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아파트 7층에서 추락했지만…이웃 구한 이웃들

입력 2021.08.13 (11:1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살려주세요!"

아파트 창문에서 검은 연기가 솟구칩니다. 손을 흔들며 구조를 애타게 기다리는 한 남성. 거세지는 연기에 창 밖으로 몸을 피합니다. 내몰린 곳은 20m 높이의 아파트 7층 외벽. 손가락 두 마디 깊이의 창틀을 움켜쥐고 버팁니다.

일촉즉발의 순간. 일부 주민이 집으로 돌아가더니 이불을 꺼내 들고 뛰기 시작합니다. 화단에 모여있던 이웃들이 두꺼운 이불을 바닥에 깔았고, 또 다른 이웃들은 얇은 이불을 팽팽히 맞잡았습니다.

바로 그 순간. 창틀을 놓친 남성이 그 위로 떨어졌습니다. 몸에 골절상을 입었지만, 귀중한 생명은 구할 수 있었습니다.

비슷한 시각. 이 아파트의 또 다른 주민들도 이웃을 구했습니다. 자욱한 연기에도 계단으로 내려오면서 집집마다 문을 두드려 알린 겁니다. 또 다른 주민들은 대피를 유도했습니다. 대피 과정에서 10여 명이 연기를 마시긴 했지만, 부상자는 더이상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 모습은 CCTV에 고스란히 잡혔습니다.

급박한 상황에서 용기와 지혜로 소중한 생명을 구한 아파트 주민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희 집이 바로 1층이라 이불 빨리 갖고 나오라고해서 뛰어들어가서 언니랑 저랑 이불을 갖고 나왔어요." -이윤희 / 이웃 주민


"네 분이서 이불을 잡고 있는데, 저희가 이불을 밑에 받치는 순간에 그분이 힘이 빠졌는지 이불쪽으로 떨어지셨습니다" - 곽두호 / 이웃 주민

"가족들이 당황해서 건물 밖으로 나가고 있었어요. 인명 피해는 없어야 하니까 사람들을 계속 부르면서 내려왔어요" - 김민 / 이웃 주민


화재는 어제(12일) 오전 10시 30분, 충북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했습니다. 아파트 내부 현관 앞에 세워둔 전통킥보드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하고 있는데 , 불과 20여 분 만에 아파트 내부를 모두 태우면서 6천5백만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소방당국은 이웃을 구한 주민들에게 용감한 시민상을 주기로 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화재로 아파트 7층에서 추락했지만…이웃 구한 이웃들
    • 입력 2021-08-13 11:17:02
    취재K


"살려주세요!"

아파트 창문에서 검은 연기가 솟구칩니다. 손을 흔들며 구조를 애타게 기다리는 한 남성. 거세지는 연기에 창 밖으로 몸을 피합니다. 내몰린 곳은 20m 높이의 아파트 7층 외벽. 손가락 두 마디 깊이의 창틀을 움켜쥐고 버팁니다.

일촉즉발의 순간. 일부 주민이 집으로 돌아가더니 이불을 꺼내 들고 뛰기 시작합니다. 화단에 모여있던 이웃들이 두꺼운 이불을 바닥에 깔았고, 또 다른 이웃들은 얇은 이불을 팽팽히 맞잡았습니다.

바로 그 순간. 창틀을 놓친 남성이 그 위로 떨어졌습니다. 몸에 골절상을 입었지만, 귀중한 생명은 구할 수 있었습니다.

비슷한 시각. 이 아파트의 또 다른 주민들도 이웃을 구했습니다. 자욱한 연기에도 계단으로 내려오면서 집집마다 문을 두드려 알린 겁니다. 또 다른 주민들은 대피를 유도했습니다. 대피 과정에서 10여 명이 연기를 마시긴 했지만, 부상자는 더이상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 모습은 CCTV에 고스란히 잡혔습니다.

급박한 상황에서 용기와 지혜로 소중한 생명을 구한 아파트 주민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희 집이 바로 1층이라 이불 빨리 갖고 나오라고해서 뛰어들어가서 언니랑 저랑 이불을 갖고 나왔어요." -이윤희 / 이웃 주민


"네 분이서 이불을 잡고 있는데, 저희가 이불을 밑에 받치는 순간에 그분이 힘이 빠졌는지 이불쪽으로 떨어지셨습니다" - 곽두호 / 이웃 주민

"가족들이 당황해서 건물 밖으로 나가고 있었어요. 인명 피해는 없어야 하니까 사람들을 계속 부르면서 내려왔어요" - 김민 / 이웃 주민


화재는 어제(12일) 오전 10시 30분, 충북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했습니다. 아파트 내부 현관 앞에 세워둔 전통킥보드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하고 있는데 , 불과 20여 분 만에 아파트 내부를 모두 태우면서 6천5백만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소방당국은 이웃을 구한 주민들에게 용감한 시민상을 주기로 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