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순 ‘위안부 증언’ 30년…‘1991 도쿄 증언’ 최초 입수

입력 2021.08.13 (19:30) 수정 2021.08.14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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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학순 할머니가 위안부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 알린지 내일이면 꼭 30년이 됩니다.

국내에서 처음 나온, 위안부 피해자 본인의 공개 증언이었습니다.

30년 전 김학순 할머니는 국내 뿐 아니라 일본으로도 건너가, 위안부의 존재를 직접 알렸습니다.

당시 영상을 시민단체인 정의기억연대가 기증받아 KBS에 제공했습니다.

신지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김학순 할머니가 흰 저고리에 검은 한복 치마를 입고 강당에 들어섭니다.

'일본군 위안부'임을 국내에서 공개 증언하고 석달 뒤인 1991년 12월, 김학순 할머니는 일본 도쿄의 증언대에 올랐습니다.

17살 소녀가 일본군에게 당했던 일을 50년만에 일본인들 앞에서 증언했습니다.

[김학순 할머니/1991년 도쿄 증언 : "토벌 작전을 나갔다가 돌아오는 날이 많아요. 그때는 들어오면, 들어오면 열 명 붙었다 스무 명 붙었다. 그대로, 그대로 응해줘야 되니까."]

천식 때문에 연신 기침을 하면서도 찬찬히 말을 이어 갔습니다.

50년 전 아픈 기억이 떠오를 땐 눈물을 훔쳤습니다.

[김학순 할머니 : "일본 깃발만 봐도 지금까지도 치가 떨려요... 50년 전에 보던 그 다다미방인데 '내가 이 다다미방에 또 왔구나' 하는데 참 가슴이 아프긴 했지만..."]

할머니가 일본인들 앞에 선 건 일본 정부가 '위안부'는 없었다고 부인했기 때문입니다.

[김학순 할머니 : "와 가지고 보니까, 젊은 사람들은 아무것도 몰라요. 아무것도 몰라요. 너무 젊은 사람들한테 지나간 과거를 말을 안 해주니까."]

"내가 그 위안부다"라고 자신을 드러내는 방법으로 증명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겁니다.

[김학순 할머니 : "일본 정부에서 없다고만 하지 말고. 엄연히 (내가) 살아 있는데..."]

할머니가 30년 전, 일본 정부와 일본인들에게 전하고자 했던 말은 지금도 유효합니다.

[김학순 할머니 : "가슴에 품은 한을 어떻게 풀어야 할 지, 풀 수가 없어요. 이 마음을. 그러니까 일본 정부에다 하는 말은 다른 말은 없어요. 앞으로는 전쟁도 하지 말고... 일본 정부에서도 잘못된 것은 어디까지나 잘못됐다고 말 한마디라도 해 주시고."]

KBS 뉴스 신지수입니다.

[화면제공 : 정의기억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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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학순 ‘위안부 증언’ 30년…‘1991 도쿄 증언’ 최초 입수
    • 입력 2021-08-13 19:30:58
    • 수정2021-08-14 08: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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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학순 할머니가 위안부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 알린지 내일이면 꼭 30년이 됩니다.

국내에서 처음 나온, 위안부 피해자 본인의 공개 증언이었습니다.

30년 전 김학순 할머니는 국내 뿐 아니라 일본으로도 건너가, 위안부의 존재를 직접 알렸습니다.

당시 영상을 시민단체인 정의기억연대가 기증받아 KBS에 제공했습니다.

신지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김학순 할머니가 흰 저고리에 검은 한복 치마를 입고 강당에 들어섭니다.

'일본군 위안부'임을 국내에서 공개 증언하고 석달 뒤인 1991년 12월, 김학순 할머니는 일본 도쿄의 증언대에 올랐습니다.

17살 소녀가 일본군에게 당했던 일을 50년만에 일본인들 앞에서 증언했습니다.

[김학순 할머니/1991년 도쿄 증언 : "토벌 작전을 나갔다가 돌아오는 날이 많아요. 그때는 들어오면, 들어오면 열 명 붙었다 스무 명 붙었다. 그대로, 그대로 응해줘야 되니까."]

천식 때문에 연신 기침을 하면서도 찬찬히 말을 이어 갔습니다.

50년 전 아픈 기억이 떠오를 땐 눈물을 훔쳤습니다.

[김학순 할머니 : "일본 깃발만 봐도 지금까지도 치가 떨려요... 50년 전에 보던 그 다다미방인데 '내가 이 다다미방에 또 왔구나' 하는데 참 가슴이 아프긴 했지만..."]

할머니가 일본인들 앞에 선 건 일본 정부가 '위안부'는 없었다고 부인했기 때문입니다.

[김학순 할머니 : "와 가지고 보니까, 젊은 사람들은 아무것도 몰라요. 아무것도 몰라요. 너무 젊은 사람들한테 지나간 과거를 말을 안 해주니까."]

"내가 그 위안부다"라고 자신을 드러내는 방법으로 증명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겁니다.

[김학순 할머니 : "일본 정부에서 없다고만 하지 말고. 엄연히 (내가) 살아 있는데..."]

할머니가 30년 전, 일본 정부와 일본인들에게 전하고자 했던 말은 지금도 유효합니다.

[김학순 할머니 : "가슴에 품은 한을 어떻게 풀어야 할 지, 풀 수가 없어요. 이 마음을. 그러니까 일본 정부에다 하는 말은 다른 말은 없어요. 앞으로는 전쟁도 하지 말고... 일본 정부에서도 잘못된 것은 어디까지나 잘못됐다고 말 한마디라도 해 주시고."]

KBS 뉴스 신지수입니다.

[화면제공 : 정의기억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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