단계 발령 첫 주에도 2.3% 감소했습니다만 거기까지였습니다. 더는 이동량은 줄지 않았습니다.

반대였습니다. 그 다음 주엔 이동량은 0.8% 증가했고, 그 다음 주는 3.6%나 증가해버렸습니다. 가장 최근(8.2~8)에도 불과 0.3% 줄었을 뿐입니다. '이동량 감소가 필요할 때' 되려 이동량은 증가했습니다.

■ 도심, 주거지, 쇼핑 이동 확 줄었지만...
레저스포츠, 관광지 목적 이동량은 늘고 있다

우려했던 휴가 수요를 막지 못한 겁니다. 목적지별 데이터를 보아도 이점은 명확합니다.

가장 도드라진 부분은 레저 스포츠 목적 이동입니다. 천 명 넘어섰을 때도, 4단계에 돌입했을 때에도, 레저 스포츠 목적 이동은 계속해서 지난해보다 증가했습니다.


지난해보다 이동량이 많다는 것의 의미는 적지 않습니다. 특히 지난해 이맘때 상황을 생각해보면 그렇습니다.

당시는 1차 확산 뒤 코로나 소강상태였습니다. 8.15 집회 2차 확산 직전이었죠. 코로나 바이러스에서 벗어나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조심스레 나올 때였습니다.

이에 힘입어 이동량이 거의 정상 수준까지 회복되었던 때란 겁니다.

그런데 올해 레저스포츠 목적 이동이 이 수준보다도 많습니다. 가장 최근인 지난주에는 전년동기 대비 8.8% 많았습니다.

관광지 이동량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도심 상업지역 이동량은 참혹합니다. 최근 4주 내내 전년동기대비 14% 안팎 줄었습니다. 대형 아웃렛도 감소세가 지속 됩니다. 사무 지역도, 주거지역도... 이번주를 제외하면 이동량이 현격히 줄었습니다. 그런데도 관광지 이동 수요만은 줄이지 못한 겁니다.

지역별로 보면 강원, 충청, 제주 지역의 이동량은 여전히 지난해보다 많습니다.


■일 확진자 2천 명 상회, 하지만..."아직 절정이 아니다."

일 확진자가 2천 명 대로 올라섰습니다. 우려되는 건 여전히 정점은 지나지 않은 것 같다는 부분입니다.

고려대 약대 김정기 교수는 "일교차가 커지기 시작했기 때문에 감기 환자가 생겨나기 시작할 것이고, 그러면 코로나와 혼동이 되어 확진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 이 경우 접촉자 증가로 확산세 더 심해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이동량 때문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델타 변이의 특성도 작용했을 겁니다.

하지만 분명한건, 지난 일 년 반의 이동량 빅데이터를 보면, 이동량을 추세적으로 줄였을 때 확진자 추세는 언제나 꺾였고, 그러지 못했을 때 확진자 추세는 꺾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현재, 이동량 빅데이터는 줄지 않고 있습니다.

(인포그래픽: 권세라, 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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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동량 빅데이터’ 요지부동…일 확진자 2천명 됐다
    • 입력 2021-08-12 08:00:25
    취재K
확진자 천 명을 다시 넘어선 건 지난 7월 7일입니다. 1,212명이었습니다. 경각심도 높아졌습니다. 수도권은 한 달 째 거리두기 4단계입니다. 그러나 확진자는 줄지 않았습니다. 한달 넘도록 천명 위에서 지속되더니 급기야 2,000명을 넘어섰습니다. 이동량에서 그 이유를 찾아봤습니다.

■ 일 년 반 이동량 빅데이터의 패턴
① '확진자 증가 시 이동량은 준다' ②'이동량이 줄면 확진자가 줄기 시작한다'

코로나 확진자 수가 증가하면 SKT와 통계청이 제공하는 이동량 빅데이터는 감소합니다. 휴대전화로 측정한 이 이동량은 확진자 수가 증가할 때, 통상 며칠의 시차를 두고 줄었습니다. 지금껏 서너 번의 코로나 확산과 감소기를 살펴보면 이 패턴이 같게 반복됩니다.

그리고 이 이동량 빅데이터가 줄면, 그 뒤 코로나 확진자 수도 감소합니다. 이 추세 역시 같게 확인됩니다.

정리하면 '반복된, 그리고 우리가 기대하는 패턴'은 '코로나 확진자가 증가하면, 이동량은 감소하고, 코로나 확진자가 그에 반응해 줄어드는' 상황입니다. 바람직한 패턴이라고 할 수 있죠.


