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남은 포인트라도 쓰자”…‘머지포인트’ 후폭풍 맞은 현장 가보니

입력 2021.08.14 (10:06) 수정 2021.08.14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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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뱅크 런 말고 '머지 런'

며칠째 온라인 커뮤니티를 달구고 있는 키워드, 바로 모바일 결제 플랫폼 '머지포인트'입니다.

"음식점도 마트도 20% 할인"을 내세우며 누적 이용자 100만 명을 자랑했지만, 전자금융업 사업자 등록이 필요하다는 금융당국의 한 마디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하루아침에 포인트 쓸 곳이 없어진 이용자들은 머지포인트 본사로 향했고, 밤새 환불을 요구하며 수백 명이 농성까지 펼쳤습니다.

'폭탄 돌리기' 조짐도 포착됐습니다. 못 쓰게 되기 전에 포인트를 다 털어야 한다며 이용자들이 아직 포인트 사용이 가능한 음식료 업체로 향한 겁니다.

어떤 이용자들은 급기야 '가게 리스트'까지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 상황을 알기 전까지는 행복했습니다

해당 가게들은 갑자기 밀어닥친 손님들에 행복한 비명을 질렀습니다.

음식들은 대부분 포장 형태로 날개 돋친 듯이 팔려나갔습니다.

하루 매출 30만 원인 카페는 오전 반나절 만에 150만 원의 매출을 거뒀고, 한 고깃집은 점심 시간 동안 무려 1,900만 원어치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을 땐, 이미 상황은 종료된 상태였습니다.

물론 결제됐던 1,900만 원어치 중에 1,600만 원 어치는 당일 오후 취소돼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 잘 모른 제 탓이죠 뭐...

매장명이 노출된 글이 아직 온라인상에 퍼져있기 때문인지, 취재를 위해 나간 업체에는 여전히 머지포인트 사용 문의를 하는 전화가 계속 걸려왔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가게 사장님들은 오히려 답답할 정도로 착했습니다.
"상황을 잘 모른 제 탓이죠 뭐. 그분들은 나중에 팔아주시겠죠."
"1,600만 원 넘게 결제했지만 취소해주셨으니까 괜찮아요."

업체들은 보통 다음 달 10일에 직전 월 매출에 대해 정산을 받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사태가 벌어진 이상, 정산을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핵심은 거래계약 당시 보증보험에 대한 언급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이에 대해 서울보증보험 측은 "머지포인트의 가맹 계약에 참여한 부분은 있지만, 내용은 가맹점별로 상이 하다"라고 밝혔습니다.

다음 달 10일, 부디 가게 사장님들의 얼굴에 미소가 떠오르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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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남은 포인트라도 쓰자”…‘머지포인트’ 후폭풍 맞은 현장 가보니
    • 입력 2021-08-14 10:06:32
    • 수정2021-08-14 20:54:10
    취재후·사건후

■ 뱅크 런 말고 '머지 런'

며칠째 온라인 커뮤니티를 달구고 있는 키워드, 바로 모바일 결제 플랫폼 '머지포인트'입니다.

"음식점도 마트도 20% 할인"을 내세우며 누적 이용자 100만 명을 자랑했지만, 전자금융업 사업자 등록이 필요하다는 금융당국의 한 마디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하루아침에 포인트 쓸 곳이 없어진 이용자들은 머지포인트 본사로 향했고, 밤새 환불을 요구하며 수백 명이 농성까지 펼쳤습니다.

'폭탄 돌리기' 조짐도 포착됐습니다. 못 쓰게 되기 전에 포인트를 다 털어야 한다며 이용자들이 아직 포인트 사용이 가능한 음식료 업체로 향한 겁니다.

어떤 이용자들은 급기야 '가게 리스트'까지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 상황을 알기 전까지는 행복했습니다

해당 가게들은 갑자기 밀어닥친 손님들에 행복한 비명을 질렀습니다.

음식들은 대부분 포장 형태로 날개 돋친 듯이 팔려나갔습니다.

하루 매출 30만 원인 카페는 오전 반나절 만에 150만 원의 매출을 거뒀고, 한 고깃집은 점심 시간 동안 무려 1,900만 원어치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을 땐, 이미 상황은 종료된 상태였습니다.

물론 결제됐던 1,900만 원어치 중에 1,600만 원 어치는 당일 오후 취소돼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 잘 모른 제 탓이죠 뭐...

매장명이 노출된 글이 아직 온라인상에 퍼져있기 때문인지, 취재를 위해 나간 업체에는 여전히 머지포인트 사용 문의를 하는 전화가 계속 걸려왔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가게 사장님들은 오히려 답답할 정도로 착했습니다.
"상황을 잘 모른 제 탓이죠 뭐. 그분들은 나중에 팔아주시겠죠."
"1,600만 원 넘게 결제했지만 취소해주셨으니까 괜찮아요."

업체들은 보통 다음 달 10일에 직전 월 매출에 대해 정산을 받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사태가 벌어진 이상, 정산을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핵심은 거래계약 당시 보증보험에 대한 언급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이에 대해 서울보증보험 측은 "머지포인트의 가맹 계약에 참여한 부분은 있지만, 내용은 가맹점별로 상이 하다"라고 밝혔습니다.

다음 달 10일, 부디 가게 사장님들의 얼굴에 미소가 떠오르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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