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야심] 202만표 얻었던 심상정 출사표…정의당은 변수될까

입력 2021.08.14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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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선에서 우리 정의당의 미래를 여는 길에 저 심상정의 쓰임새가 있다면, 후보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심상정 개인 SNS 중)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20대 대선 출마 의지를 공식화했습니다.

심 의원은 지난 12일 개인SNS를 통해 "한국 정치가 다시 퇴행하고 있고, 촛불로 탄생한 정부는 국민들의 마음과 멀어지고 있으며, 이 틈을 타고 탄핵 이후 숨죽이고 있던 세력이 살아났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진보정치의 역사 위에 있는 저의 책임이 가장 크고, 이 책임 앞에 눈 감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을 산재와 자살의 나라, 탈출하고 싶은 나라가 아니라, 모두 살고 싶은 나라로 함께 만들어 가자"고 호소하고, " 모두가 살고 싶은 대한민국을 위한 정의당의 재건, 진보집권을 향한 정의당의 새 도약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말했습니다.

심상정 의원은 지금은 당내에서 특별한 직책을 맡고 있지 않지만, 대선후보와 여러 차례 대표를 역임한 정의당의 대표 정치인입니다.

출마 의지를 밝힌 심상정 의원의 SNS 글에는, 지난 20년 진보정치를 되돌아 보는 내용 등 회한이 담긴 듯 하면서도 비장하고 쓸쓸한 표현이 곳곳에 등장합니다.

그래도 심 의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강 구도를 허물고, 대전환의 정치를 가장 잘 해낼 사람은 바로 자신이라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 4번째 대선 도전...202만표 넘어 더 나아갈 수 있을까?

심 의원의 대선 도전은 정확하게는 이번이 네 번째입니다.

지금까지는 대선 도전을 거듭하면서 한 걸음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2007년 첫 도전 때는 민주노동당 당내 경선에서도 권영길 후보에게 패배했지만, 2012년에는 당내 경선을 통과해 진보정의당 후보가 됐습니다. 완주하지는 못했습니다. 후보등록일에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사퇴했습니다.

2017년이 대선 후보로 완주한 첫 해인데, 202만 표(득표율6.2%)를 얻었습니다. 당시 유승민 후보가 거둔 221만 표에 견주어 크게 차이 나지 않는 득표율입니다.


과거 진보정당 계열 후보가 대선에서 거둔 성과를 봐도 들쭉날쭉하긴 하지만 그래도 긴 시간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997년 국민승리21 소속으로 나온 권영길 후보가 31만 표를 거둔 것을 시작으로 2002년 선거에는 95만 표를 받았습니다. 2007년 선거에 71만 표로 잠시 주춤했습니다. 2012년 선거는 포기했지만, 진보정당은 심상정 의원을 내세워 2017년 대선에서 202만 표를 넘으면서 만만찮은 표심을 과시했습니다.

2022년 대선은 1위와 2위의 격차가 박빙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정의당과 심상정 의원이 지난 대선 때만큼의 득표력을 유지한다면, 심 의원의 움직임은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 "진보정치 기반 과거와는 달라져" VS "거대 양당 실망층 껴안을 것"

민주당은 심상정 후보의 이번 대선 도전이 17년 선거 때 만큼 큰 성과를 거두기는 어렵다고 예측합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우선 진보정당의 대중적 기반이 많이 약해졌다"고 진단했습니다. 또 "정의당이 과거 국민참여계와 민중당 계열과 결별하고 나서면서 당의 조직적 기반 역시 과거와는 다른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심상정 의원 개인의 득표력에 대한 의문을 표하는 분위기도 있습니다. "진보정당의 거물이긴 하지만 반대로 벌써 4번째 도전이라는 면에서 후보로서 식상해보이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는 겁니다. 때문에 "오히려 과거와 같은 득표율을 거두기 힘들어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의당도 객관적으로 선거 구도가 녹록지 않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습니다.