■ [브레이크 밟아라] 신호 나왔지만...
"4단계 들어간 다음 주부터 이동량이 되레 늘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최신 빅데이터에서 다른 추세가 확인됐습니다. 수도권 4단계 발령 다음 주부터 당연히 줄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이동량이 오히려 늘기 시작한 겁니다.


왜 이렇게 된 걸까. 한 달 전 정도로 돌아가 보죠.

일 확진자 천 명을 다시 넘어선 게 7월 7일입니다. 그 다음 주 '수도권 4단계'가 전격 실시됐습니다. '브레이크 밟으라'는 신호가 나온거죠.

실제로 이 7월 둘째 주를 전후해 당시에는 이동량 빅데이터가 잠시 줄었습니다. 당시 저는 이 상황을 두고 이동량 기사를 한차례 썼습니다.

관련 기사☞ 이번 주말만 4차 유행 중대기로? 지금부터 5주 내내!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235601

■ 휴가시즌, 2020년엔 이동량 늘었지만, 이번엔 안 그래야 했는데...

당시 염려됐던 점은 <휴가 시즌>이란 점었습니다. 2020년 같은 시기에는 휴가철을 맞아 5주 동안 이동량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이번 여름에는 그런 패턴이 나타나면 안 된다, 이동량 증가는 곧 확진자 감소 전환을 방해할 수 있다'는 추론입니다.

하지만 염려는 현실이 됐습니다. 지난해와는 다르길 바랐지만 다르지 않았습니다. 4단계 발령 이후로 오히려 이동량은 증가하기 시작한 겁니다.

확진자 1,000명이 확인된 뒤 이동량은 전주대비 3.4% 감소했고, 4단계 발령 첫 주에도 2.3% 감소했습니다만 거기까지였습니다. 더는 이동량은 줄지 않았습니다.

반대였습니다. 그 다음 주엔 이동량은 0.8% 증가했고, 그 다음 주는 3.6%나 증가해버렸습니다. 가장 최근(8.2~8)에도 불과 0.3% 줄었을 뿐입니다. '이동량 감소가 필요할 때' 되려 이동량은 증가했습니다.

■ 도심, 주거지, 쇼핑 이동 확 줄었지만...
레저스포츠, 관광지 목적 이동량은 늘고 있다

우려했던 휴가 수요를 막지 못한 겁니다. 목적지별 데이터를 보아도 이점은 명확합니다.

가장 도드라진 부분은 레저 스포츠 목적 이동입니다. 천 명 넘어섰을 때도, 4단계에 돌입했을 때에도, 레저 스포츠 목적 이동은 계속해서 지난해보다 증가했습니다.


지난해보다 이동량이 많다는 것의 의미는 적지 않습니다. 특히 지난해 이맘때 상황을 생각해보면 그렇습니다.

당시는 1차 확산 뒤 코로나 소강상태였습니다. 8.15 집회 2차 확산 직전이었죠. 코로나 바이러스에서 벗어나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조심스레 나올 때였습니다.

이에 힘입어 이동량이 거의 정상 수준까지 회복되었던 때란 겁니다.

그런데 올해 레저스포츠 목적 이동이 이 수준보다도 많습니다. 가장 최근인 지난주에는 전년동기 대비 8.8% 많았습니다.

관광지 이동량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도심 상업지역 이동량은 참혹합니다. 최근 4주 내내 전년동기대비 14% 안팎 줄었습니다. 대형 아웃렛도 감소세가 지속 됩니다. 사무 지역도, 주거지역도... 이번주를 제외하면 이동량이 현격히 줄었습니다. 그런데도 관광지 이동 수요만은 줄이지 못한 겁니다.

지역별로 보면 강원, 충청, 제주 지역의 이동량은 여전히 지난해보다 많습니다.


■일 확진자 2천 명 상회, 하지만..."아직 절정이 아니다."

일 확진자가 2천 명 대로 올라섰습니다. 우려되는 건 여전히 정점은 지나지 않은 것 같다는 부분입니다.

고려대 약대 김정기 교수는 "일교차가 커지기 시작했기 때문에 감기 환자가 생겨나기 시작할 것이고, 그러면 코로나와 혼동이 되어 확진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 이 경우 접촉자 증가로 확산세 더 심해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이동량 때문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델타 변이의 특성도 작용했을 겁니다.

하지만 분명한건, 지난 일 년 반의 이동량 빅데이터를 보면, 이동량을 추세적으로 줄였을 때 확진자 추세는 언제나 꺾였고, 그러지 못했을 때 확진자 추세는 꺾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현재, 이동량 빅데이터는 줄지 않고 있습니다.

(인포그래픽: 권세라, 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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