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주춤했던 ‘모기’ 또다시?…질병청 ‘늦여름 주의’ 당부

입력 2021.08.1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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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여름철 가장 싫어하는 걸 고르라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타는듯한 무더위, 폭염 같은 날씨를 꼽는 분이 많으시겠지만 아마 밤잠을 설치게 하고 한번 물리면 계속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모기를 얘기하는 분도 있을겁니다.

매년 여름이면 우리를 괴롭히던 여름철 불청객 모기가 그런데 올해는 어쩐지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가끔 모기가 보여도 막상 예년처럼 힘을 잘 쓰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요. 왜 그럴까요?

■ 여름철 모기, 7월 평년대비 4분의 1 수준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실제 올해는 평년과 비교해 모기 개체 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올해 전국의 7월 1차 평균 모기 개체 수를 보면 평년보다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전에 비해 모기가 줄었다고 느껴질 만한 수치입니다.


질병관리청에서는 권역별로 전국 16개 감시센터에서를 두고 3월부터 11월까지 도심, 철새도래지, 축사로 나눠 모기 개체를 파악했습니다. 도심에서는 모기를 월 2회(1, 3주), 철새도래지는 월 1회 채집하고 있습니다.

2017년에서 2020년까지 도심과 철새도래지에서 잡힌 모기 개체 수를 조사해 취합해 보니 평년 대비 35.8% 감소, 전년 대비 12.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모기도 수그러드는 '폭염'…짧은 장마까지 더해 개체 수 줄어

일 최고 기온 38도 이상의 폭염을 기록하면서 여름 불청객 모기도 수그러들었습니다.

모기가 좋아하는 적정 활동 온도는 따로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모기는 평균 기온이 상승할수록 번식이 활발해지지만 32도가 넘으면 오히려 개체 수가 감소하는데요. 모기의 적정 활동 온도는 27도 정도라고 합니다.

기온이 높아지면 모기 유충의 성장 속도는 빨라지는 반면 성충의 활동성이 낮아지고 수명도 짧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올해 모기가 줄어든 또 다른 원인으로는 짧은 장마를 꼽을 수 있습니다.

올해 장마철 전국 강수량은 227.5㎜, 강수일수는 9.9일로 평년의 64.5%, 57.4% 수준에 그쳤습니다.

매우 많은 비가 내렸던 지난해를 제외하면 2014년 이후 평년(356.7㎜)보다 적은 장마철 강수량을 이어갔습니다.

모기는 물이 고인 곳에 알을 낳는데, 물웅덩이가 말라 모기 유충이 서식하기 어렵고 성충의 활동성도 낮아집니다.

작년보다 적게 내린 비로 물웅덩이가 말라 모기 유충이 서식할 환경이 조성되기 어려웠을텐데요.

올여름 모기 개체 수 감소의 주된 이유로 짧은 장마로 인해 적은 비가 내리고 기후 영향으로 매개 모기의 서식 환경이 나빠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 8월 말에 정점인 일본뇌염 매개모기인 '작은빨간집모기'

모기 개체 수가 줄었다고 안심할 단계는 아닙니다.

올해는 일본뇌염 모기 매개체인 작은빨간집모기가 지난해보다 17일 정도 빨리 출현했습니다.

부산지역에서 일본뇌염 매개모기인 작은빨간집모기가 전체 모기의 85.7%(하루 평균 641마리)로 확인됨에 따라 지난 5일 질병관리청이 전국에 일본뇌염 경보를 발령했습니다.


일본뇌염 매개모기인 작은빨간집모기는 암갈색의 소형모기입니다. 논이나 동물축사, 웅덩이 등에 서식하며 주로 야간에 흡혈 활동을 하며 7~8월 중순까지 높은 밀도를 보이는데, 특히 8월 말에 개체 수가 급격히 증가합니다.

국내 일본뇌염 발병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20건 내외로 90%가량이 40세 이상 환자에게 발견됐습니다.

일본뇌염 경보는 주 2회 채집된 모기의 1일 평균 개체 수 중에서 작은빨간집모기가 500마리 이상이면서 전체 모기밀도의 50% 이상일 때 발령됩니다.