19대 대선의 경우 다자 구도였고, 탄핵 정국에서 문재인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던 상황이어서 상대적으로 정의당에 대한 표심이 강했다면, 20대 대선은 양자 구도일 가능성이 높아져서 쉽지 않아 보인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정의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에 실망한 부동층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정의당 관계자는 "민주당 지지층에서 무당층으로 빠져 있는 것이 20~30% 정도 된다고 보고, 보수층에서도 무당층으로 빠져 있는 층이 상당히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대선은 기존 양당구조 선거 공식과는 달리 제3 공간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존재하는 것 같고, 그 와중에 거대 양당에서 배제된 사람들, 이 사람들을 정의당으로 모아낼 수 있다면 해 볼 만한 싸움이 될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 "정의당의 시간은 반드시 온다"

심상정 의원도 이 부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13일 KBS라디오에서 심 의원은 "정의당의 시간은 반드시 온다"고 강조했습니다.

"촛불 정부의 실패로 국민들 마음의 상처가 굉장히 깊다"면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번갈아 가면서 정권을 잡았지만 결국 두 당이 부동산 부자들 편이고, 삼성 재벌 편이고 권력자의 편에 있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확인했기 때문에 심상정을 선택하는 결단을 내려주실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최악을 막기 위해서 차악을 선택해야 한다는 낡은 전략은 더 이상 강요해서는 안 된다며 차악의 선택은 차악의 정치를 만들 뿐"이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이제는 최선의 선택을 해 달라"는 말도 함께 했습니다.

■ 정의당 다음 달부터 대선 경선 본격 돌입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벌써부터 대선 경선이 한창입니다. 정의당도 이제 슬슬 대선 후보 경선에 시동을 거는 모양새입니다.

지금까지 심상정 의원이 대선 출마 선언을 밝혔고, 이정미 전 대표도 출마 의지와 함께 조직력을 가다듬고 있습니다. 또 황순식 정의당 경기도당 위원장도 참가 의사를 밝혔습니다.

황순식 정의당 경기도당 위원장(좌), 이정미 전 대표(우)황순식 정의당 경기도당 위원장(좌), 이정미 전 대표(우)

정의당은 다음 달 말 후보 등록을 마친 뒤 10월이 시작되면 곧바로 본격적인 경선체제에 돌입한 뒤 10월 말 후보를 최종 발표할 예정입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들 소식뿐인 선거 관련 뉴스에 정의당 후보들의 모습도 그때쯤 종종 보이게 될 것 같습니다.

인포그래픽 :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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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심야심] 202만표 얻었던 심상정 출사표…정의당은 변수될까
    • 입력 2021-08-14 08:03:04
    여심야심

"이번 대선에서 우리 정의당의 미래를 여는 길에 저 심상정의 쓰임새가 있다면, 후보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심상정 개인 SNS 중)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20대 대선 출마 의지를 공식화했습니다.

심 의원은 지난 12일 개인SNS를 통해 "한국 정치가 다시 퇴행하고 있고, 촛불로 탄생한 정부는 국민들의 마음과 멀어지고 있으며, 이 틈을 타고 탄핵 이후 숨죽이고 있던 세력이 살아났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진보정치의 역사 위에 있는 저의 책임이 가장 크고, 이 책임 앞에 눈 감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을 산재와 자살의 나라, 탈출하고 싶은 나라가 아니라, 모두 살고 싶은 나라로 함께 만들어 가자"고 호소하고, " 모두가 살고 싶은 대한민국을 위한 정의당의 재건, 진보집권을 향한 정의당의 새 도약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말했습니다.

심상정 의원은 지금은 당내에서 특별한 직책을 맡고 있지 않지만, 대선후보와 여러 차례 대표를 역임한 정의당의 대표 정치인입니다.

출마 의지를 밝힌 심상정 의원의 SNS 글에는, 지난 20년 진보정치를 되돌아 보는 내용 등 회한이 담긴 듯 하면서도 비장하고 쓸쓸한 표현이 곳곳에 등장합니다.

그래도 심 의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강 구도를 허물고, 대전환의 정치를 가장 잘 해낼 사람은 바로 자신이라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 4번째 대선 도전...202만표 넘어 더 나아갈 수 있을까?

심 의원의 대선 도전은 정확하게는 이번이 네 번째입니다.

지금까지는 대선 도전을 거듭하면서 한 걸음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2007년 첫 도전 때는 민주노동당 당내 경선에서도 권영길 후보에게 패배했지만, 2012년에는 당내 경선을 통과해 진보정의당 후보가 됐습니다. 완주하지는 못했습니다. 후보등록일에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사퇴했습니다.

2017년이 대선 후보로 완주한 첫 해인데, 202만 표(득표율6.2%)를 얻었습니다. 당시 유승민 후보가 거둔 221만 표에 견주어 크게 차이 나지 않는 득표율입니다.


과거 진보정당 계열 후보가 대선에서 거둔 성과를 봐도 들쭉날쭉하긴 하지만 그래도 긴 시간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997년 국민승리21 소속으로 나온 권영길 후보가 31만 표를 거둔 것을 시작으로 2002년 선거에는 95만 표를 받았습니다. 2007년 선거에 71만 표로 잠시 주춤했습니다. 2012년 선거는 포기했지만, 진보정당은 심상정 의원을 내세워 2017년 대선에서 202만 표를 넘으면서 만만찮은 표심을 과시했습니다.

2022년 대선은 1위와 2위의 격차가 박빙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정의당과 심상정 의원이 지난 대선 때만큼의 득표력을 유지한다면, 심 의원의 움직임은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 "진보정치 기반 과거와는 달라져" VS "거대 양당 실망층 껴안을 것"

민주당은 심상정 후보의 이번 대선 도전이 17년 선거 때 만큼 큰 성과를 거두기는 어렵다고 예측합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우선 진보정당의 대중적 기반이 많이 약해졌다"고 진단했습니다. 또 "정의당이 과거 국민참여계와 민중당 계열과 결별하고 나서면서 당의 조직적 기반 역시 과거와는 다른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심상정 의원 개인의 득표력에 대한 의문을 표하는 분위기도 있습니다. "진보정당의 거물이긴 하지만 반대로 벌써 4번째 도전이라는 면에서 후보로서 식상해보이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는 겁니다. 때문에 "오히려 과거와 같은 득표율을 거두기 힘들어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의당도 객관적으로 선거 구도가 녹록지 않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습니다.

19대 대선의 경우 다자 구도였고, 탄핵 정국에서 문재인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던 상황이어서 상대적으로 정의당에 대한 표심이 강했다면, 20대 대선은 양자 구도일 가능성이 높아져서 쉽지 않아 보인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정의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에 실망한 부동층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정의당 관계자는 "민주당 지지층에서 무당층으로 빠져 있는 것이 20~30% 정도 된다고 보고, 보수층에서도 무당층으로 빠져 있는 층이 상당히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대선은 기존 양당구조 선거 공식과는 달리 제3 공간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존재하는 것 같고, 그 와중에 거대 양당에서 배제된 사람들, 이 사람들을 정의당으로 모아낼 수 있다면 해 볼 만한 싸움이 될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 "정의당의 시간은 반드시 온다"

심상정 의원도 이 부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13일 KBS라디오에서 심 의원은 "정의당의 시간은 반드시 온다"고 강조했습니다.

"촛불 정부의 실패로 국민들 마음의 상처가 굉장히 깊다"면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번갈아 가면서 정권을 잡았지만 결국 두 당이 부동산 부자들 편이고, 삼성 재벌 편이고 권력자의 편에 있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확인했기 때문에 심상정을 선택하는 결단을 내려주실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최악을 막기 위해서 차악을 선택해야 한다는 낡은 전략은 더 이상 강요해서는 안 된다며 차악의 선택은 차악의 정치를 만들 뿐"이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이제는 최선의 선택을 해 달라"는 말도 함께 했습니다.

■ 정의당 다음 달부터 대선 경선 본격 돌입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벌써부터 대선 경선이 한창입니다. 정의당도 이제 슬슬 대선 후보 경선에 시동을 거는 모양새입니다.

지금까지 심상정 의원이 대선 출마 선언을 밝혔고, 이정미 전 대표도 출마 의지와 함께 조직력을 가다듬고 있습니다. 또 황순식 정의당 경기도당 위원장도 참가 의사를 밝혔습니다.

황순식 정의당 경기도당 위원장(좌), 이정미 전 대표(우)
정의당은 다음 달 말 후보 등록을 마친 뒤 10월이 시작되면 곧바로 본격적인 경선체제에 돌입한 뒤 10월 말 후보를 최종 발표할 예정입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들 소식뿐인 선거 관련 뉴스에 정의당 후보들의 모습도 그때쯤 종종 보이게 될 것 같습니다.

인포그래픽 :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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