질병관리청 정은경 청장은 “일본뇌염 매개모기 밀도가 높아진 여름에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이해 야외활동이 많아지므로, 야외 활동과 가정에서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예방수칙을 준수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모기로부터 피해를 줄이기 위해 방심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 인포그래픽: 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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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염에 주춤했던 ‘모기’ 또다시?…질병청 ‘늦여름 주의’ 당부
    • 입력 2021-08-15 07:01:54
    취재K

여러분은 여름철 가장 싫어하는 걸 고르라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타는듯한 무더위, 폭염 같은 날씨를 꼽는 분이 많으시겠지만 아마 밤잠을 설치게 하고 한번 물리면 계속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모기를 얘기하는 분도 있을겁니다.

매년 여름이면 우리를 괴롭히던 여름철 불청객 모기가 그런데 올해는 어쩐지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가끔 모기가 보여도 막상 예년처럼 힘을 잘 쓰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요. 왜 그럴까요?

■ 여름철 모기, 7월 평년대비 4분의 1 수준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실제 올해는 평년과 비교해 모기 개체 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올해 전국의 7월 1차 평균 모기 개체 수를 보면 평년보다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전에 비해 모기가 줄었다고 느껴질 만한 수치입니다.


질병관리청에서는 권역별로 전국 16개 감시센터에서를 두고 3월부터 11월까지 도심, 철새도래지, 축사로 나눠 모기 개체를 파악했습니다. 도심에서는 모기를 월 2회(1, 3주), 철새도래지는 월 1회 채집하고 있습니다.

2017년에서 2020년까지 도심과 철새도래지에서 잡힌 모기 개체 수를 조사해 취합해 보니 평년 대비 35.8% 감소, 전년 대비 12.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모기도 수그러드는 '폭염'…짧은 장마까지 더해 개체 수 줄어

일 최고 기온 38도 이상의 폭염을 기록하면서 여름 불청객 모기도 수그러들었습니다.

모기가 좋아하는 적정 활동 온도는 따로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모기는 평균 기온이 상승할수록 번식이 활발해지지만 32도가 넘으면 오히려 개체 수가 감소하는데요. 모기의 적정 활동 온도는 27도 정도라고 합니다.

기온이 높아지면 모기 유충의 성장 속도는 빨라지는 반면 성충의 활동성이 낮아지고 수명도 짧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올해 모기가 줄어든 또 다른 원인으로는 짧은 장마를 꼽을 수 있습니다.

올해 장마철 전국 강수량은 227.5㎜, 강수일수는 9.9일로 평년의 64.5%, 57.4% 수준에 그쳤습니다.

매우 많은 비가 내렸던 지난해를 제외하면 2014년 이후 평년(356.7㎜)보다 적은 장마철 강수량을 이어갔습니다.

모기는 물이 고인 곳에 알을 낳는데, 물웅덩이가 말라 모기 유충이 서식하기 어렵고 성충의 활동성도 낮아집니다.

작년보다 적게 내린 비로 물웅덩이가 말라 모기 유충이 서식할 환경이 조성되기 어려웠을텐데요.

올여름 모기 개체 수 감소의 주된 이유로 짧은 장마로 인해 적은 비가 내리고 기후 영향으로 매개 모기의 서식 환경이 나빠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 8월 말에 정점인 일본뇌염 매개모기인 '작은빨간집모기'

모기 개체 수가 줄었다고 안심할 단계는 아닙니다.

올해는 일본뇌염 모기 매개체인 작은빨간집모기가 지난해보다 17일 정도 빨리 출현했습니다.

부산지역에서 일본뇌염 매개모기인 작은빨간집모기가 전체 모기의 85.7%(하루 평균 641마리)로 확인됨에 따라 지난 5일 질병관리청이 전국에 일본뇌염 경보를 발령했습니다.


일본뇌염 매개모기인 작은빨간집모기는 암갈색의 소형모기입니다. 논이나 동물축사, 웅덩이 등에 서식하며 주로 야간에 흡혈 활동을 하며 7~8월 중순까지 높은 밀도를 보이는데, 특히 8월 말에 개체 수가 급격히 증가합니다.

국내 일본뇌염 발병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20건 내외로 90%가량이 40세 이상 환자에게 발견됐습니다.

일본뇌염 경보는 주 2회 채집된 모기의 1일 평균 개체 수 중에서 작은빨간집모기가 500마리 이상이면서 전체 모기밀도의 50% 이상일 때 발령됩니다.

질병관리청 정은경 청장은 “일본뇌염 매개모기 밀도가 높아진 여름에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이해 야외활동이 많아지므로, 야외 활동과 가정에서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예방수칙을 준수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모기로부터 피해를 줄이기 위해 방심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 인포그래픽: 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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